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72/1909 --------------
<-- 축제 --> 민준에게 전달할 것은 전해주고 애써 태연한 모습을 한 안량이었지만 마음속은 복잡하기 그지없었다. 그만하라고 소리치고 싶기도 하고 저렇게 자연스럽게 장난을 치는 문추가 부럽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한 그녀는 빙그레 웃어준 다음 방으로 돌아와 버렸다. 문추는 이런 쪽으로 둔감했으니 숨을 고른 후 민준이 서류를 보는 틈을 타 다시 장난을 쳤지만 그것을 힐끔 바라본 안량은 입술을 질끈 깨물어버렸다.
"..왜 내가.."
마음 속에서 원하는 것을 제대로 알지 못한 안량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침대로 쓰러졌다. 명확한 답이라도 떠오른다면 기분이라도 홀가분할텐데 지금은 뿌연 안개속을 걷는 느낌이었다
"하아...왜 난 충격을 받은걸까"
따지고 보면 둘이서 장난을 치는 모습을 보며 충격을 받은 것부터가 이상했다. 자신과 민준이 친구인것처럼 문추에게도 친구였으니 장난정도는 칠 수 있는 것 아닌가? 하지만 가슴이 찌릿하고 아플 뿐 답은 나오지 않는 상황이었다.
"상담..해볼까.."
황개나 황충은 왜 이런 것인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한 안량은 자리에서 일어나 황충의 방으로 향했다. 어짜피 3이간 휴가를 받은 만큼 시간이 있을 때 상담을 받기로 결심한 것이었다.
이미 안에는 먼저 온 사람이 있는 듯 대화소리가 들려 돌아가려고 했지만 때마침 방문이 열리고 안에선 조조가 나왔다.
"조조님?"
'어라 안량 안녕 무슨 일로 찾아온거야?"
"황충님에게 물어볼게 있어서요.그러는 조조님은 어쩐 일이세요?"
"민준을 사로잡기 위한 방법을 물어보러 왔지"
이렇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것 자체가 부럽다고 생각한 안량이 멍하니 바라보자 수고하라고 말해준 조조는 그대로 민준의 방이 있는 방향으로 걸어갔다.
"들어올꺼니?"
"아..네 들어가도 되나요?"
"물론이지. 무슨..아.물어볼게 있다고 했구나?"
조조의 옆에 있었으니 그녀가 했던 말을 못들은게 아니었던 황충은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차를 가지고 와서 건네주었다.
"그래 궁금한게 무엇이니?"
책상에 팔을 기대고 물어보자 순간 머뭇거렸던 안량은 손을 꼼지락거리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제 마음을 모르겠어요"
마음을 모른다는 말에 황충은 무언가 있다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장난을 치기는 좋아했지만 이렇게 진지한 표정을 보여준 적은 단 한번도 없는 안량이었으니 필시 공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사적인 문제라고 한다면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마음을 모른다는 것은 어떻게 해야할지 모른다는 말과 같은 말이었기에 황충은 이 일에 민준이 연관되어있을 것이라고 확신을 했다.
'시기상으로도 맞아떨어지니..'
만약 산행을 다녀오기 전에 이런 말을 했다면 안량의 말을 조금 더 들어봐야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두달간 같이 산에서 먹고자고를 한 이들이었으니 호감이 생겼을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래서 담담하게 들어주자 안량은 복잡한 심정을 전부 토해냈다.
"분명 친구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가라는 친구가 나라는 친구에게 장난을 칠때 전 충격을 받았어요. 친구라면 당연히 웃어넘겨야할 상황인데 왜 충격을 받은 것일까요?"
"충격이라고 하는 것에는 여러가지가 있단다. 이런 장난을 쳐도 되나? 할만큼 심해서 충격을 받을수도 있고 한번도 보지못한 방법으로 장난을 쳐서 충격을 받았을수도 있어. 그러니 충격을 받은게 중요한게 아니라 왜! 충격을 받은지가 중요한 일이란다."
왜라는 말에 강조를 하자 안량은 차를 홀짝 마시며 곰곰히 생각을 해보았다. 자신은 왜 충격을 받았는가? 두 사람의 무엇때문에 충격을 받은 것인가? 이런 것을 생각해보았지만 아무리 고민해봐도 머리속에 떠오르지않자 황충은 빙그레 웃어주었다.
"지금 당장 답을 내라는 소리가 아니야. 어느 순간 깨닫게 될수도 있는 일이니까 혼자서 고민해보렴"
"바로 답이 나오지 않을수도 있나요..?"
