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삼국지 연희-1548화 (1,548/1,909)

-------------- 1548/1909 --------------

<-- 흑월의 부탁 --> 도철의 입장에서는 불청객이라고 할 수 있었지만 혼돈이 찾아온 이상 이대로 있을 순 없었기에 그의 위에서 비켰다. 덕분에 일어날 수 있었던 민준이었지만 아직도 머리가 아픈 듯 뒤통수를 쓰다듬었다. 이 상황만 보면 둘 사이에 무슨 문제가 있었다고 할 수 있었지만 도철의 표정에서 아쉬움이 잔뜩 묻어있었기에 혼돈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 왜 자신이 이렇게 저기압인지 몰랐지만 그냥 짜증이 났다. 그래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자 겨우 정신을 잡은 듯 민준이 무슨 일로 찾아왔냐고 물어보았다.

"아..그게그러니까..답을 모르겠다고 하고 싶어서요. 도움.주신다고 했잖아요"

"그랬지. 그전에 잠시만..일단 뭐라도 먹을래?"

밥을 먹고 있던 도중이었으니 혼돈에게도 먹겠냐는 말을 했다. 음식이 남아있지는 않았지만 새로 만드는건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으니 일어나면서 물어보자 거절하려고 했던 혼돈이었지만 배에서는 꼬르륵하는 소리가 났다.

"그럼 잠시만 기다려봐"

이 상황에서 둘만 나두고 간다는건 눈치없는 행동이었지만 민준은 일부러 이렇게 했다. 둘 사이가 더욱 어색해지고 왜 이렇게 불편한지 고민하다보면 지금까지 짜증나고 조급했던 이유를 알 수 있을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의 예상대로 방안에 있던 두 사람은 아무런 말이 없었다.

서로의 눈치만 볼 뿐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하는 이 상황이 웃겨서 한마디 하고 싶었던 도철이었지만 막상 말을 꺼내려고 하니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랐다. 그래서 머리를 벅벅 긁고 있자 혼돈이 먼저 입을 열었다.

"언니는...답을..찾으셨어요?"

"아니..답을 찾은건 아니고 지나가다가..넌?"

"저도요..그래서 찾아온건데..언니가 안에 있을줄은.."

이건 거짓말. 혼돈은 도철이 안에 들어간걸 보았다. 하지만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나오지 않자 다급해져서 찾아온 것이었다. 그러다보니 거짓말을 해버린 꼴이 되었던 혼돈은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듯 고개를 푹 숙였고 도철 역시 물어볼 것은 많았지만 입밖으로 나오지 않아 한숨을 푹 내쉬었다.

"휴우. 여기 밥. 그리고 둘 다 왜 그러고 있어?"

볶음밥을 새로 만들어서 가지고 온 민준은 천장을 바라보고 있는 도철과 땅을 바라보고 있는 혼돈에게 물어보았다. 그러자 동시에 두 사람은 그를 노려보았다.

"왜 그래?"

"아무것도 아니야"

"저도..오랜만에 먹네요 볶음밥. 맛있게 먹을게요. 언니는 더 안드세요?"

"응? 나? 그게..어..난 괜찮아"

배에 적당한 포만감은 있었지만 못먹을 정도는 아니었다. 아까 전 민준이 가지고 온 만큼의 양을 가지고 온다고 해도 다 먹을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밥을 보고 있자니 민준이 밥풀을 떼어준 것이 떠오른 도철은 밥을 먹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부끄러움에 고개를 푹 숙여버렸다.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어 아무런 말도 못하고 있는 도철을 보자 혼돈은 입맛이 뚝 떨어졌다. 도대체 왜 이런지 자신도 알지 못했지만 꾸역 꾸역 밥을 먹은 그녀는 밥그릇을 깨끗히 비운 후에야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더 먹을래?"

"아니요. 그보다 민준님 저 그거.도움주신다고 했던거..알려주세요. 그거때문에 정말 머리가 복잡한거 같아요."

"그래. 도철 너한테도 도움이 될 내용이니까 잘들어"

"어? 나도?"

