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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흉수 --> 평소와 다름없이 일상을 보내던 사흉수들은 갑자니 나타난 괴물들을 소탕하기 위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각자의 구역으로 향하여 괴물들을 소탕하다보니 혼자 덩그러니 남은 민준은 오랜만에 느긋하게 보내고 있었다. 주방을 청소하고 마당을 청소한 그는 기타연주를 했는데 소리에 이끌린 것인지 괴물 몇마리가 오두막으로 찾아왔다.
인간형태인 녀석도 있었고 동물형태인 것들도 있었는데 말을 할 수 없는 듯 이상한 소리를 내며 위협을 했다. 하지만 민준의 몸안에 있는 신수들과 요괴들의 분신들 때문인지 위협만 할 뿐 일정거리를 다가오지 않았다.
"에라이 젠장할.."
괴물들이 다가오지 않는건 좋았지만 계속해서 모여들면 곤란했던만큼 기타연주를 멈춘 민준은 분신들에게 저것들을 치워달라고 부탁했는데 아주 쉽게 세상에서 지워버렸다. 치운다고 해도 어짜피 흉수들이 처리하는만큼 가장 빠른 방법을 택한 것이었다. 어이없긴 했지만 이런 방법도 나쁘지 않았던터라 민준은 분신들의 머리를 쓰다듬어준 다음 나무에 기대서 낮잠을 잘 준비를 했다.
"역시 예전부터 이쪽을 정리할 생각은 했지만 좋구만"
오두막 옆에 있던 나무 주변을 청소하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그럴 시간이 없었다. 처음에는 오두막 밖에서 지낸다는게 그렇게 자유롭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도철이 맨날 죽인다니 어쩐다니 이런 소리를 해서 오두막 내에서 지냈다. 그러다가 도철과 혼돈과 이어지고 난 후 나무 밑을 청소하려 했지만 그 때는 둘이 너무 달라붙어 있어 할 시간이 없었다. 딱히 혼자 있을 시간이 있던것도 아니라 언젠간 하겠지라고 생각하며 묻어두었는데 갑자기 시간이 생겨 뒤도 돌아보지않고 청소를 끝낸 후 누운 것이었다.
"햇볕을 가려주는 그림자가 있으니 좋구나~ 벌레도 없고"
몸안에 있는 신수들의 기운 덕분에 벌레들이 얼씬도 하지 않았으니 만족한 듯 중얼거린 민준은 그대로 잠에 빠져버렸다. 또 다시 괴물들이 찾아올수도 있었지만 분신들이 나타나는건 의식이 있고 없고에 큰 상관이 없었으니 민준도 마음 편하게 잠을 잔 것이었다.
"후우..내가 가장 먼저 끝난건가? 의외로군.."
그 시각 가장 빨리 괴물들의 토벌을 끝낸 도올은 의외라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평소 잠을 자다가 가장 늦게 시작하여 끝나는 것도 가장 늦게 끝났다. 그런데 이번에는 자신이 가장 먼저 끝냈으니 의외라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괴물을 토벌할 때만큼은 다른 흉수들의 지역에 들어갈 수 없었던만큼 혹시 남은 괴물이 없나. 다시 틈이 벌어진게 아닌지 확인한 그녀는 기지개를 켰다.
"뭔가 심심하군 그래."
끝내고 나면 다시 잠에 빠져들거나 다른 흉수들이 있는 곳으로 찾아갔던만큼 심심함을 느끼지 못했던 궁기는 무얼할까 고민하다가 민준의 오두막이 생각났다. 도철의 구역에 가깝긴 했지만 그곳은 흉수중 누구도 자신의 구역이라고 선포하지 않았으니 지금도 들어갈 수 있었다. 그래서 기타연주도 들을겸 오두막으로 향한 그녀였는데 무언가 조용했다.
"...음?"
아무리 도철과 혼돈이 없다곤 하지만 민준이 조용히 있을리 없다고 생각한 듯 고개를 갸웃거린 그녀는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어디서 무얼하는지 찾기 위함이었는데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던 민준은 오두막 뒤쪽에 있는 나무 밑에서 자고 있었다.
"이런 곳에 있다니..그리고 새로운 장소인가? 속편하게 자는 모습이 어이없긴하다만"
괴물들이 날뛰고 있는데 자고 있는 것부터가 어이없어 일어나라고 툭툭 건들이자 그는 인상을 찌푸렸다.
"의외군. 피곤했던 것인가?"
평소 깨우면 금방 일어났던만큼 이렇게 잠에 취해있는 모습이 의아하게 느껴졌던 도올은 다시 한번 강하게 그를 깨웠다.
자고 있는 걸 꺠우는것만큼 싫은게 없다는건 자신도 잘 알지만 그가 의미없이 깨워도 용서해주는만큼 자신도 필요할 때 깨운다고 했고 지금이 그 필요한 순간이었던터라 깨우고 있었다.
"5..5분만"
"5분은 무슨 말인가? 약속하지 않았나?"
"너무 피곤해서 그래...동탁..5분만.."
"동..뭐? 누구랑 착각..으악 무슨 짓이냐?"
"5분만.."
