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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연희-1534화 (1,534/1,909)

-------------- 1534/1909 --------------

<-- 흑월의 부탁 --> "끄아아아 오늘 일도 끝났고..."

어김없이 하루 일과를 끝낸 민준은 뒷정리를 한 뒤 넙적한 바위 위에 앉아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피곤한 것도 이유중 하나였지만 이곳의 공기는 오염되지 않아 별들이 반짝이는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었으니 별들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낸 것이다.

-주인 그런데 말임?-

"무슨 일이냐?"

-요즘들어 혼돈이나 도철이 많이 유순해지지 않았음?-

"니가 느낀걸 내가 못느낄거 같냐? 특히 도철은 욕은 입에 붙어있지만 살기가 사라진지 오래니까 이상하게 생각했지 게다가 혼돈은 밤중에 펑펑 울었는데 감정 변화가 없는게 이상할거고."

-그런데 왜 가만히 있는것임? 이게 구원해주는 좋은 방법;...아 혹시 궁기때문에 그런 것임?-

"딱히 그런건 아니고.. 어쩔까 싶은거지. 도철도 한번 쓰다듬어 보고 싶긴한데 그 녀석이 가만히 있을지도 모르겠고."

궁기가 의심을 하며 살기를 내뿜을수도 있지만 그건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호감을 넘어 연정을보내는 이는 받아주는게 자신의 규칙이었다. 그러니 궁기가 무서워서 받아주지 않는다는 것은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저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감을 못잡고 있는 것 뿐이었다.

혼돈은 펑펑 운 뒤부터 마음을 연 것처럼 보였고 도철은 살기가 줄어들었다. 이것만 보면 호감을 넘었다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들은 평범한 인간이 아니라 몇백년간 인간에게 배신을 당하며 감정의 골이 깊게 패여있는 그녀들이 한순간 변한 모습을 보고 다른 여인들처럼 대해야할지 조금 더 지켜보며 감정이 자리잡기를 기다려야할지를 고민한 것이었다.

-그냥 지르면 되는거 아님? 혼돈은 받아줄거 같은데-

"그건 그렇겠지만 사흉수의 유대감은 대단해. 도올은 관심없다고 하지만 다른 녀석들 입에서 매번 이르밍 나오는걸 보면 첫단주를 잘못 끼운 순간 끝이야."

한명에게 의심을 받는 순간 다른 흉수들에게도 그대로 전해질테니 조심할 수 밖에 없다. 말은 실패해도 상관없다 했지만 최소한 한명은 구원하고 싶다는게 민준의 솔직한 생각이었다.

-그래도 지금은 괜찮은거 같은데..뭐 그건 주인이 알아서 할테니 신경쓰지 않겠음!-

자신이 조언하는 것보다 더 고생하면서 여인을 얻는게 민준이었다. 그러니 가만히 내버려두는게 요술서입장에서는 더욱 재미있는 일이다보니 힘내라는 말을 하고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혼돈과 늑대가 찾아왔다.

예전에는 소리를 내서 온 것을 알렸지만 요즘 들어서는 이렇게 부스럭거리는 걸로 찾아왔다는 걸 알리는 늑대가 귀엽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했지만 이 늦은 밤에 왜 찾아온건지 알수없어 혼돈을 바라보자 그녀는 쭈뼛거리고 있을 뿐이었다.

"놓고간거 있어?"

"그런게 있을리가..없잖아요..그냥 걷다보니 이곳까지 온거뿐이예요."

"적적했는데 잘되었네. 노래라도 들을래?"

"들려주신다면야.."

자신을 위해 연주를 해준다는 말에 기뻐진 혼돈이었지만 티내지 않기 위해 도도한 척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이건 그녀의 생각일 뿐이었다. 쭈뼜거리며 말을 하지 못하던 그녀가 눈동자를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였으니 기뻐한다는 걸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어떤 노래를 들려줄까?"

기타를 가지고 와서 바위 위에 앉은 민준이 물어보자 혼돈은 고민했다. 여러가지 노래를 듣긴했지만 걱정말아요 그대라는 노래만큼 좋은 노래는 없었으니 무엇을 들을지 무척이나 고민이었다.

"크흠! 그럼 내가 좋아하는 곡 중 한개로 해줄게. 원래 이건 여자 노래인데...조금 낮게 잡고 하면 되겠지."

