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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연희-1544화 (1,544/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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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월의 부탁 --> 얼굴이 달아오른 도철은 뒤로 물러나려 하다가 손을 잘못 짚어 뒤로 넘어가버렸다. 꽤나 세게 쿵 하고 바닥에 부딪혔는데도 불구하고 아프지 않은 듯 눈을 깜빡 거린 그녀는 한참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마치 자신이 이렇게 넘어진게 놀랍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민준이 보기에는 머리를 박고 기절한 것처럼 보여 다시 한번 그녀를 바라보며 괜찮냐고 물어보았다. 천장을 바라보며 눈을 깜빡거리고 있던 도철은 깜짝 놀란듯 허둥지둥하다 몸을 일으키려했다. 얼굴이 가까워 일어나다 서로의 머리를 박아버리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단말마를 내뱉았다.

"뭐하는거야 아오.."

"아이 씨.."

차마 욕까지는 하지 못한 듯 머리를 부여잡고 중얼거린 도철은 민준을 노려보았다. 그러자 머리가 아프다는 듯 벅벅 긁은 그의 모습이 왠지 귀엽게 느껴져 웃음이 튀어나왔다.

이상한 일이긴 했지만 왠지 모르게 계속 웃음이 튀어나왔던 도철은 한참동안이나 배를 잡고 있었다. 그러자 머리를 잡고 있던 민준은 괜찮냐고 물어보았다.

"푸핫..갑자기 둘이 머리를.."

다시 생각해도 웃긴 듯 낄낄거리자 민준은 어이가 없다는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대로 입맞춤을 해버릴까 아니면 무언가 다른 장난을 쳐볼까 고민하고 있자 웃고 있던 도철의 표정에는 웃음기가 싹 사라졌다.

"왜..그래? 화났어?"

"아. 무슨 말이야 화났다니?"

"아니..너 표정 굳어있길래.."

어떤 행동을 할까 고민하다보니 표정이 굳어있었던터라 걱정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민준은 아니라고 말했다. 하지만 계속 신경이 쓰였던 도철은 진짜 아무것도 아니냐고 물어보았다. 얼마전까지만해도 관심도 없던 여인이 자신의 기분을 신경쓰며 화를 낼까 조마조마하는 모습은 너무나도 귀엽게만 느껴졌다. 그래서 크게 웃어버린 민준은 진짜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했다. 그제서야 안심한 도철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기타연주를 해달라고 말했다.

"그럼 밖으로 나가자. 안보다는 밖이 더 분위기 있고 좋잖아?"

"나도 그럴 생각이었거든?"

당연히 넙적한 바위 위에 앉아 노래를 들을 생각이었던 도철은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밖으로 나가 바위 위에 앉아서 빨리 오라고 손짓했다. 뛰어갈 거리도 아니었기에 터벅 터벅 걸어가 바위 위에 걸터앉은 민준은 기타줄을 튕기며 노래를 시작했다.

1절이 끝나고 반주를 하고 있을 때쯤 수풀에는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늑대와 혼돈이 찾아왔다. 연주를 하고 있던 탓에 인사를 하지 않은 그녀였지만 짧게 산발이었던 머리가 깔끔하게 정리된 도철을 보자 복잡한 듯한 표정으로 자신의 머리를 만지고 있었다.

노래가 다 끝나고 난 뒤 혼돈에게 인사를 하자 고개를 꾸벅 숙이며 인사를 받아준 그녀는 도철의 머리가 무척이나 잘 어울린다고 말하며 부러운 듯 바라보았다.

"잘 어울려? 그건 다행이네"

관리를 안하고 있던 도철이었지만 혼돈의 칭찬에 안심한 듯 콧김을 세게 불며 우쭐한 표정을 했다. 그러자 혼돈은 아쉽다는 듯 계속 자신의 머리를 만지작거렸다.

"혼돈 넌 왜 그래?"

"아..아니예요. 그냥 머리카락 길러볼까 싶어서요.."

"기른다고? 난 그 머리가 무척이나 잘어울리는데? 아니면 조금 정리해줄까?"

"네? 정리요? 부탁..해볼까요 저도?"

잘어울린다는 말에 기뻐졌고 정리한다는 말에 또 한번 기뻐진 그녀는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도철이 기분이 나쁜 듯 인상을 구겼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대신 밖에서 기다리지 않고 안으로 따라들어갔는데 민준이 머리를 손질하는 모습을 보며 복잡한 기분이 들었다. 그가 진지하게 머리카락을 자르거나 만져줄 때는 자신에도 그런걸 알았으니 기뻤지만 혼돈과 눈이 마주칠 때면 싫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기다리고 있던 그녀는 손질이 끝나기 무섭게 다시 기타연주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 가자. 그리고 혼돈 그 머리는 꽤 잘 어울려 내가 조금 더 실력이 있으면 이쁘게 해줄텐데 미안하네"

"아.아니예요. 이정도면 뭐..헤헤.."

직접 머리를  만져주었다는 것이 기쁜 듯 베시시 웃은 혼돈은 민준과 도철을 따라 넙적바위로 갔다.

