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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화 --> 여인들과 흉수들에게 많은 것을 물어본 궁기였지만 궁금증은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 단 한가지 확신할 수 있었던 것은 흉수들에게 감정이 생겨나기 시작했다는 점이었다. 크게 신경쓰지 않았지만 그녀들과 민준이 있을 때도 질투하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감정이라는게 생기면 흉수도 변한다는걸 알게 되었다. 또한 민준이 그녀들을 대하는 모습도 어딘가 달라보였다. 처음이랑 비교하면 당연히 달라진게 맞지만 그걸 말한게 아니었다. 처음 흉수들이 고백했을 때와 지금 반응이 다르게 느껴진다는 걸 말하고 싶었던 것이었다.
"감정이라는게 생기면 다들 저렇게..잠깐 나도 감정이라는게 생길 수 있는거 아닐까?"
사랑이라는걸 해야만 감정이 생기는건 아닐터. 그래서 감정에 대한 책을 읽고 제갈량과 방통과 함께 대화를 나누며 감정이 생기면 어떤 것들이 좋은지에 대해 알아보았다. 그녀들이 이야기하는 건 대부분 단점이라고 할 수 있는 내용이었지만 그런 것들이 있어 알 수 없는 힘을 발휘할 때도 있다고 했다.
가령 사랑하는 사람이 위험에 빠진다면 혼란스러워서 아무것도 못할거라 생각하지만 의외로 냉정해지고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머리를 많이 쓴다는 점이었다. 이것은 제갈량이 말해주었는데 직접 겪었다기보다는 다른 여인들에게 겪게 만든 일이었다.
"그 때 저는 원가를 견제해야한다는 생각에 일을 꾸몄습니다만 그게 이상한 쪽으로 흘러가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럼 너는 저 남자에 대한 어떠한 증오심이나 원망도 없었단 말이야?"
"그렇죠. 원가의 약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그녀들은 호들갑 떨기는 커녕 차분한 분노로 반겨주었지요. 그때를 생각하면 정말.."
한방 먹었다고 말했던 원가의 책사진은 정말 무서웠다. 화를 불같이 내서 무서운게 아니라 화를 표출하지 않고 꾸욱 참으며 미소를 잃지 않은 것이 무서웠던 것이다. 하지만 쉽게 자신을 공격할 수 없는걸 알기에 그 사이 세력을 넓히려고 했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자신 역시 민준을 사랑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기에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고 있자 궁기는 재미있다는 듯 바라보았다.
"역시 너의 반응이 가장 재미있군. 다른 이들은 절대라는 말은 안쓰는데 넌 그 말을 쓴단 말이지. 게다가 확신에 차있는게 무언가 이유가 있어보이는데 말이지."
"세계의 축을 뒤틀리게 만든게 민준이라는 말을 들었거든요. 저는 그 축이 뒤틀렸다는게 민준때문에 난세가 일어났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건 착각이었죠"
"착각? 꽤나 흥미로운 이야기니 계속 해보아라"
민준은 지금까지 단 한번도 이런 이야기를 한적이 없었다. 그래서 처음 들었던 궁기는 제갈량이 꽤 긴 이야기인데 괜찮겠냐는 물음에 개의치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 이런 이야기라면 오히려 환영이라는 듯 자세까지 고쳐앉았다.
"민준이 이 세계에서 뒤틀어버린건 사람들의 수명이었어요. 원래 죽어야할 사람이 죽지않고 있어야할 곳에 없는 뭐 그런거예요."
"호오..그건 어떻게 알게된거지? 저 남자가 말했나?"
"아니요. 그건 아니고 불현듯 떠오른거예요. 원래 여기서 살아있으면 안되는 사람이라는게..그게 가장 심한게 동탁이었죠. 누가봐도 죽어야할 여인이었는데 살아남았으니까요."
"그렇군. 다른 녀석들은 또 누가 있나?"
"거기에 대해서는..음 그러고보면 원술쪽이 죽었을 가능성이 크네요."
"저 남자를 데리고 온 그 소녀 말인가?"
"네. 지금은 원술이나 원소나 성격이 많이 바뀌었지만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거든요.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어요."
원가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원소, 그런 원소의 그늘에 가려져 있으면서 무언가를 하려고 해도 실패만 했던 원술 이 두 사람은 앙숙에 가까운 사이였다. 원술은 원소를 무시했지만 반대로 원소는 그녀를 한심하게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걸 대놓고 했다가는 원가의 어른들에게 한소리를 들을 수 있어 위하는 척하며 까내렸다. 그러니 둘 사이는 좋을수가 없었다. 만약 그대로 계속 되었다면 나중에 큰 사고가 터져 서로를 죽이든 척을 지든 할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민준이 나타나면서 그들의 상황은 급변했다.
자존심이 쌔고 사과를 하지 않았던 원술은 사과를 하게 되었고 자기가 가장 잘났고 모든 이들이 자신의 밑에 있다고 생각했던 원소는 자신을 낮추는 법과 배려를 알게 되었다. 이렇게 되면서 둘은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되었는데 민준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어째서 불가능인가? 충심이 있는 부하가 있다면 충분히 했을만한 말인데"
"목이 날아가지 않으면 다행이예요. 그만큼 민감한 말이고 미치거나 정신나가지 않은 이상 아무도 그런 말을 하지 않을걸요?"
