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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연희-1336화 (1,336/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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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화 --> 연회가 한창 무르익자 몇몇 이들은 술에 취해 노래를 흥얼거렸고 몇몇 이들은 민준에게 애교를 부리고 있었다. 단정한 모습을 보이던 황충과 황개가 이렇게까지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는 것은 처음이라 남화노선은 살짝 놀란 눈치였다. 그녀들이 소리를 고래 고래 지르거나 판을 뒤엎은 것도 아니고 민준에게 달라붙어있을 뿐이었으니 별말은 하지 않았으나 이상하게 색기가 묻어나고 있었으니 오랜 시간 보기 힘들었다. 다른 여인들도 이것은 마찬가지인듯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특히 소녀들은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이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 중에서 가장 열심히 바라보는 소녀가 바로 황서였는데 충격받기는 커녕 저런 색기를 꼭 가지고 싶다고 말하며 그녀들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저기 황개..다른 녀석들이 보고 있거든?"

"어머..저희가 무슨 짓을 한 것도 아닌데..왜 그러세요?"

게슴츠레 뜬 눈으로 바라본 황개가 혀를 낼름거리자 다시 한번 심장이 두근거린 민준은 아들이 발기하지 않도록 힘을 썼다. 만약 여인들만 있는 상황이라면 힘을 써도 상관없었지만 남화노선과 황룡이 보고 있는데 그런 일은 할 수 없었으니 애국가만 지금 수십번 부르고 있는 중인 것이다. 게다가 황개와 황충은 관계를 원해서 이런 짓을 했다면 주의라도 주겠지만 자연히 생겨난 색기때문에 고생 중이었으니 무슨 말도 하지 못한 것이다.

"민준님.어디 안좋아 보이시는데..괜찮으세요?"

"괜찮..읍?"

"츕...힘내라는 의미로 입맞춤해드렸는데 괜찮았죠?"

황충이 빙그레 웃자 순간 못버틸뻔 했던 민준은 입술을 질끈 깨물고 다른 여인들을 바라보았지만 전부 구경만 하고 있을 뿐 도와줄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래서 화웅을 부르려고 했는데 화웅까지 색기에 빠져든 듯 멍하니 이 상황을 바라보고 있었다.

-주인 진퇴양난인 것 같음? 화끈하게 안아주는게 어떰?-

"미친놈아 그랬다간 남화노선님을 어떻게 보냐?"

-너무 아쉬움..간만에 재미있는 광경 보는 줄 알았는데 말임!-

"시끄럽다 이새끼야 나도 지금 죽겠다.."

-힘내기 바람 내가 도와주려고 해도 일이 꼬일테니 응원만 하겠음!-

맞는 말이었다. 요술서는 여자를 불러들이는 힘이 있다보니 도와주다보면 여자들이 모여든다. 문제는 그냥 모이는게 아니라 꼬일만큼 꼬여버리기 때문에 도움을 받지 않는 편이 좋았다. 누군가는 그래도 여자들이 생기는 것은 좋은게 아니냐고 물어볼 수 있겠지만 여인들의 질투를 감당하기에는 벅찬 것이었다.

"크흠..황충 황개..많이 취한 읍..?"

방으로 돌아가자고 말하려고 했지만 황충은 검지손가락을 민준의 입에 가져간 후 빙그레 웃었다.

"저희 안취했어요. 그리고 오랜만에 이런 즐거운 연회인데 저희만 빠질 수 없잖아요?"

말을 할 수 없었기에 고개를 끄덕이자 만족한 듯 입맞춤을 해준 황충은 앞에 놓여있는 달콤한 과일주를 마셨고 다른 여인들과는 다른 애정표현을 본 덕분인지 황룡은 얼굴을 붉히면서도 열심히 필기를 했다. 그렇게 1시간 가량 민준은 두 여인에게 붙잡혀 고생을 했고 보다못한 동탁이 오랜만에 같이 술을 마시자고 물러서 살 수 있었다. 다만 그 1시간동안 두 여인과 함께 있었던 모습이 어지간이도 부러웠던 것인지 평소와 다르게 옆에 찰싹 달라붙어 있었다.

