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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달이라는 시간. --> 훈련을 한지 1주일이 지났다. 안일한 생각을 하고 있던 병사들이 생각을 고쳐잡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어싸. 하지만 벌은 10일간 받기로 되어 있었으니 그들은 오늘도 어김없이 훈련장으로 나갔다. 그리고 또 한사람 첫날과 달라진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남화노선이었다.
그녀는 지금 깨닫지 못하고 있겠지만 목욕을 끝낸 후 콧노래를 부르는 중이었다. 1주일간 병사들의 교육내용을 상세하게 적고 있다보니 땡볕에 노출되는 시간도 많고 가파른 산을 올라간 적도 있었다. 신선이다보니 전혀 피곤함을 느끼지 않았고 땀 역시 흘리지 않았지만 민준은 그녀를 엄청 챙겼다. 물을 주거나 시원한 곳이 있으면 그녀에게 자리를 양보했다. 만약 시원한 물을 둘이서만 먹거나 같이 쉬었다면 벌을 받고 있다고는 해도 병사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겠지만 그는 남화노선을 배려할 뿐이었으니 병사들은 불만을 가지지 않았다.
처음에는 왜 이러나 싶었던 남화노선도 시간이 지나면서 그가 배려를 해주고 신경을 쓰는게 싫지 않았던터라 서둘러 훈련장으로 향하려고 했지만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다.
"엑...말도 안돼.."
망연자실한 듯 하늘을 올려다본 남화노선은 한숨을 내쉬며 품안에서 얇은 서책을 꺼내 뒤적거렸다. 그러자 오늘부터 내일 오전까지 비가 내린다고 기록이 되어있었다.
"왜 하필 오늘이야.."
비를 관장하는 신선들은 따로 모여서 생활한다. 대표가 되는 신선이 비를 내리게 하는 날이 결정되면 남화노선에게 보고를 할 뿐이었다. 그러니 남화노선은 서책에 적혀있는 비오는 날짜를 보며 야속하다는 듯 하늘을 바라보았다.
"이야..오랜만에 비가 내리니 시원하고 좋네"
이런 남화노선의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오랜만에 내리는 단비를 보며 민준은 싱글벙글 웃고 있을 뿐이었다.
몇날 몇일 내리는 비는 습하고 찝찝하니 싫었지만 오랜만에 시원하게 내리는 비를 보며 기타줄을 튕기고 있자 정확히 8시 50분에 보고를 하러 온 병사는 어떻게 할 것인지 물어보았다.
"오늘? 쉬어. 벌을 받는다고 해도 비가 내리는데 산행은 자살행위고 너희도 피곤할테니 오늘은 휴식. 단! 그냥 뒹구는게 아니라 각자 책 한권씩 읽고 느낀바를 나에게 말하도록!"
"네! 알겠습니다."
조장으로 임명되었던 병사는 경례를 하고 다른 이들과 함께 서고로 향하여 각자 책을 고른 후 남화노선에게 이름을 알려주고는 방으로 돌아갔다.
"돌고~돌고~~"
"기껏 책을 읽으라고 시키더니 넌 노래하고 있는거야?"
병사들이 책을 읽고 있는 동안 민준은 정자에 앉아 기타줄을 튕기고 있다보니 할 일이 없어진 남화노선은 그에게 찾아가 말을 걸었다.
노래를 하던 민준은 기타를 옆에 내려두고 남화노선을 스윽 올려다보았다.
"오셨습니까? 노래는 뭐..그냥 제가 하고 싶어서요. 오랜만에 휴식이고 하니.."
"병사들은 독서시켜두고?"
"어짜피 저 녀석들에게 감상문을 적으라고 한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책을 읽고 감상평을 말하라고 한건 재미있었다는 말도 상관없고 졸리다고 한거도 상관없으니까요"
"그럼 휴식을 준거네?"
"그렇다고도 볼 수 있네요 하하하"
별 거 아니라는 듯 웃어버리자 남화노선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쉬는거면 쉬는거지 왜 독서를 하라고 한단 말인가? 그래서 이해가 안된다고 말하자 민준은 빙그레 웃었다.
"벌을 받을 때는 쉴 때도 눈치가 보이죠. 그래서 그런거예요. 아 그런데 남화노선님은 괜찮으십니까?"
