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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연희-1539화 (1,539/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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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월의 부탁 --> 눈을 뜬 궁기는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분명 요리를 하고 기타연주를 들은 것까지는 기억이 났다. 원래 연주를 들을 때는 눈을 감고 감상했으니 자신의 기억이 맞다면 이곳은 민준의 오두막일 것이다. 그런데 한가지 당황스러운 것은 언제 잠이 들었는지를 모르게 잠이 들었다는 것이다.

살아있는 생물은 잠을 잔다. 이건 흉수도 같았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 괴물이 튀어날지 모르고 인간들이 토벌하러 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속편하게 자는 짓은 하지 않았다. 아니 도올만 그런 짓을 했다. 하지만 그녀는 살기나 주변의 변화를 빠르게 감지하며 자다가도 일어나 반응할 수 있으니 논외로 친다고 해도 다른 흉수들은 새로운 장소에서 속편하게 자는 걸 할 수 없었다. 그런데 지금 궁기는 언제 잤는지도 모르게 푹 자고 일어났으니 무척이나 당황한 것이다.

도올, 혼돈, 도철의 집이라면 차라리 이해라도 할 수 있지. 민준의 오두막이었으니 형용할 수 없는 복잡한 기분을 느낀 그녀는 깊게 한숨을 내쉬며 밖으로 나왔다. 그러자 그곳에는 민준이 아직 훈연을 하며 기타줄을 튕기고 있었다.

"하아..그나마 다행이라는건가..?"

혼돈도 깨어있고 훈연도 끝나있었다면 기분이 더욱 복잡할 거 같았던 궁기는 깊게 한숨을 내쉬고는 민준에게 돌아간다는 말을 하고는 그대로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 민준이 무어라 말할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그것보다는 자신의 감정을 추스리는게 우선이었던터라 그대로 돌아간 것이다.

떠나는 궁기를 보며 어깨를 으쓱거렸던 민준은 장작을 더 많이 넣어서 훈연이 잘되기를 바라며 기타줄을 계속 튕겼다.

3시간 뒤 훈연이 다 끝날 때쯤 혼돈은 일어났고 도철 역시 집안 정리가 끝난 듯 돌아왔다.

"뭐야. 혼돈 자고 있었어?"

'네. 어느순간 잠들었어요. 언니는요?"

"호랑이가죽 놔두고 왔지. 그러는 김에 예전처럼  필요한 것들 넣어두고."

휑한 집안에 필요한 것들을 넣어두어 만족한 듯 씨익 웃은 도철은 금방 훈연이 끝난 고기 중 가장 큰 덩이를 집어 씹어먹었다. 뜨겁긴 했지만 못먹을 정도는 아니었기에 꿀꺽 삼킨 그녀는 간이 약하다고 투정했다.

"아직 끝이 아니야. 이제 잘라서 말린다음에 양념해야지."

"쳇. 그런건 빨리 말하라고. 아쉽게.."

고기 본연의 맛도 좋아했지만 간을 해둔게 더욱 입맛에  맞았던 도철이 빨리 해달라고 하자 민준은 그녀를 진정시켜야만 했다. 육포를 만들 때는 바람에 서서히 말려야하는만큼 급하게 하면 맛이 변질될 우려가 있다. 그래서 다른 음식을 만들어준다고 하자 그녀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야 그리고 먹었으면 좀 닦아라. 그게 뭐냐."

입술이 기름기로 반질 반질하자 한숨을 푹 내쉰 민준은 주머니속에 있던 천으로 도철의 입 주변을 닦아주었다. 예전처럼 자주 씻지않았다면 모를까 깨끗하게 씻은 상태에서 입술 주변만 번지르르한 것은 너무나도 안어울렸기에 닦아준 것이다.

그순간 맛있는게 먹고 싶다고 칭얼거리고 있던 도철의 얼굴은 새빨갛게 물들었고 잠에 취해 하품을 하던 혼돈은 형용할 수 없는 어려운 표정을 했다.

"무..무..무..무..무.슨 짓이야!"

당황한게 얼굴에 티가 나는게 무척이나 귀엽게 느껴졌던 민준은 순간 그녀를 꼬옥 끌어안고 싶어졌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짓을 할 때가 아니었다. 그래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고기를 들고 안으로  들어가자 도철은 무슨 말도 못하고 멍하니 민준의 등 뒤를 바라보며 자신의 입술을 쓰다듬을 뿐이었다.

"언니?"

"응? 어? 왜? 무..무슨 일이야?"

"아니요. 그냥 멍..해보이는거 같아서요."

도철을 부르면서도 자신의 가슴 한켠이 찌릿하는걸 느낀 혼돈은 문득 민준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언니들을 원망할수도 있다.-

절대 그럴 일은 없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이 순간 도철이 부러우면서도 야속하게 느껴졌으니 무어라 할 수 없었던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민준의 오두막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응? 어디가? 오두막에?"

"네. 언니도...가실거죠?"

왠지 물어보기 싫어지만 물어볼 수 밖에 없었다. 그러자 그녀는 순간 고민하는듯 하더니 혼자 다녀오라고 했다. 평소같으면 같이 가자고 했을테지만 지금은 다시 한번 물어보고 싶지 않았던터라 그대로 안으로 들어간 혼돈은 민준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혼돈이지?"

문쪽을 바라보지도 않고 자신이 왔다는 것을 알아차린 민준이 신기하면서도 기분이  좋아진 혼돈은 살짝 상기된 목소리로 그렇다고 말했다.

