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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월의 부탁 --> "씨발! 진짜!!"
폭포수를 맞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계속해서 그때의 일이 떠오르자 다시 한번 욕지꺼리를 내뱉은 도철은 민준의 집으로 향했다. 계속 머리속에 맴도는 것도 짜증나니 단펀을 지을 생각으로 찾아간 것이었다. 큰 걸음으로 성큼 성큼 걸어간 그녀는 민준의 방문을 난폭하게 열고는 그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집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민준은 궁기를 만나기 위해 산맥을 이동하는 중이었으니 집에 도착하려면 아직 하루정도는 부지런히 걸어야했다. 하지만 이 사실을 모르는 도철은 허무함이 분노로 바뀐 듯 다시 한번 욕지꺼리를 내뱉았다.
"도대체 어디에 간거야? 아니 그보다 왜 난 이녀석이 여기 있을거라고 생각한거지?"
마음만 먹으면 그가 어디있는지 감지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막연하게 이곳에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찾아왔던 것이 화가 났던 그녀는 자주 앉았던 넙적한 바위에 앉아 민준을 기다렸다. 마음만 먹으면 찾아가는 건 일도 아니었지만 그런 짓을 하는 것은 왠지 싫어서 기다렸다.
이틀이 지난 후 민준은 오두막에 돌아올 수 있었다. 꽤나 부지런히 걸어갔던터라 돌아오는 것이 꽤나 걸려버린 것이다. 그런데 바위 위에 도철이 언짢은 듯한 표정으로 앉아있었으니 고개를 갸웃거릴 수 밖에 없었다.
"뭐냐? 여기서 기다린거냐?"
"그래. 어딜 다녀온거지?"
"궁기한테 가려다가 중간에 만나서 돌아오는 길이다. 너정도면 금방 찾아올 수 있을텐데 왜 여기서 기다리고 있었냐?"
"이곳에서 결판을 내고 싶어서 기다린 것 뿐. 이유는 없으니까 이상한 소리는 그만하지?"
이상한 소리는 한 적이 없지만 말을 해봐야 언쟁이 길어질거 같아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짐을 내려놓자 바위에서 내려온 도철은 손에서 뚜두둑 소리가 나게 움직인다음 주먹을 꽈악 쥐었다.
"이번에 지면. 각오해라. 씨발 저번같이 좆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테니까"
민준의 입장에서는 무엇이 좆같은지 알지 못했지만 한판 붙자는 듯한 말에 자세를 잡았다. 살짝 지치긴 했지만 한두판 싸우는 건 일도 아니었고 푹 자기 위해서는 몸을 움직이는 편이 좋았기에 군말없이 싸울 준비를 한 것이었다.
"뒤져라 이 개새끼야!"
그간의 울분을 담은 것인지 소리를 지른 도철은 민준에게 달려들었다. 문제는 지금까지 익혔던 것은 다 잊었다는 듯 처음과 같은 방식으로 싸운다는 것이었다. 이 말은 민준이 피하기 쉽다는 뜻이었다.
덕분에 그는 도철의 공격을 손쉽게 피할 수 있었다. 그 때마다 씨발이라는 말을 내뱉은 도철은 어딘가 다급해보이는 표정으로 공격을 감행했다.
"빈틈!"
허점이 너무나 많이 보이는 공격이라 쉽게 피하고 반격을 한 민준은 손쉽게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그러자 바닥에 대짜로 뻗어버린 그녀는 벌떡 일어나서 다시 덤벼들었다. 평소같으면 숨을 고르고 공격했을텐데 숨도 고르지 않고 뛰어듯 탓에 차마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그녀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크학."
마치 프로레슬링에서 스피어라 불리는 기술처럼 복부를 어깨로 그대로 강타당한 민준은 낙법도 치지 못하고 바닥에 부딪힌 충격을 그대로 받아야만했다. 그러는 사이 그의 몸위에 올라탄 도철은 주먹으로 민준의 머리를 부수어 버리려고 했다. 지금이라면 신수들도 반응하지 못할 것이고 주먹을 내리 꼽기만 하면 끝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손이 움직이지 않았다. 도대체 무엇때문인지 몰라 민준의 멱살을 잡은 그녀는 사정없이 그를 흔들며 이게 무슨 일이냐고 소리쳤다.