"나? 나는 뭐..문제가 없는데?"
비가 와서 살짝 불쾌했던 기분이 순식간에 좋아지자 남화노선은 민준이 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가슴에 손을 가져갔다.
"남화노선님?"
"아.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것도 아닌게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민준이었지만 여기서 무슨 말을 해봐야 긁어부스럼이 될 것 같았기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화제를 돌렸다. 그러자 남화노선도 고개를 몇번 흔들더니 옆에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딱딱했던 말투때문에 즐겁게 대화를 해도 사무적인 느낌이 났지만 이제는 부드러워진 말투덕분에 담소를 나누는 느낌이 났던 남화노선은 가끔 쿡쿡 웃기도 했다.
"왜 그래?"
"아뇨 남화노선님께 감정이 생긴 것이 신기해서요.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신거도 아니고 이곳에 있는 아이들과 여인들덕분에 생긴 것이잖아요? 그래서 더 기분이 좋다고 할까요"
"그야...그렇지.."
자신과 연관된게 아니라는 것에 홀가분함을 느낀 민준이었지만 남화노선은 왠지 기분이 또 나빠졌다.
게다가 아직 감정에 대해 제대로 깨닫고 있는 것이 아니었으니 그녀는 왜 자신이 이렇게 기분이 나빠진 것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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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훈련을 끝낸 병사들은 고맙다는 말을 하고는 각자의 내무실로 돌아갔다.
홀가분한 것을 느낀 민준은 기지개를 폈고 옆에서 서술을 끝낸 남화노선은 바로 원소에게 서책을 가져다주었다. 꼼꼼하게 적혀있는 내용을 보며 만족한 그녀는 남화노선에게 혹시 하고 싶은 일이 없냐고 물어보았다.
"음? 하고 싶은 일이라.."
뭔가 좋은게 없을까 고민하던 그녀는 문득 여인들과 함께 소풍이라는 것을 가보는게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같이 소풍을 가보고 싶어. 너희들이 이야기한거 들어보면 재미있어 보였거든?"
"그렇다면 가요. 하루정도 돌아다니는건...아 잠시만요..어디가 좋으려나.."
다른 여인도 아니고 남화노선이 한 말인만큼 심각하게 고민하고 이자 그녀는 어디든 상관없다는 말을 덧 붙였다.
"그래도 언니가 가고 싶다고 하셨는데..잠시만요. 민준에게 물어볼게요!"
민준을 데리고 간다는 것이 아니라 이쪽에 대한 정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만큼 그에게 조언을 구한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남화노선의 마음은 그런 의도를 아는지 모르는지 두근거리고 있었다.
10분정도 지난 후 민준이 방으로 들어오자 원소는 남화노선이 했던 말을 전해주며 소풍을 갈만한 곳이 어디 없냐고 물어보았다.
"흠..소풍이라.."
자초지종을 설명들은 민준은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녀가 아무곳도 안가본 여인이라면 차라리 쉽겠지만 신선은 어디든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들이 모르는 절경을 본 적도 많을테니 굳이 그런 길이 험한 곳에 데리고 갈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한참을 고민한 민준은 문득 괜찮은 곳이 떠오른 듯 하북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봉오리가 떠올랐다.
이름이 정해진 것은 아니었지만 작은 호수가 있고 넓은 평지로 되어있는 곳이었으니 소풍으로는 최적화 되었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인 그는 그곳을 추천해주었다.
"나는 좋아. 어짜피 소풍을 가보는게 목적이니까"
"그럼 그쪽이 좋겠네요. 원소 내가 가면 해야할 일이랑 확인해야할거 알려줄테니까 재미있게 놀다와"
"네 그럴게요"
여인들끼리 가는 것만큼 굳이 따라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민준은 혹시 모를 일을 대비하기 위해 간단하게 확인할 것들을 알려주고 혹시라도 음식을 만든다고 치면 가볍게 만들수있는 것을 알려주었다.
========== 작품 후기 ==========
본가에서 부랴 부랴 적었습니다.
리리플은 서울에 올라가면 제대로 할게요 ㅠㅠ
그리고 여행은 재미있었어요
한달이라는 시간.[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