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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흉수 --> 아무도 없는 정자에 앉아 기타줄을 튕기며 노래를 흥얼거린 민준은 잠시동안의 평온을 즐겼다. 분명 아무도 없음에도 잠시간의 평온이라 한 이유는 간단했다. 조금있으면 누군가 올 것이 틀림없었기 때문이다. 그게 누가 되었든 오는건 틀림이 없었기에 그는 일부러라도 조용한 노래를 연주했다.
한참을 그렇게 연주하던 민준은 기타연주를 그만두고 일어나려고 했지만 갑자기 등 뒤에서 풍만한 감촉이 느껴져 일어날 수 없었다.
"벌써 끝나는거야? 난 더 듣고 싶은데~?"
애교 가득한 목소리로 말한 여인은 귓볼을 씹어왔다.
"동탁 너였어? 나는 손책이나 주유인줄 알았는데"
"흥. 그런 년들을 먼저 생각하다니 감이 너무 죽었네? 오늘 밤 다시 떠오르게 해줘야겠네. 그보다 연주 더해줘~"
단 둘이 있다보니 평소의 고압적인 태도가 아닌 사르르 녹는 애교로 말한 동탁은 어느세 민준의 무릎 위에 등을 깔고 누워선 싱긋 웃으며 목에 팔을 둘렀다. 그리고는 천천히 그의 얼굴을 자신의 쪽으로 가져가 입맞춤을 하려고 했지만 어느세 반대편에서 손하나가 등장했다.
"가후 무얼하는겐가? 이럴 땐 조용히 내버려두는게 미덕 아닌가?"
"어머 어머 무슨 소릴 하시는거예요? 낭군님의 일은 별개 아닌가요~?"
두 여인이 불꽃을 튀기자 민준은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더니 동탁을 번쩍 안아 들었다. 그런 후 가후의 손을 잡아 두 여인의 양옆에 끼고 벌렁 누워버렸다. 손을 빼거나 일어난다면 얼마든 벗어날 수 있었지만 둘은 아무것도 하지않았다.
"이러면 되잖아? 그리고 가후가 왔다는건 동탁에게 용건이 있는거 아니었어?"
동탁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여인이었다. 그러다보니 관리들이 무척이나 애를 먹었는데 그런 그녀에게 일을 시킬 수 있는게 그나마 가후였다. 예전 동탁이 황녀를 데리고 있을 당시에 일을 같이 해본 경험이 있어 강제로 떠넘겨졌다는 표현이 옳은 것이겠지만 동탁 역시 멋대로 행동하기만 하는 것은 아니었다. 맡은 일은 착실히 끝내두었고 오늘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은 철저하게 하지 않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일을 안하고 놀기만 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기일은 정확히 맞추었으니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가후는 그녀를 찾아온게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었다.
"일이 빨리 끝나서 낭군님 만나러 왔죠~ 그런데 동탁님이랑 노닥거리고 있길래 방해한거예요."
"네년은 방해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군 그래?"
"뭐 어때요? 제가 아니여도 방해할 여인들은 많은걸요?"
원소나 손권같은 온건파의 경우 절대 방해를 하지않는다. 그래서 다른 여인들도 그녀들이 민준과 노닥거리는 모습을 보면 조용히 지나가거나 그녀들의 애정표현이 끝날 때를 기다린다. 하지만 강경파의 경우 많이 달랐다. 소유욕이나 독점욕이 심한 여인들이다보니 다른 여인들이랑 함께 있을 때 끼어드는 일이 허다했다. 만약 자신이 끼어들기만 하고 남이 끼어드는 걸 화내거나 정색했다면 큰 싸움으로 번졌겠지만 그녀들은 자신들이 끼어드는만큼 남들이 끼어든다고 해서 크게 뭐라고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강경파 중에서 가장 심한 것 중 하나가 동탁이었으니 그녀는 누가 끼어든다고 해서 눈치를 주고나 하지 않았다. 그저 하던 일을 끝내지 못한 것을 아쉬워할 뿐이었다.
"그럼 네년이 끝났단 말은 다른 녀석들도 끝났단 말이군?"
"아마도요? 조금있으면 올껄요?"
말이 끝나기 무섭게 멀리서 누군가 뛰어오는 소리가 들려 몸을 일으킨 민준은 소리의 근원지를 찾기 위해 두리번거렸다. 그러자 손책과 원술이 있는 힘껏 이곳을 향해 뛰어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이거 안좋군"
"마음 단단히 먹는게 좋겠네요. 저희를 보고 원술 표정이 바뀐거 같으니까요."
소유욕이 강하고 질투심이 강한 원술은 투정도 강했다. 그러다보니 민준이 다른 여인과 노닥거리는
모습을 보면 전적으로 그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말만 하면 다행이었지만 이럴 경우 있는 힘껏 달려들어 날라차기를 해버렸으니 민준은 머리를 적벅 긁을 수 밖에 없었다.