동탁이라고 말하는걸 보고 어이없어하며 다시 한번 깨우려고 했던 도올이었지만 갑자기 민준이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기자 허무하게 끌려갔다. 그도 그럴 것이 다리로 무게를 지탱하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깨우기 위해 고개를 숙이고 있었으니 상대적으로 무게가 앞으로 쏠려있었다. 그러다보니 어떠한 저항도 못하고 품안으로 안겨버린 도올은 당활할 수 밖에 없었는데 꼬옥 끌어안고 자고 있는 민준을 보고 있자니 깊은 생각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도대체 무슨 꿈을 꾸길래 그런는 것인가? 동탁이라는 여인은 누구인가? 그리고 이 상황을 어떻게 벗어나야하는 것인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을 하던 그녀는 벗어나는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듯 팔을 풀어냈다.
"응아?"
"일어났나?"
"니가 왜 내 품안에 있는거냐?"
"내가 묻고 싶은 말이다. 그리고 동탁이라는 여인은 누구냐?"
"동탁? 아아..말투가 비슷해서 내가 착각했나보네..그리고 여자인줄은.어떻게 알았냐고 물어보는게 웃긴가?"
동탁이 남자였다면 이름을 부르며 끌어안지도 않았을 것이기에 어색하게 웃은 민준은 자신의 볼을 짝하고 치더니 기지개를 켰다.
"많이 피곤했나보군"
"그건 그렇지. 그리고 방금 전은 미안했다. 잠에 취해서."
"그럴 수 있지. 나도 가끔 잠에 취하면 제정신이 아닐 때가 있으니 이해하겠다."
"역시 통이 크네. 그리고 나한테 아무런 감정이 없으니까 서슴없이 대할 수 있어서 좋은거같아"
"그거 칭찬인가?"
서슴없이 대한다는건 칭찬이 맞는 것 같았지만 감정이 없다는 말은 왠지 칭찬이 아닌거 같아 인상을 찌푸리자 민준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게 지금까지 여자친구는 없었거든. 연인이 아닌 친구말이야. 그래서 장난같은거도 못쳐봤는데 이번에는 괜찮을거 같은 그런 느낌이 들어서 그래"
사실 민준에게는 여자친구가 없었다. 현실에서는 소꿉친구였던 두명이 워낙 이쁘다보니 얼씬도 못했고 이곳에서는 전부 반하게 되었으니 여자친구를 한명 만들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한번은 여인들에게 소개시켜달라고 한 적도 있었는데 그 때 잔소리를 10시간 넘게 들었다. 여자들중에 자신에게 반하지 않을 이는 없다는 그런 허무맹랑한 말을 해서 우스갯소리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맞았다. 그런데 눈 앞에 여인들의 예상을 빗나가게하는 흉수가 있었으니 민준은 잘부탁한다는 듯 손을 내밀었다.
"친구라니 웃기군. 나는 네녀석이 필요해서 이용하는거 뿐이다."
"그래 그랬지. 근데 도올 가끔 장난쳐도 되냐?"
"거기까지는 용인해주도록 하지. 어짜피 나도 네녀석에게 부탁하는게 많으니."
가슴을 만진다거나 와락 끌어안는 수위높은 장난이었다면 절대 안된다고 했겠지만 민준이 하는 장난은 뒤에서 놀래키거나 가끔 머리를 헝크러트리는게 전부였으니 흔쾌히 허락해주었다.
"고맙다. 그건 그렇고 뭐때문에 온거야?"
"까먹고 있었군. 다름이 아니라 심심해서 찾아왔다. 노래라도 연주하든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든 다른 녀석들이 토벌을 끝낼 때까지 어울려주면 좋겠군"
"배는 안고프고?"
"아직은 생각없다."
연주를 듣거나 이야기를 듣는게 훨씬 재미있었기에 그렇게 말하자 고개를 크게 끄덕인 민준은 방안에서 육포를 한개 가져왔다.
"육포는 무엇때문에 가져온건가?"
"아 이거? 조금있다가 늑대 오면 주게. 아무튼 그럼 무슨 이야기를 해줄까.."
기타연주를 해도 되는 일이었지만 괴물들이 찾아올수도 있는 상황이었던터라 이야기를 해주겠다고 마음 먹은 민준은 어떤 일을 이야기해줄까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그렇게 오후 세시까지 단 둘이 보낸 두 사람이었지만 두 사람 사이에는 어떠한 이상 기류도 생겨나지 않았다.
========== 작품 후기 ==========
재미있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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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령화객 2017-01-13 06:39 new
리리플이 이소설의 재미를 50%나 차지하고있는대 리리플을 빼시다니!!!
-〉 돌아왓습니다.
Baramdolyi 2017-01-13 09:10 new
잘 보고 가요.
-〉 감사합니다.
天空意行劍 2017-01-13 10:05 new
본가에 꽤오래계시넹 ㅇㅅㅇ
-〉 명절에 못내려가서요 ㅠㅠ
비틀비틀 2017-01-13 15:22 new
잘보고갑뉘당
-〉 감사합니다.
백우사신 2017-01-14 20:56 new
??? 이걸 지금 1500...
-〉 그럴수도 있죠 하하
zzgg9741 2017-01-15 09:21 new
잘보고 갑니다 옆동네 이야기도 잘읽고 있어요
-〉 감사합니다!
이즈니임 2017-01-15 21:07 new
휴 한달꼬박읽어서 첫 정주행!! 드디어 에베레스트를 오른것같아 뿌듯하다
-〉 대단하십니다!! 수고하셨어요.
사흉수[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