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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제 --> 아침이 밝아오고 자리에서 일어난 안량은 거울 앞에서 옷을 몇번이고 갈아입고 있었다. 이렇게 된 이유는 바로 전날의 일이었다.
공사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보니 하북으로 찾아오는 길목에 문제가 되는 것은 없는지 혹시라도 산적이나 맹수들이 진을 치고 있는지는 않는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민준이 정찰을 다녀오기로 했다. 거기에 같이 가게 된 것은 문추였다. 처음에는 그것때문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지만 급작스럽게 일이 생겨버려 문추 대신 자신이 가게 되었으니 안량은 속으로 기뻐한 것이다. 물론 단 둘이 가는 것은 아니다. 순우경도 있고 보경도 있고 병사들도 있었다. 하지만 기쁜 것을 감추지 못했던 그녀는 가장 깨뜻한 갑옷을 찾아 몇번이고 갈아입고 있었던 것이다.
"안량! 안에 있어?"
"잠깐만! 나 옷입고 있어!"
"그거 때문에 찾아왔는데 혹시라도 갑옷을 입을 생각이면 그만두고 편한 옷으로 입어"
"편한...옷?"
"어짜피 토벌을 하러 가는게 아니라 순찰이니까 알았지?"
"응 알았어!"
갑옷을 보고 있던 안량은 그래도 갑옷을 정리해둔 다음 ㅈ옷을 찾아보았다. 이쁜 옷에 눈이 가긴 했지만 움직이는 것에는 무척 불편할 것 같아 평소 자주 입던 옷을 입고 밖으로 나오자 순우경과 보경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안녕"
"그래 너희도 옷 정말 편하게 입었구나"'
"이게 좋은거야 진짜 옷 불편하게 입으면 산타고 할 때 고생해"
"맹수들은..아 하긴 만날 이유가 없겠구나.."
민준의 몸안에 있는 신수나 요괴들의 기운때문에라도 습격하는 맹수는 없다고 판단한 안량이 몸을 풀고 있자 민준은 혹시 모를 일을 대비한 듯 짐을 말에 실었다.
"이게 전부.뭐야?"
"잘 때 필요한 담요 몇개랑 식기도구. 하루만에 돌아올 상황은 아닐거 같으니까 말이야"
정비된 도로를 순찰하는 일은 금방 끝나겠지만 그건 자신들이 아니여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산을 타는 일은 그게 아니었으니 민준은 준비를 단단히 해서 온 것이다.
"여기..안량님의 짐입니다...하아..하아."
낑낑거리며 짐을 가지고 오자 민준은 수고했다고 말하며 다른 말에 짐을 실었다.
"자 그럼 모두 준비는 끝났고..너희들은 우리가 말에서 내리면 말을 가지고 복귀해. 일이 끝나면 봉화를 올릴테니까 알았지?"
"네 알겠습니다."
모든 준비가 끝나자 몸을 풀고 말에 올라탄 민준은 길을 따라 밖으로 나왔다. 어짜피 도로에서는 문제가 없으니 가볍게 담소를 나누기도 했지만 산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들어서자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여기서부터는 조심해야하니까 잘 따라와. 그리고 니 짐은 내가 들꺼야"
"응? 나도 할 수 있어"
"처음에 산을 타면 체력소모가 많으니까 배려해준거야. 무시하는게 절대 아니니까 기분 나빠하지말고 알았지?"
"아...어..그..그래 고마워.."
평소의 안량같았으면 괜찮다고 말하며 자신의 짐을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배려를 해준다는 말에 순간 멈칫거릴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민준이 자신을 위해 무언가를 해준다는게 너무 기뻣던터라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인 것이었다.
"자 그럼 출발"
산길을 따라 깊숙한 곳까지 들어간 일행은 적당히 인기척이 느껴지지않자 풀숲을 헤치며 걸었다. 원래 숙련되지 않는 이들이 이런 짓을 하면 길을 잃고 떠돌다가 산짐승의 먹이가 되지만 민준은 이런 일을 하는 것에 도가 텄으니 무덤덤하게 걸어가고 있는 것이었다.
"흠..여기에는 맹수가 있긴 한거 같은데.."
"그걸 어떻게 알아?"
"인간은 해치지 않은 것 같지만 여기 보면 나무가 긁혀져 있지? 이게 손톱을 갈았다는 증거거든 그리고 동물들이 경계하는 것도 이유 중 하나고"
산에는 당연하지만 먹이사슬이 존재한다. 그중에 맹수들이 없을 때 가장 많이 보이는 것이 멧돼지다. 잡식성에 공격성까지 갖춘 녀석은 호랑이나 늑대가 없으면 무서울 것이 없었다. 가끔 곰이 위협이 되긴 하지만 곰의 경우는 물고기를 많이 잡아먹다보니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산에서는 멧돼지가 보이지 않았으니 민준은 주위를 다시 한번 찬찬히 둘러보았다.
"그런데 민준 멧돼지도 인간을 무서워하는거 아닐까?"
"아니야. 멧돼지는 가속력으로 들이박는 녀석이고 크면 집채만큼 커지는 녀석들도 있어. 그러니 인간을 무서워할리가 없지. 아무것도 들지 않은 인간은 전혀 위협이 되지 않으니까"
"그렇구나.."
안량은 멧돼지를 사냥해서 먹어본 기억밖에 없었다. 그럴 때면 멧돼지가 위협이 되긴 커녕 요리 조리 도망을 잘 가 성가신 존재일 뿐이었다. 그러다보니 민준의 말이 그렇게 와닿지 않은 것이었다.
