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75/1909 --------------
<-- 사흉수 --> "흐음..도올언니 저 남자랑 무슨 일 있었어요?"
"무슨 말이냐 그게?"
"요즘 대하는게 달라진거 같아서요."
말로는 설명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무언가 바뀌었다는 것을 느끼고 있던 궁기는 식사를 하다말고 도올에게 물어보았다. 만약 그녀가 민준에게 호감이 있거나 무슨 일이 있었다면 도철언니나 혼돈처럼 반응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하지만 도올은 무슨 말을 하냐는 듯 코웃음을 쳤다.
"무슨 일은. 그냥 저 녀석을 귀찮게 한게 있으니 조금 배려를 해주는거 뿐이다."
"언니가요?"
"그 말 뜻은 무엇이지? 마치 나는 배려를 안하는 것처럼 들리는군. 확실히 알아라. 너희랑은 오랫동안 봐왔고 다들 개성이 뚜렷했으니 배려를 안한 것 뿐이다."
"네? 너무해요!"
"그나마 배려한게 너였으니 서운하게 생각하지 마라."
혼돈은 눈치를 보기만 했으니 애초에 신경쓸 이유가 없었고 도철은 앙금이 남아있었으니 배려하겠단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다. 그나마 신경을 써주던 도올을 배려해주었을 뿐이었던터라 그렇게 말하자 도올은 눈을 깜빡거렸다.
"왜 그러나? 내가 널 배려 안했다고 생각하나?"
"아..음..네..그렇게 생각했어요"
"그렇게 느낄수도 있지. 하지만 배려를 했다. 그리고 저 녀석은 매일같이 찾아와도 요리를 만들어주고 이런 옷들도 선물로 주었으니 배려를 해야하는게 맞는거지."
큰 가슴이 흔들리는게 여간 부편한 일이 아니었는데 브레지어라는걸 착용한 뒤로 편안해졌던 것도 이유중 하나였고 맛있는 밥을 매일 같이 만들어주는 것도 이유중 하나였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지금까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으니 도올은 그가 말하지 않는한 지금처럼 배려를 해줄 생각이었다.
"그럼 언니 그가 이유없이 깨워도 화내지 않을거예요?"
"3번. 3번은 화내지 않을 것이다."
"우와.."
잠을 깨우는걸 극도로 싫어했던 도올이 아무런 이유없이 깨운다고 해도 3번은 용서해준다는 말에 충격을 받은 듯 궁기는 숟가락을 떨어트려버렸다. 이미 밥을 다 먹고 민준과 노닥거리고 있던 혼돈과 도철은 무슨 일인가 싶어 뒤를 돌아보았는데 입을 쩍벌리고 있는 궁기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슨 일인데 그래?"
"언니..무슨 일 있으세요?"
"별거 아니다. 그 녀석이 날 아무 이유없이 깨워도 3번은 용서해준다고 했더니 이러고 있다"
"에에엑"
"민준 너 저 녀석한테 뭐한거야? 앙?"
도올은 궁기처럼 놀란듯 비명을 내질렀고 방금 전까지 웃고 있던 도철은 질투심 가득한 눈초리로 노려보며 멱살을 움켜잡았다. 살기까지 풀풀 내품고 있었지만 진심으로 죽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건 아니었다. 하지만 갑자기 돌변한 도철때문에 민준은 진땀을 빼고 있었다. 앞 뒤 다 짜르고 말하고 있었으니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라서 그런 것이었다.
"아무런 말도 안하고! 너 저녀석이랑 무슨 일 있었던거지 그런거지"
"그게 아니라. 아무 일도 없었으니까 할 말이 없는거지. 내가 술을 마실 때 너희도 있었고 밥을 먹을 때도 같이 있었고 도올이랑 단 둘이 있었던건 없었잖아?"
"아니 있었어. 술 마실 때..어? 근데 그건 아무 일 없었다고 들었는데?"
