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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제가 끝난 후. --> 어쩌다보니 한글을 배우게 된 장훈은 한숨을 푹 내쉬고 있었다. 한글이라는 것에 관심을 가지긴 했지만 열정적으로 배우고 싶지는 않았다. 평소의 여인들이었다면 이렇게 강압적으로 배우라고 말하지 않았을테지만 민준의 어머니를 만났을 때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 것때문인지 배워두는게 좋겠다는 말을 하고 있었다. 원소까지 부탁을 하고 나섰으니 어쩔 수 없이 배우게 된 것이었는데 하필 가르치는 선생이 민준이었다.
여기에 대해서는 살짝 불만을 가지고 있었지만 여인들이 가르치는 것보다 더욱 쉽게 가르쳐주고 있었으니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게다가 그동안 갈굼받았던 것을 복수하기는 커녕 가르치는 것에 열중하고 있었으니 외의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의외로 잘 가르쳐주는군"
"저 말입니까? 당연하죠. 원래 이런 것을 가르칠 때는 조급하게 해서는 안되죠. 그리고 배울 의지가 있는 사람을 혼내면 반감이 들지 않습니까?"
새로운 것을 습득하는 것에는 사람들마다 다르다. 열심히 해도 잘 안익혀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설렁 설렁하는데도 금방 다 익히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고 다그치게 되면 반감만 들 뿐이니 민준은 차분히 기다려주는 쪽을 택하였다.
"흠흠..그렇다면 나는 어느정도인가?"
"장훈님이라면 잘하고 계십니다. 어쩌다보니 배우게 되셨지만 열심히 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런..가?"
장훈은 순간 무척이나 놀랐다. 지금까지 일을 하면서 민준이 웃는 모습을 보긴 했지만 그건 사고 친 것을 무마하려고 웃거나 어색하여 웃은게 대부분이었다. 지금처럼 아무런 이유없이 활짝 웃는 것은 처음보는 것이나 다름 없었기에 왠지 기분이 이상해졌다. 하지만 이내 공부에 집중하려는 듯 고개를 저으며 책에 집중을 했다.
"민준! 이거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오라버니 저도요"
맹획과 공융이 손을 들자 민준은 그쪽으로 향하여 글자를 알려주었다. 처음에는 쉽지만 파고들수록 어려운 것이 한글인만큼 그녀들의 격려하며 글자를 알려주었다.
"저런 모습도 있구나.."
어꺠를 으쓱거린 장훈은 다시 한번 한글을 배우는 것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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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가량이 지나고 한글은 그럭저럭 익히게 되었다. 시간이 조금 걸리긴 해도 무슨 뜻인지 해독을 할 수 있었다. 다만 아직까지 말을 하는 것은 익숙하지 않았기에 대화를 할때 음이 이탈되거나 제대로 말을 하지 못했다. 가령 받음 이라는 글자를 읽을 때면 바듬이라고 하거나 바드음으로 말하며 받침에 미숙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그래서 민준은 여인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는 자리에 장훈을 데리고 갔다.
처음에는 한국어로 말하고 있는 여인들을 보며 당황했지만 뜻을 알고 있다보니 그녀들이 하는 말이 귀에 쏙쏙 들어왔다. 그리고 자신이 미숙했던 발음을 할 때 어떤 식으로 입모양을 해야하는 가에 대해서도 여인들 덕분에 대강은 알게 되어 민준이 알려줄 때보다 더욱 빠르게 한글을 슥듭하게 되었다. 문제는 여인들의 말투가 곱상하다보니 한글을 쓸 때와 이곳의 언어를 쓸때 느낌이 완전 다르다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뭐야..내가 지금하는 말투랑 한국어로 할 떄랑 다르다고?"
"네 그렇습니다. 한국어를 잘 하는 녀석들이 장료, 유협, 원소 등 예의바른 아이들이다보니 자연스럽게 그런 말투를 따라간 것 같습니다."
"그게 어떤 말투인데?"
"음..그러니까 지금 장훈님은 하대를 하듯이 말씀하시지 않습니까? 하지만 한국어를 할 때는 저에게도 높여서 말합니다. 했습니다. 아니예요. 이런 식으로요"
"내가 그런다고?"
"네 하지만 지금은 배우시는 단계니 그런 것 뿐입니다. 익숙해지시면 자연스럽게 원래의 말투를 따락갈 것입니다."
"반대로 공손해질수도 있는거 아니야?"
지금 쓰시는 말투를 20년 넘게 쓰셨는데 그게 하루 아침에 바뀔리가 없지 않습니까?"
민준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 문제는 장훈이 민준과 함께 있으면서 한순간에 바뀐 여인들을 너무나 많이 봤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눈을 가늘게 뜨자 그는 흠짓한 듯 되물어보았다.
"갑자기 왜 그런 눈빛으로 바라보시는 겁니까?"
"네 말에도 일리가 있지만 난 이곳에 있으면서 한순간에 바뀐 사람들을 너무 많이 봐서 말이야. 원소님도 그랬고. 조조님도 그렇고..안그래?"
"아..그건 말입니다..하하.."
마땅히 대답할 것이 떠오르지 않아 어색하게 웃자 장훈은 작게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 가십니까?"
"잠깐 바람좀 쐬러. 그리고 한글을 배우는 걸 포기하는 건 아니니까 걱정하지마"
만약 이런 말투를 민준이 골려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배우게 한 것이라면 화를 내고 다시는 안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민준은 그런 의도를 가진 적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비슷한 어투를 쓰는 하후돈이나 여포같은 여인들은 한국어를 쓰다가도 자신이 답답하며 모국어로 바꿔서 말했으니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러니 이런 선택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었다.