"한번 경험해보면 다르게 느껴질..쉿 잠깐만"
멀리서 늑대 울음소리 같은 것이 들렸던 민준은 짐을 풀고 조용히 소리가 나는 곳으로 조심스럽게 이동한 민준은 반대편 절벽에서 늑대의 울음소리가 나는 것을 들었다.
"경계태세인가.."
자신들의 보금자리로 인간들이 들어왔다보니 경계를 하는 듯 울고 있는 늑대들을 보며 머리를 벅벅 긁은 민준은 손을 들어 수신호로 순우경에게 뜻을 전달했다.
"무슨 뜻이야?"
"늑대들이 경계를 하고 있으니까 조심해서 전진하자는 말이야."
"만나는게 아니라?"
"반대편 절벽에 있으니까 만나려면 몇일은 걸릴껄? 그보다는 저쪽에서 오는게 더 빠르겠지"
늑대들이 떡밥을 물었으니 조금 더 움직여보기로 결정한 민준의 뜻에 따라 더욱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자 길이 확실히 험하고 가팔랐다. 다행히 벌레는 없었지만 온몸이 땀으로 젖어버린 것은 어쩔 수가 없었던터라 민준은 주변을 둘러보더니 적당한 자리에 자리를 잡고 야영을 할 준비를 시작했다.
"벌써?"
"산에는 해가 떨어질 때부터 하면 답이 없거든. 그러니까 새벽부터 출발하고 오후에 자리를 잡아야해"
"그렇구나."
"그리고 여긴 물이 가까운 곳에 있으니까 그나마 다행이지. 이곳에 물을 끓이면 되니까."
뒤에 매고 있던 가방에서 제법 큰 통을 꺼낸 민준은 바로 물을 담아서 끓이기 시작했다. 적당히 끓자 수건을 적신 그는 안량에게 건네주며 몸을 닦고 옷을 갈아입으라고 알려주었다.
"물이 차가우니까 잘못하면 고뿔에 걸릴 수 있으니 이렇게라도 해야지. 다 닦으면 말해."
"응."
순우경이나 보경은 이미 멀찌감치 떨어져서 경계를 서고 있었다. 부인들이 없었다면 훔쳐볼 가능성도 있었지만 두사람의 부인들 역시 질투심이 어마어마했기 때문에 훔쳐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민준의 경우 그녀가 쓸 수건을 준비한다고 제법 가까운 곳에 있었느데 땀이 흥건했던 안량은 이 방법에 한가지 문제점을 발견하게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저..미..미..민준..그게 있잖아..나..드..등좀..등..그게.."
"아..."
혼자 때를 밀듯이 할 수도 있지만 그건 염분이 그대로 남아있어 안된다 그래서 민준은 한숨을 푹 내쉬며 그녀의 등을 닦아주기 위해 어깨에 손을 올렸다.
"히얏?"
놀란 안량의 입에서 귀여운 목소리가 나오자 깜짝 놀란 민준은 등에 있는 땀을 정성스럽게 닦아주었다. 혹시 모르는 일때문에 가슴을 가리고 있던 그녀는 이상한 소리를 낸 것이 무척이나 부끄러웠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잘못움직이면 가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꼴이 되어버릴테니 가만ㄴ히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정말 무슨 소리를 낸거야..'
다시 시간을 되돌리고 싶었지만 그건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으니 새빨갛게 물든 얼굴을 감추기 위해 고개를 푹 숙일 뿐이었다.
"끝났어"
"고...고마워..그럼 나머지는 내가 닦을게"
다시 수건을 건네받자 힐끔 뒤를 돌아본 그녀는 민준이 다시 물을 끓이고 있는 것을 보며 복잡한 감정을 느꼈다.
'왜 안심하면서도 아쉬운거지..'
큰 일이 생기지 않았던 것에 대한 안도감은 이해할 수 있었지만 아쉬움에 대해서는 전혀 이해하지 못했던 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몸에 있는 땀을 수건으로 닦아냈다.
========== 작품 후기 ==========
히히히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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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아리하 2016-02-17 08:19 new
이건 뭐 나군대갈때까지 하네 신기
-〉 세상에나 벌써 그렇게 되었나요
taky1523 2016-02-17 08:24 new
작가님 그냥 포기하심이 정신건강에 좋아요 완결을.....말이죠...
-〉 흐앙
정수림 2016-02-17 09:23 new
이소설 힛한이유 완결이없다
-〉 조회수가 앞으로 0이 한개 더 많아지면 얼마나 좋을까요 케켓
天空意行劍 2016-02-17 09:25 new
완결은 블랙홀안에 있는듯
가져올수가없지
-〉 화이트홀을 통해 꺼내오겠소
소드댄서 2016-02-17 09:26 new
이 소설은 뫼비우스의 띠로 이루어져 있기에 끝이 없습니다
-〉 무한 반복인가
쥬랭이랑 2016-02-17 09:29 new
뫼비우스의 띠에서 벗어나려면 잘라버리면 되는데... 우리들이 다시 이어놓을거임. 영원히 벗어날 수 없어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halem 2016-02-17 12:49 new
블랙홀에서는 빛보다 빠른속도로 달린다면 빠져나올수 있습니다. 아마도
-〉 그게 가능합니까 덜덜
플레이어드 2016-02-17 12:53 new
내일 훈련소가서 한달있다 와오
-〉 조심히 다녀오세요
림여혜 2016-02-17 18:46 new
간만에 보고 잘보고가여 ~ 후원쿠폰 50장 투척하고감니당
-〉 헛 감사합니다!!
축제[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