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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연희-1505화 (1,505/1,909)

-------------- 1505/1909 --------------

<-- 흑월의 부탁 --> 일주일간 다섯곳을 돌아다닌 민준은 모닥불 앞에 앉아 노인들에게 전해들은 이야기를 다시 한번 읽어보고 있었다. 마을은 아직 서너군대가 더 남았으니 가도 그만 안가도 그만이었다.

구전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었던지라 앞뒤가 안맞는 것도 많고 전래동화처럼 권선징악 형식으로 바뀌어버린 곳도 있었다. 이렇게 제각각이었지만 한가지 공통된 것이 있었으니 사흉수의 존재였다. 허노인이라는 상인의 말대로 마을들은 전부 사흉수를 타락한 영물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 어떤 마을에서도 타락한 이유에 대해서는 나오지 않았고 원래 나쁜 이들로 묘하되어 있었으니 민준은 육포를 질겅질겅 씹으며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었다.

"구전으로 전해내려오는 이야기니까 어쩔 수는 없다만 이걸 돈벌이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단 말이지."

다섯곳 중 단 한곳만 경계를 했을 뿐 나머지 네곳은 사흉수에 대한 이야기를 물어보자마자 눈을 반짝이며 엄지와 검지로 동그라미를 그렸다. 은화 한개를 던져주자 귀가 입에 걸린 노인들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사흉수의 이야기를 해주었으니 더욱 어이가 없는 것이었다.

"아..그러고보면 그걸 안물어봤는데..책에 나와있을려나.."

가족이 실종되어 복수를 한다고 찾아간 이들에 대한 것은 들었지만 관군이 직접적으로 토벌하기 위해 들어간 적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었던 민준은 머리를 벅벅 긁으며 책을 뒤적거렸다. 그러자 갑자기 번쩍거린 책에는 토벌이라는 항목이 추가되었다.

-토벌. 지금까지 총 다섯번의 토벌시도가 있었음 가장 많은 사람들이 행방불명된 한나라 시절 시행된 두번의 토벌 시도가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기록됨-

"하필 한나라냐...빌어먹을.."

-다만 토벌 당시에는 사흉수라는 것이 알려지지 않았고 그저 요괴토벌이라는 명목하에 시행된 것으로 기록되어 있음-

그래서 자신이 알아보았을 때 관아에서 아무것도 모른다는 소식을 접했다는 것을 알게 된 민준은 깊은 한숨을 몰아내쉰 뒤 그대로 잠을 청했다.

"그것이 한왕조를 망하게 한 것이 흉수라는 소문이 있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불의를 참지 못한 초한이라는 사내가 그들을 이 산에 봉인시켰지요."

"허...그렇습니까?"

일어나자마자 부지런히 움직였던 민준은 사흉수가 있다는 산에서 1시간정도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고 있는 마을에 도착해 있었다. 이곳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노인에게 흉수에 대해 물어보자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엄지와 검지도 동그라미를 그렸다. 은화 한개를 던져주자 입에 침을 튀기며 말한 그는 그 어떤 곳에서 들었던 것보다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자신있게 말하고 있었다. 흉수에 대한 설명은 그 어느곳보다 자세했지만 뒤로 갈수록 앞뒤가 안맞는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었다.

그래서 어이가 없었던 민준은 더 이상 들어볼 가치도 없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노인은 아쉽다는 듯 그를 올려다보았다.

"이제 이야기의 가장 재미있는 부분인 초한이라는 사내가 흉수들과 싸운 부분인데..가시려고 하시는 것입니까?"

"듣고 있자니 피가 끓어서 말입니다."

"허허 그럴수도 있지요. 하지만 한번 들어보십시오. 그 초한이라는 사내가 말입니다."

눈치가 없는 것인지 자신의 이야기에 취한 것인지 민준의 손을 붙잡고 다시 앉게 만든 노인은 신이나서 계속 이야기했다.

단 한자루의 철검만 가지고 네명을 능히 상대했던 그는 자신의 목숨을 받쳐 이곳에 결계를 만들었다는 말과 함께 부디 흉수들을 꼭 토벌해달라는 말을 덧붙였다.

'이게 뭔 개소린가 싶구만..'

