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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제가 끝난 후. --> 아침이 밝아오자 장비는 그 어느때보다 기합이 들어간 모습으로 정원에 있는 큰 나무 앞에서 기다렸다. 아직 약속시간이 되려면 1시간이나 남았지만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이렇게 약속장소에 온 것이었다.
"하아..잘 어울릴려나..아니면 어디 어색한 곳은 없겠지?"
평소 그녀는 업무를 위해 가볍게 입는 것을 좋아한다. 장식같은 것은 전혀 달지도 않고 옷도 포폭이 넓은 치마를 선호하는 편이었는데 지금 입고 있는 옷은 무릎까지오는 스커트였다. 그리고 상의는 분홍색 니트 위에 얇은 코트를 입은 것으로 마무리를 했다. 어깨까지 오는 머리카락은 주작의 도움으로 웨이브지게 만들어 왼쪽으로 묶었다. 그 후 조금 더 성숙해보이게 화장을 하자 20대 초반으로 보이게 되었다.
"왜 이렇게 일찍 기다리고 있어?"
"까..깜짝이야 그러는 너도 일찍 왔으면서.."
"원래 약속시간 30분전에는 나와있어야지..그보다 무척 잘어울리네?"
"정말? 다행이다.."
계속 신경쓰고 있었기에 안심을 한 그녀는 손을 꼼지락 거렸다.. 단 둘이 있을 떄면 그녀가 먼저 손을 잡아올 때도 있었지만 데이트를 하는 날이다보니 부끄러워진 것인지 손을 잡지 못하고 있었다. 피식 웃은 민준은 그녀의 손을 꼬옥 잡아준 상태에서 현대로 이동했다.
번쩍거리는 빛과 함께 현대로 이동한 두 사람은 운동하는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공원 벤치에 나타났다. 없던 이들이 나타났으니 놀랄법도 하지만 원래 있었던 연인이었다는 듯 각자 할일을 하고 있었다.
"여긴..어디야?"
"음..어디보자..보라매공원..이라는데? 그럼 위치가 신대방 역이 가까우니까 여기서 일단 명동쪽으로 가자"
"응 알았어!"
자리에서 일어난 두 사람은 느긋하게 공원을 구경하며 지하철 역으로 향하여 명동으로 이동했다. 버스를 타는 것도 나쁘지 않는 선택이지만 기다리는 시간을 고려했을 때 전철쪽이 훨씬 빨라 이런 선택을 한 것이었다.
명동에 도착하자 호텔로 향하여 방을 구한 뒤 그대로 거리를 돌아다녔다. 옷을 사지는 않았지만 옷들을 구경하고 거리에 파는 음식을 먹으며 돌아다닌 두 사람은 식사시간이 가까워져 적당한 음식점으로 들어갔다.
"역시 똑같은 곳이긴 해도 너랑 함께니까 좋아..그런데 민준 그 박물관이라는 곳..가볼 수 있어?"
"아 그렇지..잠깐만 여기 죄송한데 오늘 무슨 요일이죠?"
"월요일인데요?"
"아 감사합니다."
월요일은 정기휴일이었으니 내일 가기로 약속한 민준은 문득 한가지 떠오르는게 있었다. 이제 점심시간이긴 했지만 여기서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는 다른 의미있는 곳을 가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 것이었다.
"점심먹고 다른 곳 가자"
"다른 곳? 이동하는거야?"
"응 혜화역에 이쁜 공원도 있고 벽화들도 있거든! 그러니까 거길 가는게 좋을거 같아"
"응 알았어!"
활짝 웃으며 식사를 기다리자 장비가 좋아하는 크림소스 파스타가 한그릇 나왔다. 그리고 연이어서 토마토소스 파스타와 피자가 나왔다. 가격은 꽤나 비싼 축에 속하는 음식점이었지만 그만큼 맛도 있었고 장비가 좋아했으니 불만을 가지지 않은 민준은 깨끗하게 그릇을 비운다음 혜화로 향했다. 대학로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소극장 공연에 대한 팜플렛이 여기 저기 비치되어 있었다.
"이게 뭐야 옥탑방 고양이의 사랑..이라니?"
"극장이야. 사람들이 연기하는거지. 보고 싶어?"
"응!"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이자 민준은 활짝 웃으며 시간을 확인했다. 지금 시간이 오후 2시 37분이었는데 공연시간은 3시 30분 5시 7시 9시였다. 대략 5시나 7시껄로 보기로 계획한 민준은 장비의 손을 잡고 벽화들이 그려진 곳을 돌아다녔다. 마지막으로 벽에 날개가 그려진 곳은 30분이라는 시간을 기다린 끝에 찍을수 있었는데 무척이나 기뻐한 그녀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아랑곳하지 않고 민준에게 안겨들었다.
이곳에 오는 이들이 커플들이 대부분이었으니 눈쌀을 찌푸리기는 커녕 대단한 커플이라고 생각한 듯 웃고있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렇게 다 보고 오자 시간은 4시 10분쯤이었기에 바로 소극장에서 표를 에매한 민준은 제법 가까운 곳에 있는 커피숍에서 티라미슈와 음료를 주문했다.
