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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존심 --> 채운이 갑자기 보자고 한 것은 이상했지만 몇일 전에 화를 낸 것이 걸렸던 장훈은 서둘러 일을 끝내고 그와 만나기로 한 찻집으로 향했다. 저녁시간이랑 맞물려서 그런지 저잣거리에는 꽤나 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대부분은 장훈의 얼굴을 알아보고 길을 비켜주었다. 덕분에 시간에 늦지 않고 찻집에 도착할 수 있었던 그녀는 길을 비켜준 사람들을 향해 고개를 가볍게 숙이고는 찻집 안으로 들어갔다.
혼자 차를 마시고 있던 채운은 장훈의 모습을 보자 자리에서 일어나 환하게 그녀를 맞이해 주었다.
"이 시간이면 음식점으로 가지 왜 여기로 부른거야?"
"이쪽이 조용하잖아요. 거기다 이곳에서 나오는 음식도 제법 먹을만하고요"
"하긴..그렇긴 하지"
성과 가까운 곳에 붙어있는 찻집은 원래 차와 다과만 냈다. 하지만 점심시간때와 저녁시간 때는 손님들을 끌어모을 수가 없어 식사시간에 간단하게 음식을 내놓았다. 처음에는 다른 음식점에서 낼법한 것들을 내놓았는데 민준의 조언대로 찻집에 어울리게 반찬을 자극적이지 않게 만들게 되었다. 그 후로 식사시간에도 제법 손님이 찾게 되었고 채운도 그중에 한명이었다.
"여기 나물정식으로 두개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음식을 주문한 채운이 이유도 없이 웃자 장훈은 무언가 있다는 것을 확신했다. 하지만 굳이 물어보지 않고 나물정식을 먹기 시작했다. 음식을 다 먹어 갈 때쯤 채운은 슬슬 운을 때었다.
"그게 사실 오늘 민준님을 만나고 왔어요"
"쿨럭.. 그녀석을 왜?"
"그게 여러가지 감정이 복합적으로 섞여있었는데 가장 큰건 질투심..이었던거 같아요"
"질투심이라니?"
민준을 만났다는 것도 놀랐지만 그에게 질투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더 놀랐던 장훈은 눈을 크게 떳다. 그러자 차를 한모금 마신 채운은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았다.
"솔직히 저희가 만나서 대화하는 것에는 민준님이 빠지지 않았어요. 장훈님과 가장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있고 가장 오랫동안 한결같이 말썽을 일으킨 분이니까 이해는 해요. 하지만 한번 만나서 직접 대화를 하고 싶었어요. 솔직한 생각으로는 민준님도 저를 질투한다고 생각했거든요"
민준과 장훈이 어울렸던 과거를 질투한 만큼 민준이 자신과 장훈이 어울리고 있는 현재를 질투할 것이라는 우월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자신의 착각이었다. 민준은 질투하기는 커녕 격려를 해주며 연애에 대한 조언까지 해주었다. 그래서 순간이나마 우월감에 젖어있던 자신이 무척이나 초라하게 느껴진 그는 장훈에게 연락해 만나자고 한 것이었다.
"그녀석에게 그런 면이 있을 줄이야."
"그리고 지금 장훈누나가 요즘 짜증내는 이유에 대해서도 알려줬어요"
"이유?"
"네. 너무 오랫동안 밑에 있다보니 명령을 수행하는게 당연한 일이었다고. 하지만 처음으로 거절했으니 충격을 먹은 것 뿐이라고요."
그건 장훈도 동의했다. 민준에게 사랑의 감성이 싹터서 그런게 아니라 명령을 거부했다는 사실이 짜증났던 것이었다. 그래서 고개를 끄덕이고 있자 채운은 말에 힘을 주었다.
"그래서 저도 많은 생각을 해봤어요. 민준님의 말대로 호감이 아니라면 저..저랑 사귀어 주시면 안될까요!?"