눈에 쌍심지를 켜고 노려보던 도철은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느끼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민준과 도올이 마지막까지 남아서 술을 마신건 이틀뿐이었다. 그리고 그 이틀은 아무 일이 없었다. 도올이 술때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지만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없었던건 확실했다. 민준이 도올을 바라보는 시선이나 반대로 도올이 민준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어떠한 감정도 들어있지 않았기에 도철과 혼돈은 확신할 수 있었다. 그 후에는 술을 마신다고 해도 가볍게 마시는 정도였고 도올과 민준이 따로 있었던 적이 단 한번도 없었으니 도철은 의심을 풀고 도올을 바라보았다.
"저 녀석 덕분에 가슴이 출렁거리던걸 잡을 수 있지 않았나? 그래서 나도 그에 합당한 보상을 해준거다"
"가슴이 출렁거려?"
"네녀석이야 붕대로 칭칭감고 있었으니 알리가..아니지 네년도 처음에는 출렁거리는게 불편하다고 하지 않았나!"
"그랬던가? 오래된 일이라 기억이 잘 안나네"
시선을 돌리며 회피하자 혀를 찬 도올은 다시 민준을 바라보며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네녀석이 사라져도 궁기를 통해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으니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여 3번을 깨워도 용서한다는 말을 한 것이다. 그리고 네 녀석이 날 이유 없이 깨우는 일은 없을 듯하고 말이야"
여기서 도올이 말한 이유는 비가 온다거나 눈이 내린다거나 이런 것들이었다. 그냥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것도 이유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민준과 단 둘이서 할 대화가 없었던터라 선심쓰듯 세번이라고 한 것이었다. 그러자 혼돈과 도철은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궁기만은 아직 이해가 되지 않은 듯 에? 둘은 이해했어요? 라는 말을 했다.
"그야 그렇지. 저녀석의 입장에서는 선심을 쓴거지만 민준이 이유없이 깨우는건 마음이 있다는 뜻이니까 그런 짓을 하는 순간."
"순간?"
"우리가 질투할껄? 아얏? 뭐하는거야!"
"질투한다는 말을 당당하게 하지마라."
"왜 뭐! 사랑하니까 말할 수 있잖아! 아니면 뭐야 싫어?"
"나 말고. 혼돈이 부끄러워하니까 그렇지?"
말이 끝나기 무섭게 턱으로 가리키자 홍장무처럼 빨갛게 물든 얼굴을 푹 숙인 혼돈이 하우우우..이러고 있었다. 그래서 탄식을 내뱉은 도철은 미안하다 사과했다.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도철과는 다르게 아직까지 부끄러움이 많은 혼돈이었다.
그렇게 식사시간이 끝나고 난 후 민준은 기타연주를 했다. 혼돈과 도올 궁기는 화장을 했고 도철은 민준의 곁에서 노래를 들었다. 그녀 역시 화장을 하면 무척이나 잘어울릴 것 같았지만 애초에 관심이 없었고 화장을 해보지 않겠냐고 물어볼 때면 민준이 직접해줘! 라는 말을 했으니 직접 화장을 하는건 궁기도 포기했다. 그래서 도철은 신경쓰지않고 조잘 조잘 이야기하며 화장을 해준 그녀는 민준의 노래가 끝나기 무섭게 어떻냐는 말을 했다.
"꽤 어울리네 다만 혼돈은 그렇게 눈화장을 짙게 하는거보다는 가볍게 해주는게 좋아. 풋풋함을 갈리는거도 매력이 될 수 있거든"
혼돈이 여성스러워지고 싶다하며 화장을 세게하긴 했지만 민준은 그런것보다는 풋풋함이 무기가 될수 있다는 말을 해주어 궁기는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그럼 도올언니는요?"
"도올은 잘 어울리네. 딱 도올스러운거 같아. 옷도 그렇고. 다만 머리를 이렇게 풀고 있는거보다는 잠깐만 있어봐."
