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삼국지 연희-1369화 (1,369/1,909)

-------------- 1369/1909 --------------

<-- 축제 --> 몇일간 계속된 산행으로 안량은 무척이나 지쳤다. 민준일행이 배려를 해주고 있다고는 하나 길이 아닌 곳으로 돌아다니다보니 체력이 몇배나 드는 것이 문제였다. 그렇다고 내색하기엔 힘들었던 그녀는 오기로 버티며 민준의 뒤를 따라갔다.

"후..오늘은 여기서 쉴거야"

"하아..하아..그래? 그럼..."

긾게 숨을 들이마신 안량은 평평한 평지를 걸으며 뭉친 근육을 풀어준 다음 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민준은 순우경과 보경에게 지시를 내렸다. 왠지 자신때문에 휴식을 취하는 것같아 미안해진 안량은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으나 이미 체력이 바닥나버린 탓에 그 자리에 털석 주저앉을 수 밖에 없었다.

"너무 그렇게 신경쓸 필요없어. 산에서 움직이는 건 평지보다 몇배는 힘드니까. 무인이라고 해서 지치지않는 것은 아니야"

"응.."

민준이 신경써준다고 생각하자 미안한 감정과 기쁜 것이 교차하였다. 왜 이런 두가지 감정이 같이 느껴지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지만 지금 이곳에서 티낼 수 없었던 그녀는 황급히 고개를 숙여버렸다. 그러는 사이 민준이 시켰던 것들을 가지고 온 순우경과 보경은 바로 작업을 시작했다.

평소에 쉬는 곳과 다르게 본격적으로 집을 만들자 안량은 고개를 갸웃거릴 수 밖에 없었다. 하늘은 이렇게나 맑은데 집이라니? 바람을 피한다면 동굴이 수고도 덜고 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체력이 바닥나서 아무것도 못하는 입장에서 감놔라 배놔라 할 수 없는 입장이었으니 조용히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후우..일단 기초공사는 여기까지 하면 되고..우경아 이제 슬슬 불을 지피는게 좋겠다. 지붕이랑 바닥은 내가 깔테니까.."

"예 알겠습니다."

민준이 보경을 데리고 사라지자 마른 장작으로 순우경은 불을 지피기 시작했다. 옆에 있던 안량은 주위를 한번 더 둘러보더니 그에게 한걸음 더 가까이 갔다.

"궁금한거 있나보네?"

"음..그게 사실은 있어."

"뭐길래? 형님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그렇게 눈치만 보고 있는거야?"

"쉬고 있는 입장에서 물어보긴 그렇잖아..그나마 넌 편하니까."

원소와 원술이 합병된 이후 여러가지 일이 있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순우경과 친구가 되었다는 것이다. 학력이 박식하고 예의바른 청년이라 접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 것과 다르게 그는 의외로 털털한 면이 있었다. 덕분에 친구가 될 수 있었던 그녀는 고민상담도 많이 하게 되었다. 물론 민준에 관한 것은 말하지 않았지만 보경보다는 순우경이 곁에 있는 편이 심적으로도 편했기에 눈까지 반짝이고 있었다.

"그게..갑자기 왜 이런 공사를 하는거야? 설마 내가 지쳐서 그런거야?"

"뭐 겸사 겸사?"

"...겸사 겸사라니 그게 무슨 말이야.."

"네가 지친것도 사실이지만 아마 몇일내로 비가 올거같아. 그래서 이렇게 야영준비를 하는거지."

"평소에도 이런식이야? 그건 아니잖아?"

"그건 그렇지만 잘못하면 고뿔까지 걸릴수도 있으니까 충분히 쉬려고 하시는거야. 그게 차라리 편하니까"

"그렇구나.."

자신의 탓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된 안량은 위안을 받은 듯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순우경은 빙그레 웃으며 만들어진 모닥불 위에 물을 올렸다.

그렇게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며 물을 끓이고 있을 때 민준은 바닥에 깔 나무를 자르고 있었다. 꽤나 큰 나무였지만 혼기를 사용할 수 있던 민준은 아주 쉽게 나무를 잘라낼 수 있었던 것이다.

"이거 안에 꽤나 벌래 많겠네요"

"그러니까 연기로 다 날려보내야지 안그러면 우리가 위엄하니까."

"그런데 형님 안량님과 혹시 싸우신거 아닙니까?"

"그런거 아니다."

단번에 대답하자 보경은 무슨 말을 하려다 머리를 벅벅 긁었다. 그러자 나무를 자르며 작업을 하던 민준은 그녀가 눈치보고 있는 이유에 대해 대강적으로 설명을 해주었다.

"얼마전에 내가 구해준거 알고있지?"

'

"네 그거야 알고있죠?"

"그럼 알거 아니냐. 괜히 신경쓰이는거. 원래 사랑이라는건 극적일 떄 찾아오는거니까."

