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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화 --> 데이트가 끝난 후 호텔로 들어온 장훈은 푹신한 침대가 신기한 듯 만져보았다. 이미 예전에 와서 경험해본 것들이긴 했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온다는 것은 그것들마저 새롭게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한참동안 만지작거리고 있자 민준은 일단 씻고 온다고 말하며 욕탕으로 들어갔다.
"아구야..좋다"
"푸핫..진짜 이럴 때는 다 늙은 것처럼 이야기하는구나?"
"자..장훈님?"
"왜 그렇게 놀라는거야? 같이 씻으면 안돼?"
"안되는건 아닙니다만. 장훈님은 혼자 느긋하게 씻는걸 좋아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민준 역시 장훈과 씻고는 싶었지만 평소 휴식을 취할 때면 혼자 명상을 하거나 걷는 것을 좋아하는 그녀였으니 충분히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들어왔으니 놀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장훈의 입장에서도 할 말은 있었다. 매일 같이 원술이 사고를 치고 민준이 판을 벌리다보니 그걸 수습하는 것에 지쳐서 쉬다보니 혼자 있게 된 것이었다. 원래는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서 술을 마시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했는데 어느 순간 혼자 있게 되었으니 따진다면 얼마든지 따질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렇게 하지 않고 빙그레 웃으며 탕 안으로 들어가 민준에게 몸을 기대었다.
욕탕도 네명은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컸지만 두 사람이 찰싹 달라붙어 있자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만 욕실 가득 날뿐이었다.
"후후..이러고 있는 것도 좋네"
"마음에 드신다니 다행이네요. 그런데 장훈님"
"응?"
"장훈님은 제가 이곳에 나타나지 않았으면 했을 때가 있었죠?"
"솔직히 없다고 하면 그건 거짓말 아니겠어? 특히 네가 동탁에게 잡혔을 때는 정말 머리가 터지는 줄 알았다고.."
그때가 가장 여인들 사이에 감정의 골이 심하게 패였을 때였다. 다행히 잘 무마되긴 했지만 정말 민주이 그때 죽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상상도 하기 싫었다. 이것은 지금 자신이 사랑에 빠졌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다. 만약 그때 민준이 죽었다면 사랑은 둘째치고 지금 이곳에 모여있는 여인들 중 절반은 죽었을 것이다. 그리고 원소와 원술 역시 문제가 생겨 다시 찢어졌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원가에는 민준의 존재가 중요했으니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자 머리가 아파왔던 그녀는 자연스럽게 한숨을 내쉬었다.
"죄송합니다. 괜한 걸 물어봐서.."
"아니야. 나도 솔직히 말하면 네가 살아있어줘서 고마워. 이렇게 사랑하게 되서 하는 말이 아니라. 네가 살아있어준 덕분에 원가가 와해되지 않게 되었어."
"하하.그건 저보다는 동탁의 심경변화때문이죠"
"동탁? 그러고보니 그 때 동탁이란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그 때의 일을 다른 여인들은 전부 들었지만 장훈은 듣지 못했다. 어떻게 살아돌아온 것인지는 궁금했지만 일처리를 하느라 물어보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녀를 살며시 끌어안은 민준은 그 때의 일을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정말 그 때 동탁이 목을 베었다면 끝이었구나"
"네 그래서 나중에 무슨 심경의 변화였냐고 물어보았는데 그냥 신기했다고 했어요"
"그게 무슨 뜻이야?"
"대뜸 찾아와서 물어보고 다시 감옥으로 들어간 모습이 웃기기도 했지만 신기했다고 하더라요. 자신은 사람들이 욕하는 악인인데 무섭지 않냐고 하면서요"
"그래서 네 대답은 뭐였어?"
"제멋대로인 것은 분명하지만 무섭지는 않다고 했죠. 죽는건 무섭지만 넌 무섭지 않다. 뭐이런 식..아얏!?"
"흥"
민준이 살아서 돌아온 무용담을 듣긴 했지만 왠지 질투심이 생겼던 장훈은 몸을 돌려 옆구리를 꼬집더니 강하게 끌어안은 상태에서 고개를 돌려버렸다. 뭔가 이상한 행동이긴 했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아직 욕탕 안이라 최대한 흥분을 안하려고 했던 민준이었지만 그녀가 알몸으로 끌어안자 풍만한 가슴과 유두, 그리고 매끔한 살의 감촉때문에 자련스럽게 발기를 해버렸다.
"어맛..확실히...크네.."