목구멍까지 개소리도 정도것 하라는 말이 올라왔지만 차마 말할 수 없었던 민준은 자리에서 일어나 산으로 향했다. 이 주변에서 길을 잃었을 때를 대비한 것인지 붉은 색 끈이 나무 이곳 저곳에 걸려있었다. 지금 바로 돌아가라는 뜻이겠지만 무척이나 을씨년스러운 모습이었다.

아무것도 몰랐으면 바로 돌아가겠지만 사흉수들에게 일이 있어 찾아왔던만큼 민준은 계속해서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어느 순간 붉은색 천들은 보이지 않았고 분위기도 바뀐 듯 보였다. 딱 한발자국 차이로 이리 차이가 나는가 싶어서 주위를 주리번거리고 있자 이곳에 살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새들이 일제히 날아올랐다. 숲속에서 이런 모습을 보았다면 꽤나 장관이라고 감탄하겠지만 이곳은 사흉수가 사는 곳. 누군가 움직였다는 말과 다를바가 없었으니 민준은 머리를 긁적이며 더욱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다.

"뭐지? 나한테 오는게 아니었나?"

새들이 일제히 날아오르길래 누군가 자신을 찾아온다고 생각했던 민준은 제법 큰 나무에 올라가 주변을 훑어보며 자신의 위치를 확인했다.

"이런 시발. 산은 개뿔이. 산맥이구만.."

어쩐지 이상하다 싶었다. 고작 한개의 산에 네마리의 흉수가 살기에는 좁지 않을까 생각했던 민준은 짜증섞인 말투로 욕지꺼리를 내뱉은 다음 밑으로 내려왔다.

산맥이라는 것을 확인했으니 한두시간으로 끝날게 아니라고 생각하며 길을 만들며 걸어가자 멀리서 묵직한 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무거운 것으로 땅을 내려찍을 때 나는 소리와 비슷했던터라 민준은 머리를 벅벅 긁었다.

"느낌이 싸한게 안좋은거 같은데.."

중얼거림이 끝남과 동시에 하늘에서 의문의 여인이 내려왔다. 속도를 얼마나 무시했으면 주변의 나무들이 완전 박살이 날 정도였는데 신기하게도 민준이 있는 곳까지는 그 영향이 미치지 않았다.

"헤에. 이번에 새로온 사냥감인가?"

청녹색 머리카락이 어깨까지 내려온 여인은 키가 180정도는 되어보이는 매끈한 몸매의 소유자였다. 가슴은 천으로 대충 동여맨 상태였는데 그럼에도 봉긋 솟아있는 가슴은 천을 푼다면 C~D컵은 되어보였다. 만천하에 들어난 배에는 지방따위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리고 살짝 튀어나온 장골이 관능미를 더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풍만한 엉덩이와 긴 다리는 그녀가 입는 넝마같은 옷조차 아름답게 보일 지경이었다.

"뭐야. 이번에도 길잃은 녀석이야? 얼마나 날 재미있게 해줄지 기대되는데?"

그냥은 죽이지 않겠다는 듯 혀를 날름거린 그녀는 어디 한번 덤벼보라는 듯 손을 까닥 까닥거렸다.

"하아..첫판부터 도철인가? 혼돈이나 다른 녀석이면 좋았을텐데.."

삐딱하게 서서 머리를 벅벅 긁자 도철은 꽤나 놀란 듯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적개심을 숨기지 않고 들어내고 있는데 오줌을 지리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다는 점이었다. 만약 이곳에 있는게 도올이나 궁기였다면 관심을 가졌을지도 모르지만 도철은 놀랐을 뿐 재미없다는 듯 주먹을 휘두르려다 멈칫했다.

"....인간. 너 뭐지?"

"무슨 말이냐 그게."

"나랑 장난치려고 하는거라면 그만두는게 좋을텐데? 지금 당장 목을 꺽어버릴수도 있으니까."

살기를 뿜으며 말했지만 민준은 눈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그녀가 내뿜는 살기보다 무서운 것이 여인들의 질투였기 때문이었다.

"알수있게 말하라는거다. 도철. 그래야 대답을 할거 아니냐."

자신이 공격하지 못하는 이유를 안다는 듯 빈정거리며 대답하는 사내를 보며 도철은 짜증이 난듯 옆에 있는 나무를 그대로 박살내버렸다.

