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삼국지 연희-1603화 (1,603/1,909)

-------------- 1603/1909 --------------

<-- 변화 --> "사람이 나약하다는 말은 맞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강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고민하다보니 강해졌다고 말입니다."

"소녀 역시 제갈량과 생각이 같사옵니다. 다만 권력을 자신의 힘인냥 휘두르는 것들이 문제지요"

"권력이라. 너희가 말하는 권력이 무엇을 뜻하는 것이지?"

"쉽게 스승님을 보면 되요. 권력의 최정점에 서 있는 사람이니까요. 다만 그 권력을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쓰는게 아니라 사람들을 위해 쓰니 저도 어느센가 스승님이라 부르고 있는거죠.."

"소녀는 처음부터 알아보았사옵니다. 무심한 듯 말하시는 분이지만 사실 생각이 무척이나 깊으신 분이옵니다."

"그 남자가? 전혀 그렇게 안보이던데?"

"소녀 역시 그렇게 생각했을 때가 있었사옵니다. 실제로 그런 분이기도 하지만 남에게 피해가 가거나 권력을 이용해야할 일이 있을 땐 몇날 몇일 고민하십니다. 그 모습이 정말..."

다시 생각해도 멋지다는 듯 황홀한 표정이 되자 옆에 있던 제갈량은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었다. 방통이 이렇게 되어버리면 꽤나 오랜시간동안 혼자만의 세계에 빠지는 탓에 헛기침을 한 제갈량은 말을 이어갔다.

"확실히 가끔은 이게 정말 민준이 맞나? 할 정도로 놀라운 모습을 보여줄 때가 있어요. 그래서 저희도 놀란게 한두번이 아니었죠. 다만 궁기님이 말씀하신거처럼 남을 이용하는 모습은 한번도 본적이 없습니다."

지금 이렇게 열띤 토론을 하게 된 이유는 궁기의 한마디 때문이었다. 인간은 나약하기 그지없지만 서로 모이면 강한 힘을 낸다고. 하지만 그 힘을 사용하는게 언제나 옳바르지는 않다고 말이다. 자신들을 토벌하기 위해 모였던 이들중 몇몇은 황제가 무서워한다는 이유만으로 이곳에 끌려왔고 길을 잘못 들어 잡혀왔던 상인들에게 이야기를 들어봐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황실은 부폐했고 사람들은 먹고 살기 힘들다고. 가끔 황제가 잘해주고 있다고는 했지만 몇년이 지나면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궁기의 마음속에는 인간이란 언제나 뒤통수를 칠 수 있는 존재로 각인 되어 있었다.

물론 민준은 예외로 쳤다. 만약 흉수들을 뒤통수 칠 생각이라면 신수들이 꿰뚫어보지 못할리가 없었다. 아니 애초에 그녀들이 사탕발린 말에 넘어갈 일이 없었다. 백호는 관계를 가지며 정기를 흡수하였으니 쉽게 넘어갔을테지만 청룡이나 인간을 싫어하는 주작이 쉽게 넘어갈리가 없었다. 그녀들을 어찌 속였다고 해도 모든 기록을 관장했던 황룡을 속일수는 없었으니 그가 뒤통수 칠일은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니 그 민준을 조금 더 믿으셔도 괜찮을 거 같아요."

"믿는다? 마음을 주라는 것이냐?"

"그런 뜻이 아닙니다. 아무런 호감도 없는데 마음을 주는 것만큼 힘든 일도 없지요.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다른 분들이 민준에게 버림받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것입니다."

"버림받는다라..나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을텐데."

"네 한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민준의 이야기를 하실 떄면 민준에 대해 나쁜 말씀을 하시진 않으셨지만 사람은 전부 믿으면 안된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으니까요."

"역시 책사라 그런지 예리하군 그래. 사실 그래. 내가 그 사내와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았지만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않은 이유는 기본적으로 의심하고 있었기 때문이야. 나에게 잘해주는 이유가 설마 마음을 얻으려고? 아니면 다른 흉수들을 데리고 가니까 잘 봐달라고? 뭐 그런 의심들이지. 지금에 와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걸 알게 되었지만 무의식적으로 경계를 하고 있지."

"모두 한순간에 변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민준이 흉수님들을 이용한 뒤 버린다면 저희가 뭐라 하기 전에 신의 천벌이 내릴 것입니다."

"그래. 그러고보니 너희에게도 말했다고 했지. 그녀석 그때는 무어라 말하고 이곳에 온거야?"

처음에는 잔뜩 경계를 하여 세상이 돌아가는 이야기나 하북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서만 물어봤던 궁기였다. 하지만 몇번 이렇게 대화를 하면서 그녀들에게 다른 생각이 없다는 걸 깨닫고 조금은 더 깊숙한 내면에 있는 이야기를 하나 둘 꺼내기 시작했다.

"구원한다느니 어쩐다느니 그런 말은 안했습니다. 1년 뒤에 돌아온다고만 했습니다. 그래서 민준이 야속했죠."

"1년 뒤에? 강하게 말해도 될텐데 의외로군"

"아마 궁기님께도 말씀드렸을지도 모르지만 흉수님들의 감정의 골을 이해하지 못하는데 어찌 구원을 하겠냐고 했습니다. 1년간 옆에 있다가 마음의 문을 열어주면 좋은거지만 아니면 어쩔 수 없다고 하셨죠."

"신에게 부탁을 받은 것 치고는 정말 적당한 대답이군. 그렇지만 저녀석 답다."