"쿨럭..좀 씨발 그만..그만! 뒤질거 같으니까 그만 좀 해라!"
멱살을 잡고 흔들고 있다고 해도 힘을 꽈악 준게 아니었기에 민준은 그녀의 손을 쉽게 풀 수 있었다. 하지만 무게 중심을 앞으로 주고 있던 도철은 민준이 손을 풀자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졌다. 자칫 잘못하면 맨땅에 머리름 처박을 뻔 도철은 팔둑으로 지탱하며 얼굴이 맨땅에 처박히는 것을 막았다.
"아고 머리야.갑자기 왜 안보여. 이건 또 뭐야?":
그리고 앞으로 쓰러진 자세를 취하고 있다보니 민준의 얼굴을 가슴으로 막아버린 상황이 되어버렸다. 방금 전의 충격과 도철이 사정없이 흔든 것때문에 지금 이곳이 어딘지 제대로 감을 잡지 못했던 민준은 손을 더듬거리며 자신의 시야를 가리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했다.
몰캉몰캉한 감촉을 느낀 민준과 알수없는 감정에 흐양!? 하고 귀여운 소리를 내뱉어버린 도철. 두 사람 사이에는 짧은 정적이 있었지만 체감상으로는 1시간도 더된 듯한 긴시간으로 느껴졌다.
"뭐야 이거 설마"
"우..움직이지마 그리고 뭐하는 짓거리야!"
"쿠헉"
놀라서 주먹으로 민준의 얼굴을 공격했다고는 하나 힘이 들어가 있지 않아 그는 대자로 뻗어버렸다. 지금이라면 완전 끝낼 수 있는 기회였지만 그에게서 떨어진 도철은 자신의 가슴을 손으로 가려버렸다. 자신이 생각해도 이상한 행동이었지만 본능적으로 한 행동이었던터라 그 상태로 씩씩거릴 수 밖에 없었다.
"아고고..머리야...넌 왜 그러고..아..."
"씨발 너 때문이잖아 이 개새끼야"
"그래. 미안하다."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떠올린 민준은 바로 사과했다. 자의가 아니었다고는 해도 가슴을 만진 것은 사실이었기에 변명따위는 하지 않았다. 그러자 도철은 당황한 듯 어? 어..응..이라는 말을 했다. 자신도 왜 이런 것인지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머리가 핑 돌았던 민준은 다시 자리에 주저앉아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았다.
30분 정도 시간이 지난 후 머리속이 제대로 돌아가기 시작한 민준은 겨우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도철은 아직까지 그 자리에 남아있었다.
"응? 뭐 할 말 있어?"
"시끄러우니까 말걸지말지?"
"그래 알았다."
뭔가 복잡한 표정을 하고 있는 도철을 내버려둔 민준은 방으로 돌아가 짐을 풀어두고는 개울가로 향했다. 이 모습을 본 도철은 그제서야 깊은 한숨을 몰아내쉬거니 자신의 가슴을 만져보았다.
"씨발 뭐지? 아무런 느낌이 없는데? 아까는 뭐였지?"
당황해서 죽이지 못한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왜 그런 이상한 느낌이 난건지 알지 못했던 도철은 심각하게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는 사이 시간이 지나 민준은 몸을 깨끗히 씻고 방으로 돌아왔다.
"야."
"왜?"
"내일. 한판 더 붙어. 그리고. 내가 이기면 확인해볼게 있어."
"뭐 죽인다고""
"씨발 그런거 아니니까. 그리고 신수언니들때문에 죽이고 싶어도 못죽여"
소리를 지른 도철은 다시 한번 내일이라고 말한 뒤 돌아가버렸다.
그리고 하루가 지난 후 도철은 평상시처럼 차분하게 공격을 하여 겨우 겨우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집중을 하지 못했다면 반격에 당해 허무하게 져버렸을테지만 확인할 것이 있었던터라 억지로 버텨낸 것이었다.
