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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흉수 --> 비밀이라고 약속했지만 그에 대해 완전히 믿을 수 없었던 도올은 잠을 잘 때를 빼고는 오두막으로 찾아갔다. 그전에도 자주 찾아가긴 하지만 이렇게 매일 같이 찾아가진 않았다. 하지만 다른 흉수들은 신경쓰지 않았다. 도철이나 혼돈은 여자의 감이라는게 생기긴 했지만 다른 여인들이 그러하듯 새로운 연적이 생겼을 때만 반응했으니 지금은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다만 밥이 맛있어서 찾아온다고 생각할 뿐이었다. 궁기의 경우 옷에 무척이나 관심을 가지는 도올의 모습에 기뻐하며 이것 저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다만 딱 한사람 민준은 도올을 무척이나 불편해했다.
우연치않게 생긴 비밀이고 도올에게 있어서는 약점과도 같은 것이다보니 그녀가 신경쓰는건 이해할 수 있었지만 매일 같이 찾아와서 유심히 지켜본다거나 주위를 서성이는건 민준에게 있어서는 신경 거슬리게 하는 행동이었다. 그래서 말하지 않는다고 확실하게 말했는데 그녀는 알고 있다는 대답을 했다. 즉 이 행동은 그녀가 의도하고 한게 아니라 신경 쓰이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행동이란 소리였다.그러다보니 뭐라고 할수도 없었기에 대하는게 불편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에휴...이걸 뭐 어떻게 말할수도 없고.."
자각하지 못하는 이에게 말해봐야 서로의 기분만 상하는 일이었으니 머리를 벅벅 긁은 민준은 품안에서 담배를 꺼내 깊게 빨아들였다.
-주인 가끔 생각하는건데 그 담배라는거 말임. 선기로 만들어진게 아니면 지금쯤 몸안에 병이 하나쯤은 생긴거 아님?-
"담배가 몸에 나쁘긴 하지만 여기서처럼 피우진 않는다."
이곳에 와서 많이 피우게 된 것은 선기로 만들어진 담배를 받으면서부터였다. 몸을 나쁘게 하는게 아니라 기운을 맑게 하고 주변을 깨끗하게 만든다고 하여 습관적으로 피우게 되었다. 하지만 현실에 있을 때는 정말 짜증나거나 화가 날 때 그리고 무언가를 생각할 때만 피웠으니 문제가 없다는 투로 말했다.
-하지만 예전의 그 담배는 정말 몸에 안좋았음. 그리고 주인은 여성이 꼬이는 상이니까 담배를 피우는게 늘어났을거 아님?-
"그래 말나온 김에 한번 물어나보자. 도대체 내 어디가 그렇게 여자가 꼬이게 생겼냐? 살식적으로 따져봐도 잘생긴 남자는 더 많은데?"
이건 민준의 말이 맞았다. 이곳에 와서 원술을 만난 후 그녀를 호위하게 되면서 여러사람을 만나보았다. 대부분은 원술이 아닌 원소를 만나러 온 이들이었지만 연예인들 저리가라고 할 정도로 잘 생긴 이들이 많았다. 그런데 왜 자신을 선택한 것인지 모르겠다는 말에 요술서는 한참이나 말이 없었다.
"듣고 있냐?"
-잠깐 생각해봤음. 그런데 말임 장각이나 원술은 필연적인거 아니겠음?-
"필연적이다? 그건 아니라도 연인사이가 되었을 순 있겠지."
장각은 이곳에 와서 처음 만난 아이였다. 그러니 남다르다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원술은 허무하게 죽을뻔한걸 살려준 여인이었다. 만약 그녀가 그 자리에서 즉결처분을 했다면 이 세상에서 김민준이라는 사내는 사라졌을 것이다. 아니 이 세상이 아니라 현실에서도 행방불명으로 사라졌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살려준 덕분에 이렇게 잘 살아가고 있었으니 두 여인은 특별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여기에 장각은 의지할 사람이 없었으니 자신을 바라보는게 당연했고 원술은 내심 인정받고 싶어하는 마음을 숨기고 있었으니 어떻게 되든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했다. 하지만 그 뒤에 만났던 여인들은 전부 이쁘고 무엇하나 부족한게 없는데 자신을 사랑한다 해주었으니 민준은 이해가 안된 것이었다.
-그럼 당당하게 물어보지 그랬음? 아..미안함..물어본 적 있다는거 방금 기억났음-
"순간 때릴뻔했네"
민준이라고 궁금하지 않았던게 아니다. 그래서 여인들에게 한번 물어보았다. 술을 마시면서 물어본 것도 아니고 진지하게. 그러자 여인들은 설명하기 힘든게 있다고 말해주었다. 여기까지는 괜찮았지만 그 뒤로는 그거때문에 다른 여인들도 늘어나서 이렇게 된거 아니냐는 잔소리 비슷한걸로 바뀌어버려 민준은 정작 자신의 매력이 무엇인지도 알지 못하고 3시간에 걸친 잔소리를 들은 후에 나올 수 있었다. 그 뒤로는 절대 자신의 매력이 무엇이냐고 물어보지 않았다. 가끔 관계를 가진 후 여인들에게 물어볼때도 있지만 대부분 수줍게 웃으며 입맞춤을 하는걸로 끝냈으니 정말 오리무중이라고 할 수 있었다.
