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삼국지 연희-1478화 (1,478/1,909)

-------------- 1478/1909 --------------

<-- 한달이라는 시간. --> 남화노선은 자고 일어나자 입술을 삐쭉 내밀었다. 기분 나빠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정말 오랜만에 깊은 잠에 빠진 것 같아 개운함을 느꼈다. 이런 느낌을 받은 것은 신선했지만 오늘은 원래 그와 저잣거리에 놀러갈 생각이었던터라 그걸 하지 못한 것에 불만을 품은 것이다. 게다가 자는 동안 민준이 능글맞은 웃음으로 계속 지켜보았다는 것도 뭔가 마음에 들지 않아 이렇게 입을 삐쭉 내밀고 있는 것이었다.

대강 이유는 알았지만 남화노선이 이런 행동을 한다는 것이 너무 신선했던 민준은 그녀의 기분을 풀어준다기 보다는 와락 끌어안고는 머리를 헝크러트리며 귀엽다는 말을 연발했다. 처음에는 무슨 짓이며 화낸 그녀였으나 민준의 온기가 느껴지자 기분은 금세 풀려버려 못이기는 척 안길 수 밖에 없었다. 이런 행복감이라는 것을 알지 몰랐을 때는 왜 여인들이 민준에게 휘둘리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던 남화노선이었지만 지금은 그 누구보다 이해를 할 수 있을 것 같아 쓴웃음을 지은 것은 비밀이다.

"그럼 내일은..여기 말고 다른 곳에 가도 돼?""

"다른 곳? 상관은 없는데. 어디가 좋아?"

"그건..생각해볼게."

딱히 다른 여인들이 가보지 않았던 둘만의 장소가 필요해서 이런 말을 한 것은 아니다. 그저 이곳의 가게들은 너무 많이 돌아다녔다는 것이 문제였다. 물론 민준과 함께라는 느낌은 다르겠지만 어디에 무엇이 있고 어느쪽이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것인지 대강 알고 있었으니 다른 지역에 있는 음식점을 찾아가보고 싶은 마음이 강했던 것이다. 그녀의 이런 마음을 전부 이해한 것은 아니었지만 오랜만에 기분 전환 겸 다른 곳도 가보는게 괜찮다고 판단한 듯 민준은 더욱 그녀를 강하게 끌어안아주었다. 그렇게 정원에서 노닥거리고 있다보니 어느세 밤이 찾아왔다.

아무리 생각해도 시간이 너무 빨리간다고 생각하며 불만을 품은 남화노선이었지만 내일을 기대하며 민준의 방으로 향했다. 내일 처음으로 데이트라는 것을 하는 만큼 자신의 방에서 잘까 생각도 했지만 민준이 "같이잘래?"라고 물어보는 순간 거짓말처럼 고개가 끄덕여진 것이었다. 아니라고 하기에는 늦어버려 그의 방으로 들어갔는데 평소 일이 있어 찾아왔을 때와 변함없이 휑한 방이었지만 가슴이 두근거렸다.

예전같았으면 민준을 똑바로 응시하고 할말만 하고 나가거나 주변을 슥 한번 둘러보고 조금 꾸미라고 무건조한 말을 했을테지만 지금은 확실히 달랐다. 하나 하나 놓치지 않겠다는 듯 유심히 바라보았다. 그러다보니 아무것도 없는 무건조한 방이라고 생각했던 곳에 꽤나 많은 것들이 있었다. 그가 만들었던 흙피리, 쿠쿠리 나이프라고 불리는 단검, 통기타등이 걸려있는 벽이라거나 몇가지 책이 꼽혀있는 책상은 바라만봐도 웃음이 나왔다.

"왜 그렇게 웃고 있어?"

"응? 아..아니야"

씻고 나온 민준이 혼자 웃으면서 두리번거리는 남화노선에게 물어보자 그녀는 화들짝 놀랐다. 왠지 장난기가 발동안 민준은 물기를 대충 닦아내고 그녀를 와락 끌어안으며 "아닌게 아니잖아?"라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얼굴이 새빨갛게 물든 그녀는 눈동자를 황급히 굴리다가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게...방 구경.했어.."

"방? 예전에도 자주본거 아니었어?"

"그렇긴 한데 뭐랄까. 연인사이가 되고 나서는 처음 와보잖아? 그래서 그런지 떨리고 긴장 돼"

"아오..왜 이렇게 귀여운 말만하냐 너.."

