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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연희-1272화 (1,272/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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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화 --> 잠에서 깬 현은 엄청난 숙취가 찾아오는 것을 느꼇다. 처음 느끼는 것이다보니 매쓱겁고 기분나쁜 것도 있었지만 목소리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지금 상황에서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것은 민준 밖에 없기에 힘을 내서 그의 이름을 부르자 속에서 무언가 올라오는 것 같은 역겨움을 느꼈다.

"욱....이상...해."

"어제 그렇게 마셨으니까 그런거지...선기를 사용하면 괜찮아질거야.

"으에.....못쓰겠어어.."

선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집중이 필요했다. 그런데 속이 울렁거리다보니 제대로 집중하지 못한 현은 그 자리에 픽 쓰러져버렸다. 다시 잠을 자고 싶은데 속이 울렁거려서 그것도 못할 것 같아 신음소리를 내뱉고 있자 정말 딱 좋을 때 민준이 안으로 들어왔다. 제대로 부르지도 않았는데 들어온 것을 보며 신기해한 것도 잠시 도와달라고 말하려고 했던 현은 머리가 핑 도는 것을 느끼고 그 자리에 쓰러졌다.

"현님..너무 무리하시면 안됩니다. 지금은 숙취떄문에 머리가 어지러운 상태니 일단 긴장을 푸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말하며 음식을 앞에 놔둔 민준은 가장 먼저 꿀물을 건네주었다. 차가운 꿀물을 마시자 속이 살짝 풀리며 지끈거리는 두통이 옅어졌다. 덕분에 행복한 미소를 지은 현은 민준에게 몸을 맡긴 상태에 천천히 음미하듯 꿀물을 다 마셔버렸다.

"정말 맛잇...욱.."

"그렇다고 숙취가 끝난 것은 아니니까 너무 소리 지르시면 안됩니다..그리고 이건 죽인데 괜찮으시겠습니까?"

"응..먹을게...앙.."

"..하아..알겠습니다."

평소보다 더욱 달라붙은 것이 부담스러웠지만 일단 환자다보니 군말없이 음식을 먹여주었다. 무 역시 살짝 노려보긴 했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기다리자 현은 어느세 밥을 다 먹어버렸다. 속이 든든히 채워지자 두통과 메스꺼움이 사라져 졸음이 덮쳐온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잠이 들어버렸다. 난감한 것은 자면서 민준의 옷깃을 잡고 자버린 것이었다. 평범한 여인들이라면 조심스럽게 풀고 나갈 수 있겠지만 신수인 그녀의 힘은 성인 남자의 몇배에 달하기 때문에 쉽게 풀지 못한 민준은 포기하고 시녀를 불러 상을 치워달라고 부탁한 뒤 현과 같은 침대에 누웠다.

"너..진짜..!"

"왜 그렇게 질투하는거야?"

"질투안하게 생겼어 지금?"

"아니 지금 현님은 자고 있으니까 너랑 대화할 수 있잖아? 그래서 누워있는거고.."

"아..그..렇구나!"

강제로 변하고 싶어도 술기운때문인지 쉽게 변하지 못했던 무는 어쩔 수 없이 뱀의 모양으로 민준과 같이 담소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3시간쯤 지나자 현이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아직 머리가 지끈거리긴했지만 일어났을 때보다는 진정하여 기쁜 듯 민준의 손을 잡은 그녀는 고맙다는 말을 했다.

"그건 그렇고 현..너 어제 일 전혀 기억 안나?"

갑자기 무의 목소리가 바뀌자 질투를 했다고 생각한 현은 손을 얼른 떨어트렸다. 하지만 무는 그런 것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는 듯 그녀를 보고 있었다. 정말 진지하게 대화할 때를 제외하면 이런 표정을 한 적이 없었기에 몸을 바꾸어 주자 그녀는 전신 거울로 항햐여 정자세로 앉았다.

"왜 갑자기 어제의 일을 물어보는거야? 기억 안나는데..?"

"하아..잠시만 기다려봐.."

선기를 보아 구슬을 만든 무는 어제 현이 했던 일을 투과하여 보여주었다. 바로 옆에서 노래를 부르며 기타를 칠 때와는 다르게 멀리서 지켜보는 입장이 된 민준도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았는데 옆에서 있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정열과 열정으로 가득 차 있어서 엄청 아름답게 느껴쪘다.

"헤에..이게 나라고...?"

게다가 현 역시 믿기 힘든듯 눈을 꿈뻑거리고 있었으니 무는 어릴 적부터 귀찮아하던 것이 술기운을 빌려서 폭발한게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것에 대해서는 현만이 아는 것이겠지만 그녀 역시 기억을 하지 못하고 있으니 결국 흐지부지 넘어가게 되었다. 다만 격하게 움직인 것에 대한 증거자료가 남아있다보니 무는 현에게 하루에 한번씩 움직이라고 잔소리를 하였고 결국 민준과 함께 한시간씩 정원을 걷기로 하였다.

