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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연희-1496화 (1,496/1,909)

-------------- 1496/1909 --------------

<-- 새롭게 나타난.. --> 민준이 정신을 차렸을 때는 아무것도 없는 어둠 속이었다. 이런 곳을 와본 적이 없었기에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꿈이라는 것은 금방 알아차릴 수 있었다. 정말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이었지만 손과 발은 선명하게 보였으니 자신감을 자지고 앞으로 걸어갔지만 전혀 나아가지 않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이라 착각하는게 아니라 허공에서 제자리 걸음을 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움직이는 것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자 어둠의 중앙에 한 소녀가 앉아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꽤나 떨어져 있었음에도 여자라고 생각한 이유는 긴 머리카락과 그녀가 입고 있는 옷때문이었다. 발 뒷꿈치까지 길게 내려온 머리카락은 윤기가 나는 듯 반짝 거렸고 하늘거리는 원피스같은 곳 사이로 보이는 굴곡은 절대 그녀가 남자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런데 혼자 뭐하는건지 모르겠네."

머리를 벅벅 거리며 중얼거린 민준은 그녀를 향해 소리쳐보기도 했지만 소녀는 깨닫지 못하는 듯 혼자서 시간을 보냈다. 잠을 자거나 책을 읽거나 뒹굴거리면서. 신기한 것은 그러는 사이 10대 초반이었던 몸이 어느세 20대의 풋풋한 미녀의 모습으로 바뀌었고 어느세 30대의 요염한 여인으로 바뀌었다.

시간이 혼자만 빨리 가는 것인가? 라는 착각이 들 정도였지만 처음만 그렇게 순서대로 바뀌었을 뿐 뒤죽박죽으로 바뀌고 있었으니 그녀의 능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만 이렇게 하염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을 보고 있어야할 이유를 몰랐던 민준은 머리를 벅벅 긁었다.

"...!"

"뭐라 한거 같은데."

한참동안 말이 없던 소녀가 말을 했으나 알아듣지 못했다. 그리고 그녀 역시 자신을 보고 말한게 아니라 혼자 중얼거린 것이었으니 민준의 입장에서는 짜증이 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난 소녀가 공중에 몇번 손짓을 하자 그녀의 바로 앞에 문이 만들어졌다. 이런게 당연하다는 듯 태연하게 문을 연 소녀가 사라지자 민준은 잠에서 깨어날 수 있게 되었다.

"....?"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주위를 두리번거린 민준은 자신의 방인 것을 확인하고 기지개를 켰다.

꿈 자체는 생생하게 떠올랐지만 도대체 무슨 꿈인지 감이 오지 않았다. 과거의 회상이라고 하기에는 그런 소녀를 만난 적이 없거니와 개꿈이라고 하기에는 그저 소녀를 지켜볼 뿐이었다. 그렇다고 자각몽이라고 하기에는 무언가 이상했으니 한참을 고민하던 그는 대교의 목소리를 듣고 생각을 그만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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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냐.."

그리고 그날 밤 또 다시 그 꿈을 꿨다. 전날 꾼 꿈의 연장선인지 소녀는 의자에 기대어 앉아 있었다. 손가락을 튕기자 먹음직스러운 음식이 바로 앞에 등장했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음식들이 튀어나온 것은 신기했지만 혼자서 식사를 하는 모습은 왠지 측은하게 보였다. 그냥 혼자 먹는 것이라면 신경을 쓰지 않을수도 있겠지만 아무것도 없는 시커먼 공간안에서 있다보니 이런 감정을 느끼게 된 것이었다.

하지만 소녀는 개의치 않는다는 듯 밥을 다 먹고는 책을 읽었다. 그러다가 또 어디론가 나가버렸는데 그것과 동시에 잠에서 깨버렸다.

이런 일이 한 다섯번 쯤 있자 왠지 짜증이 났던 민준은 앞으로 나아가려고 했다. 하지만 공중에 떠 있던 그의 몸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을 할 뿐이었다. 도대체 꿈이 자신에게 무엇을 말해주고 싶은지 몰라서 한숨을 푹 내쉰 그는 공중에서 양반다리를 한 후 팔짱을 끼고 고민을 했다.

한참동안 고민하다가 문득 정신이 든 민준은 주변을 둘러보았는데 소녀는 보이지 않았다. 평소라면 잠에서 깨어나야하는데 전혀 깨어나지 않자 이번에는 자신의 몸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도대체 뭔 짓거리야 진..어? 뭔가 움직여지는거 같은데?"

소녀가 사라졌음에도 의자는 사라지지 않았기에 자신의 위치를 대강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민준은 아까전보다 가까워진 것을 느끼며 고개를 갸웃거였다. 도대체 어떻게 움직인 것인지 감을 못잡고 있는데 다시 나타난 소녀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혼자 중얼거렸다. 그러자 민준의 몸은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

"오오..이건 또..뭔..응?"

"...너..어떻게 온거야?"

가고 싶다고 생각한 것도 아니고 자연스럽게 몸이 이동하다보니 신기해서 중얼거리던 민준은 소녀와 눈이 마주쳤다. 주위를 훑어보다 우연히 마주친 것이 아니라 정확히 눈이 맞아버렸고 자신을 향해 어떻게 온거냐고 물어본 소녀를 본 민춘의 첫 감상은 드세다였다.

"우왁! 뭔가 갑자기..엉?"

"말해거라. 어떻게 들어온 것이더냐?"