남화노선한테 너라고 하는 것은 어떨까 싶었지만 지금 눈 앞에 있는 것은 위엄있는 신선이라기 보다는 사랑에 빠진 여인의 느낌이 물씬나고 있었으니 민준은 그녀를 평범한 여인대하듯이 하고 있는 중이었다. 처음에는 왠지 애 취급하는 것  같아 싫었던 남화노선이었지만 점점가면서 이게 그의 애정행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에 좋아하면 좋아했지 싫어하지는 않게 되었다.

"그러고보면 민준 너 말이다."

"응? 왜?"

"이름 부를 때 그..노선이라는 말은 빼주면 안되겠나? 노선이라는  뜻이 늙은 신선이다보니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너한테 듣기에는 좀.."

"그럼 남화?"

"아...으.."

민준이 시험삼아 남화라고 부르자 아까 전보다 심장이 더욱 쿵쾅거렸다. 제대로 된 사고를 하기 힘들었고 마음 같아서는 더욱 더 남화라고 불러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했다.

그녀는 생각만 한 줄 알겠지만 민준이 보기에는 전혀 아니었다. 남화라고 부른 순간부터 눈가는 촉촉 젖어오고 입술은 살짝 띈 상태에서 멍하게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으니 한번 더 머리를 상냥하게 쓰다듬어준 민준은 사랑한다는 말을 속삭여주며 입맞춤을 했다.

가끔 혀를 얽혀오긴 했지만 지금 민준은 적극적인 애무를 하지 않고 있는 상태였다. 그녀가 관계를 원하고 있는 것도 아니었고 내일 데이트가 있는데 지금 관계를 가지는 것은 일에 지장을 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남화노선. 아니 남화는 지금 당장이라도 민준에게 모든 것을 주고 싶었다. 이런 생각을 한 것이 남사스러운 듯 화들짝 놀란 남화노선은 더욱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어버렸다.

'아으..나도 진짜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모든 것을 주고 싶다니..'

이런 남화의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민준은 계속해서 입맞춤을 해줄 뿐이었다. 그렇게 한참동안 애정행각을 벌인 두 사람은 마지막으로 가볍게 입맞춤을 한 뒤 잠을 청했다. 심장이 두근거려 잠을 잘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과는 다르게 남화노선은 깊은 잠에 빠질 수 있었다.

아침이 밝아오자. 눈을 뜬 그녀는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민준의 방에서 잤다는 사실을 잊은 것이 아니라 본능적으로 시간을 확인한 것이었다. 8시정도 된 것을 확인한 그녀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다른 여인들에 비하면 꽤나 늦게 일어난 것이었지만 오늘 정원에서 만나기로 한 시간은 12시였다. 다른 여인들은 아침부터 만났던 것과 달리 이런 애매한 시간으로 정한 것은 다른게 아니었다.

장안에서 매년 해오던 축제가 있었는데 12시부터 개장하여 1주일간 지속된다했으니 거기에 맞추려고 한 것이었다. 조금 늦게 만나는것에 남화는 불만을 가지긴 했지만 이번 여행은 5일간 함께하기로 했기에 불만은 사그라들 수 있었던 것이다.

"아 내 정신 좀 봐 이러고 있으면..아.."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세 10분이라는 시간이 지나 황급히 자신의 방으로 가려고 했던 남화는 민준이 곤히 자는 모습을 보자 그 자리에서 굳어졌다. 규칙적인 숨소리를 내며 편안하게 자고 있는 모습은 특별한게 없었다. 그런데도 멍하니 보게 되었다. 거기다가 미친년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웃음이 나왔다. 이런게 사랑이구나 생각하며 그의 볼을 쿡 찔러보자 인상을 찡그리더니 고개를 획 돌려버렸다. 이런 사소한 반응 하나도 너무 귀여웠다. 험악하게 생긴 그에게 귀엽다고 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었지만 그만큼 콩깍지가 씌여있다는 말이었다.

그렇게 민준의 얼굴을 보며 생글 생글 웃던 남화노선은 어느세 9시가 지났다는 것을 알게 되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황급히 방으로 향했다. 그러는 사이 민준은 깨긴 했지만 전날 너무 늦게까지 장난치고 노는 바람에 다시 잠에 빠져들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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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건 아니고..이거도 아닌거같고...에...그러니까 이건.."

남화노선은 방으로 돌아오자마자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다른 여인들처럼 옷이 막 널부러진게 아니라 선기를 이용해 옷을 갈아입고 있었으니 몇배는 빨랐다. 하지만 무엇을 입으면 좋을지 감이 안잡혔던 탓에 그녀는 당황하고 있었다.

"벌써 11시야? 말도 안돼에에.."