아무 생각도 없던 도철이 화들짝 놀라자 민준은 고개를 끄덕인다음 자신의 턱을 쓰다듬었다. 어떤식으로 도움을 줘야 더욱 생각을 많이하되 답을 알아차릴 수 있을까 생각하던 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머리속에 상상속의 인물을 떠올려봐. 그리고 그가 너희에게 좋다고 할 때나 싫다고 할 때 어때?"

"..?"

"아무렇지..않은데요?"

"그렇지? 그럼 이제 가장 신경쓰이는 사람을 떠올리고 내가 했던 말을 생각해봐 어때?"

""읏..""

떠올려보라는 말에 상상을 한 듯한 두 사람이었지만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었다. 이 때다 싶어 괜찮냐고 말하며 고개를 들이밀자 혼돈과 도철은 뒤로 물러나다 그 자리에 벌렁 넘어졌다. 동시에 넘어졌으니 서로의 눈이 맞은 것은 당연했지만 어째서 똑같은 반응을 한 것인지 알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그러다 머리속에 떠올린 것이 민준이라는 걸 기억해낸 두 여인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도대체 왜? 어째서? 이런 생각이 머리속에 돌던 중 혼돈은 문득 한가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상상속의 인물을 떠올렸을 때도 그랬고 옆에 있는 도철이나 궁기, 도올을 머리속에 떠올렸을 때도 그러했지만 아무런 감정의 변화가 없었다. 상상속의 인물을 제외하고는 그녀들이 자신을 실어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런데 유독 민준의 얼굴을 떠올린 상태에서는 마음이 평탄치가 않았다.  좋아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가슴이 두근 거렸지만 싫어한다는 말을 하는 상상은 하기도 싫었다. 왜 이런건지 곰곰히 생각해본 혼돈은 민준이 했던 말 중에 좋아한다는 말이 머리속에서 사라지지 않는다는걸 느꼈다. 그리고 그 생각을 하면 할수록 얼굴이 달아오르고 심장이 빠르게 두근거리는걸 느꼈다.

"그..러니까요"

"응? 알거 같아?"

"그..게 그러니까..."

이렇게 누워서 할 말이 아니라는걸 직감한 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혼돈은 숨을 깊게 들여마시고 민준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천천히 무언가를 말하려고 했는데 순간 이 남자도 자신을 배신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확신에 찼던 눈빛이 불안해졌다. 그러다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뚝 뚝 흘리자 아직 누워있던 도철은 놀라서 벌떡 일어났다.

"뭐야? 무슨 일이야: 야 너 뭐했어?"

"내가 뭘 해. 옆에 있었으면서 아무것도 안한거 봤잖아?"

"그렇긴 하지만.."

"아뇨..아니예요 그런게 아니라..그러니까...몰라요. 책임져요"

눈물을 닦아내면 닦아낼수록 계속 흐르자 아예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울기 시작했던 혼곤은 민준이 떠나갈까봐 옷깃을 붙잡고는 책임지라는 말을 했다. 순간 도철은 충격을 받은 것처럼 멍해졌다. 자신에게 책임을 지라고 했다면 잘못을 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민준의 옷깃을 잡은만큼 그와 연관되었다고 생각했다. 이게 싫었다. 도대체 왜?어째서? 라고 생각했지만 답은 알지 못했다. 하지만 두 사람사이에 무언가 애틋한 분위기가 연출되자 초조해졌다. 그래서 도철은 자신도 모르게 민준의 멱살을 움켜잡았다.

"이게 다 너 때문이잖아! 이상한 숙제를 내주기 전부터 자꾸 네 생각이 나고 초조해지고 지금도 막 짜증이 났다가 기뻐졌다가. 도대체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이 망할 새끼야!"

속마음을 쏘아붙이듯 말하자 민준은 눈을 깜빡였고 훌쩍거리던 혼돈은 놀란듯 눈을 동그랗게 떳다.

"언니..언니도 저랑 같았네요?"

"뭐..너랑 내가 같다고?"

"네..저 방금 알았어요.아까 민준님이 싫어한다는 생각이랑 좋아한다는 생각 해보라고 했잖아요. 싫어한다는건 생각하기도 싫었는데 좋아한다는 생각을 하자 행복해졌어요. 기뻐졌어요. 그리고 어딘가 날아갈거 같았어요. 그러니까 이 감정은 좋아한다는거..맞죠?"

"잠..잠깐 그럼 왜 운거야? 기쁘다면서?"

