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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제 --> 회의장과 선계를 들락날락한 민준은 조금씩 계획대로 공사를 진행했다. 중간 중간 바뀐 것은 많았지만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방의 경우 크게 바뀌지 않았다. 그래서 소녀들은 빨리 만들어지기를 기대했는데 스카이방방이라고 했던 것이 들여오자 너도 나도 타고 싶다고 아우성을 칠 지경이었다.
"음..이건 철조망까지 가지고 와야하나.."
"철조망이 뭐예요?"
"우리가 갔던 곳은 건물 안에 있어서 필요가 없지만 이것만 있는 곳에는 철조망으로 사람이 튀어나가지 않게 해두거든..나무로 해두면 딱딱하니까 말이야."
"철이 더 아프잖아요?"
"그..뭐라고 해야하나..중간에 공간을 만들어서 밖으로 튕겨져나갈 때 보호할 수 있게 만들어진게 있거든. 그래서 하는 말이야."
"아..그렇구나."
아직 이곳의 여인들에게 철이란 무기와 농기구등을 만들 때 사용하는 것 말고는 크게 와닿지 않는 것이니만큼 민준은 어떤 식으로 만드는 것인지 알려주었다. 그러자 유비는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뜨며 민준이 그린 철조망을 바라보았다.
"이거 대장간에서 만들긴 힘들겠네요?"
"응. 그래서 가지고 와야지. 그리고 다 끝나면 창고에 보관하거나 다시 가지고 가야지. 부피만 차지하는거니까."'
"그렇구나...신기한 물건이네요."
철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하여 조금 걱정은 되긴 하지만 민준이 가지고 오는 것이니만큼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한 듯 유비는 고개를 끄덕였다.
"잠깐 민준님 그럼 또 선계..가세요?"
"그래야지..하아..귀찮은데 보고를 하려면 어쩔 수 없지."
선계를 하도 들락날락하다보니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다 외울 지경이었다.
남화노선의 집무실에 도착하자 아무도 보이지 않아 주변에 있는 신선에게 물어보았더니 그녀는 지금 몇일간의 업무를 끝내고 방에서 쉬고 있다고 알려주었다.
"아..그럼 다음에 다시 오겠습니다."
'왜 그래? 일이 있어서 찾아왔다고 하면 반겨줄텐데"
"쉬고 있는데 일을 들고 오는 것만큼 어이없는 것도 없죠..그러니 다음에 오겠습니다."
어짜피 급한 것도 아니었으니 고개를 꾸벅 숙인 민준은 다시 돌아가려고 했다. 하지만 어디선가 뛰어온 자하가 와락 안겨왔기에 조용히 돌아가려고 했던 민준의 계획은 그대로 깨져버렸다.
"쿠헉..자하...어떻게 안거야.."
"아니.왠지 와있을거 같아서 왔더니 있었어! 오늘은 무슨..아 일때문이구나! 그런데 남화노선님은 쉬고 있는데.."
"그래서 돌아가려고 했지.."
"에엑..그냥 가는거야? 나도 있는데!?"
"일때문에 온거니까 놀고 있기에는 조금...그렇잖아.."
"괜찮아! 괜찮은걸! 어짜피 보고하러 왔을 뿐이잖아"
바쁘게 움직이는 것이면 자하도 잡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민준이 선계에 오는 것은 일을 진행시키기 전 보고를 올리기 위해 온것이라는 것을 알기때문에 자하는 큰 눈망울로 올려다보며 옷깃을 꼬옥 잡았다. 이렇게 되자 민준은 선뜻 거절하기가 힘들어져버렸다. 그래서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했지만 사랑하는 여인의 시선을 차마 회피하기 힘들었던 민준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러자 방긋 웃은 자하는 남화노선의 방에 서류를 올려다 놓은 다음 선계의 자랑인 절벽공원으로 민준을 데리고 갔다.