"누구냐 넌..?"

잠에서 깬 민준은 눈 앞에 어여뿐 소녀가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눈알을 굴려 주변을 훑어본 결과 자신의 방이 맞았다. 하지만 눈 앞에 있는 소녀는 본 적이 없었다. 눈매가 치켜올라가 있고 앵두같은 입술은 무언가 드센 느낌을 주고 있었는데 검은 머리카락과 무척이나 잘 어울렸다.

"후우.."

민준의 물음에 한숨을 푹 내쉰 소녀는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순간 머리에 고통이 느껴진 민준은 소녀에 대한 기억이 떠올랐다.

이름은 기억나지 않았다. 아니 애초에 몰랐다. 하지만 소녀는 몇번이고 만난 적이 있다는 것을 떠올린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도대체 몇번이나 기억을 지워버린거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여는 그대에게 시험을 내리는 존대이니라. 그러니 그대가 여를 기억하면 어러가지로 문제가 생기느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시 기억을 돌린 것은 방금 전의 일 때문이니라."

"나도 모르는데? 그냥 꿈이라고만 생각했지."

"그대가 모른다고? 그럼 어찌 올 수 있었단 말이더냐. 말이 안된다."

"모른다니까..."

"진짜 모르는 듯 하니 그만 추궁하겠노라."

"그래 고맙네. 그리고 그 위에서 내려오지 않을래? 이러고 대화하는걸 다른 녀석들이 보기라도 한다면 골치가 아프거든."

"후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느니라. 그대와 여가 만나는 순간은 누구도 간섭하지 못하느니라"

"그게 문제가 아닌데 말이지."

간섭하고 안하고를 떠나 소녀의 향기가 몸에 밴다면 여러모로 큰일이 나기에 말한 것이었던 민준은 머리를 벅벅 긁었다. 그러자 쿡쿡거리며 웃은 소녀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무튼 기억이 없어지기 전에 하나 물어봐도 되냐?"

"들어눈 보겠노라"

"별거 아니야. 니 이름. 알려달라고. 어짜피 기억은 못하겠지만 지금까지 단 한번도 물어본 적이 없었잖아."

생각해보면 그랬다. 이름을 알려달라고 한 적은 있었지만 단 한번도 알려준 적이 없었으니 소녀를 보며 다시 한번 물어본 것이다.

"크큭..역시 그대는 여를 재미있게 하노라. 뭐 좋다. 어짜피 기억하지 못할 것 알려주겠노라. 여의 이름은..흑월이라고 하노라."

자신의 이름을 밝힌 소녀가 손가락을 튕기자 민준은 거짓말처럼 잠들어버렸고 그녀는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눈을 뜬 민준은 머리가 깨질 것 같은 두돝을 느꼈다.

"이런 젠장..뭐지..으 머리야..그리고 그 소녀..드센 느낌이었는데 이름이 뭐였더라..분명 뭐라 했는데.."

흑월이 기억을 지웠음에도 불구하고 혼자 중얼거린 민준은 깊은 한숨을 내쉰 다음 다리에서 일어나 물을 벌컥 벌컥 마셨다.

========== 작품 후기 ==========

재미있게 봐주세요

특별편을 뭘 써야할지 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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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쭈 2016-09-09 06:30 new

히히 첫코당 히히

-〉 ㅊㅋㅊㅋ

플레이어드 2016-09-09 06:35 new

ㅎㅅㅎ 작가뇸뇸

-〉 뇸뇸?

딜리버 2016-09-09 06:45 new

작가님 등짝 좀 보여주실래요? 아니면 바닥에 비누라도....

-〉 그게 뭐죵

프라토니스 2016-09-09 07:19 new

요술서가 민중의여자가 되서라도 출연하겠다는 의지로 의체를 연성중이랍니다. 만약 출연 거부시 자까의 순결을 먹겠답니다.

-〉 그럴리가..

정수림 2016-09-09 07:27 new

자까님사흉수등장시키실꺼됴?핫산핫산

-〉 네? 사..흉수요..? 그거까지 필요...해요?

Baramdolyi 2016-09-09 07:40 new

쳇 아쉽군요

-〉 흐억

天空意行劍 2016-09-09 08:19 new

리셋하면 리셋하는대로볼듯?

-〉 ㅋㅋㅋㅋ

ghost0590 2016-09-09 09:41 new

자꾸 리셋 이야기 하시는게

리메이크 각?

-〉 완전 새로운 소설이 되겠죠

jinsoo 2016-09-09 09:51 new

리셋이아니라 기억을가지고 다시시작하는라이프 ㅋㅋ

jinsoo 2016-09-09 09:52 new

근데 요술서가 뚫을 자까님순결이 남아있...... 쿨럭 ㅋㅋㅋ

-〉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최광호우 2016-09-09 10:07 new

집으론 언제든지 갈 수 있는데 안보내시는 거면서 크흠

-〉 ㅋㅋㅋ

디마프 2016-09-09 11:40 new

잘보고 갑니다.

-〉 감사합니다.

신왕일묘 2016-09-09 11:58 new

자 5편 남음 ㅋㅋㅋ

-〉 우왕..

Mable Fantasm 2016-09-09 17:43 new

@핫산의 작품은 내용보다 리맆이 주다. 독자들은 그걸 안다.//1부완결까지 남은화수 - 18505화.

-〉 그게 무슨 소설이양..

새롭게 나타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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