동탁이 민준과 단 둘이 있을 때는 엄청 애교가 많아진다는 것은 알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였지만 모두가 보는 앞에서 옆에 앉은 적은 별로 없었으니 어지간히 질투를 했다고 생각한 민준은 피식 웃으면서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오빠야 나도 쓰다듬어 줘! 나도 나도!"

"딱히 기다린건 아니지만 네 몸은 내꺼잖아?"

이렇게 쓰다듬어준다는 것이 많이 진정했다는 것을 의미하는지라 기다리고 있던 여인들은 한꺼번에 몰려들어서 머리를 쓰다듬어 달라고 말했고 남화노선은 이런 분위기가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정말 이해가 안되는군 아까 황개나 황충은 마치 자허같은 느낌이 나긴..끼얏!?"

"누가 누굴 닮았다고?"

"너...너..다시는 옆구리를 만지지마라.."

여인들이 민준에게 모여있던터라 남화노선의 귀여운 비명은 아무도 듣지 못했지만 그녀는 옆구리가 약점이라는 듯 자허에게서 떨어져 몸을 부들 부들 떨었다.

"너. 어김없이 여기가 약하구나?"

"그..그게 쉽게 바뀔리가 없지 않은가? 도대체 생각이 있는 것인가?"

"자주 만져주면 괜찮아질지도 모르지. 안그래?"

"그건 아니다. 그러니 다시는 만지지 마라."

"친구끼리 왜 이러실까?"

"윽.."

만약 여기서 더욱 장난을 쳤다면 남화노선이 화를 내겠지만 자허는 도발을 하지 않고 친구라는 말을 꺼냈다. 자허와 틀어진 그 때부터 다시 한번 친구라는 말을 들었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생각했던 남화노선은 마땅히 할 말이 없어 슬그머니 시선을 돌려버렸고 씨익 웃은 자허는 그녀를 더욱 강하게 끌어안았다.

"연회라는 것은 확실히 좋은 것이군..자네에게...아니지..너한테 이런 소리도 듣고 말이야..안그래?"

지금 이 순간만큼은 신선들의 장인 남화노선이 아니라 자허의 친구였던 남화노선이고 싶었던 그녀는 말투를 예전으로 바꾸었다. 그러자 살짝 놀랐던 자허는 한방 먹은 것처럼 웃더니 그녀의 머리를 헝크러트리듯 쓰다듬었다.

"뭐하는거야..."

"후훗 오랜만에 친구를 만난 것에 대한 반가움을 표시하는거지. 예전에 이러고 놀았잖아?"

"아무리 예전이라도 이렇게 머리를 쓰다듬거나 한적은 없거든?"

"그랬던가? 뭐 어때. 이런 기념적인 날에는 술을 마셔야지! 민준 좋은 술 없어?"

"좋은 술이라..아..하나 있긴하다. 기다려봐."

예전에 산삼을 몇개 캔 적이 있었던 민준은 산삼주를 만들어둔 것을 기억해내고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창고에 넣어두는 것이 가장 좋은 일이겠지만 그랬다가는 주당들의 먹이가 될 것이 뻔하니 자신의 방에 넣어둔 것이다. 게다가 얼마 전부터 동탁이나 여포가 산삼주를 마셔도 되지 않겠냐고 끈질기게 물어보았으니 슬슬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 민준은 진한 빛을 띠고 있는 산삼주를 전부 꺼냈다. 그 시기에 만든 것이 열다섯 통이고 그 뒤에 스무통을 더 만들었지만 뒤에 만든 것은 아직 색이 진하지 않아 열다섯통만 꺼내온 것이다.

"오오오 이게 산삼주야? 맛있겠다."

사람 팔둑만한 통에 담긴 산삼주를 보자 주당들은 기뻐서 몰려들었으나 그녀들이 다 마시게 놔둘 수 없었던 민준은 적당히 술을 배분한 다음 한병을 남화노선과 자허에게 넘겨주었다.

"이걸 우리 둘이서 마셔도 되는 것인가?"

"두분이서 하실 말씀도 많으실 거 같은데. 더 드리지 못해서 죄송스럽네요."

"아니네. 자네의 배려에 감사를 표하겠네."

이렇게 많은 여인들이 모여있었으니 한잔만 마셔도 많이 마신 것인데 무려 한병을 주었으니 고맙다고 말한 남화노선은 자허와 함께 큰 돌 위에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술을 마셨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한병을 까기 위해 황룡의 곁으로 다가갔다.

