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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달이라는 시간. --> 민준이 다른 여인들과 있을 때면 선기가 제멋대로 움직이는 것을 느낀 남화노선은 혼자 명상을 했다. 처음에 기령과 장료를 만났을 때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니 질투하는 것이 아니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었던터라 그저 기분이 안좋은 것 뿐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명상을 끝내고 나면 거짓말처럼 기분이 좋아졌으니 남화노선은 홀가분하게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후우.. 오늘은 늦잠을 잤구만.."
평소 6시정도에 일어났던 그녀였기에 10시에 일어난 것은 어색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
"일어나셨습니까? 식사는 따로 준비해두었으니 말씀하시면 언제든 말씀해주세요"
인기척이 느껴진 듯 말을 하자 남화노선은 지금 준비해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능숙한 솜씨로 식사 준비를 끝낸 시녀는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공손한 발걸음으로 밖으로 나갔다.
음식의 맛을 음미하며 천천히 식사를 끝내자 어느세 시간은 11시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번에는 걸러야겟군.."
점심시간이 가까웠기에 점심은 거르기로 한 남화노선이 밖으로 나오자 꽤나 많은 병력들이 완전무장을 하고 훈련장으로 뛰어가고 있었다. 흡사 전쟁이라도 난 것처럼 소란스러운 모습에 남화노선은 살짝 당황하며 주변을 둘러보았는데 웃긴 것은 이것과는 별개라는 듯 민준과 우경, 보경은 무언가를 열심히 만들고 있었다.
다른 여인들은 전부 바쁘다보니 민준에게 찾아가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자 그는 별 것 아니라는 투로 설명을 해주었다.
"지금 모의 전쟁 준비를 하는 것입니다. 전쟁은 지금 일어나지 않지만 준비는 철저히 해야하는만큼 어느순간 전쟁이 난 것처럼 준비를 하는 것입니다."
"그럼 너는 왜 이러고 있는거야? 전쟁준비 안해?"
"저는 제외입니다. 원래 전쟁에서도 저는 척후병의 역활을 하다보니 따로 빠져있죠"
이건 민준만 그런 것이 아니라 그의 밑에 소속된 병사들 역시 훈련에 참가하지 않았다. 대신 그들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는 중이었으니 병사들은 큰 불만 없이 훈련을 받는 중이었다.
"그럼 지금 저기 모여있는 사람들은 그 후 훈련을 따로 하거나 이동을 하는거야?"
"아니요. 그냥 얼마나 오래 걸리는지 그리고 놓고온 것은 무엇인지 평가를 하는 것 뿐입니다. 괜히 움직여봐야 사람들이 걱정을 할 뿐이니까요"
"그렇구나 그럼 너는 오늘 하루종일 이 작업을 하는거야?"
"이건 다른 녀석들이 하던거라 금방 끝내고 밥을 만들 생각입니다. 점심은 제대로 못만들겠지만 저녁에는 맛난걸 만들어줘야죠"
"역시 그런 점은 대단하네. 그럼 수고해."
딱히 할말도 없었으니 말을 끝낸 남화노선은 그대로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어..시원한 바람이..?"
뒷편에 있는 나무들은 흔들리지 않았지만 산들바람이 불어오자 기분 좋다는 듯 중얼거린 민준은 주위를 한번 두리번거리더니 작업에 열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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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일하게 생각하고 대충 준비를 하고 온 병사도 있고 정말 필요없는 것까지 바리바리 싸들고 온 병사도 있다보니 확인을 하는 작업은 저녁시간이 다되서야 끝날 수 있었다. 누구는 봐주고 누구는 지적할 수 없는 노릇이었던터라 엄격하게 평가를 한 그녀들은 분대단위로 점수를 낸수 합격점에 떨어지는 곳은 한달 녹봉을 2할정도 삭감했다. 그것과는 별개로 물건을 대충 싼 병사들은 녹봉의 3할을 삭감하고 얼차려까지 받게 되었다. 만약 이것을 여인들은 안하고 병사들에게만 적용했다면 불만이 나올수도 있겠지만 여인들 역시 철저하게 검사를 했기에 불만이 나오지는 않았다.
"민준 여기 있어요. 내일부터 이녀석들 정신교육은 민준이 시켜주면 좋겠어요"
병사들이 배터지게 먹을 수 있을만큼 많은 양의 고깃국을 만들었던 민준은 원소가 서류를 건네주자 고개를 갸웃거리며 훑어보았다.
"뭐야 꽤 많네?"
한두명이면 웃어 넘기겠지만 50명 정도 되는 이들의 명단이 올라와있자 민준은 욕지꺼리를 내뱉을 수 밖에 없었다. 대부분 신입이라는 점이 위안이 되긴 했지만 그 중에 세명은 3년정도 한 녀석들이었으니 표정이 굳을 수 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민준은 지금 당장 그들을 찾아가지는 않았다. 안그래도 기분이 복잡할테니 오늘 하루는 내버려두기로 한 것이었다.
"아 그리고 남화노선언니 실례가 안되면 민준이 하는 일을 기록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응? 기록?"
"네. 다른 아이들에게도 부탁해보았는데 너무 민준 위주로만 글을 적어서요"
"아..무슨 일인지 알거 같아. 알았어"
어떤 일이 있었는지 보고서도 적어야하고 병사들에게도 보여줘야했는데 이 일을 맡은 여인들은 전부 민준을 중심적으로 글을 적었으니 객관적으로 적을 사람이 필요했다. 얼마 전까지는 그 임무를 황룡이 맡았지만 지금에와서는 그녀도 민준을 편애해서 적다보니 남화노선에게 부탁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남화노선이 허락하자 다행이라는 듯 베시시 웃은 원소는 다시 여인들이 있는 곳으로 가버렸고 남화노선은 민준에게 잘부탁한다는 말을 하고는 여인들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아침이 밝아오자 남화노선은 간단한 명상을 끝낸 후 훈련장으로 향했다. 모이는 시간은 9시였으니 30분정도 이른 시간에 도착했다.
