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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월의 부탁 --> 긴 이야기가 될 것 같았기에 민준은 끓는 물에 차를 넣어서 가지고 왔다. 이런 오지에서 무슨 차가 있냐고 할수도 있겠지만 예전 주방을 개조하기 위해 재료를 사러 갔을 때 가지고 온게 있었던터라 그걸 넣어서 끓인 것 뿐이었다. 전문적으로 차를 끓여파는 이들이나 시녀들보다는 못했지만 그래도 마실만한 차가 완성되자 조심스럽게 가지고 온 민준은 여인들의 앞에 가져다 두었다. 그러자 다도를 배운 것인지 향을 맡는 궁기와는 다르게 도철은 뜨거운 것은 질색이라는 듯 인상을 썼다.
"그럭저럭 괜찮네요. 그래서 무슨 일이 있었던건가요? 어째서 이 두 사람이 여기에 있는건가요?"
"이걸 설명하려면 꽤 오래 이야기해야할거 같은데 괜찮겠어?"
"네. 저는 여유로우니까요.":
요리를 만드는 것도 머리카락을 만지는 것도 지금 이 일보다는 우선시할 수 없었다. 그래서 담담하게 말하자 민준은 어디서 부터 이야기해야할지 모르겠다는 듯 턱을 쓰다듬다가 처음부터 이야기하기로 한 듯 이곳에 왔을 때의 일을 이야기했다. 이미 아는 내용이라 궁기가 인상을 찌푸리자 민준은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꺼라 말해주며 말을 이어갔다.
처음 이곳에서 싸운 것부터 해서 죽이겠다고 노래를 부를 때 당시에는 아무런 감정이 없었고 그 뒤. 대련을 시작하면서부터 변화가 생겼다고 하자 당사자였던 도철도 놀란 듯 눈을 깜빡였다.
"내가?"
"나에 대한 인상이 바뀌었다는게 아니고 생각이 바뀌었다고."
감정이 싹튼게 아니라 무조건적인 적의가 호기심으로 바뀌었다는 말을 해주자 이해하기 어렵다는 듯 인상을 썼다.
"그러니까 이 호기심이라는게 거창한게 아니라 대화가 가능해졌다고. 너 처음에는 내 말 들었어? 안들었잖아? 무슨 말만 하면 중간에 짜르고 욕하면서 죽여버린다는 말만 했잖아?"
"그건..그렇지."
생각해보면 그랬다. 처음 만났을 당시 그녀는 민준의 말을 듣지않았다. 죽여야할 대상으로만 봤다. 그래서 실행에 옮기려다가 신수들의 분신에게 호되게 당하긴 했지만 애초에 대화를 하겠다는 생각조차 한적이 없었다. 그러다가 살기를 죽이고 그를 공격하는 방법을 찾던 도중 대련을 하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럼 언니. 그때 대련을 승낙하신 이유가.."
"사실 저녀석 죽이려고 그런거야. 살기를 담지 않고 휘두르는 주먹에는 언니들도 반응을 하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한가지 예상 못한게 있었어. 이녀석이. 날렵하다는거야"
신수들의 힘만 믿고 온줄 알았던 녀석이 생각보다 날렵했고 공격도 제대로 먹히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이 당할 정도였으니 화가 머리 끝까지 났던 도철은 이녀석을 죽이겠다는 생각에서 한대만 때려보자는 걸로 생각이 바뀌었다. 그러다보니 하루 종일 대련하게 되었고 어느세 그의 말을 들어도 말을 자르지 않게 되었다.
"그럼 언니는 그렇게 대련을 하다가 관심이 생겼고..그 사랑? 이라는걸 하게 된거란 말이죠?"
"중간 중간 어울리는 일이 많다보니 그렇게 된거 같긴해. 가장 크게 한몫한건..사실 음식이었지만.."
