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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제 --> 폭우가 그친 뒤 민준은 늑대무리를 만날 수 있었다. 가는 도중 다른 맹수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지만 민준의 기에 눌려 숨어버린 것인지 도망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게다가 늑대무리의 우두머리는 민준을 만나자 싸울 의사가 없다는 듯 꼬리를 내리고 항복의 의사를 내비쳤으니 그의 입장에서는 적지않게 당황했다. 하지만 대화를 나누다보니 우두머리의 친척이 진류 휴양지를 지키는 늑대 대장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민준은 이 녀석들이 인간들을 습격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신했다.
그래서 앞으로도 인간들과는 크게 엮이지 말아달라고 부탁하고 다시 원래자리로 돌아온 민준은 다른 산으로 이동하며 야생동물들이 있는지 확인했다. 그렇게 예상보다 한달이라는 시간이 더 지나가게 되었다.
"슬슬 돌아가야겠구만.."
"하아..꽤 길었네"
"어쩌다보니 그렇게 되었네 너도 많이 적응은 했다?"
"너희랑 같이 다니는데 이렇게 변하지 않으면 이상한거지.."
사실 안량은 아직까지 혼란스러웠다. 밤에 잘때 가끔 멍하니 민준의 얼굴을 볼 때도 있고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밤하늘을 올려다볼 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친구라는 것을 강조했던 안량이었던지라 어느세 두근거림은 없어졌고 예전처럼 친근하게 대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자신의 마음이 사랑이 아니라 착각이었다는 확신을 한 안량은 모든 것을 털어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녀는 모르고 있었다.
"뭐 아무튼...여기 천봉산이랑 매봉산에만 사람들이 다닌다는 걸 알았으니 그쪽만 어떻게 하면 되겠네"
거의 두달가량 산에서 생활하며 사람들이 이동하는 경로를 대강 알 수 있었다. 도로 쪽은 그늘이 없다보니 상대적으로 가벼운 것들을 가지고 이동하는 이들이 이 두개의 산을 통해 이동하는 것이었다.
"그 쪽 산들은 경사도 가파르지 않아서 괜찮긴한데...그럼 도대체 습격을 받았다는 사람들은 누구야"
습격을 받은 이들이 있으니 소문이 났을 것이다. 그래서 머리를 긁고 있자 순우경은 문득 무언가 떠오른 듯 민준에게 말을 걸었다.
"형님 혹시 심마니 아닐까요?"
"심마니? 아.."
순간 민준도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심마니들은 산에 나는 약초들을 캐기 위해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을 돌아다니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돌아다니는 곳은 워낙 험하고 가파른 곳이라 병사들을 파견하기도 힘들고 파견한다고 해봐야 매일 이동을 하니 야생동물들을 전부 쫓아낼 수 없다. 그래서 그들은 낙사를 당하든 맹수를 만나든 천운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의 가족중 하나가 돌아오지 않아서 소문을 퍼트린 것일수도 있겠구먼..돌아가면 한번 알아보자"
이대로 계속 있어봐야 답도 안나오기에 철구를 결정한 민준은 그대로 산에서 내려와 하북으로 향하는 상인들과 함께 동행을 하게 되었다. 후줄근한 모습에 잔뜩 경계했던 상인들이었지만 그중에 몇명이 민준을 알아보았기에 경계심을 거둘 수 있었다.
"그럼 민준님께서는 산으로 다니는 사람들에 대해 조사하신 것입니까?"
"네 그렇습니다. 혹시 모를 위험이 있을수도 있으니까요"
"캬..역시 대단하신 분입니다. 저희가 죽는건 신경도 안쓰는 분들도 많은데 그런 세세한 것까지"
사소한 것에도 감동을 먹은 듯 탄식을 내뱉자 민준은 별 것 아니라는 듯 빙그레 웃어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인은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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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지나 하북에 도착하자 상인들은 그간 재미있었다고 말하며 일행화 헤어졌다. 같이 다닌다면 즐겁겠지만 보는 눈이 많으니 그대로 헤어진 것이다.
빠르게 성으로 돌아온 민준은 정리한 것을 제갈량에게 건네주고 방으로 돌아와 몸을 씻었다. 원래는 원소에게 건네줘야하겠지만 자신이 못찾은 문제점을 책사진이 찾을수도 있기에 그녀에게 넘겨준 것이었다.
