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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화는 특별하지 mk2 --> 아 이렇게 또 특별편이 오다니 세상 참 빠르다는 것을 실감하는군요. 뭐 그래도..봐주시는 독자분들이 있어 힘이 나긴 하는데.. 진짜 언제 완결내지...ㅂㄷㅂㄷ... 아무튼 1300화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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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편은 특별하지-
마차에 올라타자 마자 장각은 긴장이 풀린 것인지 그대로 잠에 빠져들었다. 아직 완전히 마음을 놓은 것은 아니라는 긋 민준의 옷을 꼬옥 쥐고 있었는데 이 모습을 본 제갈 풍은 인자한 미소를 띄웠다.
"무슨..일이십니까?"
"아니네. 자네 동생이라고 했나? 자네를 의지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서 그렇네."
"감사합니다. 그런데 풍님은 하북에 무슨 일로 가시는 것입니까?"
일단 타라고 했던지라 하북으로 향하는 이유를 전혀 모르고 있던 민준이 조심스럽게 물어보자 제갈풍의 왼쪽에 앉아있던 소녀가 원소를 만나러 가는 중이라고 알려주었다.
"그렇구나 고맙다. 그런데 어르신 저희가 따라가도 되는 것입니까? 지나가다가 마을에 내려주셔도 되는데."
"허허 그런 몰골을 하고 돌아다녔다가는 정말 산적들에게 목숨을 잃어버릴수도 있다네. 그러니 안심하게나."
"하지만 저희는 아무 것도 가진게 없습니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잘해주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적당한 호의라면 이해를 하겠지만 지금 민준은 아무것도 가진게 없다. 그것은 장각도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도망칠 때 챙겨나왔던 자신의 옷들이 전부였다. 그런데 딱봐도 높은 관직에 있을 법한 옷을 입고 있는 제갈풍이 아무런 보상도 바라지않고 도와준다고 하니 의심이 간 것이다. 자칫 잘못하면 제갈풍이 불쾌하게 여겨 마차에서 내리라고 하거나 목숨으로 사죄하라고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죽으나 저렇게 죽으나 같은 것이라면 왜 이렇게 호의적으로 대하는 것인지 알고 죽는 편이 좋을 것 같아 민준은 무례를 무릅쓰고 물어본 것이었다.
"당신..할아버지가.."
아까 전에 하북에 간다는 것을 알려주었던 소녀가 어이없다는 듯 노려보며 말을 하자 민준은 긴장을 한 듯 침을 삼켰다.
"근아 그만하거라. 아무런 말도 하지않은 나의 잘못도 있단다."
"하지만 할아버지! 저런 막돼먹은 사내의 언행을 용서하란 말씀이십니까?"
"그만 그만...일단 진정하거라. 차기 무녀가 될 아이가 그렇게 성격이 불같아서 쓰겠느냐?"
"....윽..죄송..합니다 할아버지.."
무언가 약점을 잡힌 것처럼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제갈근이었으나 말을 못하는 만큼 눈을 부라리고 민준을 노려보았다. 괜한 말을 해서 미움을 받은 것 같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 머리를 긁적이자 지금껏 관심을 보이지 않고 창가를 바라보고 있던 다른 소녀가 담담한 듯 말했다.
"저 아이도..보이지않아."
"그래 량이가 그걸 느꼈구나. 근아 지금 이 두사람은 말이다. 나와 량이가 미래를 볼 수 없는 아이들이다."
"네..?"
할아버지가 본 사람들 중에 미래를 점치지 못하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그런 할아버지의 능력을 물려받은 제갈량 역시 그러했다. 하지만 지금 두 사람이 앞에 있는 사내와 소녀의 미래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으니 제갈근은 말문이 막힌 것이다.
"크흠. 자네 말이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는가?"
"..모릅니다. 그저 저희를 구해주신 어르신이고 존함이 제갈 풍이라는 것 밖에는 모릅니다."