"끄응..저놈 앞에서 존대를 하다니.."
하지만 예의바른 말투를 쓴 것에 대한 껄끄러움은 남아있는 듯 깊은 한숨을 내쉰 그녀는 정원을 돌아다니며 기분 전환을 하였다.
"헐헐 자네 꽤나 복잡한 표정을 하고 있구만?"
"이풍님! 안녕하세요"
'그래 역시 그 아이 때문인가?"
"제가요? 그럴리가요"
"껄껄 그 아이가 계기가 된다고 해도 사랑이 아닐수도 있는데 왜 그렇게 부정을 하는가?"
"끄응.."
역시 이풍에게는 이기지 못한다고 생각하여 있었던 일을 털어놓자 그는 별 일 아니라는 듯 웃었다.
"민준에게만큼은 그런 모습을 보이기 싫다는 것도 자네가 선을 그어둔 것일수도 있다네"
"선..이요?"
"따지고보면 그 아이는 희대의 바람둥이 아닌가? 그러니 그 아이에게만큼은 나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고 자네가 생각하게 된 것일 수도 있단 말이지. 하지만 세상 살아가는 것이 신기하게도 그런 생각을 할수록 계속 엮이게 된다네. 차라리 모든걸 내려두는게 좋을지도 모르지"
"무슨 말씀인지 소녀는 잘.."
"인식하지 않으려고 할수록 더욱 인식하게 되어버린다는 말이네. 이대로 가다간 자네가 그 아이를 오빠라고 부를수도 있다 그말이지 껄껄"
웃으면서 이풍이 떠나가자 장훈은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내가..그 자식에게 오빠라고..?"
순간 머리속으로 오빠, 오라버니, 오빠야 등 여인들이 말하는 것을 상상해보았다. 그러자 온 몸에서 소름이 돋았던 그녀는 거칠게 머리를 흔들었다.
"저 장훈님 이제 슬슬.."
"아니야! 아니라고!"
"네 무슨? 쿠헥"
다시 수업을 재개하기 위해 장훈을 찾아온 민준은 갑자기 주먹을 휘두른 그녀를 보며 깜짝 놀라 가만히 있다가 그대로 명치를 맞아버렸다. 충분히 피할수는 있었지만 그렇게 했다가는 화만 돋구는 꼴이 될거 같아 그대로 맞아준 민준은 그녀에게 무슨 일인지 물어보려고 했지만 씩씩거린 그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여인들이 모여있는 회의실로 걸어갔다.
"장훈 무슨 일 있었니?"
"황충언니..아뇨 딱히 일은 없었어요"
"그래? 그런데 무언가 분하다는 표정인데?"
"네? 분하다니요?"
화가 났으면 났지 분하진 않았다. 그런데 표정으로는 분한 표정을 하고 있다는 황충의 말에 깜짝 놀란 장훈은 거울로 다가가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엑..왜 이런 표정을 하고 있는거지..?'
화가 난 것과는 다르게 입술을 질끈 깨물고 있는 자신의 표정은 누가봐도 분해보이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놀라고 있자 재미있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냄새를 맡은 여인들은 하나 둘 다가와서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았다.
"아뇨 그게..."
나이를 속인 것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비밀인 만큼 말하고 싶지 않았으냐 여인들의 추궁에 이기지못한 그녀는 어쩔 수 없다는 듯 털어놓았다.
"에이 그건 그럴 수 있지. 민준은 그런거 신경 안쓰셔"
"엑..그래요?"
"그럼~ 우리가 오라버니나 자기, 남편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간단해. 그와의 관계가 특별하고 싶기 떄문이야"
"특별..하다고요?"
"그럼 특별한 관계는 맞지만 입으로 내뱉을 때는 느낌이 또 다르거든 그러니까 다들 자연스럽게 하는거야. 나중에 너도 사랑을 하게 되면 알게 될거야"
"..그럴..까요.? 아 그렇다고 그 녀석이랑으 절대 안할테니까요!"
여인들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빙그레 웃었다. 분명 민준의 이야기는 하지 않고 사랑을 찾으라고 했는데 민준의 이야기가 나왔으니 신경쓰지 않고 있다고 했지만 의식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 작품 후기 ==========
오늘로써 99편입니다.
그러므로 내일은 하루 쉬고 모래 글이 올라올 것입니다.
원래 특별편떄는 그렇게 했잖아요? 아 그리고 적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것들 댓글로 달아주시면 한번 반영을 해보곘습니다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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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랭이랑 2016-04-11 14:32 new
D-2
특별편은?!?!
-〉 이제 만들것
Baramdolyi 2016-04-11 14:41 new
한주의 시작 연희와 함께
-〉 ^^
IceOfSonic 2016-04-11 15:17 new
2 훗^^
-〉 무섭다
ghost0590 2016-04-11 15:21 new
강제 한글 공부ㅋㅋㅋ
그러다가 제갈량이 넘어갔죠?
-〉 ㅎㅎㅎ
정수림 2016-04-11 15:30 new
2훗
-〉 아까도 본듯한 느낌이 들어
소드댄서 2016-04-11 15:39 new
작가! 연참을 시전해라! 그렇지 않으면 고문을 시전할테니..
-〉 도망친다
Mable Fantasm 2016-04-11 19:41 new
@호모나세상에....연재가늦어지네....재촉하지않아요....재촉안하고 작가를 괴롭히는거죠^^
-〉 히엑 도망쳐
天空意行劍 2016-04-11 23:15 new
크 주인공 철컹철컹?
-〉 크하하 그럴...리가
특별편 - 맛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