소설리스트

삼국지 연희-1621화 (1,621/1,909)

-------------- 1621/1909 --------------

<-- 변화 --> 밤이 깊어오자 홍대는 낮과는 다른 분위기가 되었다. 낮보다 노래를 부르는 이들도 더 많아졌는데 수십명이 모여있는 곳도 있었다. 이 경우 노래를 부르는 이의 외모가 뛰어나거나 노래를 잘불러 유명세를 탄 경우였다. 그런데 지금 수십명이 모여있는 자리에 있는 사내는 그 두개를 다 충족시키는 듯 외모도 추룽하고 노래도 잘불렀다. 이런 녀석의 경우 자기가 잘난 줄 알고 콧대가 높은게 대부분이었던터라 민준은 인상을 찌푸렸다. 하지만 궁기는 민준이 부르는거 말고 다른 사람이 부르는건 처음이기에 신기한 듯 바라보았다.

한창 절정으로 향하던 사내 역시 궁기를 본 듯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잡아달라는 뜻으로 하는게 아니라 너에게 받친다는 듯한 그런 의미였다. 그의 팬으로 보이는 여인들은 부럽다는 듯 탄성을 내뱉았지만 궁기의 외모가 너무나도 아름다웠기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저 바라볼 뿐이었다.

"크흠 이거 죄송합니다. 너무 아름다우셔서 저도 모르게 그만. 혹시 실례가 안된다면 한곡 더 불러드릴테니 이쪽으로 오시겠어요?"

왠만한 사람들은 이렇게 하면 넘어왔다. 실수로 커플에게 이런 일을 할 때도 있었지만 그건 바로 사죄를 하거나 두 사람의 사랑을 축복해주는 노래로 잘 무마했다. 그런데 오늘 본 여인은 애인이 있건 없건 노래를 불러주고 싶을만큼 아름다웠기에 무대로 부른 것이었다.

"...?"

하지만 여자는 무슨 상황이 일어난지 모른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옆에 있던 덩치 큰 사내에게 무어라 물어보았다.

"아 이거 외국인인가보군요. 제가 실수했네요..혹시 영어 잘하는 분 계세요?"

사내는 영어가 부족하다는 듯 물어보자 민준일행의 곁에 있던 사내가 능숙한 영어로 저 남자가 노래를 들려주고 싶다고 전해주었다.

"저. 한국인입니다. 다 알아들었으니 굳이 영어로 안하셔도 됩니다."

"아 그러시군요. 중국어를 잘하시길래 현지인이라고 착각했습니다."

"그럴 수 있죠. 아무튼 그녀는 부담된다고 하네요."

"에이 그러지 마시고. 한곡 정도는 괜찮지 않습니까? 연인이신거 같은데 제가 작업거는거도 아니고 연인들의 사랑을 축복해드리기도 하니까요."

혼자가 아니라 일행이 있었고 그와 평범한 사이가 아님을 직감한 사내였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휴대폰으로 개인방송을 송출할는 중이었는데 거기에 이런 미녀가 나온다면 방문자 수가 폭발하는건 따놓은 당상이었다. 그러니 자꾸 빼는걸 어떻게서라도 설득시키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주목받는걸 너무 안좋아해서 그러는데 여기서 듣는거면 괜찮다고 하니까 그냥 불러주시겠어요?"

"그럼 어쩔 수 없죠. 한곡 불러드리겠습니다."

여기서 계속 설득을 해봐야 악영향만 미칠 것 같았던터라 사내는 바로 노래를 불렀다. 그가 부른 곡은 이승철의 my love.였다. 목소리 자체도 좋고 노래도 잘 부르는만큼 쉽게 불렀는데 주변엣는 자신에게 불러주었으면 좋겠다는 듯 탄성이 나왔다.

"잘부르네요 저 남자?"

"뜻은 알겠어?"

"그건 모르겠는데 확실히 잘불러요. 당신보다는 못부르지만요"

'하하.."