기타연주도 좋긴 했지만 그가 해주는 요리를 먹은 순간부터 날것을 먹기가 싫어졌다. 먹을 수 없는건 아니었지만 더욱 맛있게 먹는 방법이 있는데 굳이 이렇게 먹어야하나 생각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죽이고자 하는 의지는 점저 약해졌고 살려둔 상태에서 이용해먹자는 쪽으로 바뀌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러던 도중에 혼돈이 필요이상으로 이 녀석한테 가까워지니까 그게 신경쓰여서 더욱 붙어있었지 그러다보니 기타 연주하는 모습도 멋지구나 이런 생각하게 되고..아이 씨 왜 나만 이야기하는건데! 혼돈 너는 왜 이녀석한테 끌린거야!"
"아..저요? 그게 저는 조금 더 창피한...아니네요. 이건 언젠가 말하려고 했었던거니까 말씀드릴게요."
도철이 민준에게 가까워지는 걸보고 경계할 사람이라 생각하고 주변을 맴돌았던 것은 사실이었다. 그리고 요리가 맛있어서 자주 찾아온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결정적인 감정변화는 이런게 아니라 기타연주에 있다는 걸 솔직히 털어놓았다. 그러자 두 여인은 기타연주가 그리 중요한거냐는 듯한 눈빛으로 혼돈을 바라보았는데 혼돈은 부끄럽다는 듯 노래를 듣고 울었다는 말을 해주었다.
"울어..? 왜? 저 녀석이 뭐 했어?"
"아니예요. 노래의 뜻을 알게 되어서 눈물이 났던거예요. 언니들에게 언제나 폐만 끼치는게 아닐까 생각한거도 있고 여러가지 복잡한 감정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오라버니한테 그 감정을 모두 토해냈으니까요..둘만의 비밀이라고 했을 때부터 신경쓰여서"
"뭐어? 둘만의 비미일?"
도철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민준을 노려보았다. 화가 났다기보다는 질투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진정해. 그때는 어쩔 수 없었다고. 내가 너희한테 혼돈이 울었다고 말할 수 있는거도 아니고 혼돈도 감정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으니까 그렇게 말한거지."
"맞아요. 언젠가 제가 말하려고 했어요. 잘못된 일도 아니었고 혼자 너무 언니들한테 미안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그게 오늘이 될줄은 몰랐지만요"
"그럼 결국 두 사람은 이 사내랑 대화를 자주 하면서 그렇게 되었다는데 그럼 나는.."
"그건 지금으로서는 절대 없을테니까 안심해"
"...절대라고 단정짓는 이유가 궁금하네요."
"지금처럼 네가 하고 싶은 목표가 있어서 그것만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면 누구랑도 이어질 일이 없을거야. 원래 감정이라는건 그런 목표가 있을 땐 생기지 않는 법이니까. 물론 같은 곳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이 있다면 모를까."
"같은 목표를 향해 나가아는 사람이라니요?"
"지금 내가 너한테 가르쳐주는게 아니라 서로 배워가는 입장이라면 자연스럽게 의지하게 돼. 그러면서 많은이야기를 나누겠지. 그러다보면 감정이 싹틀수도 있다는거야.하지만 지금 너와 나는 입장이 다르잖아?"
"인정하긴 싫지만 그렇죠 배울게 많은 사람이죠."
"그러니까 감정이라는게 싹틀수가 없는거야. 나한테 배워서 니 것으로 만드는 시간도 벅차니까 말이야."
"그렇군요..."
이해를 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자 민준은 앞에 있는 차를 후루룩 거리며 마신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단 너희끼리도 대화를 나누어봐야할테니 자리 비워줄게. 아침은 조금 늦게 먹어도 상관없지?"
"지금은 어쩔 수 없지 뭐."
식사를 하는거 보다 서로 대화를 나눈게 중요했던만큼 민준이 자리를 지켜주자 그녀들은 천천히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감정을 들어낸 뒤라 어색하긴 했지만 이 감정이 거짓이 아니다. 저 사내에게 약접이 잡힌게 아니라는걸 말해주고 싶었던 두 여인은 필사적으로 설명을 했다.
