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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연희-1572화 (1,572/1,909)

-------------- 1572/1909 --------------

<-- 사흉수 --> 맛있는 고기와 술이 있었으니 흉수들은 즐겁게 먹고 마셨다. 주당들처럼 벌컥 벌컥 들이킨 것은 아니었지만 홀짝 홀짝 거리며 마시다보니 취기가 돌기 시작한 듯 몸을 휘청거렸다. 신수들도 취하긴 했지만 이렇게 적은 양으로 취하지 않았으니 당황한 민준이었으나 흉수들은 백여년간 술을 제대로 마셔본 적이 없다고 했으니 납득할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술주정을 부르는 것도 아니었으니 가만히 내버려두었다. 그리고 고기 또한 얼마 남지 않아 모닥불로 자리를 옮긴 그는 고기를 꼬챙이에 꼽아 익을 수 있게 만들어두고는 기타줄을 튕겼다.

"헤헤..나 민준 노래 좋아"

"저두요~"

취기가 돌기 시작하자 솔직하게 말한 도철이 베시시 웃으며 말하자 혼돈도 격하게 동의했다.

연주가 시작되자 남은 고기들과 술을 즐기던 두여인은 가장 먼저 곯아떨어졌다. 궁기는 제일 적게 마셨으니 취하지 않았지만 도올은 도철과 비슷한 양을 마셨음에도 불구하고 안취했다고 하고 있었다. 민준은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는데 눈이 마주칠 때마다 안취했다고 하는 모습을 보고있자니 취한게 확실하다고 생각하며 기타줄을 튕겼다. 2시간가량 기타를 연주하며 술을 마시다보니 맨정신을 유지하던 궁기도 취한듯 말이 조금씩 꼬였다. 이대로 계속 했다가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 그만두자고 하자 안취했다고 말하고 있던 도올이 버럭 화를 했다.

"뭘 그만 해! 더 마실 수 이써! 나 안취해따고"

"그러냐...그럼 일단 이 녀석들 안에 재워두고 올테니까 기다려"

아무리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고 해도 걱정이 되었던 민준은 잠깐 쉬어가자는 듯 도철을 번쩍 들었다.

그렇게 도철과 혼돈을 옮기고 오자 모닥불 앞에는 도올 혼자만 앉아있었다. 궁기가 어디갔나 싶어서 둘러보자 인기척을 느낀 듯 도올은 갔다고 말했다.

"뭐? 갔다고? 집에?"

'끄래 씨이..아직 치하지두 아났는데! 가버리고..너무행..넌 안갈꼬지?"

"가긴 어딜가냐. 그리고 야 똑바로 좀 앉아라"

같이마실 사람이 있다는 것에 기뻐한 듯 도올은 옆으로 다가왔다. 문제는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다보니 민준 위로 쓰러졌다는 것이었다. 제대로 자세를 잡고 있었다면 어렵지 않게 받아줄 수 있었겠지만 평소와 다른 모습에 반쯤 뒤로 기울어진 채 있었던 민준이었던터라 그대로 넘어가버렸다.

"아야야..괜찮냐? 일단 일어나봐"

"모야 너..너도 나랑 마시눈게 시러?"

"싫은게 아니라 몸 상태보려고 그런거잖아?"

"실쿠나. 나는 그냥 술이 마시고 시픈거 뿌닌데!"

갑자기 격한 움직임을 보여 술이 확 올라온 도올의 말투는 더욱 꼬부라졌다. 게다가 술을 같이 마시지 않는다고 단단히 착각한 듯 살기까지 내뿜고 있었으니 민준은 뒤로 물러나 다가올 공격에 대비했다. 하지만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도올은 몇분이 지나고 그대로 있을 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도올? 야 너 괜찮냐?"

"..."

"뭐라고?"

"왜 가티 마시는걸 시러하는거야 흐에에엥"

"어?"

