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삼국지 연희-1416화 (1,416/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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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존심 --> 장훈은 서신으로 자신의 마음을 전하려다 문득 민준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아픈만큼 성숙해진다는 말. 그리고 이런 중요한 내용을 서신으로 전한다는 것도 내키지 않아 성으로 초대한다는 내용을 적었다.

"하아..이걸로 된거겠지? 그런데 장소가...."

원가의 성도 분위기는 좋았지만 새로 만든 그곳이 가장 분위기가 좋았다. 그리고 평소에는 시녀 한두명을 제외하고는 사람들이 들어가지 않는 곳이니 어쩔 수 없이 그곳을 택한 것이었다. 하지만 내키지 않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한편 그녀가 보낸 전서구를 받은 채운은 불아에 떨 수 밖에 없었다. 평소마시던 찻집이면 모를까 성으로 초대한다고 적혀 있었으니 그녀 나름대로 감정을 정리한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도망칠 수 없었던 그는 최대한 멋진 옷을 고른 후 약속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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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이 조금 지난 시간에 성에 도착하자 문지기들은 신분을 확인한 다음 들여보내주었다. 원래 이렇게 새로운 이가 성을 찾아오면 많은 여인들이 반겨주며 이것 저것 물어보는 것이 의례중 하나였지만 지금 장훈과 채운은 조금 미묘한 상황이었기에 굳이 반겨주거나 찾아가지 않았다. 이런 그녀들의 배려를 감사하며 채운을 반겨준 장훈은 그대로 민준의 집으로 향했다.

"완전..무릉도원같네요."

"사실 이곳에서 내 감정을 솔직히 털어놓는건 내키지 않지만 이곳에서 여기만큼 분위기가 좋은 곳은 없거든"

"그렇군요..."

그 말을 끝으로 채운은 말이 없어졌다. 필시 장훈의 말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왠지 말하기가 어려웠던터라 크게 심호흡을 몇번하더니 채운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채운아. 미안"

"저는...안되는건가요?"

"아니야. 네가 안된다는 뜻이 아니야. 아직 나는 널 남자로 볼수가 없어. 뭐랄까.. 귀여운 동생이 하나 생긴 것 같은 느낌이야. 그래서 고백을 받았을 때도 혼란스러웠는데 한참동안 고민해보고 깨달았어. 이 감정은 사랑이 아니라는 것을.. 물론 오래 있다보면 널 다시 보고 사랑의 감정이 생길지도 몰라.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그래서 그 말을 전해주고 싶었어."

솔직한 감정이 바로 이것이었다. 말 그대로 오래 지내다보면 사랑의 감정이 싹틀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그냥 귀여운 남동생이 생겨 기쁜 것이 전부였다. 그래서 그의 고백을 거절한 것이었다.

"그렇군요...하..하지만 혹시라도 사랑의 감정이 생길수도 있다는것이네요?"

"그건 그렇지만 너도 다른 여인과 사랑을 하게 될수도 있어. 사람의 일이란 모르는 일이니까."

민준과 그를 사랑하는 여인들은 조금 특이한 경우고 대부분의 사랑은 무조건 성공하는 것이 아니었다. 이것은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한 책에서 적혀있는 글귀였다.

그 책은 글쓴이가 10년간 연애를 하고 혼인을 맺을 때까지의 과정이 적나라하게 적혀있던 책이었는데 3년동안 연애를 하다가 헤어진 것도 있었고 지금 자신들처럼 몇년간 기다린다고 했다가 사랑이 식어 각자 다른 사람을 만난 것도 있었다. 처음에는 미안하고 미웠지만 시간이 지나자 다 추억으로 남았다는 것이 가장 인상에 남아 이렇게 응용한 것이었다.

"하하..그렇네요. 사람 앞날은 모르니깡. 누나도 혹시라도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꼭 말씀해주세요!"

"그래 둘 중 누구라도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솔직히 털어놓고 축복해주자! 그리고 만약에라도 네가 사랑이 식었을 때 내가 널 좋아하게 되면 어떻게든 다시 불타오를 수 있게 해줄테니까"

뒤에 덧붙인 말은 농담이 섞이긴 했지만 채운은 쿡쿡거리며 웃었다. 따지고 보면 지금 이 상황은 차인 것이지만 슬프거나 가슴이 아픈 것보다는 후련한 마음이 강했다. 그래서 웃을 수 있는 것이었다. 장훈 역시 그가 상처받는 것에 신경쓰고 있었지만 이렇게 말하고 나니 마음이 후련해졌다.

"그럼 누나 동생이 된 기념으로 식사나 하러갈까?"

"네 좋아요 누나!"

후일은 어찌 될지 모르지만 두 사람은 남녀사이로써는 멀어졌을지 몰라도 친한 누나동생으로써는 한발 더 가까졌다. 그리고 우연치 않게 이 모든 것을 듣고 있던 소교와 대교는 풋풋한 사랑이라고 생각한 듯 그들을 보며 빙그레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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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아암..이거 왜 이리 졸리지?"