"저희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욱 야속했습니다. 안되면 바로 돌아올게 라는 말이 아니라 안되도 1년은 있는다고 하신거니..."

"그래도 벌써 셋이나 함락시키지 않았나? 도올 언니는 조금 의외였다만."

"도철님이나 혼돈님은 예상을 하신 것입니까?"

"혼돈은 마음이 여리고 도철언니는 감정표현이 서툴렀다. 그래서 도철언니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존재가 나타나면 쉽게 넘어갈거라 예상은 하고 있었다. 다만 그럴 존재가 없을 뿐이었지. 그리고 혼돈은 의지할 존재가 필요했는데 흉수들은 전부 다른 이들에게 무심경했으니까 도철언니에게 죽임을 당하지 않는 녀석이 있다면 금방 넘어갈거라 예상했었지"

"그렇군요. 그럼 도철님이랑 민준이 문제가 많았단 말씀이시네요?"

"말도 못하지. 언니는 입에 담기 험한 욕까지 했었으니까."

"하하...정말 지금도 살기가 어마 어마하신데 예전이었다면 어떨지 모르겠네요."

"아마 너희라면 오줌을 지릴지도 몰라. 하지만 그 남자는 멀쩡히 서 있었지. 아니 그러거나 말거란 라는 듯 신경을 안썼어. 그게 언니를 더욱 화나게 했지. 마치 나는 신수들이 지켜주고 있으니 괜찮다고 말하는 것 같았거든"

"아 들은 적 있어요. 하루가 멀다하고 찾아와서 무척이나 귀찮았는데 뭔가 오해를 한 것 같아서 피곤하다고요."

"푸하하 그녀석 답군. 그러고보면 제갈량 너는 조금 특이한 아이로구나"

"네? 제가요?"

"분명 다른 여인들에게 들었을 때는 그 남자에게 살갑게 굴지 않는다고 했는데 지금 대화를 해보니 누구보다 그를 생각하는 것 같구나"

"아 그게..그러니까 아으.."

"그건 소녀가 말씀드리겠사옵니다."

"방금 전까지 멍하니 있더니 정신이 돌아왔나보군"

"그게 죄송하옵니다. 저도 모르게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보니..아무튼 소녀가 옆에서 보아온건데 제갈량 역시 스승님을 무척이나 사랑하고 잇사옵니다. 다만 스승님 앞에서는 부끄러워서 제대로 표현을 못할 뿐이옵니다. 가끔 스승님이 대답을 제대로 안하거나 대충 흘려 들으면 하루종일 거기에 대해 생각하여..으버버ㅓ"

"어..어디까지 말하는거야 너는! 그만해도 된다니까?!"

"푸하하. 이렇게 보니 또 그 나이 또래의 소녀같구나. 나는 이 편이 더 좋구나. 그리고 너희가 말한대로 그 남자는 조금 더 믿어보도록 하겠다."

"저희의 의견을 고려해주셔서 감사하옵니다."

"아..그리고 저도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게 있습니다. 스승님께서 가끔 이해가 안되는 행동을 해도 이해하려고 하지 마시고 그대로 두세요..그건 저희도 이해 못하는 것이거든요."

정말 뜬금없이 산에서 1달동안 있다가 돌아올 때도 있었다. 뱀을 찾는다거나 오랜만에 훈련을 하고 싶어 그랬다고는 하지만 왜 그런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민준이었으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 제갈량은 한가지 조언을 주었고 이것 역시 즐겁다는 듯 궁기는 크게 웃었다.

"흐음..궁기 저 녀석 웃는 횟수가 많아진거 아니야?"

"뭐 어떠한가? 인간들과 친해지면 우리도 나쁠게 없지. 그리고 우리에게 알수없는 주제로 대화를 거는 것이 없어진게 좋지 않나?"

여러가지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는 정말 듣도 보도 못한 주제를 가지고 온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모른다고 하면 그것까지 친절히 알려주긴 했지만 1~2시간은 훌쩍 지나버린 탓에 정신적으로 무척이나 지쳤다. 그런데 지금은 방통과 제갈량이라는 존재가 그녀의 잡담을 다 받아주고 있었으니 잘된 일이라고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음..그럼 난 이만 가볼까"

"뭐 벌써..야 잠깐! 그건 반칙이잖아!"

"후후. 먼저 가는게 임자 아닌가?"

갑자기 몸을 돌리기에 뭔가 했더니 저 멀리 민준이 나무를 가지고 오는게 보였으므로 소리를 지른 도철은 도올보다 빨리 가기 위해 달려갔고 민준이 지게를 내려놓자마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안겨들어버렸다.

========== 작품 후기 ==========

재미있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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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amdolyi 2017-02-15 12:15 new

점점 감정이 풍성해지는구만

-〉ㅎ ㅏ하하

신왕일묘 2017-02-15 12:46 new

안녕히 가세요 ^^

-〉 이제 가면 됩니까

풍령화객 2017-02-15 12:48 new

연참과 ang중 택일하시오!!!

-〉 도망이다.

이즈니임 2017-02-15 14:33 new

왔다~~ 비록 한마디출연했지만 재갈량도왔네.. ㅠㅠㅠ 한마디.. 큭..

-〉 헤헤

호랭이가죽 2017-02-15 14:54 new

자까님 올때 5년후완결

-〉 5년..?

비틀비틀 2017-02-15 19:37 new

크아아악!

-〉 크크큭.

변화[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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