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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연희-1520화 (1,520/1,909)

-------------- 1520/1909 --------------

<-- 흑월의 부탁 --> 민준이 만든 요리를 받은 혼돈은 의심가득한 눈초리로 그를 바라보았다. 도철도 먹은 음식이라 안전하다는 말은 들었지만 궁기가 만들어준 것을 제외하고는 남의 음식을 먹는 것이 처음이었으니 완성된 음식을 나뭇가지로 쿡쿡 찔러보았다.

"걱정할 필요 없다니까 그러네. 너도 하나 먹어라."

구워낸 고기를 적당히 식혀두었던 민준은 늑대를 향해 휙하고 던져주자 혼돈의 옆에 달라붙어 경계를 하고 있던 늑대는 살짝 뛰어올라 그것을 받아먹었다. 입안에 고기가 들어온 것을 느낀 늑대는 아울? 이라고 하며 꽤나 당황한 듯 보였다.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게 아니라 본능에 의하여 움직인 것이니 옆에 있는 혼돈의 눈치를 본 늑대는 몇번 씹더니 고기를 얼른 삼켜버렸다.

"정말..뭐하는거야. 이럴 때 일수록 주의 깊게 행동해야한다고 말했잖아."

어떤 음식인지 모르니 경계를 하고 있었는데 옆에서 시원스럽게 먹어버리면 김이 빠져버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핀잔을 준 혼돈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그가 만들었던 음식을 천천히 입안으로 가져갔다.

"흐읍!?"

한입 크게 베어물자 혼돈은 당황했다.

지금까지 먹었던 것들은 날것이 대부분이었고 그나마도 궁기가 만들어준 것들이 전부였다. 하지만 궁기가 만든 것은 향신료라는 것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았고 날 것을 익힌다는 것에만 집중했다. 그러니 민준이 만든 요리는 그녀에게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맛있다."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린 그녀는 고기와 야채를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목에 사래가 들려 켁켁거리기까지 했으니 민준은 물까지 챙겨주고 자신도 요리를 먹기 시작했다. 문제가 있다면 한입 먹은 순간 한그릇을 뚝딱 해치운 혼돈이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었다.

"다먹은거야? 더먹을래?"

"그래도..되나요?"

"물론 많이 만들었으니까 먹고 싶은만큼 먹어."

얼만큼 만들어야할지 감이 안잡혀서 꽤나 많이 만들어두었던 민준은 그릇에 고기와 밥을 덜어주자 세상 행복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음식을 먹었다. 이 모습을 바라본 민준은 그녀가 무표정한 것은 어느정도 경계를 했다고 생각하며 신경쓰지 않았다. 지금이야  이렇게 경계를 풀고 있지만 표정에 대한 것을 말한다면 무표정하게 변할수도 있고 그대로 돌아가버릴 수도 있는 일이었으니까 말이다.

'밥먹을 때는 개도 안건들이는거지.'

-그나저나 주인. 한달쯤 지나니까 혼돈이나 도철과 꽤 친해진거 아님?-

혼자 생각하고 있자 오랜만에 등장한 요술서는 혼돈과 도철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야.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머문 인간이 없었으니까 호기심 반. 경계심 반이겠지."

몸안에 사신수와 황룡의 각인이 없었으면 이미 예전에 죽임을 당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으니 민준은 마음속으로나마 그녀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그러자 그 생각이 전해진듯 분신들이 잠들어있는 문신이 일순간 번쩍거렸다.

-그럼 혼돈과 도철이 주인에 대한 인식이 변하는 일도 얼마든지 있을 법한거 아님?-

"그렇겠지. 하지만 너무 다가가면 도리어 경계를 할테니 조금 더 기다려봐야겠지. 처음 감정 변화가 어려운거지 한번 변하면 급물쌀을 탈테니까"

-역시 주인은 그런거는 생각이 깊은거 같음-

"원래 생각이 깊다 임마."

놀리는 듯한 요술서의 말에 한마디 덧붙인 민준은 음식을 다 먹고 나자 남아있는 고기를 작은 냄비에 옮겨 남은 다음 벌레들이 들어가지 못하게 틀어막았다.

"뭐하는건가요?"

"남은 음식들을 보관해두는거야. 날이 그렇게 덥지는 않으니까 쉽게 상하진 않겠지만 벌레들이 들어가면 못먹게 되니까."

"그렇군요. 그럼 식사도 끝났으니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죠."

"그래 안그래도 그럴 거 같았다. 잠시만 기다려봐."

뒷정리를 깔끔하게 끝낸 뒤 손을 턴 민준은 안에서 기타를 가지고 나와 자리에 앉았다.

그 때 들은 것과 다른 날카로운 소리가 나자 놀란 늑대는 경계를 하듯 으르렁거렸다. 하지만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은 민준은 그런게 아니라고 말하며 다시 한번 기타를 튕겼다.

"그래서 어떤게 듣고 싶어? 아무거나 상관없어?"

"노래라고 하신거 말고 순수한 기타연주를 듣고 싶네요."

음색이 마음에 들었다는 듯 말하자 민준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기타줄을 췽겼다.

한참을 조용히 들었던 그녀는 마음에 드는 소리라고 평가를 하고 이번에는 노래까지 섞어서 불러달라 말했다. 왜 그러냐고 물어볼 법도 하지만 전혀 그런 내색을 하지 않은 민준은 그녀가 원하는대로 연주를 해줄 뿐이었다.