"여기가 그렇게..인기 있을만하네.."
절벽공원이라는 말이 어울리게 가파른 절벽 바로 위에 정자가 있었다. 무너질 걱정은 없었지만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절대 오지 못할 정도로 높은 곳에 위치해 있었다. 한가지 좋은 것이 있다면 이 정원에 앉아 안개낀 산을 바라보는 것이 무척이나 몽환적이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자하의 손을 잡아준 민준은 한참동안 경치를 감상했다. 만약 이곳이 현계였다면 그녀를 껴안고 있었겠지만 선계다보니 차마 그런 짓은 하지 못하고 손만 잡고 있는 것이었다. 자하 역시 그 점을 잘 알고 있다는 듯 방긋 웃고 있을 뿐이었다.
"자하 너도 좋아?"
"응 무척이나. 좋아. 예전은 몰랐지만 널 사랑한 뒤로 이러고 싶다는 생각을 수만..아니 수억번은 했거든."
"수억번이나?"
"그래..올 수 없는 곳이라 생각했으니까...선계는 선인들만의 공간이었고...지금에야 네가 특별한 존재인 것을 알게되서 다행이지만..헤헤"
더욱 가까이오자 잡고 있던 손을 푼 민준은 그녀의 머리를 상냥하게 쓰다듬어주었다.
"자 그럼 슬슬 가볼까?"
"후엥? 어디 가게? 여기 계속 있는게 아니라?"
"다른 곳도 구경하고 싶으니까 안내해줘."
"아..알았어!"
이미 위치를 다 알고 있으니 안내따윈 필요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그녀는 민준이 안내를 해달라고 하자 손을 잡고 이곳 저곳을 소개해주었다. 대강적으로 어떤 곳이다라는 것만 알고 있던 민준은 자하의 소개를 흥미롭게 들었다.
자신이 생각하던 곳과 완전히 달라 놀란 곳도 있고 예상대로라 납득한 곳도 있었지만 가장 신기한 곳은 바로 수증기가 나는 탕이었다. 야외온천정도로 생각하던 것과 달리 기침을 하는 신선들을 위해 수증기를 방에 전달하는 곳임을 알게 되자 민준은 눈을 깜빡 거릴 수 밖에 없었다.
"정말 기침을 많이 하는 신선들도 있어. 그래서 만들어둔거야"
"그런거치고는 너무 꾸민거 아니야..? 난 온천인 줄 알았다.."
"자연과의 조화를 가장 중시하는게 우리 신선들이니까. 어쩔 수 없어"
"그것도 그렇겠네. 자 그럼 우왁"
다른 곳으로 가려고 했던 민준은 갑자기 바닥이 꺼지는 것을 느끼고 소리를 질러버렸다. 분명 전에 왔을 때 이런 함정은 없었던지라 움직이려고 했지만 손에 익숙한 물컹함이 느껴지자 민준은 입을 닫아버렸다.
"하윽..그렇게 거칠게.."
"자허였구나..안보이더니 갑자기 이러냐.."
"왔으면 왔다고 해야지. 자하랑 둘이서 데이트하기야?"
"너도 다른 일이 있어서 못온거잖아?"
"그건 그렇지만 어찌 되었든! 자하랑 둘이서만 있는건 너무하잖아"
"그래.미안하다.."
따진다면 일이 늦게 끝난 그녀의 잘못이겠지만 순순히 사과를 한 민준은 머리를 벅벅 긁으며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하앙..왜 그래 잠시만 이러고 있자~"
"선계에서 이러고 있긴 부담된다만.."
"너도 인간이고 나도 따지고 보면 마선이니까 괜찮은거 아니야?"
"....그런 문제가 아닙니다 자허씨."
볼을 살짝 꼬집어 준 민준이 다시 함정에서 기어나오자 기다리고 있던 자하는 안심을 한 듯 웃으려다 뒤에 나온 자허를 보며 표정이 굳어졌다.
