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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흉수 --> "궁기. 있나?"
"어라 도올언니 무슨 일로 찾아오셨어요?"
민준의 집이 아니라 자신의 집에 찾아왔다는 것에 놀라면서 내심 기뻐한 궁기는 눈을 반짝이며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자 한숨을 푹 내쉰 도올은 옷에 대해 이것 저것을 물어보았다. 그러자 세상 행복한 표정으로 베시시 웃은 궁기는 이것저것 알려주었다. 대부분은 민준에게 배운 것들이었지만 자신의 감성을 더한 그녀는 도올에게 긴 치마와 딱 달라붙은 상의를 추천했다.
도철과는 다르게 치마를 입는 것에는 큰 거부감이 없는 도올이었지만 상의가 문제였다. 지금껏 단 한번도 목까지 오는 옷을 입어본 적이 없었던터라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모습임에도 불구하고 불편함을 호소했다. 만약 어울리지 않았으면 모를까 이걸 위한 옷이라고 할만캄 잘어울리는 상하의였으니 궁기는 무척이나 아쉬워하며 다른 곳을 골라주었다. 그리고는 점심 때 민준의 오두막을 찾아가 도올과 있었던 일을 설명하고 어떻게 하면 그걸 입히게 할지에 대해 물어보았다. 그러자 민준의 답은 포기하라는 것이었다. 너무 허무한 답에 어이가 없어한 그녀는 순간 민준의 멱살을 잡을 뻔 했다.
"내가 널 엿먹이자고 이런 말을 하는게 아니야."
"그럼 뭔가요? 대뜸 포기하라는 말은 좋게는 안들리는데요?"
"그렇겠지만. 이제 막 옷에 관심을 가진 녀석한테 붚편함을 감수하라는 말은 너무하잖아? 그러니까 조금씩 바꾸어보는거지. 그래도 안되는 경우가 있긴 해."
민준 그 역시 목에 무언가 닿는걸 무척이나 싫어했다. 그래서 살면서 목티를 직접 입은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이렇게 말하면 연인들이 선물을 준 옷을 입었다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아니었다. 그가 불편함을 감수하고 목에 무언가를 한 것은 군대에 있을 때뿐이었다. 그 때는 정말 이러다가 죽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었지만 그 뒤는 아니었다. 소꿉친구인 두 여인이 선물을 주었을 때 어떻게든 입어보려고 했지만 너무 고역이었던터라 사정 사정해서 옷을 바꾸게 되었으니 그는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말을 해주고 있는 것이었다.
"그럼 정말 잘 어울리는 옷도 포기해야한다는 말인가요?"
"그건 니가 만족하는거고. 도올이 만족하게 만들어야지. 그럴려면 일단은 불편함이 없어야해."
"아..."
순간 망치로 머리를 맞은 것같은 충격을 받은 궁기는 한참동안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다. 도올이 입었던 옷은 확실히 잘 어울렸지만 그건 도올이 선호하는 옷들은 아니었다. 따지자면 자신이 선호하는 것들이었다. 그러니 애초부터 잘못되었다는걸 깨달은 그녀는 또 하나 배웠다는 듯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그럼 당신은 하북에 있는 여인들이 취향하닌걸 주면 입지않을건가요?"
"정말 버티기 힘든건 말하지. 그걸 그냥 넘어가면 그 녀석들이 착각할테니까. 그러면 서로 불편하게 되잖아"
"그렇네요. 그럼 도올 언니에 관한건 어떠헥 하는게 좋을까요?"
"그녀석은 몸매를 자랑하는걸 은근히 좋아하는거 같던데? 도철과는 조금 다르게 말이야"
도철의 경우는 그냥 옷입는게 귀찮고 불편해서 붕대로 감아주었다가 요즘들어 속옷만 입고 있는거 뿐이었지만 도올은 은근히 과시욕이 있었다. 그래서 옷을 입을 때도 자신있는 곳을 보여주었는데 그 중 하나가 배였다. 군더더기 없고 매끈한 복근은 모델이라고 해도 믿을만흠 매끈했다. 거기다가 기럭지까지 길어 무슨 옷을 입어도 잘 어울렸는데 도올 역시 자신의 몸매가 뛰어난걸 알고 있는 듯 특히 배에 자신감이 있는 듯 매꼽이 들어난 옷들을 많이 입었다. 그러니 궁기가 추천해줄 때도 이런 옷들 위주로 추천하는게 좋겠다고 추천하자 그녀는 민준의 안목이 뛰어나다는 걸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나야. 수십명의 옷을 추천해주다보니 안목이 그만큼 발달한거지. 너도 그렇게 될거야"
"흐응..그렇게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주는건가요?"
"그렇네. 생각해보니까?"
그럴 의도로 말한건 아니었지만 생각해보니 맞았던터라 어이없다는 듯 웃은 민준은 헛기침을 했다.