갑자기 도올이 울음을 터트리자 민준은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술주정으로 우는 이들은 많이 봤지만 도올이 그럴 줄은 몰랐다. 첫인상만 보고 멋대로 상상한 것이긴 하지만 그렇게 강인해보이던 흉수가 울음을 터트리고 있었으니 어쩔 줄 몰라한 것이었다.

"그러니까 도올. 울지말고. 이야기 좀 들어줄래"

"흐에에엥 시러 그냥 갈꼬자나. 흐어엉"

서럽다는 듯 울고 있는 도올을 보며 민준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술을 가지고 옆에 앉아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그러자 진정이 된 듯 그녀는 울음을 멈추었다.

"마셔줄꼬야? 히끅.."

"그래 마셔줄테니까 울지마라"

"응! 그럼 마시는고야!"

언제 그랬냐는 듯 활짝 웃는 모습을 보며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든 그는 눈물을 닦아준 다음 술잔을 번쩍 들었다.

"쿨..."

"도대체 이게 뭔.."

그리고 도올은 정확히 3잔만에 쓰러져버렸다. 이대로 놔두기에는 주변 자리가 너무 개판이었던터라 민준은 그녀가 깨지않게 공주님 포옹으로 안고는 오두막 안으로 들어갔다. 평소라면 이렇게만 해도 깨는 그녀였지만 술기운때문인지 살짝 인상을 쓰더니 그대로 규칙적인 숨소리를 냈다. 이대로 잘까 싶었지만 밖에 있는 것들이 워낙 개판이었던터라 청소를 끝낸 민준은 마지막으로 기타로 노래 한곡을 뽑아낸 다음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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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늦게 일어난 도올은 머리가 지끈거리는걸 느꼈다. 원래 한번 잠이 들면 최소 3일은 자는 그녀였지만 숙취때문인지 하루만에 깨어버린 것이었다. 다만 숙취라는걸 경험해본 적이 없었기에 머리를 부여잡고 있자 이미 준비를 해둔 듯 민준은 소고기국을 가져다 주었다.

"이게 무엇이지?"

"소고기국이라고 숙취때 내가 자주 먹었던 음식이야"

"그렇군..헌데 국물이 뻘건게 매워보인다만"

매운 음식도 크게 상관없는 도올이었지만 지금은 알 수 있었다. 매운 음식을 먹었다가는 속이 뒤집어질거라는걸 그래서 난감한 듯 말하자 민준은 전혀 맵지 않다고 말해주었다.

"그럼 믿고 먹어보겠다. 그런데 다른 녀석들은 어디간겐가?"

"궁기도 숙취때문에 방안에서 골골거리고 있길래 소고기국을 가져다주었고 도철이랑 혼돈은 밖에."

"그렇군. 그런데 이건.."

"원래 술먹은 다음 날은 일어나는 시간이 다 다르다보니까 식사를 하는 것도 다를 수 밖에 없어"

그의 말에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한 도올은 국물을 떠먹어보았다. 그러자 더부룩한 속안이 괜찮아지는걸 느꼈다. 그래서 국물을 수십번 떠먹게 되었다.

"이런 국물이 없다"

"잠시만 기다려봐 더 가져다줄게."

정말 숙취가 심한 여인들은 국물을 많이 떠먹다보니 일부러 국물을 많이 만들었던 민준은 걱정마지말라는 듯 새로 국물을 떠주었다. 그러자 다시 한번 국물을 떠먹은 도철은 옆에 있는 밥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는데 말아먹는거라고 말해주자 그대로 해서 천천히 먹었다. 빨리 먹고 싶어도 입안에 속안에서 받아주지 않아 천천히 음미하며 먹었던 도올은 처음으로 식사시간이 10분을 넘기게 되었다. 물론 월요일에 먹을 때는 1시간 넘게 걸리긴 했지만 자신의 배를 채우는데는 거의 10분을 넘기지 않았으니 이런 적은 처음이라는 듯 소고기국을 먹었다.

"후우...다 먹었다. 이제 속이 좀 괜찮아지는데..후아앙"

'"원래 술 마시면 피곤하니까 더 자라. 괜히 집으로 돌아가다가 고생하지말고"

"그렇다면 신세 좀 지겠다."