냉철하게 판단을 한 궁기의 반응에 어색하게 웃었지만 노래를 부르고 있던 사내는 자신이 부르는 노래에 심취해있는 듯 표정을 보지 못했다. 그렇게 노래가 끝나고 나자 괜찮았냐고 물어본 그는 마지막으로 한번만 이쪽에 와서 노래를 들어줄 수 있겠냐고 물어보았다.

"어떻게 할래? 니가 올라가지 않으면 안끝날거 같은데"

"하아..어절 수 없죠. 이것도 적응하는거라 생각하고..같이 가실거죠?"

"나도? 니가 그렇게 해달라면 하겠다만.."

뜬금없이 자신도 함께 올라가달라는 부탁에 어쩔 수 없이 함께 올라가자 사내는 신이 나서 다음 곡을 불렀다. 듣는 동안 딱히 할게 없어 주변을 바라보던 민준은 휴대폰에 있는 방송 청취자들의 글이 엄청나게 빨리 올라가는 걸 보며 그럼 그렇지라고 생각한 듯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었다. 하지만 사내는 이 모습을 보며 자신의 노래를 마음에 들지 않아하는 것으로 착각하여 인상을 찌푸릴 수 밖에 없었다.

"크흠. 잘 들으셨나요? 그리고 남자분 무언가 마음에 안드는게 있으신거 같은데 제가 잘못 불렀나요?"

"아뇨 그런게 아니라 방금 전 방송하시는거 채팅을 봤는데 올라오는 속도가 장난아닌게 얼굴 팔렸구나 싶어서요"

"아 그런 뜻이셨군요. 난 또.."

"왜요? 왜 저러는거예요?"

"내가 인상쓴걸 자기가 노래 못불렀다고 착각해서 물어본거야. 괜히 오해사기 싫어서 해명했고."

"무슨 말이예요. 당신보다 못부르는건 사실인데"

민준의 말을 듣자 어이가 없었던 그녀는 무언가를 말했다. 하지만 알아 들을 수가 없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자 답답하다는 듯 손으로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걸 알려주었다. 노래를 불렀던 사내의 앞에서 고개를 도리 도리 젖고 민준에게 가서 엄지를 들어올렸으니 누가봐도 너보다는 이 남자가 잘한다 라는 뜻이었다.

"...너 그건 어디서 배운거냐?"

"방금 전 저기서 하던데요?"

구경을 하던 이들이 엄지를 치켜올리는걸 보았던 궁기는 방금전에 배웠다는 말을 태연하게 했다. 그러자 민준은 무슨 말을 하려고 했다가 그만두었다. 이미 모두가 보는 앞에서 노래를 잘한다고 했으니 사과를 하고 가는걸로는 안되었다. 무언가 보여주어야만 했다. 안그러면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았기에 머리를 벅벅 긁고 있자 사내는 기회를 포착한 듯 마이크를 잡았다.

"그러니까 이분이. 이름이 뭐라고요? 민준? 네 민준님께서 노래를 하신다고 하니 우리 감상해봅시다."

어디 해보라는 듯 자리까지 깔아줬으니 한숨을 내쉰 민준이었지만 궁기는 민준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 기쁜 듯 활짝 웃었다.

"여러분. 갑자기 소란을 일으켜서 죄송합니다. 원래 이런걸 하려고 한건 아닌데 갑자기 저녀석이 실수를 했네요."

노래를 하기 전에 사과를 한 민준은 팝송이 좋은지 아니면 한국 곡이 좋은지 물어보았다. 그러자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한국 곡으로 불러달라고 했다.

"음..그럼 제가 정말 좋아하는 곡이 있는데 그걸 불러드리겠습니다. 분위기가 가라앉겠지만...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헛기침을 한 민준은 사내가 옆에 세워두었던 기타를 들고 연주를 시작했다.

