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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연희-1533화 (1,533/1,909)

-------------- 1533/1909 --------------

<-- 흑월의 부탁 --> 처음으로 따뜻함을 느낀 혼돈은 진짜 펑펑 울었다. 몇백년간 쌓여있던 서러움과 분노, 슬픔, 서운함등 여러가지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밀려와 눈물샘이 마를 때까지 울었다.

"훌쩍..제가 이렇게 울다니...방심했..훌쩍..네요."

그리고 3시간가량이 지난 후 눈물이 멈추었던 혼돈은 퉁퉁부운 눈으로 민준을 노려보며 말했다. 추한 모습을 보였다는 부끄러움과 창피함으로 노려본 것이었지만 민준은 오히려 잘한거라는 칭찬을 했다. 이렇게 펑펑 울었는데 칭찬을 받자 어리둥절했던 그녀는 그게 무슨 소리냐고 물어보았다.

"지금까지 참아왔다고 앞으로도 참을 수 있는건 없어. 사람..아니지 모든건 한계가 있기 마련이야. 그리고 그 한계를 초과했을 때 터지면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질수도 있어."

"가령..어떤..일이죠?"

"이 모든 잘못이 인간때문이다. 라고 생각하면 넌 이곳에서 빠져나가 인간들을 살육하겠지 아니면  신을 원망할수도 있지. 하지만 가장 무서운건 같은 흉수들을 원망하는거야."

"같은..흉수들을요? 언니들을 말씀하는건가요? 제가 언니들을 왜 원망하죠?"

훌쩍이는 것을 멈추고 동그란 눈으로 물어보자 민준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예시를 든거야. 하지만 감정이 무너져내리면 그때는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없게 돼..그리고 무너진 모든 것을 쏟아낼 희생양이 필요하지. 그때 잘못하면 큰 실수를 범하는거야."

민준의 말은 이해할 수 없었다.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언니들을 원망한다니?어째서 그렇게 된단 말인가? 하지만 그는 거짓말이 아니라는 듯 담담하게 말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운게 창피한게 아니야.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이렇게 한번 울고 나면 또 다시 일어날 수 있으니까."

"그건..알겠는데 왜 머리를 계속 쓰다듬고 있나요?"

"아 미안. 습관적으로 그만..일단 진정한거 같으니까 그만할게."

"네..그래주셨으면 감사하겠어요..그리고 제가 운건.."

"말 안해."

즉답이 돌아오자 안심한 혼돈은 잘자라는 말을 하고 밖으로 나갔다.

"아울?"

"아니야. 그럼 가자."

방금 전 펑펑 울었던 혼돈은 자신이 웃고 있다는 것도 모른채 집으로 돌아갔고 민준은 상의를 갈아입은 뒤 잠을 청했다.

아침이 밝아오고 어느 때와 다름 없이 하루 일과를 준비하는 민준과 달라 혼돈은 한숨도 못잤다. 펑펑 운 덕분에 홀가분해진 것은 좋았지만 자신도 모르게 민준을 끌어안았다는 것과 그가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는걸 허용했다는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 물론 감정이 격해져 울 때는 덕분에 진정을 할 수 있었지만 울음이 그친 뒤에도 한참동안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는데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다. 오히려 기분 좋은 듯 몸을 맡기고 있었으니 자신 답지 않았다. 그래서 없었던 일이다. 다 잊어버리자 생각하며 눈을 감았는데 잠이 오지 않았다.

왜 잠이 오지 않는지 조차 알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가 떳다를 반복하다보니 어느세 해가 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은 피곤하지 않았으니 한숨을 푹 내쉰 혼돈은 민준의 오두막으로 향했다.

"아 씨 진짜! 좀 잡혀봐!"

"너도 좀 진정해라 어?"

"오늘에야 말로 잡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진짜!!"

민준의 오두막에 도착하자 도철이 먼저 와있었던 것인지 대련을 하고 있었다. 원래대로라면 한창 요리를 만들고 있어야하는데 대련을 하고 있자 어리둥절했던 그녀는 식탁에 앉아있는 궁기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았다.

