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삼국지 연희-1531화 (1,531/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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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월의 부탁 --> 그 어떠한 기교도 섞지 않고 가볍게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 민준이었지만 감정이입을 한 듯 눈을 감고 있었다. 예전에 들었을 때는 무슨 뜻인지 몰라 왜 저러나 싶었는데 가사가 이해되자 혼돈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만큼 민준은 애잔하고 절실하게 노래를 부른 것이었다.

가슴 속이 먹먹해지고 우울한 기분이 되었던 그녀는 민준을 멍하니 바라보다 부끄러워진 듯 고개를 숙였다. 눈이 마주친 것은 아니다. 그는 계속해서 눈을 감고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끄러워진 것은 오해를 했기 때문이다. 자신을 위해서 흑월님에게 부탁하여 노래의 뜻을 들을 수 있게 해주었는데 그걸 홀리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한게 아닐까하는 의심을 했다는 것에 고개를 들 수 없었던 것이었다.

"하으..."

차라리 아무 생각없이 들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사이 노래는 어느세 끝을 향해 달려갔다.

"그대여..아무런 걱정하지 말아요.."

마지막 부분을 부르고 눈을 뜬 그는 고개를 숙이고 있는 혼돈을 보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지금까지 이런 적이 없었던터라 괜찮냐고 물어보자 그녀는 괜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하지만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자 민준은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다.

"저기..잠시만요..한곡만 더...해주시면 안되나요?"

"한곡 더? 시간은 남아있긴 한데..듣고 싶은거 있어?"

"아무거나요."

여운이 남아있는 것도 이유중 하나였지만 아직 부끄러움에 고개를 들지 못했던터라 다른 노래를 들으며 마음을 추스르고 싶었던 혼돈은 민준에게 부탁아닌 부탁을 해버렸다.

다시 넙적한 바위 위에 앉아 턱을 쓰다듬은 민준은 어떤 노래를 할지 고민했다. 계속 조용한 노래를 부르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였지만 이제 요리를 만들어야하는 만큼 힘이 날만한 노래를 부르고 싶었다. 그래서 곰곰히 생각한 그는 모나리자를 불렀다. 가사 자체는 밝은 느낌이 아니었지만 신나는 곡이었으니 민준은 통기타를 연주하며 노래를 불렀다.

아까 전과 완전히 느낌이 다른 노래가 나오자 자연스럽게 고개를 든 혼돈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까 전과는 다른 느낌의 노래였다. 가사 자체는 슬픈 거 같은데 음 자체는 밝고 켱쾌했으니 어떻게 반응해야할지 몰랐던 것이다. 게다가 사랑을 받아달라는 말에서는 무언가 가슴 깊숙한 곳이 아린 느낌을 받았다.

"쿨럭 쿨럭...이건 부르다보면 힘들단 말이야. 아무튼 이제 끝. 그럼 먹고 싶은거 있어?"

"네? 그게..아무..거나요.."

"왜 그래? 어디 아픈거야?"

"아뇨 그건 아닌데..그게...가슴이...아니죠..이런걸 당신에게 알려줄 이유가 없잖아요?"

"그건 그렇네. 그럼 난 요리만들고 올게."

알려주기 싫다는데 옆에서 알려달라고 할수도 없는 노릇이었으니 깨끗하게 포기한 민준은 자리에서 일어나 주방으로 들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요리를 배우기 위해 도착한 궁기는 넋놓고 있는 혼돈을 보며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았다. 하지만 이 감정을 쉽게 설명할 수 없었던 그녀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이곳에서 멍하니 있는 것은 민준이라는 사내가 무언가를 했다고 밖에 보이지 않았던 궁기는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오두막을 노려보았다

"언니. 진짜 아무것도 아니예요. 그냥 저 사람의 노래를 들었을 뿐인데..하아..아니죠..처음부터 제대로 설명해드릴게요."

잘못 말했다가 오해를 한다면 서로 문제가 될거 같아 처음부터 끝까지 자세하게 설명을 했다. 가슴 한켠이 답답해진 것까지는 말하지 않았지만 이해한 듯 궁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 사내가 노래부르는 걸 듣고 여운에 취해있었단 말이지?"

"네. 예전부터 궁금하긴 했거든요. 어떤 노래를 부르는지. 그래서 한번 들어봤는데 의미를 아니까 정말 느낌이 다르네요."

혼돈의 말에 궁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 역시 노래를 들어본 적은 있었다. 민준의 노래는 아니었지만 이곳에 온 상인들에게 요리와 여러가지 지식을 배울 때 들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집에 가고 싶다느니 고향생각이 난다는 것만 담겨있는 노래라 금방 실증이 났는데 민준이 부르는 노래는 어떻게 다른 것인지 궁금했던 그녀는 물끄러미 주방을 바라보았다.

"뭐야 뭐하고 있어? 밥은 아직...어?"

밥먹을 생각을 하고 도착했던 도철은 궁기와 혼돈이 이야기하는거에 흥미를 느끼고 무슨 일인지 물어보았다. 하지만 혼돈의 표정이 어딘가 자신과 닮아있다는 것에 놀라서 눈을 크게 떳다.

