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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화 --> 밤이 깊어오자 민준은 지하철을 타고 조금 한강 쪽으로 향했다. 바람이 불면 쌀쌀하겠지만 분위기만큼은 멋진 곳이었으니 이런 선택을 한 것이었다. 지하철에서 나오자 강에서 불어오는 바람때문에 황룡은 몸을 떨었다.
"추워?"
"바람때문인지 살짝 춥네요."
사실 황룡정도 되는 신수는 추위나 더위에 면역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런 것을 전부 배제하고 민준과 보내고 있는 것이었다. 이것은 사전에 그녀가 말해주어서 알고 있던 민준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자신의 쪽으로 황룡을 끌어당겼다. 힘을 빼고 있던 황룡은 자연스럽게 민준에게 안기는 꼴이 되었다. 너무 놀라 말도 하지 못하고 어버버하고 있자 민준은 피식 웃으면서 따뜻하냐고 물어보았다.
"아니..그게..그..그러니까..."
심장이 두근거리면서 더울 지경이었던 황룡이었으나 왠지 솔직하게 말하면 더 이상 이렇게 있지 못할 것 같아서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이라고 말한 민준은 더욱 강하게 그녀를 끌어안아주며 한강공원으로 향했다.
제법 쌀쌀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자리에 앉아 한강을 구경하는 커플들이나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 이곳 저곳을 헤매던 두사람은 적당한 곳에 앉아서 한강을 구경했다. 특별한 것이 있다면 차라고 하는 것이 내고 있는 빛들이 강에 비추어져서 아름답다는 것이었다. 그것말고는 특색이 없었지만 민준의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모든 것이 즐거워졌던 황룡은 자신도모르게 웃어보았다.
"그렇게 좋아?"
"네? 아니..그게...네..그렇네요...진짜 모든걸 내려놓으니까 이렇게 좋을 줄 몰랐어요."
"다행이네 다행이야.."
"그건 그렇고 저는 예전에 민준님 곁에 여인들이 있을 때 왜 장난치는지 몰랐거든요?"
"장난?"
"네. 그..상향이나 맹획같은 아이들 말고 여인들도 장난을 많이 치잖아요.. 전혀 그럴거 같지 않은 동탁이나 조조도 그렇고요.."
"그렇지..?"
"전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았거든요? 왜 저런걸 하는걸까? 기뻐서 하는가? 아니면 심심해서 하는가?이런 생각을 무수히 많이 했어요..그런데 지금은 알거 같아요."
"그래? 이유가 뭔데?"
원래는 이런거에 이유를 물어보지 않는다. 말하지 않아도 마음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황룡의 경우는 어떻게 생각한 것인지 궁금했기에 민준은 평온한 미소를 띄우며 물어보았다. 그러자 심호흡을 몇번한 그녀는 끌어안고 있는 손에 힘을 주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교감이라고 해야할까요..그런게 있잖아요..제가 장난치면 웃어준다거나..같이 장난을 치는 모습에서 이 남자가.날 사..사..사..하으."
사랑하는구나 라고 말하고 싶었던 그녀였으나 눈이 마주치자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라 고개를 민준의 품안으로 파묻어버렸다. 여기까지 한 것만으로도 엄청 용기를 낸 것이기 때문에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은 민준은 그녀를 가볍게 쓰다듬어 주었다. 그렇게 한강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 두 사람은 남산으로 향했다. 꽤나 떨어진 곳이긴 했지만 민준이 이곳에서 꼭 하고 싶은 것이 있다하며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따라온 것이었다.
"산이라 그런지 추워요..에잇!"
이제는 말을 하지 않아도 품안으로 들어오는 황룡을 보며 웃어버린 민준은 가게에서 팔고 있는 열쇠고리를 하나 구입하여 글을 적었다.
-황룡과 함께-
"원래 용신이라고 적는다고 했잖아요?"
"그야 부를 때고 이런 의미있는 것에는 원래 이름을 적어야지? 넌 적고 싶은 말 없어?"
"아..그게..음...."
한참을 고민하던 그녀는 다시 또 오겠다는 말을 적고는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자물쇠를 잠그고 열쇠를 버려버린 민준은 황룡에게 손을 내밀었다. 손을 꼬옥 잡은 그녀는 걸어서 내려가자고 말하여 민준은 어쩔 수 없이 걸어서 내려갔다. 길이 잘 정비되어 내려가는 것에는 큰 불편함은 없었지만 이 시간을 오래 보내고 싶은 것인지 황룡이 걸어가는 속도는 평소보다 두배는 느렸다. 민준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도착하든 크게 상관없는 부분이라 느긋하게 걸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2시간이 지난 뒤에나 내려올 수 있었다.
"저..민준님..오늘 고마웠어요..그리고..그.사..사랑해요!"
