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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흉수 --> 민준의 냄새에 발정은 한지 한달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처음에는 이상하다고만 생각했는데 민준이 땀을 흘릴 때나 장난을 친다고 가까이 붙을 때면 자궁부가 쿵하고 울리는걸 느낀 도올은 답답함을 이기지 못하고 궁기에게 책을 빌려서 읽어보았다. 연애에 관련된 책은 아니었고 올바른 성교육에 대한 책이었는데 거기서 자신이 했던게 자위라는걸 알게 되었고 또한 민준의 냄새에 발정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당황하여 부정하기도 했지만 책에 적혀있는 내용이 자신의 증상과 똑같았기에 인정하기로 한 도올은 민준을 대하는 것에 조금 조심스러워졌다. 말투나 바라보는 시선은 별반 다른게 없었지만 일정거리 이상을 다가가려고 하지 않은 것이었다. 평소라면 뒤에서 끌어안아보는 일도 서슴치않던 그녀다보니 다른 흉수들은 이상하게 바라볼 뿐이었다.
"크흠..어쩔 수 없다. 저 녀석한테 다가가면 내가 발정한다."
"뭐? 발정한다고?"
"설명을 하려면 꽤나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하는데 괜찮나?"
"꼭 들을거야"
발정한다는 말에 눈동자가 이글거린 도철이 말하자 도올은 앞에 놓인 차를 한모금 마시더니 이야기를 시작했다.
처음으로 가슴이 간지러웠던 것부터 시작해서 배부근이 울리게 된 것까지 차분하게 설명하자 가만히 듣고 있던 도철은 난감한 듯 인상을 찌푸렸다. 처음 이야기를 들을 때만 해도 민준이 무언가를 잘못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그는 아무런 잘못이 없었다. 그저 자신들이 관계를 가지는걸 우연히 본 도올이 혼자서 자위하는 법을 깨닫게 된 것 뿐이었고 냄새로 발정하게 된 것도 도올이 장난치다가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이었으니 화낼 상대를 찾지 못한 도철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화를 안내는군"
"여기서 어떻게 화를 내? 네가 잘못한 것도 아니고 민준이 무언가를 한 것도 아닌데."
가슴을 만지며 욕구를 해소하고 있다고는 해도 그게 욕구불만이었다는걸 알지 못할 때였으니 무어라 말하지 못한 도철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를 물어보았다.
"앞으로라니 그게 무슨 말인가?"
"계속 그러고 있을거야? 그걸로는 만족할리가 없을텐데"
'마치 해본거처럼 말하는군"
"그..그거야 당연하잖아. 민준이 떠나있을 때 몇번이고 해봤다고"
도올이 먼저 모든걸 말했으니 숨길게 뭐가 있겠냐는 투로 대답하자 도올은 신기하다는 듯 호오..라고 중얼거렸다.
"이게 욕구불만으로 쌓일수도 있단 말인가?"
"아 넌 아직 아니구나. 아무튼 그렇게 자위만 하는거 보다는 상대를 찾는게 좋을거 같은데? 민준은 관심 밖이라고 했으니 다른 녀석이라도 찾아보는게 어때?"
모든걸 다 말했지만 민준에게 호감을 가졌다는 말은 나오지 않았으니 좋아하는게 아니라는걸 확신한 도철은 마음에 드는 수컷이 있으면 네것으로 만들러고 말했다. 평소의 도올이라면 관심없다고 말하겠지만 모든걸 공개하고 사뭇 진지해진 분위기였다보니 입을 다물고 깊게 생각을 했다.
"음..나는 일단 잠깐 나가있을게. 여기 끼어있어봐야 도움이 안될거 같네"
"끝나면 부를게요 오라버니"
지금만큼은 흉수들끼리 있는게 차라리 좋겠다고 생각한 듯 혼돈도 붙잡지 않았다. 그래서 밖으로 나온 민준은 늑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더니 기타줄을 튕기며 혼자 노래를 불렀다.
"진지하게 생각해봐도 마땅한 녀석들이 없다. 이 산에 있는 것들은 전부 내 눈치만 보고 그나마 덤벼드는게 괴물들인데. 그녀석들과 교미를 할 생각은 들지도 않는다. 남은건 다른 곳에 있는 요괴들인데 그 녀석들 중에도 눈치를 안보는 녀석은 없다."
이게 가장 큰 문제였다. 남자다운 사람이 좋다고 했는데 지금까지 만났던 인간, 요괴들 중에는 남자다운 모습을 보여준 녀석이 없었다. 그마나 따진다면 민준 정도였는데 그에게는 어떠한 호감도 느껴지지 않았으니 도올은 머리를 벅벅 긁었다.
"도올언니 그럼 오라버니가 왜 싫은거예요?"
"싫은게 아니라 그냥 관심이 없는거다"
"제가 물어보고 싶은건 그 이유예요. 저희의 눈치를 보고 관심이 없다고 말하는건지 아니면 매력을 알고 있는데도 관심이 없는건지 궁금했거든요"
"혼돈아. 그게 차이가 있어?"