"설마.안량님이요? 형님을?"

"사랑까진 아니고 그런 일을 겪었으니 신경쓰이는거겠지"

"역시 형님..여인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으시네요"

"그렇다고 내가 직접 다가갈 순 없잖냐? 그러니까 최대한 모르는 척하는거지. 하 다되었다. 가자"

말하는 사이에 작업이 끝났던 민준은 나무를 짊어지고 다시 공터로 향했다. 그러자 안량은 잘못된 일을 하다 들킨 아이처럼 눈을 꿈뻑거리더니 딸꾹질을 해버렸다.

"히끅!?"

"괜찮아? 왜 그래?"

"아..아니 히끅!"

왜 이런 것인지 알고 있는 순우경은 숨죽여 웃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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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량이 딸꾹질을 멈춘 것은 그로부터 30분이 지난 뒤였다. 민준이 계속 웃은 탓에 부끄러워져서 더욱 오래 걸린 것도 있지만 잘못했다가는 무슨 이야기를 했냐고 물어볼 것 같아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집을 만드는 것을 돕기 시작했다. 아직 민준이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것은 안량의 착각이라고 순우경은 말해주고 싶었지만 그랬다가는 자신에게 어떤 형태로 돌아올지 감당이 되지 않아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다.

"후우..다만들었다. 민준 이제..뭐하는거야?"

"뭐하긴 네가 씻을 욕탕 만드는거지"

"응? 내가 씻는다고...?"

"몇일동안 있을테니까 일단 오늘은 제대로 씻어야지 아 그리고 빨래도 해야하는데 네건 어떻게 할까?"

"어..그게.."

평소였다면 같이 씻으면 된다고 말하겠지만 땀에 절여진 옷을 맡긴다는게 부담스러웠던 그녀는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순우경은 같이 가서 씻으면 되는게 아니냐고 제의했다.

"하긴..씻고 같이 가자"

"어..응..그래...휴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자 순우경은 자신이 도와줄 수 있는 것은 이것뿐이라는 듯 빙그레 웃어주었다. 하지만 고개를 숙이고 있던 안량은 그의 미소를 볼 수 없었다.

안량이 다 씻고나자 세사람은 남아있는 물을 확인하고 새롭게 끓인 물로 온도를 맞춘 후 옷을 훌렁 벗어버렸다. 땀에 절여져있던만큼 역한 냄새가 났다.

"후..오늘은 고생들 했다. 몇일 쉬어야하니 몸 구석 구석 깨끗하게 씻어라."

"네 형님 그런데 저희끼리니까 하는 말인데..."

"보경아!"

순우경은 안량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말을 할 줄 알고 그의 말을 자르려고 했다. 하지만 개의치않고 말하자 표정이 굳어졌다. 하지만 보경이 한 말은 안량의 이야기가 아니라 부인들과 같이 몸을 씻을 때 어떻게 씻겨주면 분위기가 야릇해질까하는 것이었다.

"후..네녀석은 음담패설밖에 머리에 없는 것이냐?"

"형님 그게 무슨 말입니까 저희도 부인이 있는만큼 기쁘게 해줘야하지 않습니까..그건 큰형님의 특기니까 배우려고 하는 것이죠.."

사실 보경은 자신의 부인의 알몸을 볼 때마다 두근거렸다. 매번 보는 몸이지만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볼때마다 흥분을 해버린 것이다. 그러다보니 분위기 있게 같이 몸을 씻기는 커녕 바로 관계를 해버려서 한수 배우고자 한 것이었다. 사실 안량이 같이 오지 않았다면 하루종일 여인들을 기쁘게 해주는 것들에 대해 물어보고 싶었던터라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고 물어본 것이었다. 보경답다면 보경다운 모습에 순우경은 할말을 잃어버렸다.

"그리고 우경아 니놈보다 내가 눈치는 더 빠르다. 그냥 모른척 하고 있는 것 뿐이지."

"아..형님..그렇죠 참.."

아무런 내색을 하지않고 있다보니 착각을 했던 순우경은 화들짝 놀라 고개를 숙여버렸고 보경은 재미있다는 듯 낄낄거렸다.

이야기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웃는 소리는 확실하게 들었던 안량은 무언가 재미난 이야기라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이상하게 안절부절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민준과 한방을 쓴다는 것에 대한 긴장이었지만 정작 그녀는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후우. 다씻었다. 안량 빨래하러가자."

"어..응! 그런데 우리가 가면..."

"저녀석들이 식사준비할거야. 걱정하지마"

결국 그말에 같이 빨래를 하러간 안량이었으나 자신의 속옷을 민준이 보지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바람에 한마디도 하지 못하고 묵묵히 빨래만 하게 되었다.

========== 작품 후기 ==========

내가 돌아왔다! 1주일만에 돌아왔어!!!

다시 열심히 쓸게욧

축제[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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