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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달이라는 시간. --> 책들과 필요한 것들은 이미 자신의 집으로 옮겨진 상태였기에 남화노선은 성 구석에 위치한 집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전속시녀가 공손하게 반겨주었는데 이것 또한 괴리감이 느껴졌다. 그도 그럴 것이 한달동안 그녀가 봐온 것은 침대에 누워 관심없다는 듯 인사만 하고 여인들과 노닥거리는 모습만 보았으니 이런 환대가 적응이 되지 않은 것이었다.
'후우..고작 한달이라는 기간동안 이렇게 변하다니..'
이것은 남화노선의 착각이라고 할 수 있었다. 오랜 기간을 살아오면서 날짜에 대해 무감각해진 것인데 사실 한달이라는 기간은 남녀가 호감을 가지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 게다가 팔찌때문에 하루종일 붙어있다시피했으니 없는 정도 생길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연이 되지 못한 사람들은 자신의 욕심을 버리지 못한 것이었다.팔찌를 착용한 상태에서 자신이 해야할 것만 고집하고 남을 배려하지 않았으니 인연으로 발전하지 못한 것이었다. 민준의 경우 해야할 일이 없어서 그런 것도 있었지만 철저하게 남화노선을 배려해주었으니 나쁜 감정을 가질 일은 없는 것이다.
"여기 결명차입니다. 드셔보세요."
"고맙군."
"아니예요. 그럼 필요한게 있으면 또 불러주세요."
남화노선은 업무를 볼때나 생각에 잠길 때도 혼자 있는 것을 좋아했으니 시녀는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밖으로 나갔다.
"음..향이 확실히 좋군 그래."
냄새만 맡아도 잘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던 그녀는 한모금 마셔보더니 흡족하게 웃었다. 이런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면 고민거리가 전부 사라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으니 모든 것을 내려놓은 남화노선은 10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차에 모든 정신을 집중했다. 그러고 난 뒤 자리에서 일어나 뒤편에 놔두었던 항아리를 보며 주문을 외우자 그곳에는 민준과 남화노선 두사람의 모습이 떠올랐다.
"이게 첫날이란 말이군."
어째서 허전한 느낌을 받은 것인지 답을 찾지 못했던 그녀는 자신이 항아리를 통해 과거를 보기로 결심한 것이다. 원래는 과거를 봐야하는 인물의 물건이나 머리카락 같은 것이 필요한 법이었는데 둘이서 같이 겪은 것이었으니 자신의 머리카락을 항아리안에 넣은 것이다.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일관성 있게 행동을 한 자신이었기에 남화노선은 왜 자신이 허전함을 느끼는지 깨닫지 못하고 결국 민준의 방에 찾아가 그의 머리털을 몇가닥만 달라고 말했다. 뜬금없이 찾아와서 머리카락을 달라는 말에 살짝 당황하긴 했지만 민준은 별 의심을 하지 않고 머리카락을 건네내주었다. 평상시에도 자허가 약을 만든다고 머리카탁 같은 것을 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었다.
"후우. 이걸 보면 알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돌아온 남화노선은 결명차를 한번 더 부탁한 다음 심호흡을 했다.
시녀가 결명차를 책상위에 올려두고 나가자 주문을 외운 그녀는 항아리를 유심히 지켜보았다. 과거를 바라본다는 특성상 3자의 시선에서 보게 되는 것이었지만 아까 전과는 조금 차이가 있었다. 방금 전이 자신이 주인공이라면 이번에는 민준이 주인공이 되어 한달이란 시간동안 있었던 일을 풀어내고 있었다. 아까까지만 해도 이상한 것을 느끼지 못했던 남화노선은 1주일이 지난 시점부터 이상한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1주일동안은 떨어졌다 붙었다를 반복했지만 1리라고 하는 것을 벗어나지 않도록 선기로 표식을 만들어준 이후부터 그는 그 거리를 벗어나지 않기 위해 무척이나 신경쓰고 있었다. 자신이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움직이면 여인들과 대화하다말고 떨어지지 않게 일정거리를 유지한 상태에서 이동해서 다시 대화를 하고 아무것도 안하고 멍하니 있을 때도 몇번이고 확인을 하는 모습이 보였다.
"내가 편하게 생활한 것은 저녀석이 배려를 해주어서 그렇단 말인가? 그럼 한마디 할수도 있을텐데.."
한달이라는 기간동안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 배려를 해주는 모습에 놀란 그녀는 그대로 민준의 방으로 다시 찾아갔다.
"저..무슨 일이십니까 남화노선님?
"후우 네녀석은 알다가도 모를 녀석이군. 어째서 한달간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있었던건가?"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아까 항아리를 통해 한달간 있었던 일을 되짚어 보았다. 내 머리카락과 네녀석의 머리카락을 비교해보니 많은 차이가 나더군. 그래서 물어보는 것이다."
"그야..남화노선님은 바쁘시고 전 시간이 있으니까 일정에 맞춘 것 뿐입니다."
상대방의 일정에 맞춘다는 것 자체가 말고 안되는 소리였다. 아니 맞출 순 있지만 불만을 한번도 토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소리였다. 그래서 한마디 하려고 했던 남화노선은 순간 깨닳은게 있는 듯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이런 대단한 일을 비하해선 안되지. 고맙네 그리고 네녀석의 소원이 있다면 말해보거라. 내가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
"소원이라..딱히 없는데요?"