갑작스러운 고백에 장훈은 깜짝 놀랐다. 앞으로 잘부탁한다는 말로 끝낼 줄 알았다. 그런데 사귀어 달라니? 물론 그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아직 사귄다는 생각까지는 한 적이 없었기에 몇일간 시간을 달라고 말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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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운에게 고백을 받은지 1주일동안 장훈은 멍하니 있는 일이 잦아졌다. 아직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을 하고 있던터라 경국 원소는 그녀에게 장기휴가를 내주었다. 예전 장기 휴가를 받았을 때는 할일이 너무 없어서 현대에 갔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아 멍하니 있을 뿐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하는거야.."
마음에 든 것은 확실했다. 예전처럼 민준과 비교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남자로 보이기는 커녕 귀여운 동생이 생긴 느낌을 지울 수 없어서 문제였다. 이것만 아니라면 진작에 고백을 받아들였을테지만 그게 안되니 한숨을 내쉬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고백을 했던 채운도 별반 다를 것이 없었는데 장훈이 답변을 자꾸 회피하자 참을 수 없게 된 그는 다시 한번 민준에게 조언을 구하고 있었다.
"으음..그건 좀 애매한 부분이라 알려주기 힘드네"
'왜효! 미주니뮤는 여자의 마믐..잘 알자나요!"
"잘 아는 것과 조언을 하는 것은 별개거든"
채운은 지금 술을 두모금 마시고 취해있었다. 어린 것이 이유일수도 있지만 술이 몸에 잘 받지 않는 것 같아 민준은 더 이상 술을 권하지 않고 있었다.
"별개라녀! 조언..받으면...저두...조찬하요!"
"그건 어디까지나 연인관계때 해줄 수 있는 조언이지. 너와 장훈님이 이어지는 것을 내가 만들어주진 못해. 둘 다 망설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 그렇게 부딪혀가며 사랑이 싹트는거거든"
자신의 동생들이야 애초에 여자쪽에서 좋다고 하거나 부득이한 일이 있어서 강제로 상황을 만들어주었지만 채운과 장훈은 아니었다. 이 두사람은 아직 연애에 대해 모르고 있었으니 강제로 상황을 만들어줘서는 안된다. 사랑때문에 울어보고 고민하면서 답을 찾아내야하기 때문에 확실하게 선을 그어버린 것이었다.
"하아..이럴 때묜..민주님이..절..질투하는게..아니까..하는..새각이..."
완전 꼬부라진 말투로 말하는 채운을 보며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든 민준은 대기하고 있던 시녀에게 채운을 데리고 가라고 말했다. 이곳에 있겠다고 고집을 부린 그였지만 마차에 올라타자 마자 그대로 잠에 빠져들었다.
"그래도 그렇게 고생하는게 성숙해지는 지름길이니 힘내라"
술을 마시고 기절을 한 그에게는 전혀 들리지 않겠지만 민준은 마지막으로 조언을 해준 다음 다시 자리에 앉아 음식을 먹으려고 했는데 어느센가 고순과 화웅이 자리를 잡고 앉아있었다.
"...혼자는...안돼.."
"응..같이.."
이럴 때가 아니면 이 두사람과 언제 마시냐는 생각에 같이 마시기 시작한 민준은 꽤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
"흐흥~흥~"
'민준..노래..불러?"
"이런 미녀들을 옆에 끼고 있는데 노래가 나오지!"
"헤헤"
미녀라는 소리에 기분이 좋아진 화웅과 고순은 민준에게 더욱 강하게 안겼다.
그녀들과 함꼐 성들 중앙에 있는 집으로 돌아오자 책상 위에는 원소가 남겨둔 쪽지가 놓여있었다.
『오랜만에 민준이랑 술을 마시고 싶어요. 기다릴게요 -원소-』
"오늘 무슨 날인가?"
원소가 이렇게 술을 마시자고 한 일은 잘 없는 일이라 고순과 화웅의 머리를 쓰다듬어준 민준은 그대로 성으로 향했다.