"그래 좋아. 인간. 대답해라. 어째서 네녀석에게 구미호와 사신수. 황룡도 모자라 신선들의 냄새가 나는거지?"

"내가 품은 아이들이니까 그런가보지. 그리고 나는 흑월이 부탁해서 너희를 만나러온거다."

"하. 고작 인간따위가? 우리를? 무엇을 위해? 조롱이라도 하러 왔나?"

"구원을 하라더군"

"뭐어? 구원? 푸하하하하하하하 인간. 날 웃기는군. 이제와서 그런게 가능할 거 같나? 황제라는 녀석이 와서 오체투지를 해도 모자를 판에 고작 인간따위가? 그렇다면 묻지. 어떤 식으로 구원을 할 생각이지?"

"그건 나도 모르겠군. 부탁을 받은 것 뿐이라 와본 것이다."

"하하하 진짜 재미있어. 재미있단 말이야. 그런데 인간. 네녀석의 그 말이 내 성질을 긁고 있다는걸 알고 있나?"

진짜 재미있다는 듯 크게 웃었던 도철은 순식간에 무표정이 되어 민준의 목을 움켜잡으려 했다. 하지만 그것보다 빠르게 그의 몸 안에 있던 신수들과 요괴들, 니야의 분신이 튀어나와 그것을 막았다.

"...."

목을 움켜잡으려고 했던 것은 몸이 먼저 반응해서 한 일이었지만 그의 몸안에서 자신보다 등급이 높은 신수들의 분신을 보자 이를 갈며 노려본 도철은 애꿎은 나무들만 박살내버렸다.

'..아.이 녀석을 어떻게 한다..'

성격이 불같은 것을 보며 난감해진 민준은 품안에 있는 담배를 꺼내 입에 문 다음 불을 붙이고는 깊게 빨아들였다.

구원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긴 했지만 진짜 어떤식으로 구원을 해줘야하는지 감이 전혀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 작품 후기 ==========

자고 일어나서 글 적습니다.

그래도 으슬 으슬 추운게 감기기운이 있네요.

오늘은 집에서 푹 쉬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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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마프 2016-09-27 07:16 new

잘보고 갑니다.

-〉 감사합니다.

에로정원 2016-09-27 07:30 new

사흉수들도 어짜피 나중에 민준 앞에서는 애교쟁이가 됩니다!

-〉 ㅋㅋㅋㅋㅋㅋㅋㅋ

Baramdolyi 2016-09-27 07:34 new

어떻게 될지 기대기대

-〉 저도 어떻게 될지..기대?

jinsoo 2016-09-27 07:35 new

디엔에이라고 뭐 딱히 중요한건아닌데 그래도 각자 고유한 디엔에이가 있어서 어쩔수없이 자까님 꺼로다기 ㅎㅎ

jinsoo 2016-09-27 07:35 new

암튼 완결내봐요 그날로 올드보이 찍는거니깐요 ㅎㅎ

-〉누구냐 넌..

天空意行劍 2016-09-27 07:58 new

흠.....새로운펫 겟또다제!

-〉 겟!!!또!!?

딜리버 2016-09-27 08:03 new

도철인가? 마지막에 나온 애는 왠지 동탁하고 어울려 다닐 거 같네요 아니면 여포라던가

딜리버 2016-09-27 08:05 new

작가님이 잊어버린거 같아서 다시 상기시킨 건 아니에요 꼭 재등장시켜달란 것도 아니구요

-〉 그렇네요. 잘 어울릴거 같네요.

정수림 2016-09-27 09:29 new

핫!!!!!!!!!!!산

-〉 후싼

신왕일묘 2016-09-27 09:52 new

올만에 사신수&요괴 들 미니 분신이 보고 싶은 1인

-〉 껄껄껄..

플레이어드 2016-09-27 11:07 new

육변기ㄱㄱ

-〉 히익.

SniperSPA 2016-09-27 21:20 new

이제 사흉수 플레그인가요? 오호

-〉 홍홍홍

Mable Fantasm 2016-09-28 01:21 new

@다들잊은거같은데 민준을덥친거는 백호가 최초임....사흉수들에서 나온다고해도 최초가아니니 의미없지. 그런고로 연참해라 핫산

-〉 그런거 없다..쉴거다 ㅠ.ㅠ

흑월의 부탁[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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