"네 궁기언니. 엄청난 차이가 있어요. 전자는 저희때문에 오라버니의 매력을 몰랐던거니까 언제든 반할 수 있다는 말이거든요? 하지만 후자는 그럴 가능성이 없죠. 오라버니의 매력을 알면서도 남자로 느껴지지 않는다는거니까요"
"흐음..그렇구나. 나는 전자일까나? 그 사람에게 관심이 없어서 매력을 모르는 편이지"
혼돈의 설명에 단번에 이해를 한 궁기는 민준에 대해 떠올려보았다. 요리를 잘하고 꾸미는 것에 능숙한 사람인건 어느정도 알았지만 진정한 매력이 무엇인지 몰랐고 관심도 없었다. 그래서 전자라고 말하자 도올은 감고 있던 눈을 뜨고는 담담하게 말을 했다.
"말투가 조금 험하긴 하지만 알고보면 남을 배려하고. 귀찮은 일이라도 기꺼이 해주며 내색하지 않지. 그리고 속이 넓어 사소한 실수는 그냥 넘어가지. 이런게 그녀석의 매력 아니겠나?"
"잘..아시네요?"
"나도 그 녀석과 친하게 지내면서 좋아하게 된건 아닌가 생각해본 적이 있었다. 그래서 매력을 떠올려보았는데 너희가 말한거처럼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기뻐지지 않았다. 그러니 나는 후자다"
"그렇군요 그럼 다른 요괴나 인간을 찾아봐야겠네요."
민준의 매력을 정확히 알고 있음에도 관심이 없다는 말에 혼돈은 다른 이를 물색하자는 의견을 냈고 다른 흉수들도 동의를 했다. 그렇게 대화시간은 길어져 2시간 넘게 앉아서 대화를 나누다보니 몸이 찌뿌둥해진 도올은 잠시 바람을 쐬겠다고 하고는 밖으로 나왔다.
"으아아..죽겠다."
"흥~흐흥흐흥흥~"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자 상쾌한 기분이 되었던 도올은 몸을 이리 저리 움직이며 굳어있는 근육을 풀었다. 그리는 도중에 민준이 기타연주를 하는 모습을 발견했는데 그는 노래를 부르는게 아니라 콧노래를 부르는 중이었다.
"노래는 안부르는 것인가? 의외군"
"아 이거는 이부분만 부르기 편해서 말이야"
"무슨 말인가 그게?"
"랩이라고 하는 장르가 있어. 근데 기타치면서 할건 아니라서 그냥 내가 좋아하는 부분만 불러본거야"
"호오. 어디 한번 들려줘봐라. 그 랩이라는거"
"허..이거 참"
처음 들었던 것인만큼 호기심이 생겼던 도올은 연주를 해달라고 했고 어쩔 수 없이 민준은 기타줄을 튕기며 노래를 시작했다. 통기타를 치며 랩한다는건 한번도 없었긴 했지만 그나마 느린 곡이었으니 괜찮을거라 생각하며 마음을 다시 잡았다.
"밑천 들어난 장사치 같이~"
기타는 천천히 치고 있는데 말이 꽤나 빠르자 도올은 신기하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나~ 혼자 이렇게~ 남겨진 듯한 기분속에~ 의미없는 하루가 가지마안~"
"...."
감정 이입을 해서 부르긴 했지만 랩이라는 장르를 기타로 연주를 하다보니 조금 삑사리도 났던 민준은 노래가 끝나고나자 실수가 많았다고 말하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래도 새로운 장르라서 그런지 들을만했다. 아 그리고 너는 좋은 남자임이 틀림없다."
"갑자기? 좋은 남자? 무슨 말이냐?"
'안에서 네 이야기만 하다보니 하는 말이다. 내가 무시하는 듯 말하곤 햇지만 네녀석은 인정할만하지. 그러니 앞으로도 잘부탁한다. 친구"'
아무리 생각해도 친구로 밖에 생각이 들지 않았으니 도올은 손을 내밀며 웃었고 민준 역시 손을 잡고 환하게 웃어주었다. 그리고 때 마침 민준의 뒤로 석양이 반짝거려 도올은 그의 모습이 멋있다는 생각을 해버렸다.
========== 작품 후기 ==========
조금 짧지만 이제 도올 넌 끝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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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amdolyi 2017-01-25 07:39 new
잘 보고 가요
-〉 감사합니다.
풍령화객 2017-01-25 09:41 new
3편은 현대인가요? 아님 판타지인가요? 좀비세계?
-〉 3편은 언젠가.. 어디로 가겠죠
비틀비틀 2017-01-25 10:12 new
음 민준은 곧 있음 덮쳐지겠군..
-〉 낄낄낄
이즈니임 2017-01-26 03:02 new
음.. 전 언제나 재갈량파♥ 그러니 무서워 할필요없답니다? ㅎ
-〉 그렇군요 촤하하..
풍령화객 2017-01-26 08:57 new
이미200화때부터 1000화넘긴다는 예언이 나옴 ㅋㅋㅋ 더웃긴건 아직도 완결은 수십차원남음
풍령화객 2017-01-26 10:19 new
작가님 1일1gb만 써주세요
-〉 200편....부터라니...오마이갓
사흉수[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