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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화 --> 방에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던 현은 민준의 이름을 크게 불렀다. 하지만 일이 있어 저잣거리에 나가있다는 것을 시녀가 알려주자 금방 무기력해진 듯 침대로 쓰러졌다. 요즘들어 계속 이런 상태였다. 민준과 함꼐 있을 때는 피곤한 것도 잊어버리고 정신이 말짱해지지만 그가 없을 때는 평소보다 두배는 무기력했다.
오늘도 민준과 함꼐 거리를 돌아다닐 생각이었던 현은 모든 일정을 취소한다는 듯 그대로 잠을 자려고 했는데 밖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누구..?"
'"현님 계세요? 저 원소예요."
"원..소..?"
머리 속에서 떠올릴려고 했지만 잘 떠오르지 않았다. 그저 배려심이 많은 여인이었다는 것만 기억날 뿐. 그래서 머뭇거리고 있자 조심스럽게 문을 연 원소는 빙그레 웃으며 인사를 해주었다.
"무슨..일이야?"
"저희 지금 저잣거리에 가는데 같이 가시는게 어떻게 싶어서요?"
'엑..저잣거리...?"
"네. 오랜만에 돌아다니면서 확인할 것도 있고 민준에게 야참을 가져다주려고요."
"....민준.."
명백히 싫은 티를 내던 현은 민준이라는 말에 몸을 움찍거렸다. 작게 움직였다면 원소도 눈치를 채지 못했겠지만 누워있다가 벌떡 일어나버렸으니 그녀는 슬그머니 시선을 돌려버렸다.
"그래서..어떻게..가시겠어요?"
애써 모른척을 하며 물어보자 현은 뜸을 들인 후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같아서는 바로 대답하고 싶었지만 왠지 그래서는 안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에 뜸을 들인 것이었다.
현의 대답을 듣자 원소는 두팔을 걷어붙이고 씻는 것부터 화장까지 도와주었다. 민준의 아이를 가지게 되었을 때를 대비하여 육아교육을 받아둔 것이 큰 도움이 되었던 그녀는 가볍게 분을 발라주었다. 원래라면 얼굴에 신경을 쓰지 않지만 민준을 만나러간다는 말에 이상하게 신경이 쓰인 현은 몇번이고 거울을 바라보더니 화장과 잘 어울릴 것 같은 옷을 골라 갈아입었다. 지금 현이 하고 있는 행동 하나 하나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모르는 원소는 조용히 기다려주었다.
"호오..저분도 따라가는건가?"
"그렇게 되었네요."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는 줄 알았더니 별일이군.. 뭐 좋다. 나는 그놈만 있으면 되니까."
"그건 나도 마찬가지거든?"
"네년은 네년 멋대로 해라. 나는 내 멋대로 할테니까."
동탁은 누구에게나 하대를 하지만 신수들이나 신선들에게 하대를 할 수 없어 그들에게만 존대를 했다. 처음에는 여인들도 꽤 놀라긴 했지만 민준과 단 둘이 있을 때 애교 섞인 그녀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 만큼 충격에 빠진 것은 아니었기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넘어갔다. 물론 전부가 그냥 넘어간 것은 아니고 손책과 몇몇 여인들은 동탁이 경어를 쓰는 것을 보고 싶어 찾아갔었는데 그때 동탁은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그녀들의 바램을 들어주었다. 손책의 경우 한나라의 태수다보니 손책님이라고 불러주었는데 그 말을 듣자마자 두드러기가 날 것 같았던 그녀는 모든 것을 철회시켜버렸다. 이것은 다른 여인들도 별반 다르지 않았기에 동탁은 정해진 여인들에게만 존대를 해주고 있는 것이었다.
"말하지 않아도 그럴거야. 그리고 도시락은 내껄 더 맛있다고 해줄껄?"
"...과연 어떨지 궁금하군 그래."
평소의 동탁이었으면 무조건 자신이 이긴다고 말하겠지만 손책이 마음을 먹교 요리를 배우다보니 어느세 실력이 비등비등해져서 긴장을 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두분 다 싸우지말고 가죠."
"사실 네년이 가장 큰 문제다."
"맞아..원소 넌 너무 나빠."
"에~ 제..제가요? 왜요 갑자기.."
"몰라서 묻는거야? 가슴도 이렇게 크고 몸매도 좋은데 요리까지 잘하잖아! 완전 현모양처의 표본이잖아."
"현모..양처?"
뜻을 몰랐던 현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어보자 옆에 있던 동탁이 작은 목소리로 설명을 해주었다. 그러자 현은 원소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그렇게 보시면 부끄러워요.."
'...현모..양처."
왠지 가슴이 찌릿하고 아팠지만 다른 신수들도 인정한 원소였으니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저잣거리를 향해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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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잣거리에 도착하자 시끌벅적한 사람들의 대화소리를 들으며 원소나 손책은 흐뭇하게 웃었다. 동탁의 경우는 무덤덤한 듯 아무런 표정이 없었지만 현은 명백히 싫다는 듯 미간이 좁혀졌다. 그도 그럴 것이 현은 애초에 사람이 많은 곳보다는 조용한 곳에서 멍때리거나 자는 것을 좋아했다. 요즘들어서는 민준의 곁에 있는게 가장 좋았지만 그런 민준과 함꼐와도 머뭇거릴정도로 바글바글한 것이 싫었으니 민준이 없는 지금은 오죽하겠는가? 그래도 그를 만나러 간다는 생각에 힘을 내서 걸어가자 멀리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쪽이 아니라 반대편이요. 네 거기! 좋아요!"