그렇게 말한 민준은 기타연주를 시작했다 부르기 시작한 노래는 J에게. 옛날 곡이긴 하지만 어머니가 무척이나 좋아하시는 곡이라 민준 역시 좋아하게 되었다. 이 노래의 한가지 단점이 있다면 너무 높다는 것이었지만 키를 낮게  부르면 되는 부분이었으니 헛기침을 한번 더 하고 노래를 불렀다.

노래가 시작하고 묵직한 중저음이 흘러나오자 혼돈은 가슴이 두근거리는걸 느꼈다. 그러다 가사 내내 제이라는 말이 나오자 기분이 묘해졌다. 특히 제이 난 널 사랑하네. 라고 할 때면 짜증이 올라올 정도였다.

'왜..이러지?'

분명 노래 가사였다. 그런데 제이라는 말이 들릴 때마다 기분이 복잡해졌던터라 혼자 끙끙거리던 그녀는 노래가 끝나고 난 후 머리에 무언가 느껴지자 고개를 들었다.

"왜 그러고 있어? 또 슬퍼진거야?"

"...그건..아니예요..그런데 당신은 그 일이 있고 나서부터는...서슴없이 머리를 쓰다듬네요..?"

"왠지 슬퍼보여서 말이야.. 아니면 그만둬야겠네."

"아..그건..아닌데..왠지 기분이 묘해서요..조금 더..해주세요. 그 편이 안정되고 좋네요.."

민준의 손이 머리에서 떨어지자 아쉬움을 느낀 그녀는 더 해달라고 말했다. 자신도 모르게 한 말이었던터라 당황하긴 했지만 쓰다듬을 받은 순간 기분이 평온해졌기에 그걸 위한거라고 생각하며 표정을 원래대로 바꾸려고 했다. 하지만 부끄러움과 창피함, 평온함등 여러가지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섞여있던 그녀의 표정은 굉장히 미묘했다. 어떻게 보면 울음을 터트릴 것 같다고 느끼고 또 다르게 보면 기뻐하는 것처럼 보였으니 민준은 웃음을 참지못하고 큭큭거렸다.

"왜 갑자기 웃는거죠?"

"아니 표정이 굉장히 미묘해서 말이야. 그보다 쓰다듬어주면 돼?"

"....지금 저한테 또 그 말을 하라는건 아니겠죠.?"

"그래 알았다. 알았어. 그리고 무슨 노래 듣고 싶은지 생각해봐."

장난을 친 민준은 혼돈이 노려보자 그대로 쓰다듬어주었다. 그러자 눈을 감고 평온함을 느낀 혼돈은 조용한 노래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민준은 한참동안 쓰다듬어주다가 괜찮아보이는 곡을 선곡해서 기타연주를 해주었다.

이 날 하루동안은 기타를 연주하고 머리 쓰다듬어주고의 반복이었는데 그녀 역시 불만은 없는 듯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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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저녁. 민준은 바위에 앉아 소화를 하는 중이었다. 전날처럼 감미로운 노래소리가 들리는게 아니라 기합쇠만 날 뿐이었다.

이렇게 된 이유는 간단했다. 도철이 한번 더 붙자는 말을 했기 때문이었다. 평상시에는 저녁을 먹고 나면 기타연주를 듣거나 그냥 돌아가버리는 도철이었는데 오늘따라 무슨 바람이 분 듯 한판 붙자는 말을 했으니 민준은 가만히 앉아 소화를 시키는 중이었다.

물론 그녀 나름대로도 이유가 있었다. 오랜만에 괴물이 나타나 모두 죽여버리긴 했는데 평상시보다 적게 출몰하여 끓어오르는 피를 주체하지 못한 것이었다.그래서 오늘 하루동안 민준은 계속 그녀와 대련을 하며 시간을 보낼 수 밖에 없었다.

"그럼 저는 이만 돌아가도록 하죠.도철 너는?"

"저..도요..이만 갈게요. 언니..화이팅이예요."

아쉽다는 듯 두 사람을 바라보았지만 오늘은 기타연주를 하는게 무리라고 생각한 듯 돌아갔다. 산속이다보니 해가 빨리 져서 횃불에 불을 붙인 민준은 언제든 들어오라는 듯 까닥거렸다.

평상시처럼 피하기보다는 막고 반격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는데 그 이유는 도철의 파괴본능을 해소시키기 위해서였다. 맞을 때면 팔이 아프긴했지만 못버틸 정도는 아니었으니 어떻게든 싸우며 조금이라도빨리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게 도와주었다. 이렇게 격하게 움직이다보니 1시간만에 둘은 쉽게 지켜버렸고 마지막으로 크게 휘두른 도철은 후련하다는 듯 웃었다.

