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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제가 끝난 후. --> 자고 일어난 장훈은 숙취에 시달렸다. 분명 술을 마신 것까지는 기억나는데 그 뒤로는 드문 드문 기억이 났다. 가게에서 나오면서 비틀 거린 것 민준이 시비가 붙은 것 그리고 호텔로 돌아온 것 이 세가지는 기억이 났지만 무슨 대화를 나눈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큿..이런 불찰...헛?!"
물이라도 마실 생각에 몸을 일으켰지만 속옷만 입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깜짝 놀랐다. 자신이 살던 곳이었다면 시녀가 벗겨주었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지금 이곳은 민준과 자신 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몸을 만져보았는데 강제로 관계를 가진 흔적따위는 없었다.
생각해보면 민준이 강제로 관계를 가질만큼 질나쁜 인간은 아니었다. 만약 그도 인사불성이 될정도로 취해 있었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만 그가 취한 모습은 단 한번도 본적이 없었기에 강제로 관계를 가진 것은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다. 문제는 그가 자기전에 옷을 벗어버린 것인지 자고 나서 벗어난지에 대해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다시 한번 생각해봐도 지끈거리는 머리때문에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자 옆에 있던 민준이 눈을 벌쩍 떳다.
"안돼! 일어나지마!!"
속옷차림으로 침대 밖에 나와있었던터라 소리를 지른 장훈은 힘겹게 침대안으로 들어간다. 소리를 지르고 움직인 탓에 속이 순간 울렁거려 토할뻔 했지만 극적으로 참아냈다.
"괜찮..으십니까?"
일어나자마자 뭔가 황급하게 움직이는 장훈을 보았으니 걱정된듯 물어보았다. 왠지 말을 하면 토할 것 같아 고개를 끄덕인 장훈은 속을 진정시키기 위해 10분가량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침대에 누워 생각을 정리했다.
"혹시 내가 알몸이 된걸 니놈이 속옷을 입혀줬다거나..그런건 아니겠지?"
"아닙니다!"
씻고 나왔던 민준 즉각적으로 대답하자 장훈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일단 속옷의 모습은 봤지만 거기에 대해서는 물어보지 않았으니 민준은 대답하지 않은 것이고 장훈의 입장에서는 알몸을 보이는 것은 속옷을 보이는 것 이상으로 문제가 되기 때문에 그것만 물어본 것이다.
'어짜피 수영복이나 속옷이나 몸을 보여준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으니까..'
중요부위만 가릴 뿐 다른 곳은 적나라하게 들어난 것은 마찬가리라고 생각한 장훈은 민준에게 잠시동안 나가있으라고 말한 뒤 몸을 깨끗하게 씻고 옷을 갈아입었다.
"괜찮으십니까?"
'괜찮지 않아.."
"그럼 해장을 해야할 거 같습니다. 이 주변에 콩나물국밥 잘하는 곳이 있으니 그쪽으로 가죠"
콩나물국밥은 해장에 최적화된것이기에 추천을 하자 대꾸할 힘도 없다는긋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 따라나왔다.
프론트에 키를 반납하고 5분정도 걸어가자 아침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꽤 많이 자리를 잡고 앉아있는 국밥집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안으로들어가자 속을 부여잡고 인상을 찌푸리거나 그릇에 파묻혀서 국밥을 먹는 사람들만 있을 뿐 아침부터 술을 마시는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지금까지 국밥이라는 것을 먹을 때는 대부분 술을 하는 사람을 보았기에 장훈은 신기하다는 듯 두리번거렸다.
"두명이여? 여기 앉아. 처자가 곱네"
넉살좋게 풍채좋은 아줌마가 말을 걸어오자 민준은 웃는 것으로 화답을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수란과 함께 콩나물 국밥이 나오자 그녀는 조심스럽게 국물을 떠먹어보았다. 얼큰한 맛과 함께 시원함을 느낀 그녀는 몇번이고 국물을 떠먹은 다음에야 진정한 듯 속을 부여잡고 일어났다.
"하아..그런데 이건 계란 아니야? 어떻게 먹는거야?"
'이건 말입니다. 이런 식으로 국물과 건더기를 떠서 수란이 든 그릇에 넣어 먹는 것입니다."
"호오 신기하구만..그럼 이렇게 해서.."
민준이 보여주었던 것을 그대로 따라한 장훈은 조심스럽게 국물을 떠먹어보았다. 계란이 들어간 덕분인지 아까전보다 고소한 맛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그렇다고 이걸 국밥에 넣어서 먹고 싶냐고 물어본다면 또 그건 아니었다. 국밥 본연의 맛도 무척이나 시원하고 얼큰하여 이렇게 따로 즐기는 것이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
어느센가 한그릇을 비워낸 장훈은 속이 안정된 듯 의자에 기대서 깊은 숨을 몰내쉬었다. 이곳에 있는 사람들 중에는 어른들도 많았기에 여자가 칠칠치못한 모습을 보인다고 한소리 할법도 했지만 역시 미녀들은 무엇을 해도 아름다워 보인 것인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거 젊은 것들이 말이야! 이런 아침부터 술을 처먹고는"
그러는 사이 60정도 먹은 노인이 문을 열고들어와서 호통을 쳤다.
"이보게 젊은이들만 있는 것도 아니니 조용하게"
"뭐? 조용? 너 몇살 먹었어! 엉?"
"나이 먹은게 자랑은 아니지 않소 그러니 조용하시게"
"이 늙은이가 노망이 났나! 몇살 먹었어!"