"뭐..라고?"
"이미 이룰 수 있느건 이루었잖아요? 그러니까 딱히 없어요."
"그건 내 자존심이 허락못한다. 무엇이든 좋으니 말해보거라!"
신선이 소원을 들어준다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 아니다. 물론 역사를 바꿀만한 일을 해달라고 하거나 영생을 살게 해달라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이 필요하다느니 병을 치료해달라는 것뿐이었고 민준이 이상한 부탁을 할리는 없었으니 소원하나쯤은 들어줄 수 있다고 생각한 그녀는 통크게 소원을 들어준다고 말한 것이다. 하지만 민준의 입장에서는 이제와서 소원을 들어준다고 해도 큰 의미가 없었다. 여인들과 행복하게 사는 것은 여기서 문제만 없으면 가능한 일이고 넘치는 정력을 다랄는 것 또한 혼기가 있으니 필요가 없었다. 그러니 부탁할 것이 도저히 없었던 민준은 문득 하나 생각난듯 입을 열었다.
"그럼 하루라도 좋으니 자하랑 친하셨을 때의 남화노선님의 말투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뭐라..? 네녀석 지금 무슨.."
어이없어 한마디하려고 했지만 소원이라고 말했으니 남화노선의 몸안에 있던 선기는 번쩍이며 그것을 들어주었다.
"자..잠깐 이건 소원이 아니잖아. 이런게 어디있어"
"와..진짜 말투가다르..쿠헉.."
"지금 네가 무슨 짓을 한것인지 알기나 해? 엄청난 기회를 날린거란 말이야"
"괜찮습니다. 저는 지금 생활에 만족하니까요. 그리고 다른 여인들도 남화노선님의 말투가 부드러운 편이 좋다해서 말한 것입니다."
"..그 아이들까지 파시겠다?"
"진짜로 대부분 부드러운 말투를 쓰신 남화노선님이 더 잘어울린다고 해서 부탁드린 것입니다."
"아 몰라 진짜. 오늘 하루동안이라고 했으니까. 끝나면 너 두고봐"
분하다는 듯 입술을 질끈 깨문 남화노선은 오늘 하루는 방안에 틀어박혀 있으려고 했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 했던가? 오늘은 자허와 자하를 데리고 선기와 요기가 있는 땅을 둘러봐야했고 저녁에는 여인들과 다과회가 잡혀있었다. 그래서 일정을 떠올린 그녀는 짜증을 부리며 떠나갔다.
"그냥 문득 떠올라서 한건데 훨씬 잘어울리시네."
민준 역시 남화노선이 하대를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고있었기에 이편이 좋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자초지종을 설명들은 자하는 민준답다며 고개를 끄덕였고 자허는 재미있는 일이라며 낄낄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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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화노선님 무척 잘어울리세요."
"그래 고마워.하..하하.."
선기와 요기가 있는 땅을 둘러본 후 여인들과 다과회에 참석한 남화노선은 모든 여인들에게 잘어울린다는 말을 들었다. 만약 한명이라도 이상하다고 한다면 원래대로 돌아간 후 민준에게 한마디 할 수 있었지만 단 한명도 그런 말을 하지 않았으니어색하게 웃을 뿐이었다.
"정말 잘어울리는군. 네가 하대를 하는 것은 어딘가 이상했다. 나처럼 하대를 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보이는 것도 아니고 저기 있는 청처럼 고귀한 느낌이 있는 것도 아니었으니 말이다."
"말이 심한거 아니야?"
"있는 그대로 솔직히 말하는 것뿐이다.그리고 신선이라는 것때문에 년이라는 걸 안붙이는 것이 나에겐 가장 큰 존중이란걸 모르나."
"하긴 동탁 넌 그런 여자였지. 그래서? 계속해봐."
"어짜피 내일이 되면 원래대로 돌아간다고는 하지만 만약 말투를 억지로 바꾼 것이라면 지금처럼 말하는 것도 나쁘지 않는다는 것이다. 네가 말하는 것을 무시할 사람 아니 신선은 존재하지 않을테니까"
동탁이 말하고 싶은 것은 이것이었다. 자허와 틀어지고 난 후 말투를 바꾼 그녀는 장이 된 후 부터 이런 하대를 시작했다고 들었다. 거기에 대해서는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하대를 하지 않는다고 해도 똑부러지고 맡은 것을 철저히하는 남화노선이었으니 그 누구도 불만을 가지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었던 것이었다.
"동탁답지않은데?"
"나라고 언제나 남을 비꼬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나쁘게만 생각하지 말고 진지하게 고민해봐라"
동탁의 말에 알았다고말한 그녀는 앞에 놓인 차를 들이켰다. 다과회라고 하여 차가 준비되어있었지만 지금은 술을 마시고 싶은 그런 기분이었다.
========== 작품 후기 ==========
오늘도 편의점에서 글을 올려 리리플은 없어양 ㅜ.ㅠ
그리고 날 게이로 만들지마ㅏㅏㅏㅏ
한달이라는 시간.[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