멀리 정원이 보여 콧노래를 흥얼거렸던 민준은 기척이 있는 것을 알아차리고 노래를 멈추었다.
"하아.."
목소리를 들으니 장훈이었던터라 그는 최대한 조심하며 정원을 지나가려했다.
"넌 사랑이 뭐라고 생각해?"
연관되면 골치아플 것 같아 조심스럽게 가던 민준이었지만 장훈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물어보자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그게. 행복하다가도 귀찮고 또 귀찮다가 없으면 못살거 같은 그런 신기한 것이지요"
"내가 채운이에게 고백받은건 알고 있지? 그런데 말이야 아무리 생각해도 남자로 느껴지지 않는게...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그럴 땐 솔직하게 말씀하십시오. 원래 아픈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이 있지않습니까?"
"그러는 너는?"
"전..뭐...주변에 있던 아이들이 워낙 아름다워서 연애를 제대로 해본 적이 없었죠. 아예 다가오질 알았으니.."
지수누나와 지혜 이 두 사람은 어릴 때부터 아름다웠다. 그러다보니 민준에게 호감이 있던 여자들은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해버려 고등학교 때까지 제대로 된 연애를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럼 고등학교라는 곳에서는 해본 적이 있었어?"
"그것 또한 미묘합니다만..많이 바뀌었지요..그러니 장훈님께서 고민을 하는 것은 잘못된게 아닙니다."
"하아...동생으로만 느껴진다...라고 말을 해야하나..?"
중얼거리듯 말한 장훈이었지만 민준은 어떠한 대답도 하지 않고 그녀의 곁에 있어주었다.
"뭐야? 이야기 끝났으니까 빨리 가봐. 누가 너 부른거 아니야?"
"그럼 가보겠습니다"
".....진짜 뭐야 저녀석...저번에는 매몰차게 자르더니.."
다시 한번 중얼거린 장훈은 그나마 힘이 난듯 바위에서 일어나 방으로 향했다.
========== 작품 후기 ==========
어린이 날에 자전거를 60KM 탔더니..체력이 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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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드댄서 2016-05-05 01:06 new
작가X민준 도 외전으로
-〉 그건 안된다.
신왕일묘 2016-05-05 01:20 new
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 저 둘의 결말은 ㅋㅋㄲㅋ 않일어도 비디오 채운은 장훈을 그냥 누이 동생 으로 하자고 할꺼고 민죽과 역어 줄려고 할꺼임 분명히 그리 할꺼조 ㅎㅎ ㅅㅅ
-〉 어머나 세상에 그런거도 있구나.
쥬랭이랑 2016-05-05 01:23 new
1500 특별편으로는 공기화된 여인들이 등장해 작가님께 따지는 것은 어떤가요?
-〉 음..어...그게...좋..긴한데 1500편이요? 아직 멀었는데;
jinsoo 2016-05-05 01:58 new
아마 장훈이 채운이랑이어지면 작가님 거의 매장될듯 ㅋㅋ
-〉 ㅋㅋㅋㅋ
플레이어드 2016-05-05 02:08 new
앙
-〉 앙!
Mable Fantasm 2016-05-05 02:36 new
@독자들 그누구도 믿지않는 장훈x채운설...작가만이 떡밥을뿌리는거같음 근데 아무도 안낚여 ㅋㅋ
-〉 젠장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카니르 2016-05-05 03:02 new
1500화 특별편은 독자들이 작가님 집 찾아가서 행가래 해주고 밥 사주고 용돈도 주고 연참도 시키고 CCTV도 설치하는걸로 하죠
-〉 세상에나 무섭다.
天空意行劍 2016-05-05 03:27 new
연참!연참!
-〉 연참참 연연참
정수림 2016-05-05 12:29 new
ㅋㅋㅋㅋㅋㅋㅋ코멘보는맛?
-〉 흐헣헣
ghost0590 2016-05-05 15:00 new
@결과는 이미 정해져있는법
-〉 히익 무서워.
자존심[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