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삼국지 연희-1604화 (1,604/1,909)

-------------- 1604/1909 --------------

<-- 변화 --> 어느정도 익숙해진 여인들은 도철과 도올의 살기를 버텨낼 수 있게 되었다. 두 흉수가 조절하는 법을 익힌 것도 이유중 하나였지만 계속해서 살기를 느끼다보니 적응하게 된 여인들은 본격적으로 훈련을 시작했다. 자신들의 무기를 가지고 훈련을 하거나 대련을 했다. 무위로 따지면 감녕이나 하후연을 따라갈 여인은 없었지만 흉수들이 병장기에 익숙해져야하는 만큼 어쩔 수 없이 대련을 한 것이었는데 흉수들이 싫어하는 병장기가 각각 달랐다.

혼돈의 경우 하후연이 즐겨 사용하는 활을 싫어했고 도철과 궁기는 검과 도, 창같은 것들, 도올은 방패를 싫어했다. 세 흉수와 다르게 방패라는 것을 의외라고 생각했지만 도올을 토벌하러 왔던 이들은 거대한 방패를 들고 시끄러운 소리를 냈으니 다른 병장기보다 방패를 유독 싫어하게 된 것이었다. 각자 싫어하는게 다르다고는 하지만 무장한 인간들에게 적대심을 보이는 것은 같았기에 민준은 이 모습에 익숙해지게 하기 위해 자신 역시 갑옷을 입었다.

"후우...역시 이런 모습은 마음에 들지않는군."

"그러게 과거의 기억이 떠올라서 썩 좋은 느낌은 아니야."

민준이 입고 있음에도 불쾌함을 감추지 않고 들어내자 그는 뺨을 긁었다. 사실 제대로 된 갑옷은 이번에 제대로 입는 것이었다. 전쟁이라고 하는건 거의 겪어본 적 없고 도적을 토벌할 때도 몰래 잠입하다보니 원가에서 갑옷을 맞추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입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이곳에 모인 여인들은 오랜만에 민준이 갑옷을 입은 모습을 보고 기뻐했다. 흉수들과는 완전 대조적인 분위기였으니 중간에 끼어있던 민준은 머리를 벅벅 긁을 수 밖에 없었다.

"일단 너희가 싫어하는건 이해하지만 이렇게 적응하는게 가장 좋은 방법인거 같아서 그래. 아픈 기억을 묻어두는 것도 방법이지만 어쩔 수 없이 마주해야할 때는 극복해야하는거니까"

지금은 고작 여섯명이 갑옷을 입고 있었다. 그중에 제갈량과 방통은 책사다보니 갑옷이라고 하기 무색할 정도로 가벼운 경갑옷을 끼고 있었지만 어찌되었든 여섯이었다. 하지만 하북에는 수천 수만이 갑옷을 입고 활동하고 있었으니 적응하지 않으면 그녀들만 고생할 것 같아 싫어하는 내색을 보이고 있는걸 알면서도 민준은 적응해보자고 설득하며 이렇게 하루에 1시간 갑옷을 입고 그녀들을 마주하고 있는 것이었다.

"1시간 지났네 이제 벗고 오지 그래?"

"다녀올게. 그리고 모두 수고했어. 궁기 너도. 어울려줘서 고맙다."

"아니예요. 다 같이 적응하려고 노력하는데 저만 안하는 것도 웃기잖아요.물론 하북에 안간다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가끔 언니들이나 혼돈을 보러 찾아갈거라 어쩔 수 없죠."

"책사들이랑 이야기하려고 하는게 아니라?"

"겸사 겸사죠."

"뭐 어찌되든 생각을 바꿔줘서 고맙다."

처음에 이런 이야기를 꺼냈을 당시 궁기는 시큰둥했다. 민준에게 호감을 느끼는 것도 아니고 하북에 찾아갈 일도 많지 않은데 굳이 아픈 기억을 꺼낼 필요가 있냐는 것이었다. 그런데 제갈량과 방통이 이곳에 오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게 되었다. 그래서 인간이라고 하는 것들이 악한 자들만 있는 것도 아니고 자신의 생각과 비슷한 견해를 가진 이들도 있다는 걸 알게된 궁기는 책사진들을 전부 보고 싶다고 했다. 문제가 될건 없었지만 하북에는 갑옷을 입은 이들이 득실 득실 거렸으니 민준은 힘들겠지만 적응훈련에 동참해달라고 부탁했고 그녀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참가하게 된 것이었다.

"역시 궁기가 생각을 바꾼거에는 두 사람의 노력이 가장 컸어."

"아..스승님..쓰다듬는거 좋습니다."

"무.무슨 짓이예요? 갑자기 쓰다듬다니? 기분 좋긴 하지만 이런 식으로 허를 찌르는 방법은 좋지않다구요!?"

"그럼 하지말까?"

"뭐라고요? 정말 못되었어!"

당황해서 말한 것 뿐 제갈량 역시 충분히 기뻐하고 있었는데 그만한다고 하자 어이가 없어진 그녀는 민준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평소였으면 민준이 아파해야 정상이지만 갑옷을 입고 있었으니 걷어찬 제갈량이 아프다고 소리를 쳤다.