'혼돈이? 왜..?'

가끔 꿈에서 민준이 나타거나 불연듯 떠오를 때면 호수로 향하여 얼굴을 씻었는데 그 때 호수에 비친 자신의 얼굴이 혼돈 의 표정과 닮아있었다. 그래서 머리 속이 복잡해진 도철은 그녀에게 물어보려다가 그만두었다. 왠지 지금 이 상황에서는 물어보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대신 식사가 끝나고나면 민준을 조지기로 했다.

"뭐야. 오늘따라 왜 다들 말이 없어?"

주방에서 어느 때와 다름없이 궁기에게 요리를 가르쳐준 민준은 밖에 만들어둔 식탁에 앉아 밥을 먹었는데 전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평소라면 연신 맛있다고 말하며 밥을 더 달라고 했을 도철이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원래 아무런 말은 하지 않지만 복스럽게 먹던 혼돈이 깨작거리며 밥을 먹었다. 궁기의 경우 아까 혼돈이 말한 것이 신경쓰여 노래를 들려달라고 해야할지 그냥 돌아가야할지 고민하는 중이었다.

"..."

"이거 참.."

직접적으로 물어봤음에도 아무런 말이 없자 민준은 머리를 벅벅 긁더니 자신의 그릇을 통안에 담아두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왠지 그녀들 곁에 있어도 아무런 말이 없을 거 같아 기타를 가지고 나온 그는 넓적한 바위 위에 앉아 기타줄을 튕겼다. 그러자 혼돈과 도올의 시선이 민준에게 향했고 먹는 것에 열중하던 도철은 이상한 것을 느끼고 두 사람을 번갈아 보았다.

"무슨 일인데 저녀석을 바라봐?"

자신의 머리속이 복잡한건 복잡한거고 궁금한 것은 궁금한 것이었으니 입안 가득 음식을 담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혼돈은 심호흡을 하고는 있었던 일을 알려주었다.

"노래 가사를? 헤에.. 재미있겠네. 야 김민준. 노래 연주해줘"

"갑자기 워래대로 돌아왔네..허 참.."

방금 전까지 한마디도 하지 않았던 도철이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말하자 민준은 어이없다는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 잠깐. 먹는건 다 먹고.. 좋아. 들려줘봐. 어짜피 너 소화시킨다고 바로 대련하진 않을거 아니야?"

"너무 오래 있었나. 날 잘 아는데?"

음식을 먹고 바로 움직이는 것은 취향이 아니었던터라 피식 웃은 민준은 기타의 돌기부분을 눌렀다.

"오오..신기한데.?"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이걸 봤다면 뒤로 물러났겠지만 혼돈을 통해 들었던 도철은 신기하다는 듯 바닥을 만져보았다. 흙의 질감이 만져지는걸로 보아 바닥 자체가 융화된 것은 아닌듯 보였다.

"아아. 그럼 뭐 불러볼까?"

소화도 시킬겸 열창을 할 생각이었던 민준이 물어보자 지금까지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궁기가 아까 혼돈에게 들려주었던 노래를 들려달라고 말했다.

"으음..."

"어렵나요?"

"아니 감정이입이 될려나 싶은거지. 일단 그전에 정리해두고."

식탁위에 있는 그릇들을 보고 있자니 도저히 감정이입이 되지 않았던 민준은 그릇을 가지고 주방으로 향했다. 그리고 다시 그 노래를 들을 수 있다는 것때문인지 혼돈의 가슴은 미친듯이 두근거렸다.

========== 작품 후기 ==========

방금 전 실수로 무림을 연희로 올렸습니다.

기다렸던 분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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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amdolyi 2016-11-01 10:06 new

잘 보고 갑니딘.

-〉 감사합니다.

정수림 2016-11-01 10:16 new

코멘!트!!!!!!!

-〉 그런거 없어!!

kwon0223 2016-11-01 11:38 new

코멘트보는 맛에 보는뎈ㅋㅋ

-〉 밖에서 적을 땐 어쩔 수 없어요.

天空意行劍 2016-11-01 13:11 new

-〉 헤헤..

Mable Fantasm 2016-11-01 13:22 new

@핫산이 리맆을 안하다니....이제 핫산이라 부르기도 힘들지경이군. 앞으로 핫산은 핫산이라 부르지않고 오리너구리라부르겠다. 오리너구리

-〉 이게 뭔 개소리야!!

SniperSPA 2016-11-01 14:38 new

자까는 지금 본소설에 반을 날렸음!

일하라 핫산!

-〉 그럴수도 있지!!

디마프 2016-11-01 14:47 new

잘보고 갑니다.

-〉 감사합니다.

신왕일묘 2016-11-01 19:35 new

크크크크 민준 그자채가 미약??? 마약??? 효과아님 ???

-〉 헐..마약?

SniperSPA 2016-11-02 10:30 new

다음화가 등록됬다고해서 들어와서 결재했는데...읎네요....끙.;.

-〉 지금 바로 올렸어요.

흑월의 부탁[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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