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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흉수 --> "언니 언니 이거 진짜 맛있는거 같아요"
"그러게. 다행히 이건 부담이 없네."
민준이 과일주를 가지고 온 다음부터 도철과 혼돈은 가볍게 한잔씩 마시게 되었다. 술맛이 독하지 않고 과일 자체의 단맛이 입안에 퍼지는게 좋았던터라 부담없이 즐기게 되었다. 덕분에 제대로 술자리를 가지게 되었을 때도 한두잔에 취하지 않고 한병정도는 마시게 되었다. 술을 비교적 빨리 마시는 도올과 몇병을 마셔도 취하지않는 민준의 옆에서 고군분투했던 궁기는 쌍수를 들고 환영했지만 도올은 부담스러워했다. 잘못해서 술에 취하면 펑펑 우는 모습을 다른 흉수들에게 들킬까 걱정한 것이었다.
딱 한번 일어난 일이라면 이렇게까지 걱정하지 않겠지만 그 일이 있고 난 다음에도 몇번씩 민준을 부여잡고 펑펑 울었다. 이러다보니 도올은 술을 마시는 속도가 눈에 띄게 늦어졌다. 만약 다른 흉수들이 술을 잘 마시는 주당들이었다면 이런 도올의 변화를 금방 알아차렸겠지만 둘은 약하고 하나는 마시긴 했지만 술 자체를 좋아하는게 아니었으니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저 자신들과 맞추어준다고 생각할 뿐이었다. 이러다보니 도올은 민준에게 더욱 입단속을 하라고 강조를 했다.
"쯧 술 마시는 취미가 생길줄은 생각도 못했군 그래"
"가볍게 술을 마시는건 확실히 좋은거 같아요. 부담도 안가고..뭐 취했을 때 저 남자가 해주는 소고기국을 먹는 것도 묘미지만요."
숙취는 어떻게해도 적응이 되지않았지만 그 뒤에 먹는 소고기국은 어느것과 비교해도 아깝지않을만큼 맛있었다. 그래서 가끔은 취하기 위해 일부러 술을 빨리 마신 적도 있었던 궁기는 어색하게 아하하하..하고 웃었다.
"뭐 나도 이해한다. 하지만 술을 마시는건 정말 즐거운 일이란 말이지."
술의 쓴맛이 음식의 맛을 살려주는 역활을 하여 좋아했던 도올은 마시지 말아야지 다짐을 하면서도 이렇게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러고보면 언니는 혼자 저 남자랑 남으면 무슨 이야기를 나누세요?"
"쿨럭 그게 무슨 말이냐?"
"마지막에 둘만 남으시잖아요? 그 때 무슨 아아기를 하는지 궁금해서요."
정말 순수한 호기심을 뿐이었다. 만약 도올이 민준에게 호감을 보이거나 하는 행동이 이상했다면 의심을 하겠지만 그녀는 몇번의 술자리를 가졌음에도 변함이 없었다. 그래서 호감이 없다고 확신한 궁기는 단 둘이 남으면 무슨 이야기를 하냐고 물어본 것이었다.
"그냥 술을 마시다 취하면 헛소리를 늘어놓다가 기타연주를 해달라고 한다. 듣는 법을 알게되다보니 기타연주를 감상하는게 나쁘지 않아서 말이지."
"그렇구나. 의외로 평범하네요. 부어라 마셔라 할거 같은데.."
"처음에는 그랬다만 숙취때문에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는다."
이건 거짓말이었다. 그녀가 술에 취하고 나면 한껏 마시다가 갑자기 운다. 왜 우는지는 그녀도 몰랐지만 계속 운다. 혼자 흐느끼는 것도 아니고 민준을 붙잡고 울었다. 이게 10분이 될수도 있고 1시간이 될수도 있었다. 그런 후 진정이 되면 기타연주를 해달라고 하여 감성적인 노래를 들은 후 잠을 청했다.
처음에는 기억이 아예 나지 않앗지만 취하는 일이 잦아진 이후로 기억을 잃는 일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는 건 멈추지 않았으니 난감해했다. 민준의 말에 의하면 술버릇은 쉽게 고칠 수 없다고 했으니 어쩔 수 없다고는 하지만 하필 그에게 보인게 싫어 고치려고 노력도 해봤다. 하지만 전부 허사로 돌아갔으니 대충 둘러댄 것이었다.
"그런데 언니가 헛소리를 늘어놓으신다고요??"