민준이 앉은 곳이 정중앙이라고 친다면 왼쪽은 혼돈이 오른쪽은 도철이 앉았는데 평소랑은 무척 다른 양상을 띄고 있었다. 도철의 경우 평상시에는 끄트머리 부분에 걸터앉거나 넙적한 바위에 벌렁 누워 노래를 들었고 혼돈은 그냥 일정 거리를 유지한 상태에서 가만히 듣거나 눈을 감고 경청을 했다. 그런데 지금은 두 사람 다 가까이 달라붙어 연주를 듣고 있었다. 팔을 붙잡지는 않았지만 서로 경쟁하듯 바라보고 있었으니 민준의 입장에서는 웃기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했다.

'후우. 이제 끝났거든?"

""....""

끝났다는 말에도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두 사람을 위해 박수를 짝하고 쳐주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두 사람은 당황한듯 고개를 끄덕였다.

"둘 다 왜 그래? 오늘 뭔가 이상한데?"

"이상..하다니 뭐가? 아무것도 안 이상하거든? 그렇지 혼돈아?"

"네. 저희는 괜찮아요! 아니 멀쩡하거든요?"

음이 튀긴 했지만 괜찮다는 말을 하고 있자 민준은 곰곰히 생각하는 척하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뒤를 돌아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자연스럽게 올려다보는 꼴이 된 두 여인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왜냐고 물어보려고 입을 열었는데 그것보다 빠르게 민준은 머리를 쓰다듬었다.

스윽 스윽하고 상냥하게 쓰다듬자 혼돈과 도철은 말하는 것도 잊은 듯 가만히 있었다. 한참을 아무 말 못하고 있던 도철은 헛기칭을 한번 하더니 왜 이렇게 머리를 쓰다듬냐고 물어보았다.

"음..그게 너희둘이 질투하는 모습이 귀여워서? 원래는 가만히 있으려고 했는데 몇백년동안 감정이라는걸 제대로 알지 못하고 본능대로 살아온거 같아서 말이야."

"뭐? 질투? 누가 질투를 했다고 그래?"

"방금 전에 내가 혼돈 머리 손봐줄 때. 살기까지는 아니어도 죽어라 노려보던데?"

"그..그..그랬다고? 내가?"

불쾌한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렇게까지 노려보았다고 생각하지는 못한 듯 당황하자 민준은 피식 웃어버렸다.

"왜 또..?"

"아니 그냥 이런 모습이 신기하고 귀엽다니까? 너 처음에 나 만났을 때는 이런 행동한 적 있어?"

"처음? 그러고보면.."

거딘 3달동안 함께 있다보니 익숙해지긴 했지만 처음 만났을 때를 떠올려보자 도철의 얼굴은 홍당무처럼 변해버렸다. 그 때와 지금을 비교한다면 전혀 다른 사람이 와있다고 해도 믿을만큼 부드러지고 유순해져 있었다.

"그리고 혼돈 너도. 처음에는 아예 나한테 가까이 오려고 하지도 않았잖아?"

"그건..그렇지만 저는 그때..그게..아..비밀이었죠?"

"비밀? 비미일??"

방금 전까지 얼굴이 붉어져있던 도철이 눈을 가늘게 뜨며 물어보자 혼돈은 깜짝 놀란 듯 숨을 삼켰다. 그리고 민준은 진정하라고 말했다.

"그 비밀이라는게 뭔데"

"중요한건 아니니까 너무 신경쓰지말고."

"신경 아쓰게 생겼어? 내가...어?? 내가..? 뭐지..? 어라..?"

화를 내던 도철은 순간 멈칫거렸다. 따지고보면 이상했다. 혼돈이든 궁기든 도올이든 숨기는건 얼마든지 있을것이다. 부끄러운 치부라던가 이곳에 찾아왔던 인간을 살려보냈다는 것이던가 여러가지 비밀은 있을것이다. 그리고 자신은 그런거에 대해 신경을 전혀 안쓰고 있었는데 오늘은 왜 이렇게 신경쓰고 있는지 알수가 없었다. 게다가 마지막에 했던 말이 무엇땜에 나온지도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아무런 말도 못하고 있자 민준은 다시 한번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아."

"일단 오늘은 돌아가서 지금 왜 니가 그러는지 잘 생각해봐. 그리고 그거에 대한 확신이 섰을 때 나한테 말해줘. 혼돈도 마찬가지고. 알았지?"

"아..네.."

쓰다듬을 받자 고개를 끄덕 숙인 혼돈은 먼저 떠나갔고 도철은 한참동안 민준을 바라보다가 나중에 온다는 말을 남기고 돌아갔다.

========== 작품 후기 ==========

이제 두 사람은 감정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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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amdolyi 2016-11-17 01:29 new

잘 보고 갑니다~~~

-〉 감사합니다.

깔짝 2016-11-17 01:50 new

이 작가가 황질?에 맛들리더니 주작질?이여ㅋㅋㅋㅋ

-〉 주작이여!

플레이어드 2016-11-17 03:22 new

작가야 분량이차다

-〉 껄껄껄

딜리버 2016-11-17 04:24 new

짧군요

-〉 크헹..

디마프 2016-11-17 08:24 new

잘보고 갑니다.

-〉 감사합니다.

정수림 2016-11-17 08:44 new

크흠..

-〉 크췹

소드아트 2016-11-17 09:26 new

@언제잡아먹노....쌀이다익었는디

-〉 완전히 익었다.

Mable Fantasm 2016-11-17 12:35 new

@닥치고 내 쿠폰(5장)이나 받아갓

-〉 오호 감사합니다.^^

흑월의 부탁[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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