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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달이라는 시간. --> 1시간가량이 지난 후 돌아온 하진과 육예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처음에는 자신들이 잘못 기입한 줄 알고 처음부터 확인을 하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비어있는 것을 뒷장에 기입해둔 것이었다. 그런데 그 뒷장이 누락되었으니 틀릴 수 밖에 없었다. 민준도 서류를 건네받은 입장이라 당황하긴 마찬가지였는데 그걸 가지고 왔던 보경이 죄송하다며 사과를 하자 일단락 된 것이다.
"정말 어이가 없긴 했지만 민준의 반응 정말 웃겼던거 알아요?"
"민준의 반응이?"
"네 막 당황해서 어? 이게 아닌데? 뭐지? 어라? 어? 이러면서 저희랑 서류 번갈아보는데 무척 귀여웠어요. 그렇지 육예?"
"네. 진짜 귀여웠어요. 막 당황한 모습도 그런데 나중에 보경씨가 사과하니까 그제서야 안심하며 웃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어요"
다른 여인들은 그 모습을 못본 것에 대해 무척이나 아쉬워했다. 민준이 당황하는 모습은 자고 있는 모습보다 보기 힘든 것이었으니 그런 것이었는데 남화노선은 혼자 머리가 복잡했다.
당황한 모습은 자주 보았고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알지 못해서 그런 것이었는데 옆에 있던 자허는 다시 보면 또 다르다고 언질을 주었기에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 푸슨 이야기만 하면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모른다느니 사랑을 하고 나면 다르다는 말뿐이었으니 어떻게 말을 이어갈수가 없기때문이었다.
"네가 짜증나는 이유도 알지만 진짜 그거말고는 설명할 길이 없거든.."
"그건 저도 동감이예요. 그러니 언니 화이팅이예요."
"어? 으응..아..알았어."
민준의 일이 끝났다는 말에 여인들은 남화노선을 보내주었다. 이렇게 회의장을 나오니 당황스럽긴 했지만 일단 민준을 만나볼 생각으로 그가 작업하고 있던 창고로 향했다. 이미 창고 정리는 끝난 듯 병사 두명이 청소를 하고 있는 중이라 민준이 어디로 갔냐고 물어보자 그들은 입을 모아 정원에 가보라고 말해주었다.
'아 그러고보면..'
이 시간때는 민준이 정원에서 낮잠을 잘 때가 많다는 것을 어렴풋이 들은 적이 있었던터라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자 정원에 있는 나무들 중 가장 큰 나무 밑에 앉아있던 민준은 기타줄을 팅기고 있었다.
따라랑~
멀리 있어 노래는 잘 들리지 않았지만 기타줄을 튕기는 모습이 멋있어보였기에 한참동안 그 자리에 굳어서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두곡 정도 연주하는 것을 감상한 뒤 그의 곁으로 향하자 기타를 옆에 두고 일어난 민준은 회의는 다 끝났냐고 물어보았다.
"응 다 끝나긴 했는데. 다른 아이들은? 화웅이랑 고순은 네 곁에 붙어있는거 아니야?"
"그렇긴 해. 하지만 오늘은 너랑 같이 있기로 했으니까 그걸 이해하고 나타나지 않는거야."
"읏...그런 말은..반칙이잖아"
민준은 있는 그대로 말한 것 뿐이었다. 하지만 듣는 입장에서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말이었다. 지금 남화노선의 상태가 그러했다. 말 뜻은 이해했지만 이런 사소한 것에도 기뻐지는 자신의 모습이 어이없이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생각도 잠시일뿐 남화노선은 민준이 가까이오자 그의 품에 안겨버렸다.
"어..음...저 남화노선..그런데 말이야."
"왜?"
"이럴 때도 물어봐야해?"
"뭘?"
"쓰다듬어도 되냐고?"
"그야..당연한거 아니야..?"
순간 그냥 쓰다듬어 달라고 말할 뻔 했다. 하지만 신선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그런 짓을 하면 안된다. 그래서 억지로 하고 싶은 말을 참은 남화노선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민준은 정말 상냥하게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문제는 아까 여인들과 한 대화때문인지 아니면 그의 품안에 안겨있어서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말하고 있는 그의 입술에 계속해서 시선이 가고 있었다. 게다가 숨을 들이 마쉴 때마다 느껴지는 특유의 냄새때문에 머리속이 혼란스러웠다.
'이게 민준의 냄새란건가...땀냄새..랑은 뭔가 다른거 같아..'
얼마 전 병사들과 함께 훈련을 할 때 정말 미친 듯이 땀을 흘린 적이 있었다. 그 때는 전부 찐뜩한 땀을 흘리고 있어 코끝을 찡하게 할만흠 퀘퀘한 냄새가 났다. 그래서 병사들과 조금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고 있었던 기억이 있었다. 지금도 그때처럼 코끝을 찡하게 하는 냄새가 났는데 다른게 있다면 그 때는 꽤나 역한 냄새가 나서 시선을 돌린 반면 지금은 냄새를 맡고 있으면 있을수록 더 맡고 싶어진다는 것이었다.