"어제 밤에 저 남자를 잡는 꿈을 꾸었다고 하셨어. 그래서 이례적으로 아침부터 대련을 하고 있는 중이야."

"그럼 식사는요?"

"저게 끝나면 먹겠지. 그런데 언니도 참...꿈이라니..."

궁기는 이곳에서 절망한 뒤 꿈을 꾼 적이 없었다. 꿈 속에서 배신 당하고 절망한 적이 너무 많아 감정의 골이 깊게 패인 이후 꿈도 절대 꾸지 않겠다고 독하게 마음 먹었다. 그것이 통한 것인지 다음 날부터는 꿈이란 걸 꾸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꿈을 꾸었다고 말한 도철을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하지만 혼돈은 얼마나 이기고 싶었으면 저럴까하는 생각에 도철에게 힘내라고 응원을 했다.

"그래 맡겨둬. 이번엔..꺄약!?"

혼돈의 목소리에 답해준 도철은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가 발이 엉커 앞으로 넘어졌다. 그대로 땅에 처박는다고 해서 다치는 곳은 없었지만 민준은 그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 그녀를 받아주려고 했다. 하지만 반사신경이 뛰어난 도철은 왼손을 땅에 짚고 앞구르기를 하여 바로 서려고 했다. 이렇게 서로의 움직임에 문제가 생기다보니 한바퀴 돈 도철의 머리가 민준의 복부를 그대로 강타하는 꼴이 되어버렸다.

"흐억...주..죽겠다."

놀라서 긴장을 풀고 있었던 민준은 배에 엄청난 충격이 오자 다 죽어가는 목소리를 냈고 머리를 세게 부딪힌 도철은 씨발이라고 욕지꺼리를 내뱉았다. 그러다 자신의 눈 앞에 민준이 있는 걸 보고 당황해서 좌우를 둘러보더니 멱살을 잡았다.

"어찌 되었든 잡았다! 잡았다고!"

"야..비켜봐...죽..겠다.."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한 민중는 도철에게 비키라고 하고는 몇번이나 쿨럭거렸다. 원래는 민준을 잡았으니 좋아해야하는데 이렇게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기분이 나지않았던 그녀는 옆에 엉덩이를 깔고 앉아 괜찮냐고 물어보았다.

"잠시만..이건.내가 허를 찔린거라..기다려봐."

배에 힘을 주고 있었다면 이 정도는 아니었을테니 심호흡을 한 민준은 겨우 몸을 일으켰다.

"이제 좀 괜찮아진거 같은데..궁기 밥은 한 10분만 더 있다가 만들자.."

"당신이 그렇게 다 죽어가는 표정을 하는데 만들자고 할만큼 생각없지는 않아요."

장난으로 저러고 있다면 화를 내겠지만 정통으로 부딪혔으니 이해를 한다는 듯 말하자 민준은 고맙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혼돈은 이 모습을 복잡한 듯 바라보았다.

처음 정통으로 부딪혔을 때만해도 깜짝 놀랐다. 두 사람이 다치지는 않았을까 걱정했다. 그만큼 위험했다. 다행히도 다치지 않았다는 말에 안심할 수 있었지만 그 뒤가 문제였다. 대자로 뻗어있는 민준 위에 올라타있는 도철을 본 순간 기분이 나빠졌다. 그리고 멱살을 잡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자 더욱 기분이 나빠졌다. 도대체 왜 기분 나빠진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냥 기분이 나빴다.

'기분 탓이겠지..언니가 다칠수도 있었으니까..'

두 사람이 크게 부딪혔으니 언니가 다칠 수 있어 기분이 나빠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상하게 시선은 민준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고고 죽겠다... 그렇게 움직일 수 있으면 말이라도 해주지 왜 놀란거처럼 비명을 지르냐."

"뭐라고? 당황했으니까 그런거 아니야? 평소에는 신경도 안쓰더니 뭔소리야."