"그래 그런 보잘것 없는 노인이지 하지만 나는 말이네 미래를 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네. 멀리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보자고 한다면 상대방이 가까운 시기에 일어날 일을 볼 수가 있지. 하지만 자네와 자네의 동생에게는 그것이 보이지 않아."
"...."
"그래서 처음 만났을 때 몹시 놀랐지만 호위병 녀석들이 괜히 핍박할까봐 태연하게 있었던 것이네. 이제 내가 자네들에게 호의를 보이는 이유를 알겠는가?"
"일단..어느정도는 이해합니다."
사실 늙은이의 노망난 헛소리라고 할수도 있지만 지금 민준이 처한 상황은 그것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납득하게 만들만큼 어이가 없었다. 일단 갑자기 이곳으로 소환되었다는 것과 태평요술서라고 하는 이상한 것이 자신의 몸에 들어와있었으니 미래를 보거나 하늘을 나는 사람이 나타나도 이상하지 않는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크게 놀라지 않은 것인데 이것을 본 제갈풍은 무언가 납득을 한듯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미래를 보는 것보다 더 심한 일을 당했구만?"
"후우..그렇습니다. 분명 방금 전까지 전 자고 있었습니다만 눈을 뜨니 이곳이었습니다. 원래 제가 살던 곳과는 전혀 다른 곳이라 꽤나 당황했습니다. 그리고....이 녀석을 만나게 된 것입니다."
요술서에 대한 이야기를 할까 잠깐 고민을 해보았지만 아직까지 완전히 믿을 수 있는 상대도 아니고 요술서 역시 말하지 않는 편이 좋겠다는 의견을 내비쳐서 민준은 자고 있는 장각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렇구만. 역시 자네에게는 특별한 것이 있었구만 그래 자네가 살던 곳은 어떤 곳이었는가?"
이곳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왔다는 말을 듣자 방금 전까지 눈을 부라리던 제갈근은 눈을 동그랗게 떳고 한마디하고 다시 창을 바라보고 있던 제갈량이라는 소녀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래서 몇가지를 알려주자 제갈풍은 탄식을 내뱉았다.
"허...말도 없이 마차가 움직이다니 그것 참 대단하군 그래. 그렇다면 이제 자네가 갈곳은 어디에도 없다는 말인가"?
"네 그렇습니다..일단은 대충 자리를 잡고 각이가 안정을 취할 때까지 지낼 생각입니다만.."
눈 앞에서 가족같았던 아저씨가 죽었으니 내색은 하지 않아도 엄청 충격을 받은 상태일 것이다. 그래서 민준은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지낼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흐음..그렇단 말이구만..?"
무언가 생각이 있는 듯 턱을 쓰다듬으며 민준과 장각을 유심히 바라본 제갈풍은 뒤에 있는 창문을 열어 이곳에서 야영을 하자고 말하였다. 그러자 마차를 세운 호위병은 주변을 둘러보며 혹시모를 위험에 대해 확인하기 시작했다.
"제갈 풍님.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그런가. 고맙네 괜히 고생시킨 것 같군 그래."
"아닙니다. 저희는 풍님을 지키기 위해서 이곳에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런 말씀 마십시오. 그리고 자네에게도 미안했다."
처음에 민준에게 과격하게 대한 것을 솔직히 사과한 사내는 다 만들어진 막사로 그들을 안내했다. 거대한 제갈풍의 막사 옆에 건장한 사내 두명이 들어가면 꽉찰만한 작은 막사가 눈에 띄었는데 그곳이 오늘 자신들이 묵을 막사라고 병사가 알려주자 민준은 고맙다고 말하며 고개를 꾸벅 숙였다.
'허허.역시 이 아이는 뭔가 특별한게 있단 말이지..'
여분의 막사가 간이막사밖에 없어 어쩔 수 없음을 설명했지만 직접 보면 서운함과 실망감을 무의식적으로 들어내는 것이 사람이라는 생물이다. 그런데 민준은 전혀 그런 기색을 보이지 않고 신경써주어서 고맙다고 말하고 있었으니 제갈풍은 점점 더 관심을 가진 듯 눈을 반짝였다.