전날 밤 원소와 술을 마신 후 관계를 가졌다면 피곤한 이유가 설명이 되겠지만 어제는 아무런 일도 없었다. 만나서 담소를 나누며 술을 마신게 전부였다. 원소화 함꼐 과일주를 세병정도 마신게 전부였다. 취할 정도로 마신게 아니라 가볍게 마신 후 욕탕에서 느긋하게 몸을 씻으며 시간을 보낸 두 사람은 그대로 끌어안고 잠을 잤다. 그러니 이렇게 피곤할 이유가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민준의 몸에서는 계속 졸리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었으니 민준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정원으로 향하여 자리를 잡고 누웠다.

"어라 누나 저거 민준님 아니예요? 그러고보면 제가 어제 실례를 한거 같은데.."

"저 녀석이 거기에 대해서 신경쓰고 있을 위인으로 보여? 게다가 지금은 졸려서 낮잠자른중이니까 조금있다가 사과해도 돼"

채운은 신경쓰게씨만 민준은 전혀 신경쓰고 있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지금 낮잠을 자고 있었으니 굳이 깨워서 사과를 하는것보다 나중에 사과를 하는게 좋다고 생각한 장훈은 그대로 채우을 데리고 식당으로 향했다.

"어머나~ 이 아이가 채운이라는 분이었어?"

"그래요. 지금은 누나동생으로 지내게 되었지만.."

"귀엽네. 나중에 크면 훌륭한 사내가 될거야"

"아..안녕하세요 채운이라고 합니다.":

식당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그를 반겨준 이는 황개였다. 일을 처리한다고 조금 늦게 식사를 하고 있던 그녀는 다먹은 식판을 주방에 넣어준 뒤 밖으로나가려다 마주친 것이었다.

"아 그리고 머리 쓰다듬어서 미안해요. 어린 아이 취급하려는건 아니었는데.."

황개에게 있어서는 채운은 아직 어린아이가 맞았으니 이런 반응은 당연했다. 하지만 채운이 기분나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예의를 갖추며 사과를 했다.

"아니예요! 저는 차라리 이러는게 좋아요!"

"어머~ 당돌하기도 해라. 아무튼 두 사람 식사 맛있게 해요"

웃으며 말한 황개가 나가고 나가 장훈과 채운은 식당에서 식사를 맛나게 하고는 밖으로 나왔다.  근무를 끝내고 돌아온 병사들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었기에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하다보니 오랜시간 걸릴 수 밖에 없었다.

"끼요오오오 힘쎄고 강한 아침!"

"까..깜짝이야..민준..님?"

"냅둬. 악몽이라도 꾼거겠지.."

가끔 민준은 낮잠을 자다보면 알 수 없는 말을 내뱉을 때가 있었기에 장훈은 채운을 진정시켰다.

"후아암..어라 장훈님. 채운..무슨 일이야?"

"아뇨 그게..어..그러니까..어제 일을 사과하려고.."

"어제? 아..그러? 괜찮아. 술 마시면 그럴수도 있지. 그리고 두사람 잘되었나보네요?"

정말로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 웃어버린 민준이 장훈을 보며 물어보자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려다가 절래 절래 흔들었다.

"잘 안된겁니까?"

"아직 내가 채운을 남자로 볼 수 없어 누나 동생으로 있기로 한거야. 혹시라도...아니지 우리 일을 너한테 알려줄 필요가 없잖아?"

"아 그렇죠.. 죄송합니다. 무심코. 그래도 두 분이 잘된거 같아. 다행입니다. 혹시라도 궁금한게 있으면 말씀해주십시오. 아는 한도내에서 도와드리겠습니다. 그럼"

두 사람의 시간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던 민준은 고개를 꾸벅 숙이고 창고로 향했고 그 모습을 본 채운은 역시 대단한 남자라고 생각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 작품 후기 ==========

조금 짧지만 연참! 원래는 뭔가 더 멋지게 꾸며보고 싶었지만 마땅한게 떠오르지 않아..그냥 이렇게 흘러가다가 결정적인 계기를 만들듯..그건 다음화쯤? 다다음화? 아직은 모르겠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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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드댄서 2016-05-06 05:07 new

휴일기간 3연참씩

-〉 알바가요

플레이어드 2016-05-06 05:44 new

웨딩드레스 난교!

-〉 세상에나

EXYE 2016-05-06 06:10 new

사람은 아픔을 겪으면서 어른이 된다 〈--- 이러고싶은데 장훈때매 못하겠네....

-〉 ㅋㅋㅋㅋㅋ

유령세상 2016-05-06 08:46 new

결혼식을 어떻게 할지 궁금하다 ㅋㅋㅋㅋ한두명도 아니고

-〉 무시무시하겠죠

딜리버 2016-05-06 09:23 new

보통 소설을 보지만 이글은 내용 플러스 리리플의 1+1이라는 거. 장기독자는 다 아는 비밀

-〉 비밀!? 시크릿웨폰[?]

天空意行劍 2016-05-06 09:51 new

60키로요? 어디 여행가심?

-〉 일산다녀왔어요

Mable Fantasm 2016-05-06 10:05 new

@조만간 자전거사고로 기사뜨면 작가님일듯.

-〉 엌ㅋㅋㅋㅋㅋㅋ

히미가미 2016-05-06 10:29 new

매일 몇연참씩 하면 순식간에 1500화가 코앞으로 다가올 것임!!!

-〉 힘이 빠진다.

ghost0590 2016-05-06 10:42 new

@장훈도 멀지 않았습니다

-〉 깔깔깔.

자존심[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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