"저기 오라버니. 무슨 생각을 하고 계세요?"
"아. 요술서랑 잠깐 대화중이었어"
"요술서요? 아~ 그러고보면 요술서가 있다고 했죠?"
"그래. 너희는 말 안들려?"
"음..그게.아 이러니까 들리네요"
손을 맞잡고 정신을 집중하자 요술서가 하는 말이 들렸다. 그러더니 홍당무처럼 빨갛게 물든 얼굴로 떨어져서는 어쩔 줄 몰라했다.
"드..들으셨어요?"
"뭐? 요술서가 뭐때문에 나한테 반했냐고 물어본거?"
"하...하우.."
그거 때문에 부끄럽다는 듯 고개를 푹 숙인 혼돈은 민준의 시선을 회피하다가 그대로 도망쳐버렸다.
-...이게 그리 부끄러워할 일임?-
"나한테 물어본들..아무튼 도올이 문제다 도올이 문제여"
-그건 나도 느꼈음. 본능적으로 하는 행동을 자각시키는건 꽤나 힘든 일임. 그러니 힘내기 바람-
"돌고 돌아 힘내란 말로 끝이냐. 뭐 그럴거 같았다만.."
답이 안나오는건 둘 다 마찬가지였으니 납득 할 수 밖에 없었던 민준은 다시 한번 담배를 피우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뒤에서 누군가 바라보는 듯한 시선을 느꼈는데 도올이라고 예상한 것과는 다르게 혼돈이었다.
"안간거야?"
"아..아뇨..그건 아니고 오라버니. 그..있잖아요."
"응?"
"제가 생각을 해봤는데..그게..저는 오라버니가 좋은게 배려심도 많고 멋있고 또..그게...그러니까..그렇게 바라보시면 부끄러워요오.."
다시 돌아온 혼돈은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하고 온 듯 했다. 이 모습이 무척이나 귀여웠기에 민준은 웃으면서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그리고 이거 좋아해요"
"그래 용기를 내 말해줘서 고마워"
"그래도! 저만 이렇게 말하고 너무해요. 오..오라버니도 제가 좋은 이유 말해주세요!"
물어본건 자신이 아니라 요술서라고 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말하면 혼돈이 삐질게 뻔했기에 눈을 맞춘 민준은 그 자리에서 혼돈의 매력에 대해 말했다. 잠깐 고민해봐도 상관은 없을테지만 몇몇 여인들은 그런 모습을 보면 입을 삐쭉 내밀었으니 바로 바로 튀어나오게 된 것이었다.
"그런거 말고요. 저를 좋아하게 된 계기요.."
"그런 모든 매력을 좋아하는거지. 그리고 이렇게 부끄러워하는 모습도"
그렇게 말하며 입맞춤을 해주자 기분이 좋아진 듯 혼돈은 방긋 웃으며 품안으로 폴짝 뛰어들었다. 그리고 혼자 멍하니 앉아있는 민준의 모습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하나 내심 신경쓰였던 도올은 혼돈과 애정행각을 벌이는 모습을 보고 슬그머니 그 자리에서 빠져나왔다.
"아무래도 내가 생각한 것보다는 입이 무거운 것 같군."
평소 여인들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이 많았던 민준이었으니 입이 가벼울거라 생각하며 완전히 기척까지 죽이고 지켜본 것이었는데 아무런 말을 하지 않자 그마나 믿을만한 녀석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민준이 그렇게 여인들에 대해 말하는 것은 비밀로 하자는 일이 아니고 어디서나 말해도 된다고 했던 것들이기에 말한 것 뿐이었다. 이걸 모르는 도올은 조금씩 민준에 대한 인식이 변해갔다.
========== 작품 후기 ==========
전날 술의 영향으로...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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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마프 2017-01-01 00:24 new
잘보고 갑니다. / 2017년 이군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 감사합니다.
비틀비틀 2017-01-01 01:27 new
르아아아아아 한살+라이이이ㅣ
-〉 내가 계란 한판이라니..
플레이어드 2017-01-01 03:28 new
정유(라 )년
-〉 허...억
프라토니스 2017-01-01 03:57 new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그리고 사흉수 교육이 덜됬군요 마지막에 도올 머리가 아파야 하는데 궁기 머리가 아프네요
-〉 수정했습니다.
Wind-HAWK 2017-01-01 03:57 new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요 ㅇㅂㅇ 이제 2018년될때까지 이 소설 이어가면되요
-〉 오메
딜리버 2017-01-01 05:13 new
이번 편은 재검수를 요청합니다
-〉 조금있다가 제대로 읽어보겠습니다.
天空意行劍 2017-01-01 11:26 new
새해복마니 받으시고 받은만큼 연참ㄱㄱ
-〉 우아아앙...힘낼게요.
사흉수[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