"민준님?"

"아까 전부터 계속 필기만 하고 있던데..그럼 안되지 즐길 땐 즐길 줄 알아야지. 같이 마시자."

"아..네.그..그럴게요."

마지막 남은 한병이 자신을 위한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것인지 깜짝 놀랐던 그녀는 다급하게 책을 넣어두고 민준의 옆에 앉았다.

"아니야..이렇게 둘이 마실 때는 맞은 편에 앉아야지"

"네? 저희 둘이요?"

"그래. 이번에 너한테 그간 지내면서 느낀게 많을거 아니야? 그걸 들어보고 싶어서 그런거지."

"느낀거요? 제가 느낀건...."

곰곰히 생각하며 민준을 바라보았다.

"민준님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는 거예요."

'쿨럭...내가?"

'

"네. 아무리 그래도 금은보화를 준다고 하면 혹할수도 있는데 민준님은 절대 그러지 않을 것 같아요. 그리고 상냥하시고 배려심이 많고.."

"아니 뭐 내 칭찬을 하라는게 아니라..느낀 점 있잖아."

"민준님 아무리 그래도 그건 잘못된거예요..이곳에 있으면 다른 분들이 전부 민준님을 사랑하고 계시는데 어떻게 민준님에 대한 이야기가 안나올 수 있겠어요?"

그렇게 말하자 마땅히 할말이 없어진 민준은 황룡의 말을 잠자코 들을 수 밖에 없었는데 칭찬일색이다보니 오글거리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물론 생각없이 행동한다거나 가끔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말도 있었지만 너무 미화된거 같아서 부담된 것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정도는 아니지 않을까?"

"아니요. 민준님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해줄 수 있을만큼 대단한 분이세요. 그리고 전 그런 민준님을 만나서 정말 다행인 것 같아요."

"그러냐..고맙다."

칭찬을 받았으니 보답을 줄겸 머리를 쓰다듬어준 민준이었으나 황룡은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표정은 그렇게 바뀌지 않았지만 몸안에서는 이상하게 변화가 일어났다. 평소라면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만으로 끝이어야할 부분인데 이상하게 심장이 쿵쾅거리고 있었다. 무언가 고장이라도 난 것처럼 식은땀까지 흘렸으니 이해가 되지 않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게다가 민준의 손이 떻어졌을 때는 가슴 한켠이 찌르는 듯이 아파왔으니 눈까지 흔들리며 동요했다. 찰나의 순간이었기 때문에 민준은 깨닫지 못했지만 황룡은 그렇게 민준에게 점점 빠져들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병신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모두 병신년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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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드 2015-12-30 15:09 new

철밥통 곰무원 민준

-〉 ㅋㅋㅋㅋㅋ

쥬랭이랑 2015-12-30 17:01 new

ㅋㅋㅋㅋㅋㅋ평생직장 꿀보직ㅋㅋㅋ

-〉 꿀보직 나도 있었으면 좋겠다.

쥬랭이랑 2015-12-30 17:04 new

ㅋㅋㅋㅋㅋㅋ평생직장 꿀보직ㅋㅋㅋ

-〉 아주 좋은 직장이네요

소드아트 2015-12-30 19:55 new

@새해복많이받으시고연참많이하시길!

-〉 연참은 힘이 빠진다아ㅏㅏ

天空意行劍 2015-12-30 20:04 new

브라운아이즈가부릅니다 벌써일년

-〉 그러네요 벌써 1년

IceOfSonic 2015-12-30 20:49 new

편수 말한건대요 ㅋㅋ 삼국지중에 이게 젤많은걸로아는대 물론 연희이긴하지만

-〉 어서 끝냅시다 ㅋㅋㅋㅋ

어릇광대 2015-12-30 23:21 new

크으 새해복 많이 받으세여

-〉 네 어릇광대님도용

Wind-HAWK 2015-12-31 01:51 new

2만화..20000화 입니다. 1권 끝이 말이죠! 아 이건 너무한가?

-〉 그전에 내가 죽겠다.

Mable Fantasm 2015-12-31 12:53 new

@평생직장 작가님....이것만연재해도 먹고살듯

-〉 거기까진 아닙니다. ㅎㅎㅎ

변화[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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