"제가 뭐 반대한다고 해서 들을 분도 아니잖아요. 그리고 저 남자라면 다른 인간들처럼 노림수가 있어서 이곳에 온거도 아니구요."
괴물을 잡고 영웅이 되고 싶다던 사람, 지나가던 상인등 각양각색의 사람이 있었지만 그들과 민준은 생각부터가 달랐다. 목적이 있어 온 것은 똑같았지만 그는 신인 흑월과 사신수를 관장하는 황룡에게 부탁받아서 이곳에 온 것이고 의도적으로 무언가를 하기 위해 접근하지 않았다. 그냥 있는 그대로 자신을 보여줬고 시간이 지나면 돌아간다 했다. 그전에 필요한게 있으면 얼마든 가르쳐준다는 말까지 했으니 대인배라는 말이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몸이 목적일리도 없을테고..아니 잠깐 우리를 구원해준 다음 흑월님을 어떻게 해볼....그럴리가 없나?'
신을 범하려고 한다. 그런 불순한 의도였다면 흑월이 가만히 있을리가 없었다. 그리고 많이 겪어보지는 않았지만 민준이라는 사내는 그렇게 계획적이도 않았다. 부인들에 대해 말할 때면 어쩌다보니 이렇게 늘어난거뿐이라는 말을 했다. 그렇다고 나몰라라 하는 이는 아니었으니 분명 흑월을 범하기 위해 이런 부탁을 들어준건 아니었다.
'그럼 도대체..'
그럼 무엇이 목적이라 이런 일을 한 것인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던 궁기였지만 민준은 처음 만났을 당시 확실하게 말했다. 흑월의 부탁이었다면 거절했을거라고 사랑하는 여인중 하나인 황룡의 부탁을 차마 거절하지 못해 이곳에 왔다고. 하지만 궁기는 그 때 당시 한 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 흑월과 황룡에게 부탁을 받았다는 말만 기억할 뿐 제대로 떠올리지 못해 혼자 머리를 싸매고 끙끙거리고 있는 것이었다.
========== 작품 후기 ==========
재미있게 봐주세요!
어제 밤에 먹었던 족발이 새벽 내내 소화가 안되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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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마프 2016-11-26 03:39 new
잘보고 갑니다.
-〉 감사합니다.
프라토니스 2016-11-26 04:49 new
@재미잇게 보고갑니다. 그런의미에서 아키바에서 스트립어떠세요?
-〉 아키바에서요? 게임은 아는데!
플레이어드 2016-11-26 05:02 new
딜을하자
-〉 딜이용?
天空意行劍 2016-11-26 08:45 new
칫
-〉 헤헤
소드댄서 2016-11-26 09:41 new
작가가 겁을 많이 잃었나 보군요
-〉 제가요? 왜죳
Baramdolyi 2016-11-26 11:09 new
얼마나 이글거렸으면ㅋㅋ
-〉 ㅎㅎㅎ
정수림 2016-11-26 11:35 new
딜이부족하다..
-〉 딜! 딜을하자
림여혜 2016-11-26 15:23 new
올만이요 작가양반!! 몰아보기 힘들구만 헉헉헉...
-〉 수고하셨습니다.
풍령화객 2016-11-28 04:31 new
작가님 가볍게 시작한 소설이 만리장성을 쌓고있네요
풍령화객 2016-11-28 05:37 new
곧있으면 햇수로 5년차 12년도시작하셨으니
-〉 그러게요. 진짜 가볍게 시작했는데 ㄷㄷ
값낪닶랎 2016-11-28 12:32 new
드디어 정주행 했다 ㄷㄷ 한달 걸렸다 ㄷㄷ
-〉 헉 정주행..감사합니다.
흑월의 부탁[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