아직 밑을 내려다보지는 않았지만 배에 닿고 있는 아들의 감촉을 느낀 장훈은 빙긋 웃었다.
"그..나갈까요?"
'아니 아직 괜찮아. 나도 살짝 흥분하긴 했지만 참을 수 있어"
장훈 역시 흥분하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 식사를 하거나 데이트를 하면서도 많은 대화를 나누었지만 그 때는 다른 이들의 눈치를 보느라 이런 쪽 이야기는 하지 못했다. 그래서 관계를 가지는 것보다 서로를 알아가고 싶었던 그녀는 민준을 꼬옥 끌어안고 정말 사소한 것까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특히 가족관계에 대해서는 귀를 쫑긋거리며 들었는데 이모습이 너무나 귀여웠던 민준은 이야기하다말고 입맞춤을 해버렸다.
"푸하...갑자기 입맞추면 어떻게 해 깜짝 놀랐잖아"
"제 이야기에 열중해주시는 장훈님의 모습에 또 다른 매력이 있어서..하하.."
"그정도야?"
"평소에 제 얼굴을 제대로 보고 말씀하신 적 없지 않습니까?"
"그..그거야.."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민준의 말대로였다. 대부분 대화를 나눌 때는 업무를 보고 있던 서류에 시선이 가 있었고 그나마 똑바로 바라볼 때는 문제를 일으켰을 때였으니 짜증 가득한 눈초리로 노려본게 전부였다. 그래서 왠지 미안해졌던 장훈이 아무런 말도 못하고 있자 민준은 괜찮다는 듯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지금부터 웃는 모습 기쁜 모습 행복한 모습. 전부 보여주시면 됩니다."
"응. 알았어. 아 그리고 그 호칭은..아직 부끄러우니까 이대로 있어도 되지?"
"물론입니다"
사실 데이트를 할 때 호칭도 바꿀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민준이 자신에게 장훈이라고 살갑게 부른다고 상상을 하자 견디기 힘들어졌다. 부끄러운 것도 있지만 행복감에 젖어 더욱 응석을 부리고 싶어졌다. 물론 두 사람이 있을 때면 상관이 없지만 다른 이들도 많은 곳에서 그런 짓을 하면 민폐라는 것을 알기에 장훈은 최소한 자신의 마음이 진정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호칭을 바꿀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민준이 시원스럽게 대답하자 살짝 실망을 한 듯 입을 삐쭉 내밀어버렸다.
"무슨 일 있습니까?"
"아니 딱히 그런건 아닌데.."
자신도 이렇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사랑을 한 뒤로 자신의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을 때가 많았다. 지금도 그 경우였다. 그러자 민준은 피식 웃으며 그녀의 귓가에 장훈 걱정하지마. 라고 속삭여주었다. 그러자 서운한 감정은 눈녹듯이 사라져버렸다.
"응. 기다려줄거지?"
'물론입니다."
"다행이다.. 아 그리고 그 있잖아..속옷 말인데..몰래 입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데..어떻게 착용하는지 모르겠어"
가게에서 설명을 받긴 했지만 아직 한국어가 능숙하지 못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장훈이 솔직하게 털어놓자 민준은 뺨을 긁적였다.
"일단 나가면 알려줄까요?"
"어..음..그게..."
대답을 하려고 했던 장훈이지만 욕실을 나가면 관계를 가져야할테고 그럼 옷을 입는 것이 무용지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서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었다. 그리고는 모기처럼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관계를 가진 후에..라고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하하 그런데 장훈님 이제 슬슬 몸도 데워졌는데 씻겨드릴까요?"
"응! 씻자. 나도 씻겨줄게"
그렇게 밖으로 나온 두 사람은 거품을내서 몸을 씻겨주기로 했는데 장훈은 어디서 배운 것인지 자신의 몸에 거품을 내서 찰싹 달라붙었다.
"이게무슨...누구한테 배운겁니까 그거"
'응? 황충언니. 왜? 싫어?"
"아니 싫은건 아니죠. 그건 아닌데..끄응.."
지금이라도 당장 그녀를 끌어안고 거칠게 정사를 나누고 싶었던 민준은 침대에 간 뒤에 해야한다는 생각에 마음 속으로 염불을 외웠다.
========== 작품 후기 ==========
리리플을 기다리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도 편의점 알바를 하면서 올린다거나 정말 급한 일이 있어서 답글을 달지 못할때가 있어요..
특히 편의점 알바하면서 올릴땐 폰으로 하는거라 답글을 다는게 힘들어요..그게 바로 오늘 같은 날이죠. Orz
변화[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