"그럴 줄 알았어. 도철이랑 다르게 조심스럽게 들어오잖아. 그래서 무슨 일이야?"

"그게..저 금방 잠 들었잖아요? 그래서 노래를 제대로 듣지 못해서 그런데 들려주실 수 있나 해서요."

"들려주는건 어렵지 않은데 왜 그렇게 쭈뼛거려? 평소에 너답지 않다?"

민준의 농답에 얼굴이 화악 달아오르는 것을 느낀 혼돈은 시선을 푸욱 숙여버렸다.

"그럼 나갈까?"

이런 자세를 하고 있는 여인에게는 머리를 쓰다듬어주는게 최고였지만 일부러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녀의 등을 밀며 밖으로 나가자 혼돈의 입에서는 아쉬운 듯한 탄식이 흘러나왔다.

"도철 뭐하고 있어? 기타연주할건데 들어"

"어? 응..아..알았어"

민준이 부를 때까지 입을 어루만지며 멍하니 있던 도철은 황급하게 바위로 향하여 기타연주를 감상했다. 조용한 노래 위주로 부르는 그였지만 왠지 가슴이 두근거렸기에 도철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후우 어때 괜찮았어?"

"응 괜찮네."

"무척..좋던데요."

"그럼 다행이네. 그건 그렇고 너희 둘 말이야. 옷 갈아입은 적 있어?"

"딱히?"

"요즘은 사람들이 지나다니지 않아서 옷을.바꿔입은 적이 없네요."

예전에는 알몸도 부끄럽지 않았지만 인간들이 음흉한 시선으로 바라보는걸 느낀 뒤로는 옷을 입게 된 그녀들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이곳에 찾아오는 이도 드물어 옷을 제대로 바꿔 입지 못해 거의 다 날고 헤져있었다. 만약 궁기가 수선을 하지 못했다면 벌써 나뭇잎같은걸로 가리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으음..옷을 새로 주려고 해도 인간들이 만들었다고 싫어할테니까 어떻게 해야하나.."

"네가 신경 쓸 일은 아니잖아?"

"그건 그런데 말나온 김에 하는 말이지만 가끔 너 천 사이로 유두 같은게 보여서 껄끄러울 때가 있었다고."

"그..그게 무슨..어짜피 사..상관없거든?"

상관없다고 말은 했지만 얼굴 자체는 그 어느 때보다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기에 민준은 괜찮냐고물어보았다.

"무슨 문제 있어? 난 아무 문제 없거든? 그리고 보였으면 말을 해야할거 아니야!"

"말할 기회가 없었거든..그리고 붕대같은 경우에는 지금 있으니까 이걸로 하는게 좋지 않을까?"

".....내놔."

필요없다고 하기에는 가슴을 적나라하게 봤다는 민준의 말때문에 어쩔 수 없이 붕대를 받아든 도철은 오두막으로 들어가 새것으로 교체했다. 아직 새것이라 그런지 까끌 까끌하며 유두가 발딱 선게 느껴졌지만 몇일은 이렇게 있어야했던터라 작게 한숨을 내쉰 도철은 문득 민준이 자신의 가슴을 보고 어울린다고 생각했을지가 궁금해졌다.

"무슨..나도 갑자기 왜 이러는거야..그러고보면 옷도그냥 이녀석꺼 입을까?"

그든 작든 발복 부분을 천으로 묶으면 그만이었던터라 고민하던 도철은 민준의 가방에서 바지 하나를 꺼내 갈아입고 나갔다. 그러자 민준은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떳다.

"그거 내 옷 아니냐? 알어울리긴 한다만은.."

여자치고는 키가 크고 기럭지가 길었기에 잘 어울리긴 했지만 조금 더 신경써서 입는게 좋지않을까 새각했던 민준이었으나 도철은 이걸고 되었다고 했고 옆에 있던 혼돈은 말했던 옷이 무엇이냐고 물어보았다.

"옷? 네건 따로 준비한건 없고 어울릴거 같은 옷이 있어서 그런데 한벌 줄까"

"꼭 주시면 고맙겠어요."

도철이 민준의 옷을 입은 것을 보자 질투심을 불태운 혼돈은 연신 고개를 끄덕거렸다.

========== 작품 후기 ==========

재미있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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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마프 2016-11-08 02:17 new

잘보고 갑니다.

-〉 감사합니다.

플레이어드 2016-11-08 03:33 new

진짜 진득하게 섹스신

-〉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소드아트 2016-11-08 05:43 new

@자장가는 신수나흉수한테도 통하는거군...

-〉 껄껄

天空意行劍 2016-11-08 09:12 new

오리너구리는뭥미

-〉 예찬은 하고 있는데 모르겠습니다.

Baramdolyi 2016-11-08 10:23 new

잘 보고 가요

-〉 감사합니다.

Mable Fantasm 2016-11-08 19:00 new

@기어서 --〉끼어서

Mable Fantasm 2016-11-08 19:01 new

@진짜 그작품보면 처음에는 약의기운이진하게느껴지고 뒤로갈수록 작가가 존내 천재일수도있다는 느낌이올때도있다죠 이제 다른작품 이야기는 안해야지 그러니 연재해라 오리너구리. 핫산으로안부를거임

-〉 오타지적은 감사하고 그 작품에서 오리너구리가 대단하다는건 충분히 알겠지만 제가 오리너구리인거도 아니고 그 작가한테서 감명받은걸 저한테 쓰는거도 이상하지 않나요..?? 그리고 누누히 말했지만 핫산이라는 말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흑월의 부탁[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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