"역시 네녀석이랑 붙는게 정답이었어."

"그러냐? 난 죽겠다. 하아..하아."

"마음같아서는 더 붙고 싶은데 오늘은 이정도로 해둘게. 그리고 내일부터는 어떻게든 잡을테니까 각오하라고."

"그래 알겠다. 아 그전에 잠깐만"

자신의 본거지로 돌아간다는 듯 몸을 돌린 그녀를 보며 깊은 숨을 몰아내쉰 민준은 몸을 일으켜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청녹색 머리카락에 천천히 손을 가져갔다.

"무..무슨 짓이야?"

"무슨 짓은? 앞머리에 흙이 묻어서 그런거다. 자 이제 괜찮네."

"뭐..뭐야 머리에 흙이 묻었다고?"

놀라서 당황한 그녀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이리 저리 만져보았지만 흑은 보이지 않았다.

"아까 굴렀을 때 앞머리에 묻은게 아직 떨어지지 않았나보지. 이제 괜찮아."

"그..그래 그럼 난 돌아갈테니까 내일 각오하라고!"

그렇게 말한 도철은 황급히 몸을 돌려 돌아가버렸는데 이상하게 얼굴이 화끈거렸고 민준은 머리를 벅벅 긁다가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 작품 후기 ==========

요즘 밤에 너무 졸려서 아침에 계속 글을 올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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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iperSPA 2016-11-03 12:06 new

잘봤어요

힘네요 자까님

-〉 감사합니다.

kwon0223 2016-11-03 12:09 new

자중하겠습니다 자까님 힘내세요

-〉 감사합니다 헤헤

Baramdolyi 2016-11-03 12:29 new

에헤라디야~~~~'

-〉 춤을 추자?

플레이어드 2016-11-03 12:30 new

모녀덮밥

-〉 모녀 덮밥은 어디서 나오는건가요..?

디마프 2016-11-03 12:58 new

잘보고 갑니다.

-〉 네 감사합니다.

天空意行劍 2016-11-03 15:22 new

자까님 이런식으로가면 1600화는 금방이다제! 그뒤는 2000화도금방이겠지

-〉 2천화는 너무하네요 ㄷ

깜팅 2016-11-03 15:24 new

힘내세요 자까님 독자를 위해 열심히 하는거 보시는 분들이라면 다 알고 계실겁니다 ㅠㅠ

-〉 감사합니다 ㅠㅠ

정수림 2016-11-03 16:08 new

자까님 민준의아이들 소식 궁굼합니다..부하1부하2

-〉 중간에 다시 출연시키도록 하겟습니다 ㅎㅎ

Mable Fantasm 2016-11-03 19:58 new

@오타가 많구나 오리너구리야

Mable Fantasm 2016-11-03 19:59 new

다름--〉다음 // 떳다---〉떴다 // 기차줄--〉기타줄 //살라준--〉살려준 //인가도--〉 인간도 // 초함해서--〉포함해서

Mable Fantasm 2016-11-03 20:07 new

@어? 이번화도 오타있네.. 오리너구리를 오리너구리해서 오리너구리해버려야지 연재 힘들면 지난번에도 말했지만 하루는 연희 하루는 무림연재해도 아무도 뭐라안하니 힘내라

Mable Fantasm 2016-11-03 20:07 new

@눈물셈--〉눈물샘 // 나자를--〉남자를 //젊망--〉절망

-〉 오타 지적은 감사합니다만 저는 오리너구리가 아닙니다.

jinsoo 2016-11-03 20:29 new

20000화까지 앞으로 한참 ㅋㅋ그렇지만 에피소드때문에 끊을수없지 왜냐하면 아직 기니깐 ㅋㅋㅋㅋ

-〉 끝은 다가온다!

소쭈 2016-11-04 00:49 new

음..4명이니까 아직 두명이 반정도? 넘어왓으니까...2000천화는 가뿐히 넘어가겟군 ㅎㅎ

-〉 어떻게 그런 계산법이..!?

프라토니스 2016-11-04 02:17 new

@재밌게 보고갑니다만.. 3일만에 왔는데 하루치 분량이라니 근무태만입니다 자까님

-〉 내가..근무태만이라..그말인가...?

흑월의 부탁[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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