"그건 당연한거란다. 바로 바로 답이 나온다면 사람들끼리 오해를 하지 않겠지?"
"아..그렇구나..감사합니다."
두리뭉실하게 말하긴 했지만 친절하게 상담을 해준 황충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 안량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그녀는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주었다.
"안량 요즘들어 무척 아름다워진거 같아"
"네? 가..감사합니다."
아름답다고 말해주니 고맙다는 말을 하긴 했지만 갑자기 그런 말을 한 이유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 안량은 황충을 바라보았지만 그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빙그레 웃을 뿐이었다. 그래서 고개를 꾸벅 숙이고 나서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이 모습을 끝까지 바라본 황충은 문을 닫자마자 또 재미있는 일이 생겼다는 듯 중얼거렸다.
"과연 안량이 내가 말한 것에 진정한 의미를 알아차리기까지 얼마나 걸릴까..그것도 즐거움이네"
가와 나라는 친구를 말할 때부터 문추와 민준이라는 것은 알아차렸다. 하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원래 사랑이라는 것은 자신이 깨달아야 의미가 있는 것이니까. 하지만 오랜기간 연애를 하지 않은 안량을 위해 힌트를 줘야겠다고 생각한 황충은 마지막에 아름답다고 말해준 것이다. 사랑을 하는 여인이 아름다워지는 것은 속설이라고는 하나 민준을 사랑하게 된 여인들은 잘보이기 위해 꾸미거나 파격적인 변신을 하며 결과적으론 다들 여성스럽게 바뀌었다. 그러니 황충은 사랑을 하면 아름다워진다는 말은 절대 속설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안량에게 말해준 것이었다.
"고민을..해보란 말이지.."
방으로 돌아왔던 안량은 다시 한번 황충이 말한 것을 떠올리며 천천히 고민을 해보았다. 그러다 문득 왜 솔직하게 문추와 민준이라고 말을 하지 못하고 속인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마치 잘못한 것을 들킨 어린아이처럼 숨겼다는 생각에 깊은 한숨이 나온 안량이었으나 왜 이렇게 숨긴 것인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떠오르는게 없어 답답하기만 했다.
---
"으...진짜 민준녀석..두고봐 다음에는."
장난을 치려고 했던 문추는 된통 당한 것때문에 분한듯 이를 갈고 있었다. 장난을 먼저 친 것은 사실이지만 이렇게 당하고 돌아가려니 억울하기까지 했다.
"그래 문추님 사전에 도망이란 없다!"
다시 복수를 하겠다고 생각한 그녀는 성큼 성큼 다가가 민준의 방을 벌컥 열었는데 그곳에는 조조가 알몸인채로 민준을 껴안고 있었다.
"...어라 너도?"
"아..아뇨..그게 아니라..."
조조는 민준이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곤 있지만 독점할 생각은 없었다. 그래서 문추도 관계를 가지기 위해 찾아왔다고 착각한 듯 태연하게 물어본 것이다."
"그..아...히양.."
하지만 문추는 남자에 대한 면역이라고는 거의 없었기 때문에 탄탄한 복근과 거대한 아들을 보자 얼굴이 붉어져서 그대로 기절해버렸다.
"뭐야..관계 가지려고 온거 아니야?"
"음..그건 아닌거 같은데...얘는 갑자기 왜 찾아온거야.."
왠지 일이 꼬일것같다는 생각을 한 민준은 머리를 벅벅 긁으며 그녀를 데려다주려고 했지만 이미 조조는 몸안이 불타올랐기에 시녀를 시켜 그녀를 방안으로 돌려보내버렸다.
"후후..오늘은 나랑 하루종일 있는거야 알았지?"
"이거 참.."
문추도 신경쓰였지만 이렇게 사랑해달라 말하는 여인을 내버려둘 수 없었던 민준은 그래도 조조를 끌어안고 긴 입맞춤을 해주었다.
========== 작품 후기 ==========
자야지
--
딜리버 2016-03-01 17:27 new
흐흐흐 특별편 준비는 잘 되시나요? 슬슬 준비하셔야죠?
-〉 뭐로해야하져
IceOfSonic 2016-03-01 20:04 new
특별편은???
-〉 아몰랑!
판타지를사랑하는 2016-03-01 20:26 new
안량과 문추 더블데이트 가나요?~
-〉 미정이져 ㅎㅎ
소드댄서 2016-03-01 21:22 new
게이들과 작가님을 한방에 넣고 글쓰게 하고 싶은..
-〉 왜 하필 게이입니까...게이는 왜요....ㄷ...
축제[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