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삼국지 연희-1579화 (1,579/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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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흉수 --> 민준의 노래는 수도 없이 들었다. 즐거운 곡, 조용한 곡, 감수성을 자극하는 곡까지 전부 다 들어보았다. 그러니 이번에 부른 노래를 들으며 반했다는건 말도 안되는 소리였다. 하지만 이번 노래만큼은 잊혀지지 않았다.

분명 노래 자체는 즐거웠고 그의 목소리 또한 활기찼다. 하지만 분위기가. 그가 노래를 부르는 분위기가 달랐다.

같이 즐거워해야 정상인데 어딘가 모르게 애틋하게 느껴지고 가슴 한켠이 찡해오는 걸 느낀 도올은 자신의 집에서 나와 밤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나도 참 별일이군 잘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밤하늘을 올려다보다니.."

예전처럼 한번에 몇일씩 자는건 거의 사라지거 거의 규칙적으로 자게 되었는데 잠 잘 시간이 지났음에도 자지않고 이렇게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으니 신기했다.

"글로리데이...인가..."

자동으로 번역이 되는 술식이 담겨 있는 기타 덕분에 영어라는 언어로 부른 가사도 이해가 되었던 도올은 민준이 불렀던 것의 뜻이 영광의 날이라는걸 알게 되었다. 하지만 영광의 날이라고 하는거보다 글로리데이라고 하는게 더 가슴에 와닿았기에 한번 중얼거린 그녀는 눈을 감고 아까 전의 기억을 떠올려 보았다.

"얼마나 지났다고 음이 잘 떠오르지 않는군. 내일 다시 연주해달라고 해봐야겠군 그래."

가장 마음에 들었던 후렴구는 아직도 기억했다. 하지만 곡을 전체적으로 부르기엔 한참이나 부족했던터라 아쉬운 듯 중얼거린 그녀는 다시 집안으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

이상하게 잠이 오지 않아 몸를 뒤척이는 그런 밤이었지만 그녀는 짜증을 내지는 않았다.

아침이 밝아오고 기지개를 켠 도올은 그대로 민준의 오두막으로 향했다. 점심때부터 만나기로 약속되었지만 그전에 간다고 해서 싫어하거나 부담스러워 하지 않았기에 순식간에 도약으로 날아간 그녀는 오두막의 문을 두드렸다.

"어라 일찍 왔네?"

"어제 들었던 노래가 머리 속에 남아 일찍 오게 되었다. 그건 그렇고 이 문은 어떻게 된 것인가? 내가 문을 두드려도 멀쩡하다니.."

"아 이거? 흑월에게 부탁했어. 너희도 너희지만 가끔 도철이 문을 강하게 닫을 때가 있어서 문만큼은 부셔지지않게 해달라고 말이야."

"그렇군 이해했다. 아무튼 그 글로리 데이였나. 그걸 다시 한번 듣고 싶다."

"제목 기억한거야?"

"그렇다. 아 이번에는 있는 그대로 듣고 싶으니 번역기능을 키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해하기 쉽도록 개사를 해주긴 했지만 원곡 느낌 그대로 듣고 싶었던 도올이 부탁하자 민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안에서 기타를 꺼내온 후 넙적한 바위에 앉아 기타줄을 튕겼다.

"여기서 연주하는 것도 오랜만이네"

"생각해보니 그렇군. 요즘 화장을 하고 있다보니 녀석들이 밖보다는 안에서 있은 일이 잦아졌다."

고기를 구워먹거나 가볍게 술을 한잔할 때는 밖에 있었지만 안에서 있을 때가 더 많았던터라 감미가 새롭다는 듯 원형식탁에 비치되어있는 의자에 앉은 도올은 턱을 괴고 민준을 바라보았다.

"그럼 시작할게"

기타줄을 튕기며 손과 목을 푼 민준은 그대로 연주를 시작했다. 가볍게 노래를 불렀지만 도올은 어느세 눈을 감고 노래를 경청하고 있었다.