"후에...? 오빠..?"
품에 안겨 잠을 자고 있던 장각은 잠에서 깬 것인지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공중에 떠 있는 것을 확인하고 더욱 민준에게 달라붙었다.
"괜찮아. 그런데 이제 잘 시간인데 다시 잘 수 있겠어?"
"오빠 옆에 있으면 안심이 되서 몇시간이고 잘 수 있을 것 같아요 헤헤.."
"그래? 그럼...같이 잘까?"
"네!"
침대가 두개이긴 했지만 이렇게 자신을 의지하는 장각을 떨어트려놓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 민준은 그녀의 머리를 살며시 쓰다듬어주고는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다.
아침이 밝아오자 잠에서 깬 민준은 기지개를 켜며 몸을 풀었다. 요술서가 몸에 들어온 이후부터 조금만 자도 전혀 졸리지 않고 평소보다 움직이는 것도 가벼워졌던지라 장작이라도 몇개 더 받아올 생각에 밖으로 나오자 벌써 일어나있던 제갈풍은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떳다.
"자네 꽤 일찍 일어났구만 그래?"
"아닙니다. 장작이라도 몇개 더 받아갈까 하여 잠시 일어난 것입니다."
"그런 사람 치고는 눈동자가 또렷하구만 그래"
'하하..오랜만에 푹 자서 그렇습니다. 그런데 어르신은 괜찮으신 것입니까?"
'허허 나이가 들면 밤잠이 없어지는 것이지.. 그리고 나는 마차에서도 잘 수 있지않은가? 그것보다 자네 시간되면 잠시 나와 대화좀 할 수 있겠나?"
"예..저는 괜찮습니다만.."
"그럼 잠시만 따라오게."
앞장 선 제갈 풍을 따라가자 평평하고 거대한 돌이 있었다. 시녀에게 손짓을 하자 다과와 술을 준비하여 돌 위에 올려주었는데 마치 신선이 내려온 것같은 느낌을 주고 있었다.
"뭐하고 있나? 앉게나"
'아..네.."
멍하니 있던 민준은 제갈풍의 말에 일어나서 자리에 앉았다. 술을 한잔 따라준 그는 앞에 놓인 다과를 하나 집어서 입에 넣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달구만..한잔하지."
나이 지긋한 어른과 술을 마시다보니 민준은 본능적으로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술을 들이켰다.
"자네가 살다온 세상에서는 그렇게 마시나보구만?"
"네 그렇습니다. 이곳에서 마시는 법은 배우지 못하여 잘 모릅니다."
"허허 자네가 마신 것과 비슷하다네 다만 마시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게 아니라 남는 손으로 밑을 받치고 쭈욱 들이킨다네. 그것보다 자네 진지하게 내가 물어보겠는데.. 내밑에서 일해볼 생각 없는가?"
"네? 어르신의 밑에서 말씀이십니까? 그건.."
"하하 너무 뜬금없었나보군..노비처럼 자네를 부릴려고 하는게 아니야. 자네한테는 무언가 특별한 힘이 있는 것 같네. 그래서 허무하게 죽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때문에 그런 것이지."
민준의 입장에서는 나쁜 제안은 아니었다. 이들과 헤어지고 나서 누구를 만나게 될지는 모르지만 그의 말대로 허무하게 죽임을 당할수도 있고 노비로 팔려갈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는 산짐승의 먹이가 되는 것이었으니 살짝 고민을 한 민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제갈풍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럴 줄 알았네. 그러고보면 자네는 이런 야영을 자주했나보군?"
"어떻게..아셨습니까?"
"막사가 쳐진 것을 언짢게 본 것도 있고 다른 이들이 잘 때 간이 막사를 손보지않았는가? 그러니 하는 말이네. 이것말도는 또 다른 특기는 없는가?"
"제가 있던 곳은 적의 기밀문서를 빼오거나 상대를 암살하는 임무를 맡는 그런 곳입니다.."