음부터 조용하여 실망을 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감정이입을 한 민준은 마이크에 입을 가져가서 노래를 불렀다.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내뿜은 담배연기처럼~"

"와..서른즈음에네? 저걸 부른다고?"

노래가 시작되고 서른즈음에인 것을 알아차린 사람들은 웅성거렸다. 그도 그럴 것이 좋은 노래긴 했지만 정말 잘 부르는게 아니면 분위기만 흐리는 곡으로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숨죽이고 바라보자 민준은 계속해서 노래를 불렀다.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 내가~ 떠나 보낸 것~ 도~ 아닌데~~"

그리고 처음 고음부분에서 긴장을 한 사람들은 심금을 울리는 목소리가 마음에 드는 듯 박수를 쳤고 궁기 역시 그것보라는 듯 우쭐했다. 그리고 한발짝 뒤에 떨어져서 노래를 듣고 있던 사내 역시 민준의 노래를 듣는 순간 자신보다 몇배는 잘부르는걸 직감하고 여인이 있는 쪽을 세팅하고 있던 휴대폰을 민준쪽으로 돌렸다. 처음에는 무슨 짓이냐며 반발하던 사람들도 민준이 노래를 계속하자 거기에 매료된 듯 조용해졌다. 그러는 사이 노래는 끝을 향해 흘러갔고 기타연주를 끝낸 민준이 기타를 내려두고 감사하다는 말을 하자 그제서야 끝났다는 걸 알아차린 사람들은 앵콜을 외쳤다.

"아뇨 저는 그게..하하."

"와 정말 대단하지 않냐? 역대급이었어. 진짜"

"그러게. 얼마나 대단했으면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노래를 멈출 정도였다니까?"

사람들이 이렇게 호들갑을 떨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간단했다. 민준이 노래를 부른다고 해도 옆에 위치했던 사람들은 자신의 노래를 부르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그의 노래가 계속되다보니 자연스럽게 노래를 멈춘 사람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민준을 주목한 것이었다.

"제가 인정하겠습니다. 민준님 아니 민준형님께서 더 잘 부르십니다. 그런데 지금 저희쪽 말고 다른 쪽에 있던 사람들도 더 듣고 싶어하는 분위기인데 한곡만..아니 최소 두곡만 더 해주시면 안됩니까?"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저도 더 듣고 싶어요.아 그거! 걱정말아요. 그대. 그거 듣고 싶어요."

"이게 다..아니다. 그래 이번 여행은 니가 하고 싶은거 다들어준다고 했으니 그렇게 하자."

지금이라도 당장 돌아가고 싶었지만 궁기의 부탁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 민준은 다시 자리에 앉을 수 밖에 없었다.

========== 작품 후기 ==========

네가 칭찬 받는게 왜 인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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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령화객 2017-03-07 05:07 new

기네스에 도전해야죠!!! 최장소설로 전무후무한기록을 세우시죠

-〉 기네스라니요. 그런게 어디있어!

Baramdolyi 2017-03-07 07:40 new

잘 보고 가요.

-〉 감사합니다.

비틀비틀 2017-03-07 12:12 new

후훟 자까님 깔쌈하게 3천.... 읍읍

-〉 앞으로 379화나 더..?

호랭이가죽 2017-03-07 15:17 new

자까님이 인도신화를 잘모르시는것같아서 말하지만 제가알기론 약 3억가량의 신이존재하고 지금도 계속 생성중(!)이라고 하던군요 저도 들은거임

-〉 하하 못본걸로 하겠습니다.

베르잘 2017-03-07 22:00 new

최장연재소설

-〉 그아아악

프라토니스 2017-03-08 00:16 new

@이제 슬슬 특기 셋길로 빠지기를 시전 하셔야죠 자까님

-〉 네..????

소장로네 2017-03-08 03:24 new

단결? 25사단 입니까?

-〉 아닙니다. 저는 수기사 전역입니다.

변화[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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