변역이 되지않는 만큼 무어라하는지는 알지 못했지만 도올은 이 편이 더 좋다는 듯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 역시. 나는 이대로 듣는게 더 좋은거 같다. 뜻은 나중에 알수도 있지만 노래 본래의 느낌이 더 와닿는게 좋다."

노래를 부르는 사람의 감성을 이해할수만 있다면 뜻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말한 도올은 란곡 더 불러달라고 했다. 그녀가 이렇게 부탁한 적은 처음이었던터라 무슨 노래를 부를까 고민하던 민준은 조용하고 감미로운 곳으로 부탁한다는 말에 놀란 듯 도올을 바라보았다.

"왜 그러나?"

"조용한 곡은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잖아?"

"연주 자체에 관심이 없어서 그럴거면 신나는 노래가 좋다고 한 것뿐이었다. 지금은 네가 부르는걸 들을 때면 뭔가 가슴 한켠이 찡한 느낌이 들어서 더욱 들어보고 싶다. 그렇다고 너에게 호감을 가진건 아니니 착각말아라"

"그건 알고 있다."

취향이 아니라고 하고 관심없다고 말하고 있는 도올은 점점 자신의 감정을 알아가고 있는 중이었지만 민준은 수십명의 여인들과 만나본 사람이었다. 물론 각양각색이고 특이했던 여인들도 있지만 호감을 가질 때 행동은 대체적으로 비슷했다. 이건 자신의 감정을 모른다고 해도 본능적으로 나오는 행동이었다.

예를 들자면 노래를 감상하면서 혼을 빼놓은 것처럼 넋놓고 있다던가 대화를 나눌 때 자신도 모르게 몸을 앞으로 당긴다던가 자주 눈을 마주친다던가 이런 특징이 있었지만 도올은 그 어떤 것도 맞지 않았다. 아니 대화를 할 때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고 대화하긴 했지만 그 눈동자에서 느껴지는 감정은 위엄과 당당함이었다. 딱히 숨기는게 없고 솔직히다보니 자연스럽게 그런 것들이 표출되었다. 그래서 도철이나 혼돈은 민준과 도올이 눈을 마주치고 대화를 한다고 해서 질투를 하거나 걱정하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많이 이야기하고 있으면 질투를 했지만 이건 다른 이야기였으니 눈을 마주보는 것만으로는 질투하지 않았다.

"흠..나보다 더 잘안다는 듯한 느낌이군."

"그야 여자를 많이 만나봤으니 특유의 행동이 있거든 내색하지 않는다고 해도 숨길 수 없는 반응."

"호오..그건 일단 노래를 들어보고 듣고록 하지"

관심이 가긴 했지만 노래가 먼저였던터라 빨리 연주하라고 재촉을 하자 그는 see you again을 불러주었다. 이번에도 번역기능을 켜지 않았는데 만족한 듯 연신 고개를 끄덕인 도올은 박수를 쳤다.

"노래에 관심을 가지니 곡마다 느껴지는 감정이 틀리군 하지만 글로리데이만큼 신기한 곡은 아니었다."

민준이 잘불러서 그런지는 몰라도 확실히 좋은 노래였다. 하지만 곡 자체는 원래부터 감수성을 자극하는 노래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던터라 무척이나 아쉬운 듯한 표정이었다.

"그럼 이번에는 번역으로 들어볼거냐?"

"그렇게 해주면 고맙다."

같은 곡을 두번이나 부르는 수고를 해준다는 말에 진심으로 감사를 한 도올은 다시 한번 눈을 감고 노래를 경청했다. 사랑 노래라고 생각한게 친구에 대한 노래라는 것에 놀라긴 했지만 노래가 끝날 때까지 한마디도 하지 않은 그녀는 노래가 끝나자마자 궁금했던 것들을 이것 저것 물어보기 시작했다.

"친구를 만나면 다 말해준다고 했는데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건가?"

