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삼국지 연희-1550화 (1,550/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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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월의 부탁 --> 한창을 노닥거리고 있는 사이 갑자기 문이 벌컥하고 열렸다. 깜짝 놀란 두 사람은 민준의 품안에서 벌떠 일어나 문쪽을 바라보았다.. 이걸 숨길 생각은 없었지만 지금 시간은 오후 9시. 찾아올 사람은 한명도 없었기에 눈을 깜빡거리며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곳에는 하품을 하며 들어온 도올이 있었다.

"어라 뭐야. 너희 둘?응? 내가 자는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거냐?"

"그러는 넌 갑자기 여긴 왜 왔어?"

궁기라면 모를까 도올이 찾아온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도철이 물어보자 다시 한번 하품을 한 도올은 별거 아니라는 듯 말했다.

"자고 일어났더니 식량이 떨어졌더라고. 잡으로 갈까 했는데 귀찮아져서 말이야. 같은 귀찮음이라면 맛있는걸 먹는게 좋겠다 싶어서 여기로 온거지."

"정말 간단하고 좋네. 그럼 잠은 다 잔거야?"

"일단은. 그리고 너. 저번처럼 아무거나 요리 하나 해줄 수 있나?"

늦은 밤에 찾아온 것에 대한 미안함은 있는 듯 머뭇거리며 말하자 민준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만약 그녀가 하대를 하거나 명령조로 말했다면 말들어주지 않았을테지만 그런게 아니었으니 합격점이라는 듯 기다리라는 말과 함께 주방으로 나갔다.

"후우. 그러고보면 너희들은 왜 이런 시간까지 여기에 있는거지?내가 자고 있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나?"

잠에 빠지기 직전에 들었던 것은 도철이 민준이라는 사내와 대련을 한다는 것이었다. 마음이 내킬때까지 싸우다가 자신의 본거지로 돌아간다고 했으니 이곳에 있는 것 자체는 이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오두막 내에 들어간 적은 한번도 없다고 들었던터라 이해가 가지 않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자 두 사람은 당황한 듯 횡설수설했다. 딱히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 알고 싶지 않았지만 이렇게 당황한 모습을 보자 흥미가 생긴 듯 자리에 앉은 도올은 어떤 일이 있었는가를 다시 한번 물어보았다.

"너랑은 관계없잖아"

"관계 없지. 하지만 도철 매일 같이 처죽인다고 노래를 부른게 너다. 그런데 이곳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있으니 궁금한거 뿐이다. 설마 저 남자에게 반했나?"

"뭐?바..바..반해? 누..누가 누군한테...그리고 넌 반하다니..? 그런 감정도 안단 말이야?"

"..? 모르는 녀석도..아니군 넌 몰랐나보군. 사랑이라는 감성은 당연히 있는거 아닌가? 다만 짝이 없을 뿐이지. 아무튼 꼴을 보아하니 너랑 혼돈은 짝을 찾은 것 같군"

예상외로 눈치가 빠른 도올의 말에 혼돈은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어서 고개를 푹 숙였고 도철은 너..너..! 라고 말을 더듬을 뿐이었다. 여기서 조금만 더 했다가는 도철이 진심을 다해 공격할게 뻔했기에 잘 해보라는 말을 해준 그녀는 바닥에 놓여있던 잔을 들고는 물을 벌컥 벌컥 마셨다.

"시원하군. 그래서 궁기는 없나? 그 녀석이라면 너희들이 있는 곳에 없을리가 없을텐데"

화제를 돌리겠다는 듯 물어보았지만 두 여인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고개를 절래 절래 저었다. 그러자 도울은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흉수들 중 다른 흉수에게 가장 관심이 많고 뒷바라지를 하는게 궁기였다. 성격도 똑 부러져서 말로써 이길 수 없는 유일한 존재였으니 도울은 그녀가 깨울 때만은 이례적으로 화를 내지 않았다. 그녀가 깨웠다는 말은 그만큼 급한 일이 있거나 필요한 일이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그런 그녀가 도철과 혼돈 두 사람만 있는데 함께하지 않는다는 것도 이상했다. 이런 말을 하면 도철이 화를 내겠지만 그녀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폭탄이었고 혼돈은 그녀를 진정시키지 못했다. 그러니 이 둘만 있다가 도철이 폭주를 하거나 짜증을 냈을 때는 막을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야. 도올 너 또 내가 다 때려부순다고 생각했지?"

"어떻게 알았는가?"

"네년 눈을 보면 다 티가 난다고 특히 내가 사고 칠거 같으면 인상을 팍 쓰는게 보기만해도 내가 짜증이 나거든? 그리고 여기선 안해"

"안한다고? 저 사내 때문인가? 놀랍군"

"이미 들킨마당이고 숨길 생각도 없었지만 어쩌다보니 그렇게 되었으니까 괜한걸로 저녀석한테 시비걸지 말라고"

"하. 이상한 소리를 하는군. 내가 저 사내에게 시비걸 이유가 무엇이 있나? 자칫 잘못했다가는 청룡언니나 주작에게 끔살 당할수도 있는데 말이지. 그게 아니더라도 음식을 맛있게 만들어주었으니 만족한다.ㅏ"

처음 만났을 때부터 민준을 위험등급으로 부류해둔 도올이었다. 의미없이 잠을 깨우거나 시비를 건다면 모를까 그게 아니라면 딱히 부딪힐 생각은 없었다.. 그래서 도철의 말에 코웃음을 친 것이었는데 이것조차 짜증나는 듯 그녀는 욕지꺼리를 내뱉았다.

