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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달이라는 시간. --> 축제 이튼날이 되자 전날보다 더욱 시끌벅적하게 바뀌었다. 특히 가판대에서 음식을 파는 사람들이 엄청 많아졌다. 길거리에 사람은 많았지만 인기 있는 음식점은 사람들의 통행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줄을 세우며 교통체증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그리고 남화노선 아니 장주는 그런 사람들 틈에 섞여 걷는 중이었다. 평소였다면 음식점에서 기다리는 것에 대해 짜증을 냈을테지만 그녀는 지금 음식을 기다리는게 아니라 주변을 둘러보는 중이었다.
어제 같은 경우 먹거리를 먹는 것이 중점이었다면 오늘은 축제 자체를 즐기기로 한 듯 보이는 식당마다 들어가지는 않았다. 물론 꼬치구이나 만두같은 것은 구입하긴 했지만 전날에 빌하면 적은 양이었다.
"장주. 저건 어때?"
"응? 뭐? 어..어떤거?"
장주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던 그녀는 밝게 웃으며 민준이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곳에는 소녀 세명이 연기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익살스러운 표정은 어른 못지않은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헤에 대단하네."
"그렇지? 그리고 저기 박이 있는걸로 보아하니.."
축제에는 성에서 주최하는 공연도 있지만 이렇게 떠돌이 생활을 하며 돈을 버는 이들도 있었으니 민준은 품안에서 돈을 꺼내줄까 생각하다가 머뭇거렸다.
"응? 왜 그래 다른 사람들처럼 돈을 주려고 했던거 아니었어?"
"맞아. 그런데 저 아이들에게 금화를 주면 질나쁜 녀석들의 노림수가 되기 좋으니까 돈을 바꿔서 줄 생각이야."
축제에 온 만큼 가끔 은화를 던져주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 사람들은 사람들의 환호를 받았는데 여기서 민준이 금화를 내놓으면 어떻게 되겠는가? 주목받는 것은 둘째치고 저 아이들이 무사하지 못할수도 있었다. 그래서 민준은 가까운 곳에 있는 가게에서 꼬치를 산 다음 동화 여섯개를 박으로만든 바가지 안에 넣어주었다. 짤랑거리는 소리에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긴 했지만 동화라는 것을 보자 이내 사람들은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 공연에 집중했다.
"헤에..진짜네?"
"어설픈 호의는 상대에게 독이 되니까 이정도가 좋은거지..너야 신선이니까 다르겠지만."
남화노선이 호의를 배푸는 것은 또 달랐다. 그녀가 배푸는 것은 정말 그 사람에게 필요한 것들이다. 그 필요하다는 것이 지금 당장일수도 있고 나중일수도 있지만 어떻게든 도움이 되었다. 그러니 신선이 배푸는 호의는 별개로 쳐야하는 것이었다.
"그건 나도 알고 있어. 그리고 신선들도 그냥 호의를 배푸는건 아니야. 넌 특별하지만 말이야."
"나?"
"응 너."
생각지도 못한 말을 듣자 이번에는 민준이 놀랐다. 이 특별하다는 말은 사랑해서 특별하다는 것이 아니라 선계에서 특별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민준이 받아들인 것이 맞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남화노선은 손에 들고 있던 꼬치를 크게 한입 베어물고는 왜 그런 것인지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일단 너는 요술서와 동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휘둘리지 않은 유일한 인간이야. 그리고 선인들이 준 물건을 다른 용도로 쓰고 있지 않지."
"그런가..?"
"네가 가지고 있는 담배만 해도 그래. 그건 선기로 만든 물건인만큼 몸이 약한 이들이 하나 피우면 무병장수할 수 있어. 그런데 너는 아예 관심없다는 듯 너만 피우고 있잖아?"
"어? 진짜야? 무병장수? 그건 몰랐는데?