"본능적인거라고 말했잖아. 갑자기 쓰러지는데 누가 가만히 있냐..아무튼 잡힌건 잡힌거니까 이제 어쩔려고?"

"어? 뭐가?"

"잡을 때까지 대련한다며 그리고 잡았잖아. 그러니까 이제 어쩔꺼냐고"

순간 놀란 도철은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렸다. 그런 약속을 했던가? 라는 생각을 하던 그녀는 무언가 떠오른 듯 멱살을 잡았다.

"나만을 위한 특별요리를 대령할 것. 그리고 다시 한번 대련을 하는거야"

"그게 뭐냐. 대련은 끝이라며."

"잡은건 기쁘지만 이런 식으로 잡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고 그러니까 내기 걸고 한판 더 해!"

대련에서 승리해서 잡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대련을 그만두고 싶지 않았던 도철은 막무가내로 말했고 민준은 그 말을 들어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혼돈은 기분이 이상한 듯 자신의 심장이 있는 곳에 손을 가져가서는 연신 고개를 갸웃거릴 뿐이었다.

========== 작품 후기 ==========

요즘 리리플을 하다보면 너무 과하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장난인건 이해하지만 조금 자중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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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0223 2016-11-02 17:02 new

1빠 연참인데 리플을 해주시다니

-〉 축하드립니다.

플레이어드 2016-11-02 17:23 new

자카신공

-〉 그게 뭔가요??

Baramdolyi 2016-11-02 17:36 new

좋았어 낚였어!!!!

-〉 아직 입질이 온 것 뿐이지요.

디마프 2016-11-02 17:53 new

잘보고 갑니다.

-〉 감사합니다.

天空意行劍 2016-11-02 18:05 new

하나겟

-〉 ^^

딜리버 2016-11-02 19:17 new

이 소설에 연참이 없는건 투베에 들어가지 못해서임. 무림보다 베스트 순위가 낮음 그러니 한편 볼때마다 추천 한번씩. 그래도 안한다면? 그때는 선착을 삭제하면됨

-〉 추천을 해준다는 말은 기쁩니다만 연참 안해서 선삭이면..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유령세상 2016-11-02 19:24 new

흠 댓글들이 뭔가 이상해져 가네요

댓글맘 보면 작가님은 이세상 사람이 아니게 되버리던데......화이팅입니다. 세상은 알아서 살아남아야죠

-〉 요즘 들어 딜레마입니다. 너무 과한거 같아서 어떻게 해야하나 싶습니다.

jinsoo 2016-11-02 22:59 new

ㅋㅋㅋㅋㅋㅋㅋ

jinsoo 2016-11-02 23:01 new

암튼 열심히 성실연재해주시면 잡진(?)않을게요

-〉 연재는 알바하는 날을 제외하면 1일 한편씩은 올리는데 가끔 제가 봐도 대단하네요. 어떻게 이게 가능했지? 싶습니다.

신왕일묘 2016-11-02 23:02 new

한명의 노예??? 가 넘어 왔어용~~~♡

-〉 노예..?

소쭈 2016-11-03 00:03 new

머리를 내주면서 겜끝남 ㅈㅈ

-〉 그게 이 소설의 아이덴...티티는 아니군요 하하

Mable Fantasm 2016-11-03 07:44 new

@혼돈이 연주를 들었는데 왜갑자기 도철이튀어나오냐 오리너구리 궁기야 나중에왔다지만 혼돈을 불러야지 도철을 부르면 안되지

Mable Fantasm 2016-11-03 07:45 new

@도올은 또 누구야? 궁기 혼돈 도철 또한명아니었냐 오리너구리

-〉 오타 지적은 감사합니다. 하지만 사흉수는 궁기 도철 혼돈 도올입니다. 그러니 지금 자주 등장하지는 않지만 도올이 맞습니다. 그리고 오리너구리는 뭔가요..사실 핫산이라는 말도 그다지 좋아하진 않습니다만..

흑월의 부탁[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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