"추모곡이야. 아쉽게 죽어버린 사람을 위한 노래지 그래서 다시 만나면 다 이야기 해준다는 그런 내용을 담고 있지."

"그렇다면 충분히 감수성을 자극할만하다. 그것보다 아까 했던 말인데 어째서 내가 호감을 가지지 않는다는걸 안다는것인가?"

"그거 말이야? 이유는 간단해 이렇게 내가 가까이 가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으니까 그렇지. 호감을 가지면 절대 가만히 못있었든"

말을 하며 고개를 앞으로 쑥 내민 민준은 반발자국만 움직여도 입맞춤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졌다. 170정도되는 큰 키를 가진 도올이었으니 그렇게 많이 숙이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가까워졌다. 하지만 그녀는 뭐하냐는 듯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으니 만준은 크게 웃어버렸다.

"너 지금 내가 이렇게 가까이 가면 호들갑떤다고 생각했지?"

"틀렸나?"

도철과 혼돈이 그런 모습을 자주 보여주었으니 틀림없다고 생각했는는데 민준은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었다.

"대부분 호감을 가진 이들은 이렇게 좋아하는 사람이 가까이 가면 굳어버려서 반응을 못해. 하지만 눈은 거짓말을 못하거든. 그래서 이리 저리 움직이는데 절대 눈을 마주치려고 하지 않지"

"호오 그거 재미있군 만약 내가 남자가 생기면 꼭 한번 무표정하게..무슨 짓인가?

"단순한 장난. 그리고 호감을 가지는 순간 안된다는거에..뭘 걸지?"

머리카락을 장난스럽게 헝크러트린 민준은 절대 불가능하다 말하며 무언가를 걸려고 했다. 하지만 마땅한 것이 없었으니 고민을 했다. 그러다 자존심이 상한 듯 머리카락을 정리한 그녀는 소원하나를 들어준다고 말했다.

"소원?"

"그래 구원을 어쩌고에 동참하라느니 네 것이 되라는 말도 안되는 소리는 들어주지 않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거라면 뭐든 들어주겠다. 대신! 내가 그걸 해내면 넌 내가 원할 때 바베큐를 구워야한다 알겠나?"

"그래 좋아. 그럼 약속하자고."

"그럴 필요도 없이 흑월께 맹세하지 그 편이 확실하니까!"

흑월을 걸고 한 약속은 무조건 수행해야한다. 그걸 알기에 민준은 흑월까지 걸고 싶지않았지난 이미 자존심이 상한 도올은 흑월을 걸고 약속한다고 말했고 갑자기 나타난 그녀는 틀림없이 약속을 이행해야한다는 확인을 해주었다 덧붙여서 민준만 들을 수 있게 훌륭하다 그대를 칭찬하노라 라는 말을 해주었기에 요술서는 배를 잡고 웃었고 민준은 난감한 듯 표정이 어두워졌다.

'이러려고 한게 아닌데'

그냥 가벼운 약속을 할 생각이었는데 판이 커진 것같아 한숨을 푹 내쉬자 도올은 절대 무르기 없다고 엄포를 놓았다.

========== 작품 후기 ==========

재미있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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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마프 2017-01-06 01:24 new

잘보고 갑니다.

-〉 감사합니다

플레이어드 2017-01-06 03:03 new

쯥쯜

-〉 넹?

프라토니스 2017-01-06 04:33 new

@완결 내시고 싶다니... 쭉지켜보 본 결과 안될껄요. 그러니 작가님 완결 포기하시고 편해지세요

-〉 망했어 망했다고

풍령화객 2017-01-06 10:33 new

복귀했습니다!!! 연참하라 나에겐 인질이있다. 쿠폰을 살리고싶다면 연참하라!!

-〉 으아아 연참..ㅠ.ㅠ

jinsoo 2017-01-07 00:05 new

완결을 포기하면 인생이 열리죠 ㅋㅋ

-〉 엉엉

사흉수[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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