"흐으응..맛있어~"
이렇게 단 음식을 잘도 먹는다고 생각하며 아메리카노를 홀짝인 민준이었지만 포크로 티라미슈를 집어든 장비가 아앙~ 이라고 하자 어쩔 수 없이 그것을 받아먹을 수 밖에 없었다.
"오..의외로 안다네?"
씁쓸한 커피맛과 단맛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크게 달지는 않았다. 디저트까지 만족스럽게 먹은 장비는 시간이 되자 신이 난듯 소극장으로 달려갔다. 조금 늦은 시간에 예매한 것때문에 자리는 뒤로 밀려나 있었지만 관람을 하는 것에는 지장이 없었기에 큰 불만을 가지지 않고 공연에 집중했다.
꿈을 이루기 위해 서울에 상경한 여인이 옥탑방에서 살면서 집 주인의 아들과 사랑을 하게 된 내용을 그린 연극이었는데 진지한 멜로가 아니라 적당한 개그까지 가미되어 있는 그런 연극이었다.
"후우..정말.여러분! 여러분이라면 제가 그녀를 잡아야된다고 생각합니까?"
연극은 클라이막스를 향해 치닫고 여인의 감정을 알게된 사내가 혼자 포장마차에서 고뇌하는 연기를 하는 중이었다. 소극장이다보니 이런 소통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는데 중간 중간 장난기 많은 이들이 고백하지 말라고 하거나 엉뚱한 답을 내놓아 연기자를 당황하게 했다. 이것도 연극의 일부분인지라 정해진 시간동안 상담하는 식으로 이야기하며 꽁트도 하며 웃음을 주었는데 이런 개그는 아직 이해하지 못한 장비를 위해 민준은 적당히 의역을 하며 번역을 해주었다.
"저기 열심히 대화를 하고 계시는 남자분! 옆에 여성분과는 어떻게 사귀신 것입니까?"
"저요?"
"그 뒤에 있는 네 당신이요! 옆에 아름다운 여성분과 함께 오신 당신요"
"왜 저만 질문이 바뀐 것인지 모르겠는데요 이거?"
허를 찌르는 공격이었지만 민준은 자리에서 일어나 태연하게 대답하자 사람들은 쿡쿡거리며 웃었다.
"그리고 사귄 것은 당연히 제가 열정적으로 구애를 했죠!"
"그럼 저도 집안의 반대를 무릎쓰고 결혼을 해야할까요?"
"지금 당장 그녀에게 달려가서 와락 끌어안아주세요. 집안의 반대가 무슨 문제입니까? 사랑하는 여인이 울고 있는데!"
"오~"
민준의 말에 사람들의 반응이 뜨거워지자 연기자는 계속해서 민준에게 어떤 식으로 고백을 하면 좋겠냐고 물어보았다.
"울고있는 그녀의 머리를 쓸어넘겨주고 눈물을 닦아낸 후에 귀가에 이렇게 속삭이세요! 내 아를 낳아도"
"푸하핫"
민준이 했던 말은 구식 개그였다. 저 말만 했다면 사람들이 이렇게 웃었을리가 없었다. 하지만 민준은 사람들이 몰입할 수 있게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한 다음 분위기를 무너트렸으니 사람들이 전부 빵 터진 것이었다. 이것은 연기자도 예상을 못했는데 큭큭거리며 웃었고 공연은 성황리에 종료될 수 있었다.
"아까 무슨 말을 한거야?"
"그냥 말장난. 고백할 때 하는 말을 조금 우스꽝스럽게 한거야"
"어떤 식으로?"
"네가 나한테 고백했을때 말이야 사랑한다는 말으 하지않고 내 아이를 낳아돌라고 했으면 그때 어떗을거 같아? 당황스럽겠지?"
"지..지금은..기쁘게.."
"지금이야 그렇겠지만..."
얼굴이 붉어져서 말하는 장비를 보며 살짝 당황한 민준은 그런 식으로 분위기를 깨는 말장난을 했다고 알려주자 이해를 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 전에 민준이 했던 말은 똑똑히 들었기에 기분이 좋다는 듯 웃으며 손을 꼬옥 잡아주었다.
========== 작품 후기 ==========
이제 오랜만에 H씬을..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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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세상 2016-03-24 07:05 new
여기 댓글 보면 뭔가 사람들이 참무섭다는 생각이 하하 이번에는 제가 시간이 안되서 안되고 나머지는 다음에 해드릴게요
-〉 바쁘시면 어쩔 수 없죠 일 조심하세요
소드댄서 2016-03-24 07:28 new
연참 줘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 쉬고 싶어욧
天空意行劍 2016-03-24 07:33 new
연참 연참
-〉 연참이라니 연참이라니
정수림 2016-03-24 08:26 new
독자들이얼마아착한데?그쵸작가님~찡긋
-〉 허헛 이런 착한 독자분을 보았나
히미가미 2016-03-24 08:59 new
연참연참연참!!!!
-〉 흐겍
쥬랭이랑 2016-03-24 09:34 new
연참!(진지)(근엄)
-〉 도망
IceOfSonic 2016-03-24 11:18 new
콜라보!!!!!
-〉 특별편을 콜라보로 하라니 무섭다
EXYE 2016-03-24 12:45 new
참 착한 독자들이죠 작가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정말 착해서 눈물이 날 지경이네요허허
축제가 끝난 후.[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