"정상이 아니여야 한다?"
"자신의 주군에게 그런 말을 하는걸로도 모자라 남의 주군에게 그런 말을 하다니..지나가다가 죽어도 모를만큼 위험한 일이예요. 그런데 그는 했죠. 덕분에 원가는 강해질 수 있었고 지금 이렇게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게 되었네요."
"행복한 세상이라. 어찌 보면 그럴수도 있겠군. 언니들이나 혼돈을 봐도 그런거 같다. 그럼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내가 감정을 가지면 어떻게 될거 같나"
"성격...말씀하시는거죠?"
"그렇다."
"으음...어렵네요.. 솔직히 궁기님은 호기심이 강하시지만 그것말고는 아는게 없으니까요."
민준이라면 다르게 말했을수도 있겠지만 제갈량과 방통은 위엄있는 모습밖에 보지 못했다. 그래서 거기에 대해 대답하기 어렵다고 하자 아쉽다는 듯 혀를 찬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민준을 만나고 오겠다고 했다.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어떻게 반응하지 못한 두 사람은 궁기가 나가고 난 뒤에야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민준. 있나요?"
"어. 왜?"
"궁금한게 있어서 물어보려고 왔어요. 제가 감정이 생기면 어떤 성격을 가질거 같나요?"
"감정을 가지면? 지금이랑 별반 다르지 않을거 같은데?"
"그게 무슨 말이죠?"
"넌 모르는 사람들에겐 관심없지만 니 울타리 안의 사람들은 엄청 챙기잖아? 그러니까 그대로 일거 같다고. 아 물론 조금 더 차가워질거 같긴해."
"차가워진다고요? 왜 언니들이나 혼돈과는 반대죠?"
"오해는 하지마. 널 놀리는게 아니니까. 일단 말이지. 너는 호기심이 무척 강해. 그래서 그걸 풀기 위해서 이곳 저곳을 찾아다니며 물어볼거란 말이지. 감정이라는게 생기면 더욱 심해질테니까."
지금이야 궁금한 정도였지만 감정이 생기면 짜증이라는걸 알게 될테니 호기심이 생기는 족족 해결하려고 할 것이라 생각한 민준은 거기에 적당히 설명한 다음 말을 이어나갔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널 보며 자신에게 관심이 있다고 생각하는 놈들이 생길거야. 그러면 어떻겠어? 호기심은 풀어야겠고. 그렇다고 살갑게 대하긴 힘들테니 차갑게 대하는거지. 그래서 조금 더 표정이 차가워질거라고 예상한거야."
"듣고보니 그럴듯하군요."
'그리고 울타리 안의 사람들에게는 성녀라고 불릴만큼 잘해주겠지. 그럼 뭐 별명은 그건거랑 비슷하게 지어질테고..근데 왜?"
"감정이라는거에 호기심이 생겨서요. 물론 당신을 좋아하게 된다는건 아니지만 감정이 생기면 저도 언니들처럼 웃고 울지 않을까 한거죠."
"우리가 언제 울었다고?!"
"울진 않았지만 울거같은 분위기가 된 적은 많잖아요?"
"윽.."
민준을 못봐서 쓸쓸하다며 우울해하는 모습을 몇번이고 봤던 궁기였으니 도철을 찍소리하지 못하게 만들자 그녀는 분하다는 듯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분지는 모르겠지만 여러가지로 생각해보고 내린 결정일테니 난 응원할게. 아 그리고 짜증 난다고 나한테 뭐라하진 말고"
"제가 왜 당신에게 화를 낸다는건가요?"
"지금이야 그렇게 말하지만 감정이 생긴다음 요리를 만들거나 하면 분명 그럴 때가 올거다.."
요리를 만들 때 궁기는 안되는데 자신이 잘만들면 있는대로 짜증을 낼거라 생각한 민준은 아무런 의미도 없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에 한마디를 툭 내던졌고 말도 안되는 이상한 소리로 치부한 궁기는 그대로 별채로 돌아가버렸다.
========== 작품 후기 ==========
어제는 일이 있어 글을 못적었습니다.
오늘 OR 내일 연참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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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amdolyi 2017-02-20 12:39 new
잘 보고 가요.
-〉 감사합니다
소드댄서 2017-02-20 12:43 new
연참을 내놓으시오!
-〉 힘내겠습니다.
이즈니임 2017-02-20 12:55 new
재갈량찡을보여다오! 일해라 핫삼!
-〉 크힉..
비틀비틀 2017-02-20 19:51 new
이번달 안으로 궁기가 밑에깔리는걸 보고싶당!
-〉 빨리 빨리!
프라토니스 2017-02-21 00:51 new
@자까님 기절 하고 시퍼요 폭풍연참으로 기절 시켜주세요!
-〉 네..?
변화[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