"이런걸 처음 들어봐서 신기하게 생각한 것도 있지만 노래라는 걸 능숙하게 부르네요."

"칭찬이야? 고맙네."

"사실을 말했을 뿐이예요. 요리도 잘하시고 하니. 종종 찾아와서 먹어도 되나요?"

"상관은 없다만 너무 일찍 찾아오거나 하지만 않으면 돼."

"기억해둘게요. 그럼."

저녁까지 먹고 싶긴 했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남은 3시간동안 할게 없었다. 그에게 마음의 문을 연 것도 아니고 그냥 음식을 잘만들고 노래를 잘한다는 걸 알고 있을 뿐이었으니 혼돈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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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밥을 많이 먹었던터라 혼돈은 도약을 쓰지않고 느긋하게 걸어갔다. 그래도 1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었으니 늑대와 함꼐 노래가 듣기 좋았다는 둥 음식이 맛있었다는 둥 그런 이야기를 하며 돌아왔다. 그런데 집 앞에 도착하자 도철이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런 모습은 괴물들이 나타나지 않았을 때 심심해서 자주 보였던터라 또 그 일이겠거니 하고 도철을 부르자 꽤나 놀란 듯 그녀가 흠짓거렸다.

"어. 왔어."

"네 언니. 무슨 일이세요? 혹시 괴물의 건 때문에 그런건가요?"

이번에도 괴물이 나타나면 양보해달라는 뜻일거라 생각한 듯 말하자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그것도 있고.."

"그것도요? 또 다른게 있으세요?

"아까 그 자식의 집에 가보니까 네가 있더라고. 그래서 뭐라고 해야할까..그...그래 걱정. 응 걱정되서 그래."

마치 자신을 타이르는 듯한 말이었지만 혼돈은 이상한 점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어디로 튈지 예상이 안되는 언니였던 것도 이유 중 하나였지만 감정에 익숙하지 않은 것은 그녀도 마찬가지였으니 오늘도 뭔가 일이 있겠거니 생각한 것 뿐이었다.

"네. 문득 기타연주가 듣고 싶길래 찾아갔어요. 언니한테는 큰소리 떵떵 쳤는데 진짜 악기로 주술이라도 거는 것이면 큰일나잖아요?"

"그..래서?"

"다행히 그런건 아니었고 제 호기심일 뿐이었어요. 그리고 그 사람이 만든 음식 엄청 맛있었어요. 언니가 왜 산을 돌아다니며 동물들을 잡는지 알거 같았어요."

취미 생활로 보기에는 매일같이 잡아들이고 있었으니 뭔가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바로 이해를 한 혼돈은 활짝 웃었다. 옆에 있던 늑대는 그 맛이 생각난 듯 주륵 침을 흘렸다.

"그렇구나. 그래. 알았어 그럼 난 가볼게. 그리고 나중에 괴물 나오면 말해주고."

"네 언니 들어가세요."

자신의 본거지로 돌아온 도철은 짜증이 솟구치는 것을 느끼고는 나무를 박살냈다. 혼돈과 그놈이 같이 있을 때는 초초하게 느껴지더니 이유를 알게 되자 짜증이 나는 것은 도무지 자신의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었기에 크게 소리를 질렀다.

모든 기운을 발산하고 잠든 그녀였지만 오늘만큼은 민준의 모습이 떠오르면 짜증이 날 뿐이었다.

========== 작품 후기 ==========

어제 점장님과 교대를 하는데 점장님께서 지각을 하셔서 10시쯤에 교대를 했습니다.

그리고 잠에 든건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 눈을 뜨니 밤이더라구요. 그래서 저녁먹고 다시 자고 일어나니 2시. 부랴 부랴 글을 적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다시 자야지요 ㅠ.ㅠ

모두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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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amdolyi 2016-10-16 02:19 new

잘 보고가요

-〉 감사합니다.

kwon0223 2016-10-16 02:38 new

혼돈이랑 같이 있는 민준을 보고 도철이 충격먹을것 같다

-〉 ㅋㅋㅋ질투를 느끼게 되었다.

프라토니스 2016-10-16 03:15 new

일 졸지말고 열심히 하세요~ 전 자러 갑니다.ㅋㅋ

-〉 잘 주무셨나용

디마프 2016-10-16 03:54 new

잘보고 갑니다.

-〉 ^^

딜리버 2016-10-16 05:11 new

이런이런 이번 편은 반쪽짜리군요 이 글은 내용 비중 절반, 리리플 비중 절반인데.....

-〉 이제 계속 반쪽자리로?

플레이어드 2016-10-16 06:07 new

개복띠

-〉 개복치!

프리일러스트 2016-10-16 06:21 new

밀림에서갑자기내리는비는 스콜 입니다.

-〉 아 그랬죠. 스콜. 기억 안났는데 감사합니다.

에로정원 2016-10-16 07:07 new

작가님 작품의 특징!

A라는 여자가 민준에게 반한다

그 다음 A의 친구인 B라는 여자가 민준에게 관심을 가진다 이런식으로 히로인의 히로인을 부릅니다!

-〉 패턴이 파악되다니. 안되겠어. 쏩시다.

jinsoo 2016-10-16 07:46 new

열심히 일해라 자까여 ㅋㅋ

-〉 허헣

天空意行劍 2016-10-16 09:06 new

-〉 ㅋ

Mable Fantasm 2016-10-16 11:43 new

@핫산이 리리플을안하면 핫산이아니라는증거

-〉 핫산 탈피를 위해 이제 안하면 되는건가!

흑월의 부탁[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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