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삼국지 연희-1608화 (1,608/1,909)

-------------- 1608/1909 --------------

<-- 변화 --> 감정에 대해 여러가지로 공부했던 궁기였지만 한가지 꺠달은 것이 있었다. 감정이라는건 자각을 하지 않았을 뿐 이미 몇개는 있었다는 점이다. 정말 감정이 없으면 무덤덤하게 말해야하는데 기뻐하고 짜증내고 화내고 이런 젓이 있었으니 자각 자체를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뿐이었다. 덕분에 자각을 하게 된 그녀는 감정이라는게 있다고 기뻐했지만 그것도 잠시 민준이 한 말을 깨닫고 인상을 찌푸렸다

자각하지 못하고 있을 때는 무언가 안되어도 그럴 수 있다고 넘겼는데 자각을 하고 나자 짜증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다른 흉수들과 대화할 때 그런건 아니었다. 그녀들이 자기 주장이 강하고 남 생각 안하는건 예전부터 그랬으니 그려려니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민준에게 무언가를 배울 때는 이 짜증이라는 감정에 휘둘리는 것 같았다. 요리를 할 때나 무언가를 만들 때 그를 이기고자 한 적은 없지만 최소한 비슷하게라도 나와야하는데 아예 다른게 되거나 개판이 되서 나왔으니 자기 자신에게 짜증이 난 것이었다.

"내 말대로지?"

"후우..그러네요 그러면서 오기가 생기긴 하는데 뭐랄까. 예전에는 어떻게 무덤덤하게 넘어갔는지 모르겠네요."

"감정을 자각하지 못했으니 기분 나쁜 것도 크게 신경쓰지 않은거지. 그런데 지금은 그게 아니잖아? 그러니까 짜증이 날 수 밖에 없지. 나도 그랬거든"

"당신도 그랬다고요? 하긴 처음부터 잘했을거 같은 느낌은 아니네요."

처음 요리를 배울 때랑은 다르게 주위깊게 관찰을 해보니 투박한 손이 반겨주는게 아무리 봐도 처음부터 잘하는 천재는 아닌듯한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말하는 것도 이것도 못하냐는 듯한 무시하는 말은 절대 한적이 없었다. 물론 분위기상 장난을 칠 때 두번 정도 들은 적이 있었지만 그건 기분 나쁘라고 한 말이 아님을 알았기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그러니까 차분하게 하면 돼. 짜증을 내면 될거도 안되니까. 그걸 다스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처음으로 겪어봐서 그런진 몰라도 정말 난감하네요..아니 이걸 뭐라고 설명해야할지 모르겠어요."

누군가에게 화풀이를 할 수 있는게 아니었던터라 깊게 한숨을 내쉰 궁기가 식칼을 노려보자 민준은 그럴 땐 심호흡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심호흡이 뭔가요?"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마음 속으로 숫자를 다섯정도 샌 다음 깊게 내뱉는거야."

"그렇..군요..스읍....하....스읍...하아....이렇게..오 진짜네요?"

짜증이 나던게 어느 정도 진정되자 신기하다는 듯 눈을 깜빡인 궁기는 다시 한번 심호흡을 했다.

"이건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이고 진짜 짜증을 풀려면 즐거운 일을 해야지. 뭐 그 즐거운 일이 무엇인지는 니가 찾아야겠지만."

"쯜거운 일이라면 역시 옷을 입고 꾸미는 일이겠지요. 다른 언니들 꾸며주는 것도 좋아하고요."

"그런 것도 취미가 될 수 있지만 마음이 안식을 얻을 수 있는 취미가 있으면 좋다는 말이야."

정말 자신을 꾸미고 남을 꾸며주는걸로 마음의 안식을 얻을수는 있다고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부탁만 받고 일하듯 해주는게 대부분이라 민준은 다른 취미를 하나 만들어두는게 좋지않겠냐고 조언했다.

"확답을 주는 것도 아니고 그냥 이러면 좋겠다고만 하니 어이가 없네요.

"사람마다 다르니까 내가 어떻게 해줄 말이 없어서 그렇지."

"그럼 반대로 말하면 내가 요리를 하는걸로 재미를 느끼고 행복해 하면 그게 마음의 안식을 얻을 수 있다는거네요??"

"그래. 조금 힘들긴 하겠지만."

"그래도 요리만드는게 재미있으니 저는 이 짜증을 극복해 보겠어요. 말 나온 김에 오늘 저녁은 제가 만들테니 당신은 쉬고 계세요."

어느정도 만들 수는 있었던터라 기세 좋게 말한 궁기가 요리를 하기 시작하자 민준은 주방을 나왔다. 원래는 뒤에서 지켜보며 조언을 하겠지만 오늘만큼은 맛으로만 평가하려고 한 듯 밖에서 다른 흉수, 여인들과 함께 대화를 하며 기다렸다.

30분정도가 지난 후 요리를 가지고 나온 그녀는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또한 기합이 잔뜩 들어간 듯 장식도 이쁘게 해두었다.