"왜 나까지."

"너도 할 일이 없잖아..그리고 현이 가장 의지하는 사람이고 내 연인이기도 하니까 가장 믿을만한 사람이잖아"

"그건 그렇지만.."

왠지 험난한 일이 에상된 민준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 날부터 매일 하루에 한시간씩 현과 함께 정원을 돌아다닌 민준은 그녀가 귀찮아하지 않게 하기 위해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주었다. 자신이 살던 곳에서 있던 이야기나 웃긴 일에 대한 것을 말해주며 시간을 보내자 처음에는 귀찮아하던 그녀도 조심씩 열의를 보이며 꼬박 꼬박 1시간씩 채우게 된 것이다. 다른 여인들은 이것을 보며 민준의 기억이라 말하며 혀를 내둘렀는데 무는 이 한시간동안 질투와 대견함사이를 오가며 복잡하게 바라보았다.

그렇게 3일이 지나고 현과 함께 정원을 걷고 있던 민준은 제갈량과 함께 들어온 낯익은 여인을 볼 수 있었다.

"어라..강하님이 다시 여긴 어쩐 일로..?"

"그게..이번에 여러가지 일이 겹쳐서 성에서 지내기로 했어요."

"여러가지?"

"후아...난 그럼 쉬어도 돼..?"

열심히 걷긴 했지만 민준이 한눈을 팔면 다시 귀찮아하는 현은 민준에게 기댄채로 물어보았다. 결국 오늘은 조금 일찍 끝내기로 하고 강하가 묵게 될 방으로 들어간 민준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상세하게 듣게 되었다.

점점 유명세를 타다보니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문제는 강하나 강유나 엄청 다름다운 미모를 소유하고 있었기에 남몰래 연모하는 사람들 또한 많아졌다. 개중에는 갑자기 고백을 하거나 눈이 안보이는 여인이라는 것을 이용하여 어떻게 해보려는 사람도 있었는데 그때마다 강유나 병사들이 도와주었다. 하지만 강유의 실력이 일취월장하면서 제갈량의 마음에 들어 서당에서 늦게까지 있는 일이 많아지다보니 전적으로 병사들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었는데 교대시간에는 빈틈이 생기기 마련이었다. 그때 몰래잠입해본 사내에게 강간을 당할뻔 했던 강하는 다행히 이상한 소리를 들은 병사들덕분에 구출될 수 있었다. 만약 그때 귀가 밝은 병사가 없었다면 그대로 강간을 당했을터이니 이렇게 성으로 옮겨오게 된 것이다.

"아..그렇구나....강하님은 괜찮으세요?"

"아...네..괜찮긴한데..죄송해요..조금 놀라서...."

예전의 부드러운 미소는 없어지고 흠짓 흠짓 놀라는 모습을 보자 안쓰러웠던 민준은 머리를 벅벅 긁었다. 그리고 강유 역시 이것때문에 충격을 받아 그렇게 좋아하던 전법서를 보지않게 되었다고 하니 난감한 것이었다.

"일단 푹 쉬세요..저는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저때문에.."

"아니예요 신경쓰지 마세요. 그런 일을 당하셨으면 놀랄수도 있죠.."

몸을 부르르 떠는 강하를 보며 민준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제갈량도 할 말이 있다는 듯 뒤따라나왔다.

"무슨 일이야?"

"아시면서 그렇게 물어보는거예요?"

"설마 저 둘을...내가 치료하라고?"

"치료라니요..그냥 예전처럼 밝게 만들어주실 수는 없을까 해서요...강하님은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 같지만 강유는 너무 충격을 받아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어요."

"끄응.."

이런 일에 대해서는 무조건 적으로 한다는 말을 할 수 없었던 민준은 결국 상태를 조금 지켜보자는 말을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제갈량 역시 무조건 적으로 해달라는 말은 아니었으니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강하의 방으로 들어갔다.

"..끝났어?"

"아~ 무 기다렸구나? 현님은?"

"피곤하다고 잔다고 하던데? 그래서 어떻게 될거 같아?"

"모르겠다..이런건 내가 경험한 적이 없으니 어떻게 말하기도 애매하거든..."

"그게 무슨 말이야? 애매하다니? 너 말 잘하잖아?"

"입터는거야 얼마든지 할 수 있어..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면서 힘내라. 넌 괜찮을거다. 이런 말을 해주는게 정말 위험한 일이니까 그렇지."

"아..무슨 뜻인지 알거 같아.."

아무것도 모르면서 상대방을 이해한다는 것만큼 나쁜 배려도 없다는 것을 아는 무도 같이 한숨을 내쉬고는 민준의 손을 꼬옥 잡아주었다. 그는 내색하고 있지 않지만 이렇게 된 것에는 그의 잘못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배려를 알아차린 민준은 빙그레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 작품 후기 ==========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짧은 추석 특집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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