"설마 저 안에서.."
"선계에서 설마 그럴려고? 아무 것도 안했으니 걱정마. 그냥 네가 너무 즐거워 보이길래 골려주려고 그런거 뿐이니까."
자허가 하는 말은 믿기 힘들었지만 이 짧은 시간동안 무언가 일어났을리가 없었다. 그래서 다시 민준의 손을 잡자 옆으로 다가온 자허는 팔짱을 끼었다.
"읏.."
자하 역시 끌어안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선계라 꾹 참고 있었던 탓에 입술을 질끈 깨물자 자허는 빙그레 웃으며 더욱 끌어안은 팔에 힘을 주었다. 그러자 더 이상은 참기 힘들다는 듯 자하는 민준의 손을 잡고 이름 모를 산으로 내려왔다.
선계의 경계를 벗어난 산이었기에 자하는 자허가 했던 것처럼 민준의 품안에 안겨 입맞춤을 해버렸고 선수를 빼앗긴 자허는 애꿎은 민준의 옆구리만 꼬집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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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방으로 돌아왔던 남화노선은 자신의 책상 위에 서류가 올라와있는 것을 보고 찬찬히 읽어보았다.
"...민준이 온 것인가? 흠...그 아이가 서류만 올려두고 갈 사람은 아닌데.."
바쁠 때는 기다리고 무슨 일이 있다하면 다음번에 다시 찾아왔던만큼 서류를 놓고 갈 사람은 아니었던지라 이상한 감정을 느낀 남화노선은 서류를 놔두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러자 소란스러운 소리가 나며 민준이 들어왔는데 그 옆에 자하와 자허가 있는 것을 보자 어떻게 된 것인지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크흠! 이 철조망이라는 것이 큰 문제는 없나?"
"창고에 보관할까 생각을 해봤는데 부피를 많이 차지해서 방방을 제거하게 되면 같이 처분할 생각입니다."
"그렇단 말이지.알았네"
"그런데 남화노선님 혹시 기분 좋은 일 있습니까?"
"무슨 말인가?"
"아닙니다 아무것도.."
원래 신선들은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을 문득 깨닳은 민준은 대충 얼무어버린 후 머리를 벅벅 긁었다.
========== 작품 후기 ==========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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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랭이랑 2016-02-10 05:59 new
연참은?연참일까?연참할까?연참하나? 연참안해?연참안함?연참안하나?연참하자!연참해줘!연참해쥬!연참해!연참바람!연참!
...
...ㅋㅋㅋㅋㅋㅋ
-〉 무슨..무섭다
플레이어드 2016-02-10 07:53 new
떡텩
-〉 떡...텩..?
Wind-HAWK 2016-02-10 08:38 new
이소설은 한 10년간 유지될테니 연참을 요구하기보단 느~긋하게 기다리죠 (연참과 장기 연재중 뭐가 좋으려나
-〉 내일 끝나면 좋겠다.
진수군 2016-02-10 09:32 new
재밌게 보고 있어여. 3차 텍본 배포는 제 욕심일까요? 꼭 소장하고 싶네요. 부탁드립니다.
-〉 제가 만들 시간이 부족해서요...하하..기회가 되면 만들겠지만...
天空意行劍 2016-02-10 09:48 new
근데 물건은 못가지고옴? 그냥 텀블링 같은건 들고와서조립만하면되는데
-〉 아직임..나중에 가지고 올것임. 그리고 허락을 받는 이유는 이곳에는 그런 물품들이없으니까..정도로 생각해주시면 좋을듯해요 ㅎㅎ
Mable Fantasm 2016-02-10 13:34 new
@50년은 너무짧으신듯....아니라고하는거보니까....역시 이소설은 1000년짜리작품이지
-〉 도망가자
블루클라우드 2016-02-10 17:51 new
1362..시작합니다
-〉 화이팅입니다.
축제[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