"허..그 덩치에 말인가?"
이곳에도 척후병이나 암살을 도맡은 병사들이 있지만 그들은 대부분 키가 작고 깡마른 체형을 가지고 있었다. 병사들에게 들키지 않게 잠입하는 것도 그렇고 하수구나 지붕사이를 들어갈 때도 용이하기에 이런 체형을 가진 이들로만 뽑는 것이었다. 그런데 민준은 그것과 반대로 최선선에서 무기를 휘두르며 병사들을 지휘할 법한 체형을 가지고 있었으니 제갈풍은 놀란 듯 되물어본 것이다.
"제가 살던 곳과 이곳은 하는 임무가 다르니까요..그리고 전 어릴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이곳 저곳을 떠돌아다니다보니 조금 특이한 경우입니다. 아 그러고보면 요리를 잘 만듭니다."
"요리라고 했나? 그거 잘되었구만. 하북으로 향하면서 요리다운 요리를 먹어본 적이 업는데 자네가 만들어줄 수 있겠나?"
"그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다만 재료가 어떤 것들이 있는지 확인해보고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흡족하게 웃으며 술을 따라준 제갈풍은 다시 한번 술을 쭈욱 들이켰다.
"크하..술이 달구만 달아. 아무튼 자네가 내 밑에서 일한다고 하니 알려주는 것이네만 자네를 고용한 것은 이번에 원소를 만나러 가는 것과 연관이 있네."
"그렇..습니까?"
"근이랑 량이 있지 않은가? 잠시 그곳에서 생활을 하며 교육을 받게 할 참이네. 대신 원가에서 병력을 늘리는 것에 대해 눈을 감아줄 수 밖에 없게 되었지만 이런 전란의 시대에는 어쩔 수 없지 않은가?"
"그럼 저도 그곳에서 생활하게 되는 것입니까?"
'역시 눈치가 빠르니 좋군. 자네가 할 일은 량이와 근이를 지켜봐주면 된다네. 호위무사의 신분으로 가면 되는 것이네..아아 그리고 걱정말게 자네 동생에게 시녀 일을 시킬 생각은 아니니.."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일단 거기까지 가는 동안 수취녀석에게 검술 훈련을 받아두게. 그게 도움이 될 것이야. 그리고 여러가지 익혀야할 것도 많으니 밤이 되면 날 찾아오게나."
'네 알겠습니다. 잘부탁합니다 어르신."
"나야 말로 잘부탁하네."
고개를 꾸벅 숙이자 제갈풍은 미소로 답해주었다. 그 후 잠에서 깬 제갈근과 제갈량에게 이번 일에 대해 설명을 하였는데 제갈량은 큰 관심이 없는 듯 시큰둥한 모습이었고 제갈근은 마음에 안드는 듯 볼을 부풀리고 있었다. 가끔 보이는 모습때문에 다컸다고 생각했는데 이러니 저러니 해도 아직은 애라는 것이 생각나자 민준은 피식 웃어버렸다.
"왜..웃으시는건가요?"
"음...이경우 솔직하게 말해야하는 것입니까?"
"아직 우리끼리 있는데 뭐 어떤가?"
'크흠..그럼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볼을 부풀리고 있는 제갈근님이 귀엽다고 느껴져서 웃었습니다?"
"뭐..뭐라고요? 귀..귀..귀엽다니..저는 다 큰 숙녀라고요? 숙녀에게 실례네요!"
제갈근의 나이는 15살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민준이 살던 현대에서는 15살이라고 하면 중학교에서 서 보내고 있을 나이였으니 무엇을 해도 귀엽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래서 솔직하게 말한 것인데 제갈근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한껏 노려보고 있었다.
"허허 근이가 이렇게 풍부한 표정을 한 것도 몇년만인지 모르겠구만.."
"하..할아버지!"