"80. 80먹었다 이놈아. 그러는 넌 몇살 먹었냐"
옆에서 국밥을 먹고 있던 노인이 말하자 순간 당황한 60살쯤 되어뵈는 노인은 욕지꺼리를 내뱉더니 그대로 사라져버렸다.
"어딜가나 저런게 문제지. 쯧쯧..60정도 먹은게 뭐가 대수라고.."
처음에 점잖게 말했던 노인분은 고개를 절래 흔들더니 다시 국밥을 먹기 시작했다.
장훈은 대화를 알아들을 수 없었기 때문인지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었다. 다만 이 콩나물국밥이라는 것이 해장에 엄청 좋다는 것에 즐거워할 뿐이었다.
"그럼 돌아갈까요?"
"그래 일단 돌아가자. 그녀석들에게 할말도 있고"
다시 원래 시대로 돌아갈 시간이 다가왔기에 장훈은 민준의 손을 잡았다. 남자라고 인식을 하고 있지 않았는데 이럴 때만큼은 그를 남자로 인식하게 되어 그닥 좋아하진 않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눈을 감았다.
짹-짹-
새소리에 눈을 뜨자 자신이 자주 보았던 성이 반겨주는듯 했다. 그리고 소리를 들은 것인지 지나가던 여인들이 인사를 했다. 자칫하면 선을 긋는 행동으로 보일 수 있었지만 이것은 장훈이 부탁한 것이었다. 만약 자신이 민준의 여인이 되면 다른 이들에게 했던 것처럼 성대하게 반겨줘도 괜찮지만 그게 아니면 이렇게 지나가다가 인사를 하는 것으로 만족한다고 했으니 여인들은 나와서 반겨주지 않은 것이었다.
"하아..차라리 반겨달라고 할걸 그랬나."
민준의 어머니를 만날 줄은 상상도 못했던터라 깊은 한숨을 내쉰 장훈은 처음으로 민준의 여인들을 소집하는 종을 쳤다. 그 소리를 들은 병사들은 같이 종을 쳤고 금세 성내에는 종소리가 울려퍼졌다. 장훈이 종을 쳤다는 소식에 여인들은 의아해하며 회의실로 하나 둘 모였다.
30분이 지나자 모든 여인들이 모여들었다. 민준의 모습도 보일 줄 알았는데 그가 있으면 골치가 아플거 같았던 장훈이 방으로 쫓아보냈다.
"장훈 갑자기 우리르 모은 이유가 뭐니?"
"저도 궁금하네요. 장훈님은 저희가 모일 때도 단 한번도 모인 적이 없는 분이신데..그리고 민준이랑 관계를..가진 것도 아닌거 같은데."
사랑을 하고 관계를 가지고 나면 그녀는 아니라고 해도 반응이 달랐다. 조금 더 여성스럽게 행동하고 사소한 것이라고 할지라도 민준의 이야기에 반응을 한다. 하지만 장훈의 모습에서는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어서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자 머리를 벅벅 긁은 장훈은 잠시만 기다려달라고 말하고는 담배를 뻑뻑 피웠다.
"일단 이렇게 부를 수 밖에 없는 것 이해해주세요 모두. 잠시 생각을 정리해야하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10분가량 담배를 뻑뻑 피우며 왔다갔다거리자 여인들은 조용히 그녀를 기다려주었다. 소녀들은 조금 지루한 듯 장난을 쳤지만 엄숙한 분위기는 바뀌지 않았다.
"그..뭐냐 저 민준이 말입니다"
"민준님이 무슨 잘못이라도 한거야?"
"그녀석이 잘못한 건 없어요. 근데 그거보다 조금 더 심각한 일이 생겼어요"
자꾸 뜸을 들이자 답답했던 여인들은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이냐고 재촉했다. 결국 담배를 끄고 차를 한모금 마신 그녀는 최대한 차분하게 설명했다.
"거기서 그놈 어머니를 만났습니다."
"........."
"....에?"
짧은 말이었지만 그 어느 것보다 강력하고 무서운 말이었기에 회의장 안은 순식간에 혼돈이 찾아왔다ㅣ.
========== 작품 후기 ==========
빰빰빠 빰빠빰 빰빠빰 빰빰빠 빰빠빰 빰빠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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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드댄서 2016-04-07 13:15 new
살려는 드리죠! 단지 남자로서는 죽을 뿐
-〉 죽고싶지 않아
EXYE 2016-04-07 13:15 new
퍼스트는 내가 찍는다(실패)
-〉 으익
정수림 2016-04-07 13:17 new
4훗
-〉 무섭다.
라방 2016-04-07 13:28 new
버무리지 않는다?? 이미 등장하는 순간부터 버무려졌습니다. 크흐흐흐
-〉 안돼 망해써
에로정원 2016-04-07 13:50 new
작가님 도망치세요! 여기는 저한테 맡기시고 빨리 안전한곳으로!
-〉 도망치자!
Baramdolyi 2016-04-07 14:58 new
역시 재미지네
-〉 감사합니다.
소러 2016-04-07 17:11 new
드디어 정주행이 끝났다
-〉 수고하셨어요
天空意行劍 2016-04-07 17:25 new
ㅇㅅㅇ 칫
-〉 호옹이?!
Mable Fantasm 2016-04-07 17:45 new
@작가를 죽이면 연재가끊기니 안죽여요? 그냥....올드보이실사판찍는거? 대신 먹을거는 싼걸로 삼각깁밥하나씩?
-〉 난 탈출하게써
IceOfSonic 2016-04-07 22:01 new
4 훗^^
-〉 흐엑
유령세상 2016-04-08 04:57 new
노낸 〉보낸 오늘도 고생하시는 군요.
-〉 감사합니다.
축제가 끝난 후.[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