설명하는 것보다 직접 보여주는게 좋겠다고 판단한지 기타를 내려놓은 민준은 도촐에게 다가가서 머리카락을 빗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민준이 자신의 머리를 만진 적은 거의 없었기에 살짝 당황한 도올은 일어나려고 했는데 가만히 있으라는 그의 말에 이상하게 움직이지 못하고 가만히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신기하죠 언니? 오라버니가 진지할 때는 무언가 이상한 힘이 있거든요."
만약 그가 진지하게 알몸으로 오라고 했다면 거부할 수 없는 힘이라고 해도 저항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는 그런게 아니라 아름답게 꾸며주기 위해 가만히 있으라고 했으니 왠지 거부하기 힘들어졌던 도올은 마지막 자존심이라는 듯 눈을 감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궁기와 혼돈을 보며 설명을 해준 민준은 머리카락에 비녀를 꼽아 말아올렸다. 평소 궁기가 발 끝까지 내려오는 머리카락을 고정하기 위해하는 방식이긴 했지만 무언가 느낌이 달랐다. 그래서 궁기는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는 말을 했다.
"지금 머리카락에 쓰는 비녀도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게 만드는 도구거든. 그냥 묵색으로 하면 머리에 묻히지만 이렇게 금으로 된거나 화려하게 치장된건 그만큼 시선이 가기 마련이지 그리고 도올은 목선이 이쁘니까 더욱 그곳을 강조하고 앞은 이렇게 해두면 어때?"
"우와...정말 잘어울리네요."
민준이 가지고 온 옷들 중 청바지와 흰 티를 입고 있었던 도올은 상투를 튼것처럼 동그란 것이 머리 위로 올라왔다. 이대로 있었으면 우스꽝스러웠겠지만 비녀가 무척이나 아름다운 것이었기에 잘어울다는 칭찬을 받은 그녀는 천천히 눈을 떴다.
"오...아름답군"
그녀는 자신이 아름답다는 것도 몸매가 좋다는 것도 어느 정도 알고 있었기에 흡족하게 웃으며 민준의 등을 두드려주었다. 하지만 그가 머리카락을 만질 때 무언가 간질 간질했던 느낌을 받았던터라 그게 무척이나 신경쓰였다. 하지만 여기서는 말해서 안될거 같아 더욱 크게 웃으며 화제를 돌려버렸다.
========== 작품 후기 ==========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플레이어드 2017-01-02 14:44 new
불고기존맛
-〉 맛나겠다.
디마프 2017-01-02 14:51 new
잘보고 갑니다.
-〉 감사합니다.
비틀비틀 2017-01-02 14:56 new
핫!!챠!
-〉 개같은 경우
Baramdolyi 2017-01-02 15:36 new
역시 신년 첫술?
-〉 그렇지요
진수군 2017-01-02 15:48 new
재밌게 보고 있는 소설 중 하나인데. 텍본 한번 풀어주심 좋겠어요. 잘보고갑니다
-〉 공지에 보시면 871편? 까지는 있습니다.
天空意行劍 2017-01-02 16:20 new
새해첫 충치치로 ㅂㄷㅂㄷ
-〉 고생많으셨어요
Mable Fantasm 2017-01-02 17:12 new
@내생에처음으로 해돋이보러감 꽤힘들었음
-〉 오...해돋이!
ki소운 2017-01-02 21:03 new
@텍본은 언제쯤 만드실 예정이십니까? 노블레스 이용권1일치 산거라.... 궁금해서
-〉 870화 정도까지는 블로그에 보시면 있습니다. 그 뒤는..모르겠네요..워낙 길어져서...
프라토니스 2017-01-03 01:33 new
@전 10만편쓰시라고는 안하겠습니다. 그저 지금같은 페이스로 50주년 갑시닷
-〉 못본걸로 하겠다.
사흉수[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