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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연희-1546화 (1,546/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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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월의 부탁 --> 1주일동안 궁기는 민준과 단 둘이 보냈다. 그의 오두막에서 쭈욱 함께였던건 아니었지만 점심식사시간부터 늦은 밤까지 함께 있었다. 원래는 식사시간에만 찾아갔다가 돌아왔던 그녀였지만 머리를 묶는법을 배우다보니 같이 있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많아졌는데 혼돈과 도철이 없는 지금 아침부터 찾아가도 딱히 할게 없어 점심때부터 찾아가는 걸로 바꾸었다. 처음 요리를 배울 때 요리 시간이 끝나면 돌아간다는 말은 흐지부지하게 되어버렸지만 민준은 그걸로 뭐라고 하지 않았다. 처음 만났을 때처럼 남의 말을 무시하고 자신의 할말만 했다면 이렇게 함께 있지도 않았게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울타리의 안까지 들어간건 아니더라도 이야기는 주고받을 수 있게 되었으니 이걸로 만족한 것이었다.

연애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이 이 모습을 본다면 호감을 가졌거나 좋아하게 된게 아니냐고 착각할 수도 있었지만 엄연히 달랐다.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여 의심을 거둔 것뿐이지 호감을 가진건 아니었다. 만약 그녀가 호감을 가졌다면 지금처럼 머리를 쉽게 내어주지도 않고 같은 방에 있음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을리 없었다. 그래서 민준은 필요한 것이 있을 때만 그녀에게 말을 하고 그 이상은 다가가지 않았다. 기껏 좋아진 관계가 자신의 착각때문에 틀어진다면 여러모로 골치아플꺼라 생각했기때문이다.

"무슨 생각을 그리 하고 있나요?"

"니 머리카락. 어떤 식으로 꾸미는게 좋을까해서."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고 있던 민준이 머리에 손을 올린 채 아무것도 하지않고 있자 거울로 뒤를 비추어본 궁기는 어딘가 진지해보이는 모습에 가만히 기다렸다. 하지만 5분정도 지났음에도 가만히 있자 보다못해 한마디했다. 그러자 깊게 생각하고 있던 민준은 화를짝 놀란 듯 손을 떼어놓고 헛기침을 했다. 가끔 이런 모습을 보였던터라 이상하게 보지는 않았지만 지금 하고 있는 모습이 어울리지 않는건지 신경쓰였던 궁기는 머리가 안어울리냐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민준은 단번에 아니라는 대답을 했다.

의심을 풀고 대화를 나누어본 바에 의하면 그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못하는건지 안하는건지는 알 수 없었지만 거짓을 말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생각이 정리 되면 왜 이런 행동을 했는지 설명을 해주었으니 가만히 기다리고 있자 머리를 벅벅 긁은 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분명 이 머리는 잘어울려. 그런데 어딘가 아쉽다고 해야하나.. 뭔가 설명할 방법은 없는데 1할 부족한 느낌이라서 그래."

지금 그녀가 한 머리는 사이드테일이라고 하여 머리를 한쪽으로 모아서 묶는 방식이었다.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내려온 머리를 묶는게 아니라 귀나 귀 위까지 머리를 끌어올려서 묶는 방식이었는데 어울리고 있음에도 어딘가 부족해보였다. 그래서 머리속으로 반대편으로 나오게 해보기도 하고 다른 방법을 써보기도 했지만 가닥이 잡히지 않았다.

"사이드..어쩌고 하는게 그렇게 어려운건가요?"

"그렇게 어려운건 아니야. 그저 하는 아이들이 많이 없고 한다고 해도..아!"

말을 하던 그는 왜 위화감을 느낀 것인지 알겠다는 듯 박수를 쳤다.

"왜?..왜그러세요?"

"내가 이게 이상한 이유를 알았어. 사실 이 머리는 조금 어린 아이들이나 활발한 성격을 지닌 여인들이 많이 하거든. 그러니까 머리속으로 혼자 생각한거야. 어딘가 부족하다고."

궁기에게도 충분히 잘 어울렸지만 이상하다고 생각하게 된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했다. 지금까지 접한 소녀들이나 여인들중 이런 머리를 한 이들은 활발하고 장난기가 많은 여인들이었다. 그게 아닌 여인들은 사이드테일보다는 뒤로 묶어 여성스러움을 강조했다. 궁기도 따지고 보면 활발한 여인이라기보다는 차분하고 생각이 깊은 여인쪽에 속했으니 머리속에서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계속 생각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야기를 들은 궁기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이상하네요.분명 처음에 말씀하실 때는 많은 여인들이 했다고 들었는데요?"

"그래. 그래서 고민해봤는데. 이게 빠져있던거야. 안경"

"...네? 안...경이요?"

듣도 보도 못한 것을 말하자 눈을 동그랗게 뜬 궁기가 되물어보았다. 그러자 고개를 몇번이고 끄덕인 민준은 자신의 짐 안에서 안경을 찾기 위해 뒤적거렸다. 하지만 성에 두고 온 것인지 보이지 않았던터라 탄식을 내뱉자 그녀 역시 아쉬운 표정이 되었다.

"여기서 쓸 일은 없을거 같아서 놔두고 왔나봐. 나중에 기회가 되면 가져올게."

"그런데 그 안경이라는게 무엇이길래 그렇게 신경쓰는건가요?"

"아. 모르겠구나. 원래는 이런식으로 생긴 안경인데 내가 살던 곳에는 패션안경이라고 해서 옷이랑 어울리게 나오는 안경들이 있거든. 가끔 이런걸 쓰면 이미지.라고 해도 모르겠구나 분위기가 바뀐다고 해야하나? 그런게 있어"

"그렇군요. 나중을 기대하도록 할게요. 그럼 오늘은 여기서 끝인가요?"