당황한 제갈근이 소리를 지르자 제갈풍은 즐겁다는 듯 더욱 크게 웃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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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화는 특별하지 2장
마차가 하북에 도착하는데까지 걸린 시간은 두달이었다. 원래 20일쯤이면 도착할 거리였지만 민준에게 교육을 시키기 위해 제갈풍은 속도를 늦춘 것이다. 거기다가 그가 만든 요리가 대호평을 받으면서 제갈근과 제갈량이 조금 더 늦게 가도 상관없다는 의사를 내비추어 이렇게 늦어진 것이었다. 그 동안 검술 훈련을 받은 민준은 동내 건달이나 산적들쯤은 쉽게 제압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해졌다. 이런 성취도에 있어서는 수취와 제갈풍 두 사람 다 놀랄 수 밖에 없었는데 원래부터 운동신경이 뛰어난 것과 몸안에 자리 잡은 요술서의 힘이 작용하여 이렇게 빨리 성과를 낸 것이었다.
"어서오십시오 저희가 호위하겠습니다."
하북으로 들어서자 기다리고 있던 원가의 병사들이 제갈풍의 마차를 호위했다. 기마 네마리와 12명의 병사로 이루어진 소대를 보며 제갈풍은 역시 하북의 패자라는 말을 중얼거리며 밖을 바라보았다.
호위병들 덕분인지 성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고 도착할 수 있었고 기다리고 있던 원소가 웃으며 인사를 하였다.
"이렇게 멀리까지 발걸음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갈풍님."
"허허 아니네 원소 자네는 날이 갈수록 아름다워지는 것 같구만."
"감사합니다 풍님 제갈량과 제갈근도 나날이 이뻐지고 있네요."
마차 안에 사람이 더 없을 줄 알고 덕담을 건넨 원소는 안에서 나온 민준과 눈이 마주쳤다. 꽤나 큰 체격에 근육질로 된 몸을 가지고 있어 제갈풍이 키우는 장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머리에 스쳤지만 그는 무관이 아닌 문관이다. 그래서 고개를 갸웃거리자 제갈풍은 민준과 장각에 대해 소개를 하였다.
"이 녀석은 손녀딸들의 호위무사로 쓸 민준이라는 녀석이네. 그리고 이 아이는 내 친척의 딸인 각이라고 한다네."
'그렇군요.어쩐지 늦어진다 싶었는데 이 아이 때문이었군요."
"잘부탁드립니다 원소님."
"호홋 아니예요 저야 말로 잘부탁드려요."
빙긋 웃으며 들어가자 그 자리에 멍하니 서있던 민준은 머리를 벅벅 긁어버렸다.
쇄골부근까지 내려오는 머리카락과 오똑한 코.는 서양인이 아닐까하는 착각이 들정도로 아름다웠다. 게다가 아직 젓살이 빠지지않았음에도 날카로운 턱선과 잘록한 허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것이었다. 앞으로 2년에서 3년사이에 젓살이 다 빠지고 나면 전국의 사내들의 마음을 뺏아벌리 정도로 미녀로 성장할 것이 틀림없었다. 다만 아쉬운게 있다면 제갈풍이 말한 것저처럼 자존심이 쌔고 고지식한 면때문인지는 몰라도 눈매가 너무 날카롭게 느껴지는 것이었다. 억지로 날카로운 눈매를 만든 것처럼 인위적으로 느껴진 것이 단점이라고 할 순 있었지만 그것을 감안해도 원소라는 소녀는 미녀아고 할만큼 충분히 아름다웠다.
"날카로운 눈매가 어울리는 녀석도 있지만 저 아이는 부드러운 표정이 어울릴텐데..어짜피 내가 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상관없나..?"
제갈풍이 뒤에 있다고는 하나 호위무사의 신분으로 잘못했다가는 목이 날아갈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하자고 생각한 민준은 황급히 그들을 따라갔다.
"그럼 안으로 드시지요."
"자네 어디있다가 이제 온 것인가? 일단 마차에 있는 짐을 옮긴다고 말해놨으니 그 일을 처리하게나."