"남화노선. 너한테서 좋은 향기가 하는데?"
"뭐..뭐라고? 향기라니 무슨 말이야?"
"꽃의 향기라고 해야하나? 그런 향긋한 냄새가 나. 좋다"
향긋한 냄새가 난다는 말에 깜짝 놀란 남화노선은 얼굴을 붉혔다. 그런게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입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그저 나오는 것은 실없는 웃음 뿐. 이래서는 안된다고 생각하여 민준을 올려다본 그 순간 그는 턱을 잡고 입맞춤을 했다.
"읍....흣.."
"츄읍."
입맞춤을 하겠냐는 물음이 있던 것도 아니라 마음에 준비가 되지 않았던 남화노선은 무척이나 놀랐다. 얼마나 놀랐냐면 숨을 쉬는 것 까지 잊어버렸을 정도였다. 그러는 사이 민준은 입술을 떨어트리고는 실수를 했다는 듯 머리를 벅벅 긁었다.
"아 미안. 원래 물어보고 해야하는거였지? 너무 귀여워서..나도 모르게."
민준이 사과를 하자 머리속에서서 처음으로 든 생각은 왜? 라는 단어였다. 물론 이유는 이해했다. 자신이 말했으니 물어보지 않은 것에 대한 사과였다. 그런데 싫었다. 기껏 입맞춤을 해놓고 처음 듣는 말이 사과라니 분위기가 깨지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을 싫어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그래서 혼란스러워하고 있자 이번에는 민준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게 남화노선 있잖아. 왠만해서는 부탁을 들어주고 싶은데. 가끔 이렇게 귀여울 때나 사랑스러울 때는 나도 모르게 행동이 먼저 나간단 말이야. 그러니까 물어보는건 그만두면 안될까?"
"으..응...그럼 그 대신이라고 하긴 뭐하지만...다시 입맞춤..해줘..아까 입맞춤 했을 땐 기뻣는데 미안이라는 말을 들으니 뭔가 기분이 이상하단 말이야."
"그건..아니지 사과하면 안되지."
여기서 또 사과했다가는 그녀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몰랐깅에 민준은 가볍게 웃은 다음 다시 입맞춤을 해주었다. 이번에는 전과 다르게 바로 끝내지 않고 혀를 이용하여 굳게 닫혀있는 이를 건들였다. 장난을 친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여자의 본능이 눈을 뜬 것인지 살며시 입을 벌렸다. 그러자 그 틈 사이로 비집고 들어온 혀는 남화노선의 혀를 끊임없이 탐닉하였다.
"츠흡.츄읍..으븝.."
민준의 타액이 넘어오고 자신의 타액이 넘어가는 것을 느끼면서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남화노선은 자신도 모르게 민준의 옷깃을 강하게 잡았다.
"흐읍...푸하..하아..하아.."
5분정도에 긴 입맞춤이 끝나고 난 후 남화노선은 황홀한 표정으로 민준을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자허가 누누히 말했던 것이 무엇인지 알거 같았다. 입맞춤만으로도 이렇게 기뻐질 수 있다는 것을 처음 느낀 그녀는 기세를 몰아 관계를 가져보는게 어떠냐고 물어보려고 마음 먹었다. 하지만 민준의 눈을 마주친 순간 심장은 더욱 빨리 뛰었고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왜 그래?"
"아니..아무것도 아니야."
결국 대충 얼무어버린 남화노선은 불만가득한 표정으로 입술을 삐쭉 내밀었다. 하지만 민준은 왜 그러는지 알지 못했기에 다시 나무에 기대고 앉아 두팔을 벌렸다.
"왜? 오라는거야?"
"응. 한번 꼬옥 끌어안아보게."
"아까도 끌어안았으면서?"
"그거랑은 좀 다른 느낌이랄까. 아무튼 그래."
"치이.."
평소같으면 싫다고 했을 남화노선이었지만 왠지 민준의 부탁만큼은 들어주고 싶었던터라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옆으로 가 꼬옥 끌어안았다. 그러자 민준은 남화노선의 몸이 아니라 얼굴을 끌어안고 가만히 있었는데 처음에는 당황하던 그녀였지만 민준의 심장에서 나는 고동소리 때문인지 점점 안정을 취하게 되었다.
"이 소리 좋다.."
"그렇지? 난 이렇게 체온을 느낄 수 있는게 너무 좋은거 같아."
"..."
"남화노선?"
원래 바로 잠들지 않는 그녀였지만 민준의 심장고동소리가 너무 듣기 좋았고 품안에 안겨있는 만족감때문에 순식간에 잠에 빠져들었다. 가끔은 이런 날도 있다고 생각한 듯 빙그레 웃은 민준은 그녀가 깰때까지 움직이지 않고 가끔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기다렸다.
========== 작품 후기 ==========
빼먹은 날이 많아서
알바오는 날이지만 힘내서 적었어요.
내일은 무리지만 재미있게 봐주세요.
알바중이리 리리플은 달지 못하지만 재미있게
봐주세양
한달이라는 시간.[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