"헤에..? 벌써부터 기다리고 있는거야?"
"오셨습니까? 언제 올지 몰라 지켜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는 사이 병사 한병이 도착했는데 시간은 8시 37분을 가르키고 있었다. 일찍 왔다고 칭찬할 법도 했지만 민준은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 모두 모일 때까지 기다렸다.
마지막 병사가 도착한 것은 8시 58분으로 9시가 지난 후 도착하는 이는 없었다.
"모두 반갑다. 내 이름은 알고 있을테니 따로 설명은 하지 않으마. 그리고 오늘부터 너희는 방을 따로 쓰게 될 것이다. 그리고 식당에서도 시간에 구애받지않고 가장 먼저 먹을 수 있을 것이다. 단! 모이는 시간은 내가 모이라고 한 시간보다 10분 일찍 도착해 있도록. 그리고 너희 48명이 다 함께 움직이는 것이 조건이다. 알겠나?"
"알겠습니다!"
큰 목소리로 대답하자 민준은 흡족하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정확히 50분에 도착한 아이에게 조장을 맡겼다. 가장 빨리 도착한 아이에게 맡기면 지 잘난 줄 알고 우쭐 거릴테고 힘이 있는 놈에게 맡기면 위계질서가 개판이 되어버릴테니 정확히 50분에 온 녀석에게 시킨 것이다.
"질문 있습니다.'
"뭐지?"
"세분이 더 있는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그놈들은 보경이가 알아서 하고 있을테니 신경쓰지마라. 그럼 너희 48명은 이제 나와 함께 체력단련을 받아야하니 따라와라"
업드려 뻗쳐라거나 기마자세같은 것을 하는 줄 알았던 민준이 체력단련이라고 말하자 다행이라는 듯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훈련을 받기 위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하던 병사들은 민준의 체력단련이라는 말에 몸을 부들 부들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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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3시간이 지난 후 병사들은 모두 무언가 잘못된 것을 느꼈다. 하지만 민준에게 말할 수 없었다.멀리서 지켜만 봤다면 욕이라도 했지 훈련이라 말한 것을 몸소 보여주고 같이 하고 있었으니 무슨 말을 할수가 없었던 것이다.
"허억..허억.허억.."
"버텨라! 5분만 더 있으면 휴식시간이니 조금 더 버텨라!"
지금 그들이 하고 있는 것은 물구나무 서기였다. 맨몸으로 한다는 것도 어이없었지만 그 자세로 벌써 10분을 버티고 있었으니 손이 후들거리고 땀이 비오듯 흐른 것이었다.
"30분 휴식! 대열 흐트러트리지 말고 쉬어라!"
"녜!!"
꿀맛같은 휴식에 사람들은 그 자리에 쓰러지고 싶었지만 말을 지키지 않을 시 어떤 지옥이 기다리고 있을지 몰라 대열로 들어가 쉬었다.
"여기 물입니다. 드십시오"
"뭐야? 챙겨주는거야?"
"신선들은 더위를 느끼지 않는다고 들었지만 그래도 신경 쓰입니다."
"신경쓰인다고? 뭐가?"
"괜히 고생하시는 거 같아서 말입니다. 정말 필요없으면 다음부터는.."
"아니야 고마워 잘 마실게"
민준이 자신을 신경써준다고 직접적으로 말하자 왠지 기분이 좋아진 남화노선은 그가 가지고 온 물통을 받아서 한모금 마셨다. 물들 중에서도 시원한 것으로 챙겨온 듯 시원한 감각이 온몸에 퍼졌으니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 작품 후기 ==========
이제 저는 일본갈 준비를 해야합니다. 그래서 자고 일어나면 부산에 가서 같이 가는 동생 집에 신세를 진 후 일본으로 떠납니다.
돌아오면 더 재미있는 내용으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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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soo 2016-07-26 03:52 new
연재란 끝나지않는 덫이지요 ㅋㅋ
-〉 안돼 흐앙..
플레이어드 2016-07-26 04:08 new
손모가지 날아가붕게
-〉 내 손목..!?
天空意行劍 2016-07-26 05:55 new
밑장빼면 손모가지날아가는거 몰름?
-〉 무슨 소리죳
소드댄서 2016-07-26 07:37 new
가기전에 비축분 쌓아놓고 예약하고 가면 용서해줌
-〉 나에게 그런건 없어...ㅠㅠ
나루메아 2016-07-26 09:46 new
작가는 예약을 걸어두어라! 걸어두어라!
-〉 비축분이 있어야 그렇게 하죠
zqzsze 2016-07-26 10:15 new
조심히다녀오세유~~내일이면 여행간다..물론(집으로..주르륵)
-〉 주륵..'
Baramdolyi 2016-07-26 12:22 new
이걸로 끝이란 생각은 하나도 안가지고있는데요?
-〉 뭐라구욧!?
Wind-HAWK 2016-07-26 13:50 new
이걸로 끝이라고 생각하는 독자는 아무도 없는듯 합니다????
-〉 끝낼거야 ㅜㅜ
Mable Fantasm 2016-07-26 17:13 new
@구라치면 손모가지는 아까우니 발모가지릉 잘라야지 손자르면 글못씀
-〉 ㄷㄷㄷ
림여혜 2016-07-26 21:08 new
간만에 몰아서 보고갑니당... 원고료쿠폰 13장투척!!
-〉 헛..감사합니다
한달이라는 시간.[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