"아고..미안 갑옷 입은거도 모르고 장난쳤네."

"정말 나쁜 남자예요 당신은. 부끄러워서 한 말가지고...그리고 지금 자...잠깐만요 뭐하는거예요?!"

발을 부여잡고 쓰러진 제갈량을 보며 미안하다 사과한 민준은 그녀의 신발을 벗기고 발을 쓰다듬어 주었다. 꽤나 오랫동안 밖에 있어 냄새가 난다고 소리쳤지만 그는 괜찮다고 말하며 발을 몇번이고 쓰다듬어 주었으니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었던 제갈량은 이번만은 특별히 용서해준다고 했다.

"역시 민준님 이럴 때는 대단하시네요."

"그러게. 나도 만약에 저런걸 받으면 부끄어워서 죽어버릴지도 몰라.아 아무튼 흉수님들이 좋아하지 않으니까 빨리 갈아입고 나오자"

민준의 행동때문에 순간 멍하니 바라본 여인들이었지만 금방 정신을 차린 공손찬이 말하자 바닥에 앉아있던 제갈량을 제외한 다른 여인들은 오두박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었다.

"오라버니...저도 발이 좀 아픈거 같은데.."

"나도 갑자기 아픈거 같아"

"그러냐? 여기서 하면 더러워지니까 오두막에 들어가 있을래? 아 그리고 지금은 그녀석들 옷 갈아입고 있을테니 조금 있다가 들어가고"

"네"

발을 쓰다듬어주던 민준은 마사지를 해주었다. 처음에는 간지러움에 웃어버린 제갈량이었지만 어느센가 소리가 야릇하게 바뀌어 가만히 있던 혼돈과 도철은 부럽다는 듯 자신들도 해달라고 했다.

아마 안에 들어가면 여인들도 해달라고 할게 분명했기에 민준은 놀라지 않고 오두막에 들어가서 기다리라고 한 뒤 제갈량의 발 마사지를 끝냈다.

"자..잠깐만요"

"왜?"

"한쪽만 하면...이상하잖아요 그러니까 특별히 이쪽도.."

"받을래?"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이자 크게 웃어버린 민준은 반대편 발도 마사지를 해준 다음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궁기는 관심이 없다는 듯 별관으로 돌아가버렸는데 안에 있던 여인들과 흉수들은 누가 먼저 했는지는 몰라도 속옷 차림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왜 속옷이야?"

"이편이 더 편할거 같아서 그랬던건데 잘못..한거야?"

물어보자마자 동공이 크게 흔들린 여인은 공손찬이었다. 가끔 엉뚱한게 그녀의 매력이긴 했지만 이건 너무 엉뚱했다. 방금 전까지 갑옷을 입고 있어 분위기가 무척이나 무거웠는데 오두막으로 들어오니 속옷차림이라니. 뭔가 어이가 없어 머리를 벅벅 긁자 참지 못한 도철이 발을 내밀었다.

"이러고 있으면 춥거든?"

"니가 춥다고? 다른 녀석도 아니고 니가?"

"왜! 내가 추우면 안되는거냐! 앙?"

"아니 애초에 추위나 더위에 무덤덤한 녀석이 이런 말을 하니까 그런거지."

"이씨...기껏 맞춰주려고 해도 뭐라고 하는거야 앙?"

"그래 그래 넌 이런게 더 잘어울려. 그리고 보자...다들 기다리니 제비뽑기로 해볼까?"

도올은 필요없다고 말하고는 저녁을 먹을 때 깨워달라고 했으니 제외했지만 다른 여인들은 꼭 받을거라는 듯 투지를 불태우고 있었으니 민준은 가지고 왔던 통에 여인들의 이름을 적고 뒤적거린 뒤 한명을 뽑았다.

"제가 1등이네요. 잘부탁드릴게요"

"하후연 오랜만에 1등해보는거 아니야?"

"후후 그렇네요. 1등을 하든 꼴지를 하든 민준님께서 해주시는건 똑같겠지만 기쁘네요."

만약 힘들다고 안해준다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열심히 해주었다. 그러다보니 하후연은 언제든 상관없었지만 1등에 뽑혔으니 조금은 이 행복감에 취하기로 한 듯 빙긋 웃었다.

========== 작품 후기 ==========

재미있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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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amdolyi 2017-02-16 12:35 new

잘보고 가요. 원고료 쿠폰도 잘쓰세요~

-〉 감사합니다.

비틀비틀 2017-02-16 13:04 new

잘보고가영

-〉 ^^

풍령화객 2017-02-16 14:52 new

율곡이이 께선 10만양병설을 주장하셧으니 저는 작가 1부 10만편설을 주장하겠음!!

풍령화객 2017-02-16 14:53 new

연희10만 무협10만 현실10만등등등

-〉 네?..10만..?

신왕일묘 2017-02-16 14:58 new

흐흐흐 완결?? 은 하시고 가시 옵서서 ㅋ

-〉 하하하하

이즈니임 2017-02-16 15:28 new

작가님 정말 작가님 작품본것도 꽤된듯? ㅋㅋ 그러니 완결은 없는걸로~

-〉 무섭습니닷..

변화[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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