원소가 듣지 못하게 귓속말을 한 제갈풍이 안으로 들어가자 고개를 꾸벅 숙인 민준은 다시 밖으로 나와 마차 안에 있는 짐을 꺼냈다. 여덜마리의 말이 끄는 대형마차다보니 안에 들어있는 짐도 만만치 않았는데 대부분 책이었으니 금방 일을 끝낼 수 있었다.
"이제 어떤다...멋대로 돌아다닐수도 없고..그렇다고 어디 걸터앉을수도 없고.."
괜히 미운털이 박혀봐야 좋을 것이 없기에 정원에서 멍하니 기다리고 있자 저 멀리서 10살남짓한 소녀가 걸어오고있었다. 원소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얼굴형자체가 틀렸다. 원소가 날카로운 눈매가 어울리지 않는 얼굴형이라면 지금 뛰어오는 소녀는 정확히 모든게 맞아떨어질 정로도 완벽하게 어울렸다. 다만 머리를 위로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발 뒷꿈치까지 내려오는 머리카락은 저걸 밟고 넘어지는게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 정도였다.
"아 진짜 그 녀석들만 잡았으면 원소의 코를 납짝하게 해주는 것인데.꿀물이나 먹어야..응? 넌 누구야?"
"안녕하십니까. 저는 제갈아가씨들의 호위무사입니다."
"그래? 그런데 왜 안에 들어가지 않고 정원에 있는거야?"
"제갈 풍님이 마차안에 있는 짐을 옮겨두라고 하셔서 그것을 끝내고 대기하는 중입니다."
"짐을 옮겨? 아아..그러고보면 제갈 성을 가진 아이들이 이곳에서 묵는다고 했던 기억은 나네..정말 다른 분들은 전부 원소의 말만 듣는지 모르겠네."
'이거 참..말을 걸수도 없고..'
제갈풍의 말에 의하면 원가에는 원소와 함꼐 원술이라는 소녀가 있다고 했다. 원가의 정통성을 잇는 아이긴 했지만 원소에 비해 여러모로 부족하여 원가의 어른들에게는 그리 좋은 평가를 얻지 못한다는 것까지 알려주었다. 혈연관계에서도 권력을 가지기 위해 피터지게 싸우는데 이복자매는 오죽하겠는가? 그래서 민준은 제갈풍의 말을 들을 때 될 수 잇으면 그들과 엮이지 않고 조용히 있다가 돌아가기로 마음 먹었다. 그런데 하필 가장 엮이지 말아야될 사람 중 한명이 앞에서 팔짱을 끼고 혼잣말을 중얼거리고 있었으니 민준의 입장에서는 난감할 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하아...진짜 무언가 통쾌하게 한방 먹일 방법 없어?"
"."
'없냐고. 왜 대답이없어!"
"저한테 물어보신 것이었습니까? 혼자서 말씀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뭐라고? 넌 왜 이렇게 눈치가 없어? 척하면 척하고 알아차려야할 것 아니야? 하긴..네가 뭘 알겠어? 그보다 꿀물 먹을 시간이 지났잖아. 정말 뭐하는거야"
짜증이 난다는 듯 민준을 쏘아본 원술은 옆에 대충 걸터앉아 시녀에게 꿀물을 가지고 오라고 명령했다.
"흐흥..꿀물이다 꿀물~"
'짜증을 냈다가 다시 좋아한다니 이거 참...'
정말 제멋대로인 소녀라고 생각하며 열중쉬어 자세로 바꾸자 원술은 이상한 듯 바라보았다.
"뭐야 그게..이상. 와~ 꿀물이다~ 히힛"
시녀가 꿀통과 물을 가지고 오자 신이 난 듯 일어난 원술은 수저로 꿀을 듬뿍 담더니 차가운 물을 넣었다.
"여름에는 꿀이 잘 안녹아서 문제야. 겨울에는 금방 녹을텐데...야 너 할 일 없지? 이거나 좀 저어봐."
"네 알겠습니다."