"봐봐 그걸 이상하게 생각한는 사람들도 있다고. 그런 이들은 꼭 악용하지. 하지만 넌 그걸 사용법 그대로 사용하는 중이잖아? 물론 네가 버린 꽁초에서 자란 나무가 그런 강한 선기를 머금고 있었다는 건 몰랐지만 말이야."
민준에게 준 담배는 선기를 머금고 있는만큼 피우면 몸안에 흡수가 되어야 정상이었다. 하지만 그가 피우고 나면 몸안으로 흡수되었던 선기가 몇배는 강해져 담배안으로 들어갔으니 꽁초에서 자라난 나무가 강력한 선기를 띄게 된 것이었다. 이것은 예상 범위 밖이었지만 선인들이 준 물건을 악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확신할 수 있었다. 거기다 욕심이라고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이였으니 신선들 사이에서는 예외로 치게 된 것이었다.
"단점이라면 여자가 많다는거지만 말이야."
"응? 무슨 말 했어?"
"너 여자 많다고!"
작게 중얼거렸던 장주는 민준이 되물어보자 뺨을 찌르며 단점에 대해 말했다. 그러자 민준은 맞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렇지. 어쩌다 이렇게 된지 모르겠단 말이야. 내가 그렇게 매력이 넘치나?"
"뻔뻔하게 네 입으로 그런 말을 하는거야? 물론 매력적이긴 하지만.."
흔히 말하는 남자답다는 것이 바로 민준을 뜻하는 것이었다. 화끈하고 뒷끝없는 모습이 엄청 좋았다. 게다가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도 않는다는게 너무 마음에 들었다. 이런 장점은 나열하면 끝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 듯 장주는 갑자기 발돋음을 하며 민준에게 입맞춤을 해버렸다.
"읍..장..읍.."
혀를 얽기는 것은 아니고 가볍게 입술과 입술만 맏닿은 것이었지만 다른 이들의 시선이 주목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하하 이거 참..그럼 수고들 하십시오."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된 상황에서 뻔뻔하게 공연을 관람할 수 없었던 민준은 그녀를 끌어안은 상태에서 빠르게 다른 곳으로 떠나갔다.
"싯팔..오늘 떡치겠구만 떡치겠어. 여자 표정 봤냐? 완전 녹아내리더구만"
"봤지 그런 여자가 옆에 있으면 소원이 없겠다! 씨부랄"
가까이 있던 사람들은 황홀한 표정을 하고 있던 장주의 얼굴을 또렷히 기억하는 듯 바지춤을 부여잡았다. 물론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은 신선을 욕보이게 하는 행동이라 천벌을 받을수도 있었지만 계기를 만든 것이 장주 자신이었으니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넘어갔다.
"여기라면 괜찮겠지?"
"응? 뭐가? 갑자기 왜 자리를 벗어난거야?"
"니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그런거지! 어휴..진짜 큰일날뻔 했네."
장주가 애정행각을 벌이는 일이 잦아진 것은 알고 있었지만 방금 전은 진짜 위험했다. 그녀의 표정도 그렇고 분위기도 그렇고 자신도 모르게 손이 가슴을 움켜잡을뻔 했다. 그래서 민준은 머리를 벅벅 긁으며 한숨을 내쉰 것이었다.
"그래도 사랑스러운걸 어떻게 해?"
"알고 있으니까 자리를 옮긴거 아니냐. 들어가자"
"여긴 어딘데?"
"식당이지. 들어가자"
그 말에 장주는 간판을 올려다보았다. 청연루라는 이름이 적혀있는 곳이었는데 바로 옆에는 붉은 색으로 칠해진 홍루도 보였다.
"잠깐 민준. 여기 기생들이 있는 곳 아니야?"
"여긴 청루는 그냥 식당이고 홍루에서만 그런다니까 걱정하지마. 그리고 내가 널 데리고 그런 곳에 갈거 같아? 질투하다가 기루 다 날아가게?"
