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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연희-1307화 (1,307/1,909)

-------------- 1307/1909 --------------

<-- 시험 --> 여인들은 민준과 어딘가로 여행을 떠나기보다는 조용히 쉴 수 있도록 배려를 해주었다. 시험이 어떤 것인지는 모르지만 자신들과 놀다가 떨어지기라도 하면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민준도 푹 쉴 수 있게 되긴 했지만 원래는 저잣거리라도 놀러갈까 생각을 했던터라 방안에만 있는 것이 지루하게 느껴져 산책을 하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촉에서 만들고 있는 성은 아직 반정도 밖에 올라가지 않았지만 예정보다는 일찍 끝날 것 같아 보였다. 그리고 서고에는 한참 촉에서 들어오는 책들을 분류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왠지 이렇게 보니 정말 평화가 찾아온 것 같아 기뻣던 민준은 혼자서 흐뭇하게 웃고 있자 어느세 유협이 옆으로 다가와있었다.

"유협..깜짝이야."

"후후..아까 전부터 계속 불렀는걸?"

"그렇구나..멍하니 보다보니 부르는 것도 몰랐네.."

"촉성말이구나? 많이 올라왔지? 꽤나 빠르게 진행되고 있더라고..누구 누구 씨 때문에."

"하하.."

예전에 비해 말투가 무척이나 부드러워진 유협이었으나 원래 이랬던 것처럼 무척이나 어울렸다. 그래서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빙그레 웃은 그녀는 민준의 손을 잡고 사람들이 별로 없는 정자로 향했다. 시녀들이 가끔 이동하는 것말고는 사람이 뜸한 곳이다보니 새들이 많이 찾아오는 곳이었다.

"후훗...기다리렴.."

게다가 유협은 본능적으로 동물들을 불러모으는 힘이 있는 여인이다보니 꽤나 장관이 연출되었다. 말없이 한참을 바라보던 민준은 유협과 대화를 하기 위해 박수를 쳤고 그 소리에 놀란 새들이 멀리 날아가버리고 나자 바닥에 다과를 뿌려주며 말을 시작했다.

"그래서 이런 곳까지 데리고 온 이유가 뭐야? 오늘 같은 날이면 뭔가 이유가 있을 거 같은데?"

"후훗..다른건 아니고..그냥 고맙다는 말을 해주고 싶었어."

'고맙다고?"

"응...덕분에 나는 황제라는 중암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동탁도 살아있고 전란의 시대도 거의 다 끝났으니까...아직 밖에서는 시끄러운 곳도 있지만 안에서는 시끄럽지 않잖아? 이게 너무 행복한 것 같아.."

아직 모든 곳이 분쟁이 끝난 것은 아니다. 특히 다른 부족들과 붙어있는 지역은 아직까지 작은 분쟁이 일어나고 있다. 이것은 앞으로 해결해야할 문제지만 무조건 힘으로 밀어버리는 것보다는 평화롭게 해결하고 싶어 그녀들은 좋은 방법을 제시하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었다. 물론 강경파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예전처럼 무조건 힘으로 해결하는 시대가 지났다는 것이 너무나도 기뻣다. 이 모든 것을 만들어준 것이 민준이었으니 유협은 그에게 감사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나도 너희를 만나서 참 즐거운 것 같아..그리고 그 뭐냐..니 알몸을 봤을 때..그때 조금만 잘못했으면 죽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는데 운이 좋았지.."

"그...그건..."

지금까지 위험한 상황은 많았지만 생각해보면 그 때가 가장 위험했다. 만약 유협이 기절하지 않고 목을 치라고 했거나 동탁이 조금 더 보수적인 인물이었다면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여러가지 운이 겹쳐 살아남은 민준이었으니 그 역시도 고맙다는 말을 해주며 가볍게 입맞춤을 해주었다.

"그..러고보면 말이야...나중에 새롭게 황제로 추대된다고 한다면 넌 누가 좋을 것 같아?"

"나? 아마...원소..밖에 없겠지?"

물론 다른 여인들도 많았다. 원술도 있고 손책도 있고 조조도 있었다. 손권은 직접적으로 나서는 것보다 옆에서 보좌하는 것을 좋아하니 논외로 치고 유비는 애초에 황제가 되는 것은 관심이 없다고 했다. 그녀가 들고 일어난 이유는 힘없고 약한 이들을 지켜주기 위해서였을 뿐이라 했으니 기린으로 들어온 이상 황제의 자리에 올라가고 싶지 않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래서 민준은 가장 여인들을 많이 배려해주는 원소를 생각한 것이었다.

"그럴 거라고 생각했어..하지만 내가보기엔..아니야. 이 이야기는 나중에 하는게 좋겠네."

"뭐? 설마 나보고 하라고?"

"하아..역시 눈치 하나는 기가 막히게 빠르단 말이야..응...솔직히 난 그게 좋을 거 같아. 다른 여인들도 반론하지 못할 거 같고..그리고 너라면..절대 바뀌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어."