"후..피곤하다. 나 조금만 잘테니까 무슨 일 있으면 깨워줘"
"네 알겠습니다."
"후아암..자볼까..화웅..같이 가자"
천장을 향해 팔을 펼치자 어느센가 나타난 화웅은 활짝 웃으며 입맞춤을 했다. 관계를 가지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입맞춤을 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듯 베시시 웃어준 그녀는 그대로 일정한 숨소리를 내며 잠에 빠져들었다. 민준 역시 어느세 잠에 빠져들었는데 여인들은 그가 고생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찾아가지 않고 푹 쉴 수 있도록 배려해주었다.
그로부터 2시간 가량이 지나고 잠에서 일어난 민준은 똘망똘망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화웅을 꼬옥 끌어안으며 입맞춤을 해준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늘은 이렇게 같이 다닐까?"
"그래도..돼?"
"당연하지"
'응"
민준의 몸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같이 있는 것이 무엇보다 즐거웠던 화웅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음 이게 뭐야?"
"제갈량님이 전해주신 서신입니다. 민준님의 말씀대로 심마니를 하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이들중 행방불명된 이들을 조사한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래? 고마워."
확실히 일을 똑부러지게 하는만큼 흐뭇하게 웃으며 읽어보자 그곳에는 행방불명된 이들이 세명이나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세명 다 지원금을 받고 있다는 것이었다.
"무슨 문제 있어?"
"응.내가 강력하게 추천해서 일을 하던 이가 일을 하지 못하게 되거나 가장이 사라지면 얼마정도의 지원금을 보내주자고 했거든? 세금을 제하는 것은 여러모로 문제가 많으니까 지원금 형태로 주자고 한거야 그런데 세곳 다 돈을 받고 있으니까 소문을 낼 이유가 없다는거지."
지원금을 준다는 것을 몇일전에 나왔으면 모를까 시행된지도 5달이나 지났다. 그러니 이들이 소문을 냈을 가능성은 희박했다.
"그럼 누가..."
"야 김민준 너 임마! 왜이렇게 오래 걸린거야"
문을 열자 갑자기 헤드락을 건 것은 문추였다.
"오오 화웅도 있었네 안녕"
"응..안녕"
민준을 진짜 죽이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장난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화웅은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고 인사를 했다. 하지만 헤드락에 걸릭 민준은 죽겠다는 듯 몸을 바둥거렸다.
"야 내가 뭐했다고!"
"시끄러워! 너 없어서 얼마나 심심했는지 알기나 해? 왜 이렇게 늦게온거야!"
"안량에게 들었잖아 조사한다고 늦었지"
"그렇다면 오늘 넌 날 위해 맛있는걸 만들어줘야해! 아 그리고 화웅을 위해서도"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야 임마"
어이없어서 소리쳤지만 문추가 막무가내로 말하자 항복을 한 민준은 만들어준다는 대답을 했다. 그러자 헤드락을 풀어준 문추는 고개를 끄덕이며 우쭐했다.
"그건 그거고 잘도 헤드락을 했겠다?"
"꺄핫 뭐하는거야 가..간지럽..풋"
민준이 간지럽히자 몸을 베베꼬던 문추는 그대로 자리에서 넘어졌고 그틈을 놓치지 않은 민준은 더욱 그녀를 간지럽혔다.
"저기 민준 그게 하나 떠..올...라..서."
"요놈 어떠냐! 항복해!"
"푸하핫 항복 항복 항복"
민준에게 할말이 있어 찾아왔던 안량은 문추와 장난을 치는 모습을 보자 몸이 굳어졌다. 격하게 장난을 치다보니 옷이 흐트러진 것뿐 야한 짓을 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안량의 마음속에는 어느센가 질투의 화신이 자리잡게 되어버렸다. 포기했다고 생각한 것과 다르게 아직 마음은 포기하지 못한 것이었다.
========== 작품 후기 ==========
삼일절 잘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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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드댄서 2016-03-01 09:02 new
작가님을 조교 하고 싶어...
-〉 나? 뭘요!?
Last_Knight 2016-03-01 09:48 new
......... 허... 거의3달만에 정독하고오니 밑님이 수상하다......
-〉 정독이라니 대단해
쿠로코 2016-03-01 10:56 new
1370... 헐
-〉 히익
쥬랭이랑 2016-03-01 10:58 new
ㅋㅋㅋㅋㅋㅋㅋ
-〉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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