그리고 요리를 다 만들어서 가지고 온 것인지 민준은 큰 쟁반에 그릇을 세개 가지고 들어왔다.

"어? 우리꺼까지?"

"오라버니..?"

이미 식사를 끝낸 후였던터라 이해가 안된다는 듯 물어보자 민준은 이번엔 다른 음식을 가져왔다고 하고는 음식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했다..

여러가지 야채와 함께 고기를 넣은 죽과 비슷한 이것의 이름은 스튜인데 속을 풀기에는 최고의 음식이라고 하자 도올은 감탄사를 내뱉으며 한 입 먹어보았다.

"확실히 맛있군 그래"

"그리고 너희들은 한번 맛보라고 조금만 넣었어"

언제든 만들어줄 수 있는 음식이지만 맛은 봐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작은 그릇에다 담아둔 것이었고 그걸 맛본 혼돈과 도철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맛있다는 말을 해주었다.

그녀들이 먹었던 것은 금방 끝났지만 도올은 큰 그릇에 담겨 있었기에 후후 불며 스튜라는걸 먹었다. 밥이 있으면 딱 좋았을 법했지만 어디에도 보이지 않아 아쉬워하고 있었는데 숟가락을 깊게 뜨자 여러가지 야채들이 함께 나왔다.

"원래 스튜 하나로도 든든해질 수 있는거니 걱정말고 먹어."

무엇때문에 아쉬워하는 잘 알고 있다는 듯 말하자 도올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스튜를 먹는 것에 집중했다. 어느세 한그릇을 뚝딱 먹고 난 그녀는 몸안 깊숙한 곳부터 따뜻해지는 걸 느꼈다.

"후아암 맛있었다. 그리고 몸이 따뜻해지니 졸리는군. 그럼 자주 찾아오도록 하지"

이제 잠도 적당히 다 잤으니 할게 없어진 도올은 자주 찾아온다는 말을 하고 돌아가버렸다.

그녀가 떠난 후 정리를 끝낸 민준은 모닥불에 장작을 넣은 다음 기타연주를 해주었다. 장작이 타들어가는 소리와 기타소리가 어울려 꽤나 좋은 소리를 냈는데 노래가 끝나는걸 아쉬워한 두 여인은 한곡 만 더 불러달라고 말했다. 그렇게 한곡 더를 계속 외치다보니 어느세 시간은 12시를 넘어가게 되었다. 이런 늦은 시간까지 깨어있어본 적이 없었던 혼돈은 꾸벅 꾸벅 졸기 시작했는데 민준은 그런 그녀가 사랑스럽다는 듯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헤어지기 싫어서 그런거 같은데 자고 싶으면 여기서 자도 돼"

"진짜?"

"나 좋아한다며? 그럼 괜찮은거 아니야? 그리고 내가 어떤 응큼한 짓을 해도 화 안낼꺼잖아?"

"그..그건 그렇...무슨 말을 하는거야 너!"

장난삼아 말해본 것이어지만 진지하게 답변을 한 도철은 부끄럽다는 듯 주먹을 휘둘렀다. 머리에 정확히 맞긴 했지만 힘을 주지 않았기에 전혀 아프지 않았던 민준은 다시 한번 같이 잘거냐고 물어보았고 두 여은은 고개를 끄덕였다. 각 각 이부자리를 펼치려고 했지만 같은 이불 안에서 자고 싶다는 의사를 강력하게 펼치다보니 민준은 어쩔 수 없이 그녀들을 끌어안고 자야했는데 문제는 혼돈이 알몸으로 잔다는 것이었다. 외형상으로나 성격상으로나 도철이 그럴 것 같았지만 그녀는 입은 것 그대로 잠을 잤고 혼돈이 속옷차림으로 잤다.

손에서 느껴지는 보드라운 느낌때문에 잠을 못짤뻔한 민준이었지만 지금 당장 관계를 가질려고 한게 아니었기에 아들에게 진정하가고 말하며 애국가를 부르다 잠이 들었다.

아침이 밝아오고 평소보다 일찍 일어난 궁기는 민준의 집으로 향했다. 그에게 머리에 대해 물어볼 것도 있었고 새벽까지 고심했던 옷들 중 뭐가 어울리냐고 물어보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오두막에 도착하자 안에서는 천혀 듣지 못했던 소리와 함께 마당에서 늑대가 자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어라..? 늑대가 왜?"

혼돈과 함께 붙어다니는 녀석이 이곳에 있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린 그녀는 방문을 조심스럽게 두들겼는데 안에서는 여인들의 목소리가 났다.

"설마?"

혹시나 하는 생각에 안을 들여다보자 민준을 끌어안고 자고 있는 혼돈과 도철을 볼 수 있었다.

"어..에? 에엑?"

어째서 저 두 명이 민준을 끌어안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던 궁기였던터라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그 소리에 깬 두 여인은 하품을 하며 인사를 했다.

"도대체 이게 무슨.."

흉수는 흉수끼리 살아야한다. 자신의 허락없이는 누구와도 살수없다. 이런게 아니었다. 도철은 맨날 민준을 잡아먹으려 했고 혼돈은 관심없는 듯 보였으니 이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은 것이었다. 그래서 뒤늦게 눈을 뜬 민준에게 제대로 설명을 해달라고 말했는데 그 눈동자가 너무나도 이글거리고 있었기에 민준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 작품 후기 ==========

편의점에서 올려서 리리플은 없습니다 ㅜ

흑월의 부탁[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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