"이 사람이 날 배신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희들은 전부 한번은 배신을 당했잖아요? 그래서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이상하게 눈물이 나더라구요.그러니까 이 감정은 좋아한다는게 맞..을거예요."

이미 확신에 차 있었지만 한번 더 말하자 부끄럽다는 듯 혼돈이 고개를 숙이자 도철은 눈을 깜빡 깜빡 거리며 좋아한다고? 라고 중얼거렸다. 그러자 맞다는 듯 가슴은 뛰기 시작했고 볼이 달아오르는걸 느꼈다.

"으익..내가 이딴 녀석을? 그것도 인간을?"

예전에는 그런 감정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와서 좋아한다니? 그리고 나약하다고 생각하는 인간이라니? 그런건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지만 혼돈이 민준에게 다가가자 짜증이 화악하고 밀려왔다.

"민준님 전 맞췄으니까 하나 물어봐도 되죠? 지금 언니가 인상쓰거나 저도 갑자기 기분 나쁠 때가 있는데 그건 뭔가요?"

"그건 질투.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이랑 있는게 싫어서 하는 질투"

"뭐라고? 사랑? 개소리하지마! 내가 널 사랑한다니 무슨..읍"

다시 한번 멱살을 쥐고 크게 떠벌리는 도철을 보며 민준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기습적으로 입맞춤을 했다. 입과 입이 닿고 나자 무엇을 한것인지 알게 된 그녀는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어서 굳어버렸고 질투심에 불타오른 혼돈은 자신도 해달라며 그를 끌어당겼다.

========== 작품 후기 ==========

15K이상 적겠다고 했습니다만 오늘 멘탈 터질뻔한 일이 있었습니다.

11시쯤이었나요. 집안 공기가 탁한거 같아 환기하려고 창문을 열었는데 책상위에 있던 물병이 쏟아져서 컴퓨터로...그래서 셧다운된거보고 멘탈이 갈렸습니다만 2시간가량 선풍기를 틀어놓았더니 다행히 나오네요. 그래서 안심을 했지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놀란 가슴 진정시키느라 원래 구상했던 내용이 하나도 떠오르지 않아..이렇게 급하게...Orz.. 아무튼 재미있게 봐주세요

---

Baramdolyi 2016-11-23 11:16 new

질투가 점점 심해지네

-〉 끼요오옹

플레이어드 2016-11-23 11:22 new

작가가 점점 맛있어지네

-〉 네?

天空意行劍 2016-11-23 12:04 new

자까를 슬슬 가둬야되남

-〉 추워용

jinsoo 2016-11-23 15:03 new

10만은 밖에라고 하셔서 화내신듯 겨우 10만화일리가 없잖아요

-〉 10만화는 조아라가 먼저 망하겠네요 ㄷ

hwandk 2016-11-23 15:20 new

전체작품 편수정렬 결과 3위로군요. 1위-1817(완) 2위-1551(완) 1위를 향해 달려봅시다ㅋ

-〉 으엑? 벌써 3위라니 미친 ㅠ.ㅠ

디마프 2016-11-23 16:50 new

잘보고 갑니다.

-〉 감사합니다.

신왕일묘 2016-11-23 17:22 new

흐흐흐흐흐흐 10만회 가나요 ㅋㅋㅋ

-〉 못가요

kwon0223 2016-11-23 18:04 new

10만회는 너무 심했고 8만회까지만 갑시다

-〉 그것도 많아욬ㅋㅋㅋㅋ

카이널리 2016-11-23 23:19 new

목표는 인피니트?

-〉 인피니티 워?

프라토니스 2016-11-24 01:18 new

요즘 벗기는 게임을 하는터라 남자몸도 상관없습니다. 참고로 자까님이 생각하는 개임은 아닙니다. ㅋㅋ

-〉 벗기는 게임이라니 뭐지....ㄷㄷ

풍령화객 2016-11-24 08:51 new

편수 신경안쓰고 네버 엔딩 스토리로 가죠

풍령화객 2016-11-24 09:29 new

이참에 기네스북에 등제되도록 노력하시죠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 기네스북 ㅋㅋㅋㅋㅋ 힘들어욬ㅋㅋㅋㅋ

흑월의 부탁[47]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