"헛소리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저놈이 살다온 세상은 우리랑 다르지 않느냐. 그래서 거기에 대해 이야기하다보면 헛소리같아서 그렇게 말한 것이다."
"하긴..그렇죠?"
민준이 먼 미래에서 왔다고 했을 때 어이없이 바라보았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가 하는 말과 자세한 설명에 의해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하늘을 나는 큰 마차가 있고 물속을 돌아다닐 수 있으며 지하까지 파여있다는 말은 믿기 힘들었다. 그래서 그런 이야기를 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이상한 소리들을 꺼내왔으니 헛소리라고 치부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
"오라버니 헤헤"
"저렇게 좋을까요?"
"좋겠지. 모습만 봐도 여성스러워지지 않았나? 도철도 마찬가지지만 말이다."
"변한거라면 도철언니가 최고 아닐까요? 잘못까지 인정하게 되셨는걸요?"
궁기의 경우 사랑스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표정이 풍부해졌다. 울고 웃고 놀라고 부끄러워하고 예전이랑은 비교도 안될 정도였다. 도철은 폭군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난폭했다. 잘못을 해도 사과를 하지 않고 욕과 주먹이 먼저 나갈 정도였다. 그런데 지금은 잘못한게 있으면 사과하고 욕을 하지 않으려고 자제했다. 가끔 욕이 나올 때도 있었지만 그건 정말 놀라서나 화가 났을 때였으니 다른 이들은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저렇게 찰싹 달라붙어 있는걸 이해하지 못하죠?"
덧붙여서 매일같이 붙어있고 입맞춤하는 것에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자 도올은 고개를 담담히 끄덕였다.
"아. 그러고보면 도올, 궁기 너희들은 그냥 술을 더 선호한다고 했잖아? 이제 술독에 술이 떨어져서 내일 쯤 가져오려고 하는데 먹고싶은 음식 있어?"
"호오..그렇다면 나는 그..네가 말했던 음식중에 그 뭐라고 했나? 수제비? 그걸 한번 먹어보고 싶다"
"저는 뭐든 상관없어요. 다만 따뜻한 술이 있다고 하셨는데 그걸 한번 먹어보고 싶네요."
"정종? 아. 그거 하나 있는데 가져올게."
가는건 아침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술이 많이 남아있었으면 취하는 것까지 고려해서 점심시간이 지나서 가겠지만 취할 정도로 마실 술이 남아있지 않았으니 아침에 잠깐 다녀오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자 도올은 놀란듯 눈을 깜빡거렸다.
"따뜻한 술이 있단 말인가?"
"모르셨어요? 저 남자가 말해준게 있었어요. 따뜻한 물 안에서 마시면 정말 맛있다고 하던데요?'
"그런 술에 대해서는 못들었는데 어디 있는 술인가?"
"내가 살던 곳에는 그렇게 유명하진 않고 옆나라인 일본에 꽤나 있는 술 중 하나야. 따뜻하게 데워서 먹지."
"호오. 그건 나도 먹어보고 싶군."
따듯한 물에 들어가서 마시는 것까지는 아니라도 술을 데워서 마시는 것에 흥미를 느낀 도올이 관심을 보이자 민준은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가볍게 술 한잔까지 하고 도올과 궁기가 돌아가 후 민준은 도철과 혼돈과 함께 뜨거운 밤을 가졌다. 원래 이럴 예정이 없었지만 알몸으로 자면서 서로의 체온의 느끼는게 일상이었는데 장난을 치다보니 갑자기 흥분을 하여 관계를 가지게 되었다.
"하읏..오라버니.."
"흐응..민준 나 여기 가득..흐윽"
번갈아가며 삽입해주자 두 여인의 입에서는 신음소리가 튀어나왔는데 궁금한게 있어 물어보러 왔던 도올은 안에서 들려오는 신음소리에 난감한 듯 문을 열지 못했다.
"음..별일이군.."
평소라면 벌컥 열고 들어갈 도올이었지만 문을 열지 못하는 것에 의아함을 느끼며 중얼거렸지만 작게 말했던터라 신음소리에 묻혀버렸다.
그렇게 10여분을 고민하던 도올은 그냥 방으로 돌아가버렸고 혼돈과 민준 도철은 3시간이나 더 관계를 가지다 잠에 빠져들었다.
========== 작품 후기 ==========
열심히 적었습니다만 본가에 왔다보니 글을 적을 시간이 적네요 ㅠㅠ
그리고 폰으로 적어서 리리플은 불가한 점 이해해주세요 ㅠ.ㅠ
사흉수[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