왠지 이렇게 될 것 같은 예상을 하고 있던 민준은 작게 한숨을 내쉬고는 꿀물을 저어주었다. 2분정도 젓고나자 꿀이 물에 녹아들어 색이 불투명하게 바뀌었다. 아직 찻잔에는 녹지않은 꿀이 많이 남았지만 원술은 이만하면 되었다는 듯 찻잔을 빼앗아들어 벌컥 벌컥 들이켰다.
"캬..역시 꿀물은 최고로 맛있어. 찻잔에 붙은 꿀은 아깝지만 여름에는 어쩔 수 없지...뭐야 왜 그런 눈으로 보는거야?"
"전..아무것도 안했습니다."
"아니야. 분명 넌 마치 이렇게 먹으면 안된다는 듯한 눈빛을 하고 있었어."
"죄송...합니다..전전 그럴 의도는.."
꿀이 아깝다고는 생각했다. 그래도 표정의 변화는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원술이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하자 어이가 없어졌다. 그렇다고 아니라고 강하게 부정할 수도 없었으니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어디 한번 만들어봐. 네가 만든 꿀물이 맛있다면 용서해줄게."
마음 같아서는 한대 쥐어막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했다가는 함꼐 온 제갈풍이 모든 것을 뒤짚어 써버리니 그럴수가 없었다. 심호흡을 하며 평정심을 찾은 민중느 다시 한번 아니라고 말했다.
"아니 난 확신할 수 있어. 사람은 거짓말은 할 수 있지만 눈은 거짓말을 못하거든. 그것때문에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 원가의 어른들은 응원해준다고 말로만 그렇지 다들 원소만 믿고 있다고 너도 그 사람들이랑 똑같은거야?"
그 동안 받았던 서러움때문인지 원술의 눈가에는 눈물이 맺혀있었다. 도대체 왜 이런 식으로 상황이 흘러온 것인지 이해는 가지않았지만 어떻게되든 원술과 엮일 운명이라면 오해는 풀자고 생각한 민준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닙니다. 그저는 그럴 의도로 말한게 아닙니다. 그러니 울지마십시오.."
"누가 울었다고 그래! 아무튼 맛없어봐 절대 용서 안할테니까."
눈물을 닦으며 고개를 홱 돌린 원술을 보고 귀엽다는 생각을 한 민준이었지만 내색하지 않고 시녀에게 물을 살짝만 데워달라고 부탁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미지근한 물을 가지고 오자 원술은 못믿겠다는 듯 눈이 가늘어졌다.
"이렇게 더운 날씨에 이런 꿀물을 마시란거야?"
"아닙니다. 일단 보여드리겠습니다."
새로운 찻잔에 꿀을 한숟갈정도 넣은 민준은 미지근한 물을 조금 넣어 꿀물을 녹였다. 차가운 물때보다 금방 녹아내리자 신기한 듯 바라본 원술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켰다.
"이렇게 녹아내리면 이제 차가운 물을 담아내는 것입니다. 미지근한 물을 적게 넣었으니 괜찮을 것입니다."
꿀이 다 녹아내리자 차가운 물을 부으며 완전히 섞이게 만든 민준은 마셔보라는 듯 찻잔을 내밀었다.
이미 꿀물을 마셨던 원술은 조금만 마실 생각으로 한모금만 들이켰는데 꿀물과 혀가 닿은 순간 알 수 있었다. 지금까지 먹었던 꿀물중 가장 맛있다는 것을..그래서 어느센가 꿀물을 다 마셔버린 그녀는 추태를 보였다는 듯 입가를 닦으며 말했다.
"뭐 좋아. 꿀물이 맛있었으니까 용서해줄게. 그리고 이 원술님에게 칭찬을 받은 것을 감사히 여겨. 알았어?"
"네 알겠습니다."
민준의 대답에 만족한 듯 원술은 떠나갔고 혼자 남은 그는 담배를 피우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일어 주위를 둘어보았다.
"아무도 없지? 후우...좆같네.."