"이대로 끝내는 것도 그러니까 다른 방법을 알려줄게. 예전에 네가 했던거처럼 머리를 말아올리는건데 이것도 여러가지 방법이 있으니까 말이야."

어짜피 알려주는거야 얼마든 알려줄 수 있었으니 민준은 비녀를 가져와 그녀의 머리를 말아올려주었다. 차분한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모습이었던터라 만족하며 고개를 끄덕이자 궁기 역시 마음에 드는 듯 거울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런데 이 머리는 당신이 알려준 다른 것들이랑은 조금 다른 느낌이 나네요?"

"다른 느낌?"

"네. 다른 것들은 하는 방식부터가 신기했는데 이건 제가 머리를 올렸을 때랑 비슷한 느낌이라서요."

"맞아. 비녀를 꼽는건 예전부터 있던 방식이니까. 하지만 어떻게 비녀를 꼽고 머리를 말아올리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진다고?"

그 말에 호기심이 생긴 궁기는 당연히 알려달라고 했고 민준은 여러가지 모양을 알려주다보니 어느세 저녁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혼돈과 도철이 찾아오지 않게 된 뒤부터는 저녁시간을 제대로 지킨 적이 없었던터라 반성을 하며 요리를 만들고 있자 옆에서 불을 지피고 있던 민준이 화장을 배워볼 생각이 없냐고 물어보았다.

"화장아리니 그건 도대체 뭔가요?"

"어? 몰라?"

"전 해본 적이 없거든요."

"아~ 그래서 니가 얼굴에 분칠을 하지 않은거구나."

사실 그녀는 화장을 하지 않아도 아름다웠다. 피부에 기미가 있거나 주름이 있는 것도 아니라 숨길 필요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준이 화장을 배워볼 생각이 없냐고 물어본 이유는 완전 떡칠하는 것까지는 아니라도 화장을 하다보면 분위기를 바꾸는게 쉬웠기 때문이다.

딱히 분위기를 바꾸고 싶은 마음은 없었지만 여러가지 옷을 입어볼 때면 거기에 걸맞은 분위기를 연출해보고 싶었던 궁기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고 그녀의 수업에는 화장까지 추가되었다. 어짜피 꾸미는 것의 연장선이다보니 흡족하게 웃은 민준이었지만 궁기의 입장에서는 도대체 어떻게 하면 이런 여러가지를 알고 있는지 궁금했던터라 민준을 빤히 바라보다가 처음으로 야채를 태워먹었다.

"제 불찰이네요."

"그러게 정말 다행이다."

"비꼬는건가요?"

"비꼰다고? 내가? 그럴거 같냐?"

민준이 비꼬는 걸 싫어한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가 말하는 건 실수해서 꼬시다는 것처럼 들렸기에 궁기는 혀를 찰 뿐이었다. 그러자 민준은 그녀의 등을 툭하고 치더니 말을 이어갔다.

"지금 내가 하는 말이 기분 나쁠 수도 있지만 세상에서 가장 큰 실수는 뭔지 알아?"

"....뭔가요?"

기분 나쁜게 풀리지 않았으니  뜸들여 대답한 궁기였다. 평소같으면 이런 모습을 보며 장난을 쳤겠지만 진지하게 무게를 잡고 있었으니 그런 짓은 하지 않았다.

"완벽한거야. 실수를 하지 않는게 가장 큰 실수야"

"지금 절 놀리는건가요? 완벽한게 가장 좋은건데. 그걸 실수라고 하다니요?"

"그래. 완벽한건 좋지. 그런데 말이야. 지금이야 내 앞에서 완벽해서 내가 칭찬해준다고 하지만 내가 돌아가고 나서 니가 다른 흉수들에게 요리를 만들어줄 때 실수를 하면 누가 그걸 가르쳐주겠어? 배우는 입장에서 완벽한거만큼 잘못된거도 없는거야"

"아. 그렇군요."

의외로 좋은 이야기를 해주었던터라 놀란 궁기는 민준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왜?"

"이런 이야기도 해주는구나 싶어서요."

"뭐라고?"

"워낙 실없는 이야기만해서 가벼운 남자라고 생각했는데 제가 틀렸네요."

가르쳐주는건 진지하게 임했지만 대화를 하는 것중 태반이 농담이었던터라 가벼운 남자라 생각했던 궁기는 자신의 생각을 고쳐먹기로 마음먹었고 직접적으로 자신의 평가에 대해 들었던 민준은 어이없다는 듯 바라볼 뿐이었다.

========== 작품 후기 ==========

재미있게 봐주세요.

그리고 급한 일이 없는한 삼국지와 무림을 15K~20K로 쓸 수있도록 힘내겠습니다 헣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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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마프 2016-11-19 02:47 new

잘보고 갑니다.

-〉 감사합니다.

Baramdolyi 2016-11-19 03:00 new

큰 그림 기대하고있습니다.

-〉 크헉

프라토니스 2016-11-19 03:16 new

우이씨 짧아!

-〉 길게..적겠습니다..살려주세요

天空意行劍 2016-11-19 09:55 new

큰그림그리다가 도화지찢어질듯

-〉 ㅋㅋㅋㅋㅋ슬슬 끝나가욧

북천류화 2016-11-19 13:23 new

무림에 가다 정주행 했으니 이번에는 이거다!

-〉 억...감사합니다 ㅎㅎ

소쭈 2016-11-19 22:30 new

왜 리코없죠 ? !?!?!?

-〉 ㅠ.ㅠ

흑월의 부탁[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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