이곳에 있으면서 다른 여인들이 민준과 데이트 할 때 옷을 입는데 몇시간이고 걸렸던 이유를 이제서야 이해했던 그녀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는 사이 황개와 황충이 찾아와 그녀에게 도움을 주었다. 언제나 펑퍼짐한 신선복을 입고 있었다보니 딱 달라붙은 옷보다는 긴 원피스를 추천했다. 쇄골부터 어깨. 팔이 전부 들어나는 옷이라 조금 부끄럽긴 했지만 민준을 위한 것이라는 말에 넘어간 남화는 그것을 입어보았다. 두 여인의 추천대로 무척이나 어울렸다.

"으..밑이 뭔가..."

"괜찮아요 남화노선님 금방 적응하실거예요."

"그..래? 그렇겠지?"

'네!"

치마는 자주 입었지만 발목까지 내려오던 것을 부릎 밑까지내려오는 거롤 바꾸었다보니 남화는 당황스러운 듯 자꾸 밑을 내려다보았다. 그러다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다는 듯 자리에 앉아 화장을 했다. 원래 화장이라는 것을 해본 적이 없던 그녀였지만 호기심에 배우다보니 능숙하게 할 수 있게 되었다. 머리를 만지는 것은 아무래도 아직 부족했던터라 두 여인이 도와주었는데 원래 말아올려서 비녀를 꼽고 있던 머리카락을 곱게 펼치자 허리까지 내려왔다.

"와아 남화노선님 이렇게 보니까 더 어울리시는데요?"

"그러게.."

그녀 자신도 이렇게 잘어울릴 줄은 몰랐다는 듯 거울을 보며 베시시 웃었다. 억지로 웃는 미소가 아니라 진짜 행복하다는 듯 웃는 미소였기에 두 여인은 그녀를 꼬옥 끌어안고 싶어졌다. 하지만 그것은 민준의 몫이었으니 마지막으로 그녀의 신발까지 신경써준 후 힘내라는 응원을 해주었다.

'이제...진짜..데...데이트..'

방을 나선 순간 데이트를 한다는 생각을 하자 경직되는 것을 느꼈다. 정원에 도착하자 약속시간보다 이른 감은 있었다. 다른 여인들의 말로는 민준은 약속시간보다 30분 일찍 나온다고 했는데 아직 11시 30분이 될려면 5분 정도 남았다. 그런데도 자꾸 얼굴은 돌아가며 주변을 두리번 거리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저 멀리서 익숙한 체형의 한사람이 머리를 벅벅 긁으며 오는 것이 보였다.

========== 작품 후기 ==========

알콩달콩을 쓰다보면 용량이 생각보다 많이 나올 때가 많네요. 한 6KB 썼나? 한게 11KB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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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amdolyi 2016-08-13 02:20 new

슬슬 입질이 온다

-〉 꺄륵

소드댄서 2016-08-13 09:27 new

작가에게 군만두를 다시 줄때가 되었다!

-〉 이스케이프

Wind-HAWK 2016-08-13 09:27 new

이거이거 작가양반 레이드 당하겠는데?

-〉 왜죳

zqzsze 2016-08-13 09:57 new

온다온다온당께..언제오지..아니가는것인가..레이드 준비물이 흠..차만있으면되네..데헷☆

추신 후원쿠폰드리겟사와요 그러니..씨익

-〉 간다 간다 간다!

天空意行劍 2016-08-13 16:33 new

올때 메로나

-〉 여기 메로나

Baramdolyi 2016-08-13 16:59 new

아 글고 쿠폰 7장도 쐈어요

-〉 헉 감사합니다.

나루메아 2016-08-14 01:58 new

이런이런... 현대도 마무리짓고 끝내도 끝냅시다...

-〉 으잉..

kwon0223 2016-08-14 07:32 new

현대는 공략 언제 하는가....

-〉 현대? 현다이? 다이? 유다이? 유다희

플레이어드 2016-08-14 18:52 new

잇잇

-〉 루챠~

프라토니스 2016-08-15 07:35 new

끄어 1477짜리 정주행 힘들군요. 한달동안 맡겨둔 내 잠을 돌려주시오.

-〉 엌ㅋㅋㅋㅋㅋ 수고하셨어욬ㅋㅋㅋ

유령세상 2016-08-15 17:15 new

작가님 댓글을 보세요. 그럼 창문을 잠가야 할 이유를 아시겠죠 아 보니까 골목길도 조심하셔야 겠네요.

-〉 헤헤 살려줭..

한달이라는 시간.[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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