혼자 있었다면 목이 달아나도 수십번 달아났을 상황에서 꾸욱 참은 자신에게 장하다고 칭찬을 한 민준은 머리를 벅벅 긁으며 제갈풍이 돌아오길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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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수리 이녀석 또 일은 안하고..."
원술이 일을 잘 하고 있나 확인하기 위해 찾아왔던 장훈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흐흐흥~"
"야 수리 너 도대체 일은 안하..고....."
"까..깜짝이야..지금부터 할거야 하려고 돌아왔잖아. 그런데 내 얼굴에 뭐 묻었어?"
"아니 수리 네가 지금까지 이곳에 있으면서 단한번도 웃지 않았는데 오늘 웃는걸 봐서 말이야..좋은 일 있어?"
"그게 오늘 내 인생 최고의 꿀물을 맛보았어! 그래서 지금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아."
꿀물이라는 말이 나오자 납득한 듯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든 장훈은 자신의 일을 하기 위해 자리에 앉아 서류를 집어들었다. 그러자 원술은 또 다른 일이 있는지 몸을 베베꼬며 말했다.
"그리고 있잖아? 오늘 처음으로 나한테 호감을 가져준 사람을 만났어. 중간 중간 짜증 섞인 시선을 보이긴 했지만 그건 경멸이나 한심하다는 것이 아니었어. 그저 벗어나고 싶다는 짜증? 그런거?"
"..도대체 어떤 미친 자식이 우리 수리랑 대화하는데 짜증을 낸단 말이야?"
"장훈! 들어봐 그게 아니야.내가 조금 짜증이 나서 못돼게 굴었거든..그런데 말이야. 한순간이긴 하지만 호감의 시선을 보냈다니까? 처음 있는 일 아니야?"
'그..그게 누군데? 원가에 있는 사람 중에 너한테 호감을 보내는 것은 그렇게 많지 않은데. 설마 오늘 온다고 했던 제갈 풍님이야?"
'아니 그게 아니라 제갈 풍의 손녀들 있잖아? 그 아이들의 호위무사인것 같았어.. 왠지 재미있는 녀석이라니까? 후훗.."
".....수리 너 설마.."
"설마 뭐..? 엑? 아니야 그런거 아니라고..그냥 기뻐서 그래."
"그렇겠지..고작 호위무사따위한테 그럴리가 없지."
오랜만에 원술이 웃는 모습을 본 장훈도 즐거워진 듯 환하게 웃으며 업무를 보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리메이크 소설이라고 대충 적었던게 뭔가 반응이 좋아서 그 뒷 이야기를 짧막하게 적어봅니다 이렇게 적다보면 세삼 느끼는건데 아무리 막써도 필력은 좋아지긴하네요 헤헤 그리고 1300화까지 봐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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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드 2015-11-03 07:51 new
취익
-〉 트럴 트럴
소드댄서 2015-11-03 07:54 new
1300화 특별편을 연참하라!
-〉 날 죽일셈이냐
Mable Fantasm 2015-11-03 08:32 new
@그렇게 말씀하셔도 진짜로 그런엔딩안내실거알고있어요 ㅎㅎ 그러니 1300화 특별편이나 준비해서 보여주세요
-〉 하하하..
장미십자가 2015-11-03 09:55 new
1300 특별편으로 민준의 히로인정리 어떻게 생각합니까?
-〉 그것과는 다른 것을 보여주겠습니다.
IceOfSonic 2015-11-03 10:57 new
엔딩각을 바로내기에는 작가 독자도ㅠ별로일듯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쥬랭이랑 2015-11-03 14:01 new
엔딩 신경쓰지말고 지금처럼 작가님 페이스로 하세여~
-〉 내 페이스가 무엇이냐 으앙
쥬랭이랑 2015-11-03 14:01 new
특별편 극 기대 합니다
-〉 그렇게 기대 안하셔도 되는데
카니르 2015-11-03 15:46 new
이거 엔딩각 보이면 님 인생도 엔딩각 보게 해드릴거에요. 물론 독.자.가
-〉 내가..죽는다고?!
아직 한편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