"형님 이건 이쪽에다가 만들면됩니까?"
"그래 거기에 걸면 딱이겠는데?"
작업에 신경을 쓰고 있었기는 하나 사랑하는 여인들이 온다는 것은 직감으로 알아차리고 있었던 민준은 놀라지 않으려고 했지만 등뒤에서 안긴 것이 현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오늘 현과 같이 있지 못하는 것은 아쉽지만 그녀가 직접 찾아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는데 다른 여인들은 작전이 성공했다는 듯 빙그레 웃었다.
"모두 잠시 쉬었다 하죠!"
"예 알겠습니다!"
여인들이 새참을 가지고 온 것을 본 민준은 큰 소리로 휴식이라고 외치며 신호를 보냈다. 그러자 멀리서 작업을 하고 있던 사내들도 신호를 보고 그들로 들어가 쉬기 시작했다.
"후..이렇게 맛난 것까지 싸들고 온거야?"
"어.어떻게 알았어?"
"너희들의 사랑이 듬뿍 담긴 것인데 맛없으리가 없지..모두 수고했어."
가장 가까이 있던 원소부터 손책 동탁 순으로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던 민준이 빙그레 웃자 현은 자신도 모르게 옷깃을 강하게 끌어당겼다.
"현님?"
"....왜..?"
"아..아닙니다. 현님도 여기까지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그런데..머리 쓰다듬어도...아..네 알겠습니다."
괜찮다는 듯 고개를 숙이자 민준은 현의 머리까지 쓰윽 쓰윽 쓰다듬어 주었다.
'....따듯..하네..'
처음 쓰다듬을 받았을 때는 여인들이 쓰다듬을 받고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서 솔직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무리 쓰다듬을 받아봐도 여인들이 말했던 것처럼 포근한 느낌이 들지 않았으니까..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머리에 민준의 온기가 느껴지자 온 정신이 그곳에 몰두되었다. 게다가 아까전까지 복잡했던 망므이 풀려버리자 현은 자신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가버렸다.
"그럼 잘먹겠습니다."
"민준 이거 먹어봐!"
"네놈을 위해 만든거다. 먹어라."
"드세요 민준."
"이거 참..사랑 받는다는 것은 기쁘지만 이거 양이 참.."
세여인이 합심해서 만든 것도 아니고 각자 만들다보니 양이 어마어마했던지라 머리를 벅벅 긁은 민준이었으나. 이것은 여인들이 자신을 위해 만들어준 것인만큼 군말하지 않고 천천히 먹기 시작했다. 중간 중간 만들어주었던 여인에게도 한 두개씩 먹여주었지만 거의 다 민준의 뱃속으로 들어갔다.
"끄억...다들 맛있었어."
"헤헷..."
"당연한 결과다."
여인들이 열심히 만든 음식이다보니 현은 달라는 소리를 하지 않고 시녀들이 준비한 음식을 먹을 수 밖에 없었다. 예전이었다면 신경도 쓰지 않았겠지만 지금은 왠지 그래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머리속을 지배했다.
"..어때?"
"뭐가..?"
"너 말이야. 계속 민준만 보고 있잖아? 대답은 나왔어?"
"대답..? 그건..."
나무에 기대어 여인들과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본 현은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다.. 지금 것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었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었지만 만약 이것이 사랑이라면 책에서 읽은 것과 너무 달랐으니 무의 물음에는 대답하지 못한 것이다.
"아직 시간은 있으니까 천천히 생각해봐. 그리고 오늘은 민준과 하고 싶은 일이 있으니까 2시간만 늦게 몸을 바꿔줄 수 있어?"
"2시간..?"
"그래. 괜찮지?"
"응 좋아."
민준과 더 있을 수 있어서 기뻣던 현이었지만 왠지 불안한 느낌이 엄습해와서 떨떠름하게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
========== 작품 후기 ==========
모두 잘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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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드 2015-10-31 05:27 new
작가는 죽었어! 더는 없어! 하지만 이 소설에! 이 리플에 하나되어 살아가!
-〉 나 쥬금?
소드댄서 2015-10-31 07:48 new
크후후 무한연참을 원하는 독자부대!
-〉 크허허허
天空意行劍 2015-10-31 08:36 new
얼른끝낸다던게 1000화쯤이었던걸로기억하는데 어느새 1300...
-〉 ...슬픕니다 흐허
쥬랭이랑 2015-10-31 09:28 new
...개목걸이로 묶어서...
-〉 그게 무슨 소리져 ㄷ
IceOfSonic 2015-11-01 00:33 new
오랜만에 돌아왔는대 작가님 엔딩각이 안보입니다 진실ㄹ로 1500까지는 갈듯요 걱정임
-〉 아니야 그럴리가없어.
변화[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