용기를 내서 말한 황룡은 입맞춤을 했다. 원래 하고 도망쳐야 정상이지만 갈 곳이 없었기에 그녀는 고개를 푹 숙일 뿐이었다.
"솔직한 마음을 전해줘서 고마워. 그리고 앞으로 많이 사랑하자."
"네...그런데 어떻게..돌아가요.?"
"어짜피 호텔은 어디든 잡으면 되는거야..짐은 돌아갈 때 찾으면 그만이고.."
갈아입었던 옷은 서울역 코인로커에 넣어두었던 민준은 걱정할 필요없다는 듯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준 후 분위기 좋은 술집으로 향했다.
술에 취해 고래 고래 소리를 지르는 사람도 없고 노래도 시끄럽지 않아 기뻐한 황룡은 자리에 앉자마자 이것 저것 음식을 시킨 뒤 자리를 민준의 옆으로 옮겼다.
"..지금은 이래도 상관없죠?"
"그래 상관없지..옆에 있고 싶었구나?"'
"그게...이상해요..마음을 전하고 나니까 많은게 바뀐거 같아요.. 민준님의 곁에 없으면 뭔가 허전하고..얼굴만 봐도 웃음이 나오고..사랑의 힘이라는 건 대단한건가봐요."
"풋..그런 말은 누가 했는데?"
"네? 이거요? 현이요..움직이기 싫어하는데 어떻게 그렇게 빨빨거리며 돌아다니냐고 물어보니까 사랑의 힘이라고 대답해줬거든요."
"그랬구나..왠지 그럴거 같았어."
신수들 중 가장 바뀐 여인을 꼽으라면 누가 뭐래도 현이었으니 민준은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였고 그 순간 틈을 발견한 황룡은 민준의 얼굴을 잡고 자신이 있는 쪽으로 돌리더니 입맞춤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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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이거 꽤나 흥미롭구만.."
황룡이 한창 민준에게 애교를 부리고 있을 때 선계에 있던 남화노선은 흥미롭다는 듯 이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들이 관리하는 현계가 아니라 민준이 살던 현대를 구경할 수 있다는 것도 신기했지만 그 황룡이 저렇게 바뀌었다는 것도 무척이나 신기하여 바라보고 있는 것이었다. 어째서 이런 일이 가능했는가? 라고 물어본다면 그것은 그녀가 선계로 돌아온 다음의 일이었다.
황룡의 상담을 들어준 남화노선은 쌓여있는 서류를 보며 바로 업무를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동안 집중하던 그녀는 문득 황룡이 잘하고 있는지 신경쓰여 현계를 내려다보았다. 때마침 민준에게 말하는 것을 본 남화노선은 일이 잘되었다고 생각하고 바라보는 것을 그만두었다. 그리고 다시 업무에 집중하기 위해 현계를 바라보는 물통을 치우려고했다ㅣ. 그러는 사이 민준이 선물로 주었던 장신구가 물에 빠져버린 것이다. 선계의 물이 장신구를 부식시킬 일은 없지만 선물받은 것을 잃어버릴 수 없었던 남화노선은 통안에 다시 손을 집어넣어 장신구를 찾았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현대로 떠난 두사람의 모습이 나타난 것이다.
처음에는 적지않아 당황했지만 장신구가 매개체가 되었다는 것을 깨닳은 그녀는 두 사람이 어떤 일을 하는지 유심히 관찰을 하게 된 것이었다.
"후..나중에 솔직하게 말해줘야겠군..그보다 저 녀석은 저런 식으로 여인들을 꼬시는 것인가? 참.놀랄 일이군."
처음 황룡이 춥다고 했을 때 보여준 모습은 다시 생각해도 놀랄만한 모습이었기에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든 남화노선은 조심스럽게 통을 치우고 업무에 다시 집중하였다.
========== 작품 후기 ==========
다음화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H씬이 오랜만에 나오기 전에! 일단 남화노선 떡밥 좀..어떻게 만듭시다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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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드 2016-01-05 16:18 new
고구레
-〉 거기까지 나오다닠ㅋㅋㅋ
天空意行劍 2016-01-05 16:33 new
흠...............황룡겟? 것보다현대애들은 뭐 없음?
-〉 지금 나오면 골아파지니까 나중에요
IceOfSonic 2016-01-05 16:38 new
네버엔딩스토리 언제부터 들었던거지 개추억이다 이소설보면서 엉청 많이 본거같은대 프롤로그랑 더불어서 ㅋㅋ
-〉 언제부터인가 나오는 그말 무섭다.
Mable Fantasm 2016-01-05 17:26 new
@새로온 독자들은 그날을 생각했다....아직까지 프롤로그라는것을 확인한날을...
-〉 그날이 언제야 ㅋㅋㅋㅋ
쥬랭이랑 2016-01-05 23:19 new
근대... 원씨 진영에 아직 겟할 여인들이 남았을 텐데...?
-〉 그건 걱정마세요 ㅎㅎ//
변화[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