마음같아서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서 자고 싶었는데 몸이 안움직여주다보니 도올은 그대로 잠을 자버렸고 밖으로 나온 민준은 혼돈과 도철에게 기타 연주를 해주며 시간을 보냈다.

저녁시간쯤 일어난 도올은 낮보다 속이 괜찮아진걸 느끼고 흡족하게 웃었다. 다만 아직 완전히 괜찮아진건 아니었기에 저녁식사는 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민준의 조언대로 호수로 향한 그녀는 몸을 깨끗하게 씻었다. 몸에서 냄새가 나는건 아니었지만 상쾌한 기분이 되자 속도 머리도 괜찮아진 것같은 느낌이 들었던 도올은 기지개를 켰다. 그러자 머리 속에 갑자기 누군가를 덮치는 듯한 기억이 스쳐지나갔다.

"어? 무언가 이상하군..?"

생각해보니 전날 술을 마신 후의 기억이 없었다. 처음 고기를 먹을 때까지는 기억이 났는데 기타연주를 하는 중간 뒤는 아무런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갑자기 불안해진 도올은 순식간에 민준의 오두막으로 날아왔다.

"네녀석 어제 무슨..윽.."

"뭐하냐. 무리하지 말라니까"

"그것보다..으윽.."

격한 움직임을 보인 탓에 속이 안좋아진 도올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버렸고 민준은 어이없다는 듯 바라보고는 등을 어루만져주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술을 마시자고 고래 고래 소리치는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다.

"왜 그래?"

"그게 말이다..어제..아니다. 아무것도. 일단. 내가 생각해보는게 낫겠다"

"그래? 알았다.."

심각하게 말하는 도올을 보며 아무런 말을 하지 않은 민준은 그녀의 속이 괜찮아질 때까지 등을 어루만져주었고 속이 다시 괜찮아지자 돌아간다고 말한 도올은 혼돈에게 집으로 옮겨달라는 부탁을 했다. 지금 당장은 속이 괜찮았지만 도약을 사용하는 순간 울렁거림이 다시 올 것 같아서 부탁한 것이었다.

========== 작품 후기 ==========

연말입니다. 술 모임 많으실텐데 속 조심하시고 재미있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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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리버 2016-12-29 06:34 new

흐음 첫코군

딜리버 2016-12-29 06:36 new

사흉수도 슬슬 접수가 끝나는데 충공깽의 결혼식은 언제쯤? 아니면 아랍 미녀찾아서 아랍여행?

-〉 네..? 아랍...?

디마프 2016-12-29 06:46 new

잘보고 갑니다.

-〉 감사합니다.

플레이어드 2016-12-29 07:04 new

던전 디펜스 꿀잼

-〉 소설인가요 게임인가요?

jinsoo 2016-12-29 07:15 new

오 아라비아 이야기나오면 좋을듯 ㅋㅋ

-〉 거절한닼ㅋㅋㅋㅋ

天空意行劍 2016-12-29 08:30 new

누굴거두긴요 다거둬야지

-〉히익 무셔

天空意行劍 2016-12-29 08:31 new

12월이 끝나가니 슬슬 뿌린 모든씨앗 다 거둬야할때

-〉 1월에 거두겠다!

Baramdolyi 2016-12-29 09:16 new

이제 곧 새해네요

-〉 그러게요 ㅠㅠ

Mable Fantasm 2016-12-29 12:18 new

@아...뭐랄까....작가가 이작품을 통해서 옆구리시린것을 대신하는거같은기분인데???

-〉 가슴이 아프다 크헉

비틀비틀 2016-12-29 13:26 new

잘봤어욯

-〉 감사합니다.

프라토니스 2016-12-30 00:34 new

@이런 막았나요 으흐흐 그럼 에그스매싱을 으흐흐

-〉 같은 남자로서 너무한거 아닙니까! 거길 공격하다니.

사흉수[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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