원래 유협은 절대라는 말은 쓰지 않는다.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고 권력이라는 것은 아주 달콤한 것이라 변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사람들 역시 하나 둘 변해가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준은 지금까지 본 사람들과 완전히 틀렸다. 그 자체는 권력이 하나도 없다. 하지만 그를 사랑하는 여인들에게는 어마어마한 권력이 있었다. 그런데 그런 권력을 이용해서 자신의 배를 채우는 것도 아니고 모두가 웃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힘을 쓰고 있었으니 이런 확신이 든 것이었다.

"에고고..나는 복잡한 일이 싫어서 몇일만에 도망갈껄?"

"그래도 모두가 불만이 없을려면 네가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그리고 황후에 대한 것 말인데..그건 누가 될지는 모르지만 첩이 된다고 네 사랑이 식어버리는 것은 아닌 것 알고 있으니까..읍?"

"미안..걱정해주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그만.."

빈말이 아니었다. 지금 이렇게 자신을 걱정해주고 다른 여인들을 생각하는 유협의 모습은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그래서 민준은 자신도 모르게 입맞춤을 해버린 것이다.

얼굴이 빨갛게 물든 그녀가 고개를 푸욱 숙이자 자신의 뺨을 긁적인 민준은 결국 어색하게 웃을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유협과 시간을 보낸 후 자리를 옮긴 민준은 여인들이 생활하는 모습을 구경했다. 걱정많은 이들은 이 모습을 보고 정말 돌아오는게 아닐까 생각하며 울먹였으나 민준은 이렇게 사이좋게 지내는 여인들을 위해서라도 돌아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을 뿐 실패를 염두하고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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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깊어오자 방으로 돌아온 민준은 달을 바라보며 술을 마시고 있었다. 정월 보름때나 소원을 빌기위해 의미를 부여하고 바라보았을 뿐 평소에는 밝게 빛나는 것이 좋아서 바라보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여러가지 복잡한 마음이 섞여있었으니 자연스럽게 한숨을 내뱉은 것이다.

"이럴 때만큼은 취하면 좋을텐데..에휴.."

술로는 취하지 못하게 되었으니 그게 최대 단점이라 생각하며 눈을 감자 얼마 지나지 않아 청이 찾아왔다.

"음? 내일 아니었던가?"

"그게 우리도 내일 밤이라고 생각했는데 만월이 새벽 2시부터 시작된다고 하더군. 그래서 찾아왔다."

"아아..무슨 말인지는 알았어 그럼 이제 나가면 되는거야?"

"아직 시간은 좀 남았다. 어짜피 2시에 바로 의식이 거행되는 것이 아니라 2시부터 준비를 해야하니 정확한 의식은 3시 넘어서 진행될 것이다."

지금 시간은 12시 32분 아직 2시간도 더 남았으니 조금 더 잘 수는 있었다. 하지만 앞에 있는 청의 얼굴에 걱정이 가득 베어있었으니 민준은 자는 것보다 그녀의 말벗이 되어주며 긴장을 풀어주었다. 그리고 1시 50분쯤이 되자 자리에서 일어난 청은 의식을 준비하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

"...민준..꼭..돌아와."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품에 안겨온 화웅은 옷깃을 꼬옥 부여잡고 말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해봐야 의미가 없었으니 한마디로 줄인 것이다.

상냥하게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입을 맞춘 민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입맞춤을 해주었다. 그렇게 가만히 있다가 의식이 진행되는 시간이 오자 민준은 밖으로 나가버렸고 화웅은 방안에서 움직이지 않고 기다렸다. 어느 때도 같이 있겠다고 약속했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따라가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기에 가만히 기다린 것이다.

"후...그럼..헉..이게 뭐야.."

밖으로 나오자 거대한 원 안에는 각각 알수없는 문양들이 그려져있었다. 중앙에는 사람 한명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원이 그러져있었고 동서남북으로 각각의 신수들 문양이 그려져 있었는데 민준이 원안에 들어가서 현무부터 차례대로 그를 인정한다는 말을 하였다. 그러자 바닥에 그려져있던 원에서 조금씩 빛이나더니 민준이 서 있던 원으로 그 빛이 몰려들었다.

"이건 꽤나..긴장되네."

원을 중심으로 하늘로 솟구쳐오른 빛은 다시 서서히 바닥에 그려진 그림들을 비추었는데 신기하게도 그림들이 서서히 회전하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네명의 신수들은 양손을 벌리고 눈을 감아버렸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몰라 머리를 벅벅 긁으며 기다리고 있자 서서히 네개의 그림이 민준이 있는 원안으로 모여들었다. 그리고 네개의 그림이 겹쳐진 순간 엄청난 빛과 함께 세상이 멈추었다.

========== 작품 후기 ==========

오늘은 12시 넘어서 글을 올리네요..급하게 올려서 리리플은 없어요 흐엉..

시험[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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