"어물쩡 넘어가려는건가요?"
"그야 니자 맞는말을 했으니 어떻게 하냐. 아무튼 이런걸 보면 흉수라는 생각이 전혀 안든단 말이야"
"무슨말인가요 그게"
"너희를 비하하는게 아니라 몇백년동안 이곳에 있다보니 조금 시대에 동떨어진 감이 없지않아 있는데 너는 그런 느낌이 전혀 없어서 가끔 다른 녀석들 대하듯 대할 때가 있다고."
처음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시간이 지나고 어느정도 친근감이 생긴 뒤가 문제였다. 그녀가 호감이 없다는건 누구보다 잘 알기에 일정거리 이상은 다가가지 않았지만 서슴없이 대하다보니 가끔 소녀들이나 동생 대하듯 말하는게 문제였다. 그렇게 하지 말아야지라고 다짐을 하긴 했지만 그녀가 하는 행동이나 구사하는 말들이 세련되서 착각하게 되어버렸다.
"뭐..거기에 대해서는 칭찬이라고 듣겠어요. 그리고 이제 슬슬 들어가보셔야할거 같은데요? 왠지 살기가 느껴지는게 제 뒤통수가 아플 지경이네요"
"그보다는 밥 만들어야하니까 니가 들어가서 혼돈 화장하는 법 좀 가르쳐주고 있어"
"저길 들어가라고요?"
정사를 나눈 뒤 비릿한 냄새가 나는 방을 들어가는게 차라리 더 쉽게 느껴졌던 궁기는 민준과 방을 번갈아가며 보았지만 그는 뒤를 맡긴다는 말을 하고는 주방으로 가버렸다. 결국 방안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었던 그녀는 도철에게 취조당하는 느낌으로 몇가지 질문을 받은 후에야 풀려날 수 있었다.
"도철언니도 언니가 싫어서 그런건 아니예요"
"알아. 아는데 그게 무섭단 말이야. 그리고 너도 질투할 때 꽤 무섭거든?"
"에엑? 제가요? 질투했어요?"
"그럼~ 엄청 이글거리는 눈으로 보던데?"
"하으으..."
도철은 감정을 잘 숨기지 않지만 도철은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궁기와 민준이 있을 때도 질투심을 내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자신이 모르는 사이 보인 것 같아 부끄러웠다. 그러자 궁기는 괜찮다는 듯 빙그레 웃었다.
"내가 책에서 봤는데 적당한 질투심은 사랑의 원동력이래. 그리고 너도 지금 표정이 풍부해져서 엄청 아름다워"
"정..정말요?"
"그럼~ 저 남자야 원래부터 아름다웠다는 말을 하겠지만 내가 보기에는 여성스러워졌다고 할까? 뭐그런 느낌이 있어"
풍기는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하는게 맞을 것이다. 웃고 우는건 다름이 없었지만 가끔 요염한 표정이나 여성스러운 자세를 할 때면 혼돈이 여성이었다는 사실을 다시금 떠올릴 수 있었다. 그러면서 머리카락이 조금 더 길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건 혼돈 그녀도 마찬가지였으니 그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오라버니께서는 잘 어울린다고는 하지만 저는 여기서 조금은 더 길렀으면 좋겠어요. 너무 머리가 짧아서..아쉬워요"
거추장스럽다고만 생각했던 머리카락이지만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아쉽게 느껴질 수 밖에 없었기에 머리를 벅벅 긁자 궁기는 빙그레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래. 여기까지만 기르며 좋겠네."
많이도 아니고 머리카락이 뒷목까지만 내려오면 좋겠다고 한 그녀는 화장을 시작했고 혼돈 역시 수긍하며 거울을 뚫어지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오늘은 조금 짧습니다.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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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비틀 2016-12-26 14:35 new
음? 첫코잖아? 공손찬이다!
-〉 축하드려요
소드댄서 2016-12-26 14:36 new
흑월도 내놔요
-〉 흑월은 기다려달라
Baramdolyi 2016-12-26 15:53 new
수고하셨어요.
-〉 감사합니다.
jinsoo 2016-12-26 15:57 new
연참이 필요하다 솔로여
jinsoo 2016-12-26 15:57 new
솔로라 할게 없단말이다
-〉 피곤합니다 헣겋ㄱ
신왕일묘 2016-12-26 17:35 new
전기는 어디서 구함??
장주가 범인잉 구나~~
-〉 헤헤헿
플레이어드 2016-12-26 18:34 new
자야지
-〉 잘자용
天空意行劍 2016-12-26 19:18 new
안되긴뭐가안됨 얼른 열매 거두삼 놔두면 땅에떨어져서 숲됨
-〉 ㅎㅎㅎㅎ...
사흉수[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