"피하면 안되겠지?"
"원술이 삐진거 보고 싶으면 그래도 되고요."
예전에 한번 피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당시 삐져서 아무런 말도 안했다. 문제는 도망치는게 아니라 품안에 안겨서 아무런 말도 안했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다른 여인과 말하면 꼬집고 그렇다고 말을 걸면 흥! 이라고 하고는 말을 안했으니 민준은 있는 힘껏 달려와 날라차기를 하는 원술을 그대로 받아줄 수 밖에 없었다. 아니 정확히는 날라차기를 하는 원술을 받아 들이고는 품안에 꼬옥 안아주는 곡예같은 느낌의 행동을 해야했지만 거기에 익숙해진 민준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걸 해냈다.
"헤헤. 잘했어! 그리고 너 왜 이 녀석들이랑 같이 있는거야! 지금은 혼자 있을꺼라 생각했는데!"
"그거야 저희가 일을 빨리 끝냈으니까 그런거 아니겠어요? 후훗"
"이익! 나도 저녀석들한테 해준거처럼 입맞춤!!"
"뭐하는거냐 너? 저녀석들이 언제 입맞춤을 했다고 은근슬쩍 수작이야?"
"쳇"
옆에 있던 손책이 입을 막자 혀를 찬 원술은 그녀를 노려보았다.
"민준 너는 뭐한다고 이런 녀석을 꼬신거야?"
"뭐 이런 녀석? 그리고 네가 운이 좋아서 민준을 먼저 발견한거지 조금만 빨랐으면 우리가 발견했거든?"
"흥. 그렇다고 네가 민준을 잘 보살폈을거 같아? 의심자라고 감옥에 쳐넣거나 고문하지 않았으면 다행이게?"
"윽..아..아니거든!"
여기에 대해서는 원술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아니 한사람 동탁뿐이었다. 그녀는 무려 탈옥을 했던 민준을 재미있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살려주었으니 신분이 불투명한 그를 호위무사로 삼은 원술에게 비빌 수 있는 유일한 여인이었다.
"그렇게 따지면 이몸이 가장 대단한 여인 아닌가? 탈옥한 걸로도 모자라 황제가 될 여인의 알몸을 본 것을 그냥 넘어가지 않았나? 평소였다면 즉결처분이다."
손가락 하나 까딱했으면 민준의 목이 날아갔을 것이다. 물론 그렇게 되었다면 이런 평화로운 나날은 없었을테니 동탁은 우쭐하며 말하자 원술은 혀를 찼다.
"흥! 그 때 만약 민준이 죽었다면 네 목이 달아다고 없었을껄?"
"그야 그렇겠지. 하지만 결과적으로 본다면 이 몸은 민준을 살렸고 덕분에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지 않나? 그러니 이 몸이 가장 중요한 일을 했다고 할 수 있지"
"아니거든!! 내가 민준을 데리고 온게 가장 중요한 일이거든! 덕분에 원가도 합병되고 많은....따지고 보면 네가 가장 문제잖아 나쁜놈아! 나랑 장각이랑 같이 해서 알콩달콩 살아도 되는데!"
-그게 가능할리가 없다는걸 원술도 잘알지 않음? 애초에 주인의 여복 아니 여난은 내가 요술을 부리지 않아도 될만큼 대단한 것이었음!-
물론 원술에게 들리지는 않겠지만 요술서는 솔직하게 말했다. 그도 그럴것이 민준과 융합된 후 몸을 이용해서 무언가 재미있는 일을 하려고 했는데 알고 보니 아무것도 안해도 될만큼 여난이 대단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요술서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요술을 부린 적이 없었다. 이건 아쉬워 하면서도 재미있어하는 부분이었기에 민준에게 자부심을
가지라고 했다가 욕만 처먹었다.
"그래서 뭐하고 싶은데? 여기서 계속 티격태격할건 아니잖아?"
"당연하지 이러고 있는 시간도 아까운걸! 그러니까 네 방으로 가자! 방에서 밥도 먹고 누가 가장 대단한지 가려봐야할거 같아"
결국 돌고 돌아 관계를 가지면서 승부를 낸다고 말한 원술이 승부욕을 불태우자 다른 세명의 여인도 바라는 바라는 듯 승부욕을 불태웠다. 문제는 승부를 낸다는게 소문이 퍼지면서 여포와 조자룡, 하후자매등 8명이 추가로 참가를 했고 민준은 잠자긴
글렀다는 듯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었다.
========== 작품 후기 ==========
오늘은 날이 추워서 그런지
편의점에 손님이 없어서 휴대폰으로 한편 적어 올립니다.
내일 하루는 어찌될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올린다면 삼국지를
지금 올리니 무림이 올라가겠네요. 그리고 편의점에 올리는거라 리리플은 월요일 글부터 다시 하도록 할게요
그럼 재미있게 봐주세요.
사흉수[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