"졌다. 이제 이기지도 못하겠네. 그래서 뭐하게?"
"너. 어제 나한테 무슨 짓한거야. 뭔가 찌릿하는게 느껴졌어. 그게 뭐야?
"어제? 아 그건 내가 잘못해서 네 가슴을 만진거라 그런거야."
"뭐라고? 니놈새끼가 날 만진거때문에 그렇다고? 말이 안되는 소리 하지 말지?"
"사실이다.그건 내가 널 만져서 그런게 아니라 다른 이가 만지는 것에 반응하는건 당연한거야. 내가 날 만지는건 이미 알고 있지만 다른 사람이 날 만지는 건 어떨지 모르니까 말이지."
"개소리하지마. 그런 말을 한다고 내가 믿을거 같아?"
"내가 널 만지는걸 허용해준다면 실험을 할 수 있다만 어떻게 해볼꺼냐?"
"뭐..? 씨발 그걸 말이라고...."
거기까지 말한 도철은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다. 만약 이상한 감정을 느끼지 않았다면 저런 말을 하자마자 옆에 있는 나무를 뽑아서 던져버렸을지도 모른다. 신수언니들이 찾아오는 것은 골치가 아픈 일이었으니 민준의 옆으로 지나가게 집어던졌을테지만 지금은 가슴에 찌릿했던 그 감정이 무척이나 신경쓰였던터라 머뭇거린 것이었다.
"그래 좋아. 대신 한번이야. 딱 한번. 더 이상 만지면 신수언니들 신경안쓰고 죽여버리겠어."
"그러건가. 그럼 만진다."
언제든 상관없다는 듯 코웃음을 치는 도철을 보며 민준은 생각을 했다. 어디를 만져야할지. 마음같아서는 다시 가슴을 만지고 끝내는게 제일이지만 지금까지 그녀때문에 고생한 것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으니 민준은 다른 곳을 만지기로 하고 천천히 손을 올렸다. 그러자 도철은 자연히 자신을 방어하듯 팔로 가슴을 가렸는데 그는 가슴이 아니라 머리에 손을 가져갔다.
"봐. 반응 못하잖아"
"......뭐...뭐...뭔..."
확실히 반응은 못했다. 하지만 뭔가 이상한 감정을 또 다시 느낀 도철은 무슨 개짓거리냐고 말하더니 민준을 밀치고는 그대로 돌아가버렸다.
"거 힘 하나는 장사네 장사여."
데굴 데굴 굴렀던 민준은 몸에 묻은 흙을 털고는 후련하다는 듯 웃었다.
"이제 귀찮게 안하겠지. 그럼 어딜 간다냐.."
도철은 이제 얼마동안 자신을 귀찮게 안할테니 누구한테 찾아가볼까 생각한 민준은 남은 이들 중 누구하나 만만한게 없다는 생각에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 작품 후기 ==========
연참 약속은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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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0223 2016-10-13 06:49 new
아니 이새벽에.... 부지런하구니 핫산
-〉 핫산이 아닙니다.
Mable Fantasm 2016-10-13 07:15 new
@핫산 연재가늦다. 연참은 어디갔는가
-〉 트럴 트럴
플레이어드 2016-10-13 07:18 new
반쪽달 연참력도 없는 우린 뭘 할수있죠?
-〉 팝콘이나 가져와라 독자
jinsoo 2016-10-13 07:31 new
부지런하게연참도 ㅋㅋ
-〉 ㅋㅋ
딜리버 2016-10-13 08:15 new
이소설은 레이드=연참입니다. 그러니 다들 레이드 동참을.....
-〉 세상에나..
天空意行劍 2016-10-13 08:23 new
끝이멀었으니 연참을달라
-〉 연참이다.
프라토니스 2016-10-13 08:41 new
@궤변이라닛 디스가이아의 팽귄을 덜질겁니다.
-〉 그거 터지잖아요.
흑월의 부탁[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