"먹어보세요. 열심히 만들었어요."

궁기가 만든 요리는 돼지고기를 여러가지 양념과 볶아낸 요리였다. 양념을 만드는 것에 짜증을 많이 냈던터라 성공할까 했는데 맛을 본 여인들은 전부 나쁘지 않다고 말하여 일단 안심을 하며 민준을 바라보았다.

"어때요? 맛있어요?"

"나한테 평가를 받으려고 안해도 돼. 전부 맛있다고 하면 그걸로 좋은거 아니겠어?"

"하지만 요리는 당신에게 배웠고 대부분 당신이 맛보았으니 확인을 하는거죠"

"확실히 맛있어. 그러니까 안심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건 분명 있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자신의 주관일 뿐 맛 자체가 훌륭했기에 칭찬을 아끼지 않은 민준은 가득 담겨있던 밥을 전부 다 비우고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하아 다행이네요. 부족한건 알지만 고마워요."

"이정도면 훌륭한데."

"만약 가르치고 있었다면 한마디 했을거잖아요? 티 다 났거든요"

"그건 그렇지. 하지만 어디까지나 나는 널 가르치는 입장이 아니라 니가 만든 음식을 먹는 입장에서 평가하는거니까 그런 말은 일절 안한거야. 그리고 맛있기도 했고."

"그럼 만드는 입장에서 말하면 어떤 느낌인가요?"

"양념에 깨나 매운맛을 더해줄 고추를 넣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있지만 이건 내 입맛일 뿐이고."

무조건 단 것보다는 매운 맛도 함께 있는게 더 좋을거 같다고 말해주자 궁기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식으로 조언을 들으니 뭔가 오기가 생기네요. 가끔 저 혼자 요리를 만들테니 이런 식으로 평가를 해주세요."

일반적으로 말한 그녀는 식기도구를 가지고 가 깨끗하게 씻은 다음 흉수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그렇게 1주일에 한두번씩 직접 요리를 하게 된 도올은 처음에는 민준의 평을 들었는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른 흉수들과 여인들의 평가도 참고 했다. 원래는 흉수들의 이야기만 들을 생각이었지만 여인들이 더 많은 음식을 먹어보았으니 평가를 들어도 나쁘지 않다는 민준의 말에 그녀들의 평가도 듣게 되었다. 완전 호평일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었지만 실패를 참고하여 요리를 만들다보니 그녀의 즐거움은 어느세 밥그릇이 깨끗하게 비워져있는게 되어버렸다.

요리를 만들 때는 고민하고 짜증도 냈지만 모두 깨끗하게 밥그릇을 비웠을 때는 행복한 듯 웃었기에 민준은 그녀에게 별말을 하지 않았고 다른 여인들에게는 의무적으로 밥그릇을 비우지 말라고 했다. 궁기가 화내거나 짜증내는 것이 눈치보여 억지로 다 먹으면 나중에 그녀가 사실을 알았을 때 화를 낼게 틀림없으니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라고 말했다. 덕분에 여인들과 흉수들은 궁기의 요리가 맛이 없을 때는 용기를 내서 솔직히 말하게 되었고 궁기는 이런게 더 좋다는 듯 더욱 노력하게 되었다.

"그런데 언니. 오라버니랑 궁기 언니. 혹시 저러다가 변하는거 아닐까요? 예전이랑 다르게 언니가 너무나 열정적이신데.."

"나도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어. 예전에 호기심으로 요리를 배울때랑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까 말이야. 뭐 그래도 상관없지 않아? 어짜피 우리가 반한 것처럼 반하는 것도 자연스러운거니까"

"그렇긴한데 오라버니가 아니라 음식이랑 사랑에 빠지는게 아닐까 하는 걱정이.."

"음식이랑? 에이 그럴리가 있나. 그냥 우리가 맛있게 먹어주는게 좋은거 뿐이라니까?"

'그런거면 다행이지만요."

너무 열정적으로 요리를 만들고 있어 민준이 아닌 요리와 사랑에 빠진게 아닐까 걱정이 들었던 혼돈은 도철이 아니라고 말하자 안심을 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 작품 후기 ==========

오늘은 조금 늦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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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니임 2017-02-22 04:39 new

하하 작가님의 작품을 기다리고있었습니다!! 1빠!!

-〉 감사합니다.

베르잘 2017-02-22 06:16 new

제가 돌아왔습니다 ㅋㅋ

베르잘 2017-02-22 06:17 new

이소설에 끝은 없어요 ㅋㅋ

-〉 오랜만입니다 엌ㅋㅋ

Baramdolyi 2017-02-22 07:40 new

잘 보고 가요.

-〉 감사합니다.

비틀비틀 2017-02-22 10:47 new

끼에!

-〉 끼요오오

프라토니스 2017-02-23 00:49 new

@절륜한 연참력으로 절 기절시켜주세요 자까님♥~

-〉 히익...

변화[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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