"무..무슨 말이야. 내가 질투심이 조금 있다는 건 인정해 하지만 건물을 날려버릴 정도는 아니거든?"
장주는 부정했지만 민준은 알고 있었다. 만약 그녀가 보는 앞에서 자신이 다른 여인을 끌어안거나 입맞춤을 한다면 태풍이 불거란 사실을..장주는 인정하지 않겠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행동으로만 치면 그러고도 남을 여인이다. 물론 그걸 확인시켜주기 위해서 그런 짓을 했다가는 이 일대가 초토화될 것이 뻔했으니 민준은 피식 웃으며 장수의 손을 잡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정말 청연루가 적혀있는 곳은 음식만 파는 곳이라는 듯 넓은 공간에 식탁들이 있었다. 물론 방으로 된 곳도 존재했지만 그 어느곳에서도 신음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진짜네..?"
'나도 알아보고 온거니까 걱정하지말고 앉자"
"응..그럼 민준 우리 이런곳 말고 방으로 된 곳으로 가도 되지?"
"물론이지. 여기가 그게 있다고 해서 온거야."
방에서 몰래 관계를 가질 생각은 아니었지만 그녀과 애정행각을 벌이기 위해 방으로 안내해달라고 말한 민준은 그녀를 자신의 옆에 앉히고는 식당에서 가장 잘나가는 음식 세개를 가져다달라고 말했다.
"식탁이 있는 곳은 넓었는데 방은 생각보다 좁네..."
"그야 우리처럼 마시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그렇지."
'그럴까?"
"아니면 말고. 뭐 어때 이렇게 끌어안고 있으면 넓잖아?"
"하긴..츄읍..헤헤"
그리고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것 때문인지 장주는 더욱 적극적으로 민준에게 안겨 애교를 부리며 음식이 나오는 것을 기다렸다.
========== 작품 후기 ==========
어쩌다보니 H씬이 내일로 미뤄지겠군요..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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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마프 2016-08-22 02:54 new
잘보고 갑니다.
-〉 감사합니다.
jinsoo 2016-08-22 03:42 new
자까탕 ㅋㅋ
-〉 신고는 112!
플레이어드 2016-08-22 04:40 new
만두보단탕슉
-〉 탕슉이 좋긴 하죠
정수림 2016-08-22 07:06 new
탕슉응비쌈..군만두가진리
-〉 ㅋㅋㅋㅋㅋㅋㅋㅋ
kwon0223 2016-08-22 07:27 new
아..앙대 완결이 나려하고있어
-〉 야 신난다!
Baramdolyi 2016-08-22 07:35 new
작가님이 방금 미친소리 할려했는데?
-〉 미쳤다니!?
신왕일묘 2016-08-22 07:52 new
신선덮밥
-〉 호옹이
프라토니스 2016-08-22 08:01 new
어디서 들었는지는 기억 안나는데 반쪽달 작가탕이 맛있다고 소문이 나서 ...
프라토니스 2016-08-22 08:04 new
자까님 저소리 안하셔도 레이드팀 결성중일텐데 거기서 도발을 하시려 하다니... 역시 진성M이시군여;;;
-〉 아닙니다ㅏ. 저는 M이 아닙니다.
소드댄서 2016-08-22 08:04 new
철컹철컹! 꼼짝마, 독자부대다
-〉 그런거 없다 튀자
天空意行劍 2016-08-22 12:11 new
덮덮
-〉 호옹이
Mable Fantasm 2016-08-22 18:52 new
@일해라작가 일일연재가안된다니....요즘 리맆도 슬금슬금 빠지려고하고....통조림이 다가온다!!
-〉 금 토는 알바다 트럴
ghost0590 2016-08-22 23:41 new
완결나면 진심 레이드각
슬슬 무기를 들어야겠다
-〉 무섭구만 ㅠ.ㅠ
한달이라는 시간.[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